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열한 순위 경쟁이 벌어지는 2023시즌이다. 개막 한 달이 지나가는 시점에 선두 싸움과 중위권 순위 경쟁이 치열하게 전개되고 있다.

개막 이후, 지난 시즌 우승팀 SSG와 이번 시즌 대권에 도전하는 LG가 치열한 선두 경쟁을 펼치고 있는 가운데, 올 시즌을 앞두고 대대적인 전력 보강에 나섰던 롯데가 파죽의 8연승을 질주하며 선두 경쟁에 뛰어들었다. 선두 SSG를 끌어내리고 1위에 올라섰다.

SSG와 LG가 여전히 선두권을 형성하고 있는 가운데, 중위권 싸움은 한 치 앞을 내다보기 힘든 상황이다. 연승과 연패가 오고 가면서 각 팀의 희비가 엇갈리고 있다.

한때 선두에 올랐다 연패로 중위권에 처졌던 NC가 최하위 한화이글스와의 주말 시리즈를 싹쓸이하면서 다시 중위권 경쟁에 불을 지폈고 기아도 신바람 5연승을 기록하면서 중위권에서 우위를 점하게 됐다.

4연패에 빠졌던 이승엽 감독의 두산은 연패 탈출에 성공하면서 5할 승률이 무너지는 것을 막았다. 힘든 중위권 경쟁을 계속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한편, KT는 9연패에 빠지면서 한화이글스와 하위권에 처지는 예상치 못한 전개를 보여주고 있다. 3년 연속 최하위의 한화이글스는 어느덧 승패 마진 –11을 기록하면서 최하위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NC와의 주말 시리즈 포함 5연패에 빠졌다.

한화이글스는 시즌 초반 좋은 모습을 보였던 채은성과 노시환이 타선에서 막히면서 공격에서 돌파구를 찾지 못하고 있다. 외국인 선발 투수 뿐 아니라 상대 팀의 4, 5선발 공략도 어려운 상황으로 과연 수베로 감독이 어떤 해결책을 제시할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스미스의 부상이탈로 새롭게 수혈된 산체스가 얼마나 활약해 줄지 미지수인 가운데, 재계약에 성공한 페냐도 자신의 페이스를 찾지 못하면서 선발 싸움이 되지 않고 있다.

여기에 대대적인 전력 보강으로 영입한 베테랑들의 활약도 기대에 못 미치면서 한화이글스는 투, 타에서 총체적 난국에 빠진 상황이다. 과연, 어떤 해결책으로 이 어려운 상황을 타개할지 지켜볼 필요가 있겠다.

영입된 베테랑 선수들의 활약상 기대에 못 미쳐, 수베로 감독의 돌파구는?

한화이글스는 이번 시즌을 앞두고 대대적인 전력 보강에 나섰다. 두산으로 컴백한 양의지 영입에도 나섰던 한화이글스는 결국 팀에 가장 알맞은 퍼즐이라고 판단했던 LG의 채은성을 영입하는 데 성공했고 팀의 중심을 잡아줄 베테랑으로 이글스에서 데뷔해서 뛰었던 이태양과 오선진을 다시 데리고 오는 결정을 내렸다.

내부 FA였던 베테랑 장시환도 다시 이글스의 유니폼을 입히는 데 성공한 한화이글스는 거포 유망주 변우혁을 내주면서 기아로부터 만년 유망주에 머물러 있던 ‘파이어볼러’ 한승혁을 영입하는 결단을 내렸다. 제2의 홍건희를 기대하면서 말이다.

여기에 그 누구도 기회를 잡지 못하고 있는 외야진의 보강을 위해 부족한 내야 자원과 신인 지명권까지 내주면서 NC에서 이명기를 영입하면서 알찬 전력 보강에 성공했다.

장시환을 제외한 5명의 선수를 새롭게 영입했는데 이들의 공통점은 모두 입단 10년 차가 넘은 베테랑 선수들이라는 것이다. 그동안 부족했던 한화이글스의 뎁스를 채울 뿐 아니라 젊은 선수들을 이끌 수 있는 경험 있는 선수들이라는 것이다.

이번 시즌을 앞두고 이탈했지만, 팀의 주장으로 팀을 이끌었던 하주석보다 모두 선배라는 것도 공통점으로 팀의 중심을 잡아줄 선수를 찾는 노력을 기울였다고 볼 수 있겠다. 그만큼 이번 시즌을 앞두고 한화이글스가 추구한 것은 신, 구의 조화를 이루면서 좋은 경기력을 선보이겠다는 것이었다. 베테랑의 리드와 경기력, 젊은 선수들의 패기와 성장 가능성을 모두 잡겠다는 계산이었다.

하지만, 4월의 마지막을 5연패로 마감한 한화이글스. 개막 한 달이 지난 시점이지만, 벌써 승패 마진이 –11까지 치솟았다. 승률은 10개 구단 중 유일하게 3할에 못 미칠 정도로 지난 시즌보다 더 어려운 시즌 초반을 보내고 있다.

4월 초 좋은 경기력을 보였음에도 수베로 감독의 아쉬운 선수 운영(특히, 불펜)으로 승리와 연결되지 못하면서 선수들의 분위기가 떨어진 것도 하나의 이유가 될 것이다. 여기에 믿었던 외국인 에이스 버치 스미스가 한 경기 만에 부상으로 팀을 떠났고 거포로 큰 기대를 모았던 외국인 타자 오그레디가 심각한 부진을 겪으면서 팀 공격에 보탬이 되지 않은 것도 4월을 힘겹게 나고 있는 이유일 것이다.

하지만, 무엇보다 현재 한화이글스가 최하위로 처진 가장 큰 이유는 대대적인 전력 보강으로 기대를 모았던 베테랑들의 활약이 기대만큼 좋지 않다는 것이 가장 큰 이유가 될 것이다.

3할이 훌쩍 넘는 타율에 20개의 타점으로 자신의 몫을 톡톡히 해낸 채은성이지만, 최근 10경기에서는 2할을 조금 넘는 타율을 기록하며 하락세를 타는 싸이클에 돌입한 상황이다. 하지만, 여전히 한화이글스 타선의 핵심 역할을 해주면서 기대치를 웃돌고 있다.

야심차게 다시 이글스의 유니폼은 입은 이태양은 9경기에서 2.70의 평균자책점을 기록하면서 나름 준수한 모습인 것처럼 보이지만, 1개의 홀드를 기록하고 있을 뿐 0.281의 피안타율과 1.43의 WHIP를 기록하면서 완벽한 모습을 보여주지 못하고 있다.

이는 수베로 감독의 불분명한 보직도 한몫하는 것으로 보인다. 이태양은 선발과 불펜 경험이 풍부한 투수이다. 하지만, 수베로 감독은 이태양의 보직을 명확하게 정하지 않고 활용하면서 불펜 운영 자체를 어렵게 하고 있다. 이는 다른 선수도 마찬가지일 것으로 판단된다.

하주석의 이탈로 일사천리로 진행된 오선진의 영입은 성공적이라고 볼 수 있겠다. 하지만, 삼성에서 좋은 모습을 보였던 오선진은 예전의 모습으로 다시 돌아온 듯 보인다. 17경기에 출장해서 0.135의 타율을 기록하고 있기 때문이다. OPS는 0.371에 불과할 정도로 공격에서 팀에 보탬이 되지 못하고 있다.

물론, 박정현에 유격수 주전 자리를 내주고 백업으로 내야 전 포지션을 소화하며 경기에 출장하고 있기에 컨디션을 유지하는 데 애를 먹을 수 있으나 오선진 정도의 베테랑이라면 충분히 이겨내고 자신의 몫을 해줘야 하는데 지금 오선진의 모습은 전혀 그렇지 않기에 아쉬움이 클 수밖에 없다.

한편, 거포 유망주 변우혁을 내주면서까지 영입한 ‘파이어볼러’ 한승혁은 결국 퓨처스에 내려간 상황이다. 10경기에서 그가 남긴 평균자책점은 무려 7.20이다. 10이닝을 소화하면서 볼넷만 7개를 내줬고 피안타율은 무려 0.317에 이르렀다.

시범경기에서 좋은 모습을 보였던 한승혁이지만 시즌에 들어가서 많은 부담을 가진 듯 보였다. 하지만, 수베로 감독은 한승혁을 타이트한 상황에 투입하면서 기회를 줬고 그 기회를 한승혁은 잡지 못했다. 조금 더 편한 상황에서 한승혁에게 기회를 줬으면 어땠을까 하는 결과론적인 아쉬움을 토로해본다.

내부 FA로 이글스에 주저앉히는 데 성공한 장시환은 시즌 시작을 팀의 마무리로 했으나, 3경기 2이닝만을 소화한 채, 13.50의 평균자책점을 남기고 퓨처스로 내려갔다. 조만간 복귀가 예상되나 몸 상태가 좋지 않은 상황에서 투구를 이어나간 것이 알려져 아쉬움을 남겼다.

한화이글스 외야의 마지막 퍼즐처럼 영입한 이명기가 시즌 아웃급 부상을 당하면서 역시나 팀 전력에서 이탈한 상황이다.

이렇듯, 이번 시즌을 앞두고 전력에 보탬이 될 수 있는 자원을 끌어모았으나 시즌 초반 팀에 활력을 주는 선수는 채은성이 유일했다. 하지만, 이 또한 싸이클이 있기에 한화이글스의 부진과 침체는 더 오래갈 수밖에 없을 것이다.

한화이글스는 투, 타에서 총체적 난국에 빠진 상황이다. 스미스가 빠진 상황에서 투수진은 그럭저럭 버티고 있으나 타선은 답이 없다. 채은성이 하락세를 타면서 타선에서 공격을 지탱해줄 선수를 찾아볼 수 없기 때문이다. 외국인 타자 오그레디가 퓨처스에서 극적으로 컨디션을 되찾아 복귀하고 채은성의 싸이클과 노시환의 화력이 집중되지 않는 한, 현재 한화이글스 공격의 활로를 찾기는 쉽지 않아 보인다.

지난 시즌과 마찬가지로 외야수는 계속된 경쟁 체제지만 그 누구도 주전 자리를 차지하지 못하고 있다. 믿었던 내야의 김인환, 정은원, 박정현의 부진과 정체 그리고 김태연의 한계는 설상가상인 상황으로 전개되고 있다. 노시환만이 분전하고 있을 뿐이다.

가장 답답한 것은 선수들일 것이다. 하지만, 분명한 것은 수베로 감독이 지도력을 발휘해서 정상적인 운영을 해줄 필요가 있다.

산체스가 데뷔하고 페냐가 자신감을 찾는다면, 선발 싸움은 가능해진다. 불펜은 그래도 잘 버티고 있는 상황에서 젊은 야수진의 운영은 수베로 감독이 냉정하게 고민해 볼 필요가 있겠다.

필자가 항상 강조했듯이 가장 중요한 것은 기본이다. 선수들도 기본을 우선해야 하지만, 감독의 운영도 기본부터 시작해야 한다. 그래야 한화이글스가 지금보다 나은 경기력을 보일 수 있을 것이다.

카를로스 수베로 감독의 세 번째 시즌인 2023년. 한화이글스는 대도약을 위한 대대적인 전력 보강을 했다. 젊은 선수들의 성장이 이루어지고 외부 영입된 선수들이 시너지 효과를 낸다면 충분히 좋은 경기력을 선보일 수 있을 것이다. 2023시즌 대반전을 이루기 위한 한화이글스 선수들의 노력에 응원의 박수를 보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