[여정권의 '야구에 산다!'] 많은 문제 해결 앞에 선 초보 감독, 키움, 삼성과의 홈 6연전 중요

최원호 한화이글스 감독에게 이기는 야구는 반드시 필요하다. 한화이글스 제공
최원호 한화이글스 감독에게 이기는 야구는 반드시 필요하다. 한화이글스 제공

 

 

2023시즌 한국프로야구의 순위 경쟁은 5월 말에 와서 재편됐다. 3강 3중 4약이다.

LG가 선두를 탈환했고 디펜딩 챔피언 SSG는 2위를 고수하고 있다. 롯데는 지난주를 4연승 마감 일보 직전에 키움에 역전패하면서 3위 자리에 만족하고 말았다.

두산, NC, KIA는 1.5경기 차이에서 순위를 나눠 갖고 있는데, 중위권 경쟁이 정말 치열하게 전개되고 있다. 하지만, 더 이상 치고 올라가지는 못하면서 선두권과의 차이를 좁히지는 못하고 있다. 다만, 5월 초까지 함께 경쟁을 펼쳤던 키움과 삼성이 부진하면서 하위권으로 처진 것은 중위권 세 팀에게는 반가운 소식이었다.

삼성은 3연패를 끊어내면서 지난주 일정을 끝냈지만, 중위권에서 하위권으로 처질 수밖에 없었고 키움은 5연패의 위기 속에 가까스로 연패 탈출에 성공하면서 승률 4할이 무너지는 것을 막았다. 하지만, 9위 한화와는 단 한 경기 차이로 앞서 있을 뿐이다.

삼성과 키움은 이번 주에 9위 한화와의 맞대결이 기다리고 있기에 자칫 최하위권으로 처질 위험도 있는 상황이다. 반면, 9위 한화이글스는 키움, 삼성과의 홈 6연전에서 어떤 결과를 가져오느냐에 따라서 최하위권을 벗어나는 교두보를 마련할 수도 있을 전망이다.

공동 9위에서 다시 최하위로 떨어진 KT는 조금씩 경기력을 회복하고 있다. 지난주 마지막 경기에서 연승에 제동이 걸리긴 했지만 4연승을 달리면서 점점 반등의 기미를 보여주고 있다.

한화와 KT가 힘을 내고 삼성과 키움이 처지면서 순위 경쟁이 재편되는 상황이 만들어졌고 이번 주 결과에 따라서 하위권 순위 바꿈도 생길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이기는 야구'를 하면서 한화이글스의 미래를 준비해야 하는 초보 감독 최원호

한화이글스는 전면적인 리빌딩의 기조 속에 인위적인 세대교체를 시도했다. 그 결과, 2021시즌을 앞두고 구단 최초의 외국인 감독인 카를로스 수베로를 영입했다.

수베로는 메이저리그에서도 ‘육성 전문가’로 정평이 난 인물이었다. 물론, 미국과 우리의 저변도 다르고 시스템 또한 비교할 수 없지만, 메이저리그에서 인정받은 인물을 사령탑으로 앉힌 것은 그만큼 기대가 컸다는 것을 알 수 있는 대목이다.

수베로 감독은 그야말로 ‘없는 자원’에서 시작해야 하는 ‘무에서 유’를 창조해야 하는 위치에 있었다. 주전 라인업에 있던 베테랑들은 모두 팀을 떠났고 팀을 이끌어야 할 중견 선수들은 부족했으며, 가능성을 가진 젊은 선수들만이 팀에 있었다.

구단은 외부 영입보다는 내부 육성에 공을 들이며 젊은 선수들의 성장에 몰두했고 젊은 선수들의 성장만이 한화이글스의 미래라고 생각한 듯 보였다. 아마도 많은 팬도 한화이글스의 유능한 젊은 선수들이 빠르게 성장해서 한화이글스를 정상에 올려놓을 것이라는 장밋빛 그림을 그렸을 것이다.

하지만, 받아든 결과는 3년 연속 최하위, 수베로 체제에서는 2년 연속 압도적인 최하위였다. 두 번째 시즌에 ‘이기는 야구’를 표방했으나, 여전히 수베로 감독은 젊은 선수들의 성장에 초점을 맞춘 ‘경험과 실험’을 중시하면서 팀을 운영했다. 그렇게 3년 차를 맞은 수베로 감독은 외부 영입이라는 ‘선물’을 받으며 고대하던 전력 보강이 이루어졌다.

이제는 그동안 공들여온 젊은 선수들의 성장과 영입한 베테랑들의 신, 구의 어우러짐이 멋진 조화를 이룰 일만 남은 2023시즌이었다.

그러나, 팀 전력의 반을 차지한다는 외국인 선수가 부상과 부진으로 기대에 못 미치고 젊은 선수들의 성장은 여전히 제자리걸음이었다. 유의미한 변화는 있었으나, 수베로 감독은 ‘이기는 야구’보다는 지난 2년간의 운영의 전철을 밟는 운영으로 일관하면서 팀의 추락을 지켜볼 수밖에 없었다.

그렇게 한화이글스와 수베로 감독과의 인연은 마무리가 되었다. ‘이기는 야구’를 위해 선택된 사령탑은 이례적으로 퓨처스 감독으로 다년 계약을 체결했던 최원호 감독이었다.

최원호 감독은 박사 학위를 취득할 정도로 ‘공부하는 야구인’으로 정평이 나 있었고 해설위원 등의 다양한 활동을 통해 차세대 지도자로 인정받은 인물이었다. 한화이글스에서도 수베로 감독과 합을 같이 하면서 퓨처스에서 젊은 선수들의 성장을 도운 지도자였다.

하지만, 수베로 감독의 경질 과정의 논란 속에 최원호 감독의 감독 취임은 최원호 감독에게 큰 부담감을 안길 수밖에 없었다. 수베로 감독의 경질 이유 중 가장 큰 것은 ‘이기는 야구’에 적합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바꿔 말하면, 최원호 감독은 ‘이기는 야구’에 적합한 감독이라는 얘기가 된다.

이제 최원호 감독은 ‘이기는 야구’를 통해 한화이글스를 이끌어야 하는 부담과 책임감을 동시에 짊어지게 되었다. 최원호 감독은 ‘감독 대행’으로 이미 팀을 이끈 바 있었지만, 이번에는 ‘감독 대행’이 아니라 정식 감독으로 취임하면서 온전히 팀을 이끌게 되었다.

최원호 감독은 ‘이기는 야구’와 ‘한화이글스의 미래’ 두 마리 토끼를 잡아야 하는 상황에 놓였다. 아마도 좋은 성적이 나오면 수베로 감독의 공과 함께 최원호 감독의 지도력이 빛을 발하는 순간이 오겠지만, 반대의 경우에는 모든 화살이 최원호 감독에게 꽂힐 가능성이 크다.

비판을 넘어 비난의 화살이 최원호 감독에게 간다는 사실을 누구보다 최원호 감독 본인이 더 잘 알 것이다. 그렇기에 최원호 감독의 2023시즌은 매우 중요하다. 이번 시즌을 넘어 2024시즌, 새로운 구장과 함께하는 대망의 2025시즌에 한화이글스는 큰 그림을 그릴 수, 아니 그려야 하기 때문이다.

지난 5월 11일(목) 삼성과의 홈 경기 후 경질된 수베로 감독. 다음 날인 5월 12일(금) 당시 선두를 달리고 있던 디펜딩 챔피언 SSG와의 경기부터 지휘봉을 잡은 최원호 감독은 5월 29일(월) 현재까지 14경기를 소화했다. 결과는 5승 2무 7패, 5할 승률에 못 미쳤다.

지휘봉을 잡자마자, 올 시즌 3강을 형성하고 있는 SSG, 롯데, LG와의 9연전을 소화했다는 것을 감안하면 나쁘지 않은 성적표라고 할 수 있다. 하지만, 충분히 잡을 수 있는 경기도 있었다는 것을 상기하면 아쉬움이 남기도 한다. 아직 ‘초보 감독’의 굴레를 벗을 수는 없었다.

많은 논란이 있었지만, 현재 한화이글스의 감독은 최원호다. 대행 시절을 겪었지만, 대행과 감독은 분명히 다르다. 분명 최원호 감독은 ‘초보 감독’이다. 운영의 실책이 있을 수 있다. 하지만, 빠르게 최소화할 수 있는 역량을 발휘해야 한다.

‘이기는 야구’를 하면서도 남지민, 문동주, 김서현 등의 투수 유망주들을 관리하면서 성장시켜야 한다. 정은원, 노시환, 문현빈 등의 떡잎을 알아본 야수 유망주들의 잠재력을 끌어내야 한다. 참, 어려운 일이 아닐 수 없다. 더더군다나 이들은 이글스에 국한되지 않고 ‘한국 야구’를 이끌어가야 할 재목들이기에 그 고민은 더 깊을 것이다.

하지만, 올 시즌 가을야구에 진출하지 못하더라도 남은 기간 5할 승률을 유지하면서 나름의 경쟁력을 갖춘 전력을 만든다면, 내년 시즌에 대한 기대감은 더 커질 것이고 대망의 2025시즌에는 새로운 구장에서의 큰 그림을 그려낼 수 있는 원동력이 만들어질 것이다.

하위권에 처진 키움, 삼성과의 홈 6연전 매우 중요, 하위권 탈출의 교두보 마련 가능

5월 29일(월), 한화이글스는 45경기 16승 2무 26패, 승률 0.381로 9위를 달리고 있다. 최하위는 0.5경기 차이의 KT, 8위는 한 경기 차이의 키움이다. 7위는 두 경기 차이의 삼성이다. 중위권 경쟁권인 6위 KIA와의 승차는 4경기, 가을야구의 마지노선인 5위 NC와는 5경기 차이다.

지금 당장, 중위권 경쟁권인 6위를 바라보는 것은 무리이다. 하지만, 7위 삼성과의 차이는 두 경기에 불과하기에 충분히 욕심을 부려볼 수 있는 현재 상황이다.

지휘봉을 잡자마자 3강과의 9연전에서 어려움을 겪었던 최원호 감독이 이제 반등의 시간을 위해서는 이번 주 키움과 삼성과의 6연전, 그것도 홈 6연전이기에 시즌 중반을 들어서는 시점에 승부수를 던져야 하는 주간이라는 판단이다.

28일(일) NC와의 경기가 우천 취소되면서 이번 주 첫 경기에 산체스가 등판할 수 있게 됐다. 즉, 산체스가 화요일과 일요일, 두 경기를 책임질 수 있다는 의미가 된다. 스미스의 대체 선수로 영입됐지만, 세 경기에서 0.64의 평균자책점으로 한국 리그에 연착륙하고 있기에 큰 기대감을 주고 있다.

김민우와 문동주가 들쭉날쭉한 피칭으로 최근 부진한 상황이지만, 산체스가 적응기를 마쳤고 페냐가 반등에 성공하면서 꾸준한 장민재와 함께 선발 로테이션을 지키고 있다. 김민우와 문동주가 살아나 준다면 분명히 좋은 승부가 될 수 있는 홈 6연전이 될 수 있을 것이다.

키움과는 상대 전적 2패로 열세, 삼성과는 3승 2패로 우세를 보였다. 관건은 타격이다. 거의 모든 타격 지표가 최하위에 머문 상황에 외국인 타자 오그레디는 부진으로 경기에 나올 수 없다. 즉, 있는 자원으로 어떻게든 가장 합리적인 타순과 공격 방안을 만들어내야 하는 최원호 감독이다.

채은성이 중심을 잡으면서 꾸준하지만, 초반 활화산 같았던 노시환이 부진의 늪에서 좀처럼 벗어나지 못하고 있고 베테랑 최재훈, 오선진도 타격에서는 아쉬움이, 김인환, 정은원도 좀처럼 타격에서 힘을 내지 못하고 있다. 이도윤, 이진영 등의 갑툭튀가 있었지만, 단발성에 그치고 있기에 득점을 만들어내기가 쉽지 않은 요즘이다.

다행인 것은 고졸 신인 문현빈이 톱타자로 기용되면서 자신의 재능을 발휘하고 있고 정은원이 트레이드 마크인 눈야구를, 채은성, 김인환, 노시환이 상황에 따라 중심타선에 배치되면서 힘을 내준다면 충분히 공격 생산력을 높일 수 있을 것이다.

중간 불펜진은 한화이글스가 내세울 수 있는 가장 큰 전력이다. 최원호 감독의 불펜 운용이 절대적으로 필요한 6연전이 될 것이다. 합리적이고 ‘이기는 야구’를 위한 불펜 운용이 펼쳐지기를 기대해본다.

다음 주간의 홈 6연전의 결과에 따라 한화이글스는 하위권에 머물 것인가, 아니면 중위권 도약의 발판을 마련할 것인가가 결정될 것이다.

여정권 대전MBC 프로야구 해설위원(이학박사).
여정권 대전MBC 프로야구 해설위원(이학박사).

최원호 감독이 새롭게 지휘봉을 잡은 한화이글스. 최악의 시즌을 벗어난 지금 시점에서 과연 대도약의 드라마를 쓸 수 있을지 기대가 된다. 지금처럼 젊은 선수들의 성장이 이루어지고 베테랑들이 자신의 역할을 충실하게 해준다면 충분히 좋은 경기력을 선보일 수 있을 것이다. 2023시즌 대반전을 이루기 위한 한화이글스 선수들의 계속된 노력에 응원의 박수를 보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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