점자로 권면액 표시, 시각장애인 사용 편의성 높여
점자 상품권 19개 지자체에 3000만장 공급... 상반기 1000만 장 예약 
장애인 점자 책 발간 봉사활동 통해 장애인의 불편함에 관심 가져

한국조폐공사 반장식 사장(왼쪽)이 방연주 사원에게 CEO’s Choice 포상을 했다.
한국조폐공사 반장식 사장(왼쪽)이 방연주 사원에게 CEO’s Choice 포상을 했다.

[박길수 기자] 조폐공사(사장 반장식)는 점자 적용 지역사랑상품권을 개발한 ICT사업처 지급결제사업팀 방연주 사원을 ‘4월의 조폐인’으로 선정했다고 26일 밝혔다.

조폐공사는 점자 적용 지역사랑상품권을 지난해 3월 전남 영광군을 시작으로 작년 기준 19개 지자체에 3000여만 장을 공급한 바 있으며, 올 상반기에만 1000만 장을 예약한 상태다. 

방 사원은 시각장애인들이 일상생활에서 겪는 불편함을 중학교 때부터 직접 경험한 바 있다. 아버지 권유로 회사에서 진행하는 사회공헌 프로그램에 참가하면서 음성 꽃동네를 다녀왔다. 방 사원은 이를 계기로 대학 시절 시각장애인 전자 도서 제작을 지원하는 등 시각장애인과의 인연을 이어갔다. 졸업 후에도 시각장애인 전용 도서 발간 작업을 도우면서 시각장애인들의 불편을 느끼게 됐다고 한다.

방 사원은 “아버지의 권유로 중학교 때 음성 꽃동네로 처음 봉사활동을 갔는데 제가 누리는 일상이 당연한 게 아니라는 생각을 하게 됐다”라고 말했다.

조폐공사는 시각장애인을 위해 2020년 7월부터 QR코드를 삽입한 지역사랑상품권을 공급해 왔다. 스마트폰으로 QR코드를 인식해 상품권의 중요 정보를 음성으로 안내받는 방식이었다. 시각장애인 봉사활동을 통해 불편한 삶을 직접 체험한 방연주 사원은 스마트폰 사용에 어려움을 겪는 중증 시각장애인의 경우 QR코드 방식도 활용하기가 어렵다고 판단했다. 방 사원은 상품권 전면에 권면액 정보를 점자로 나타내 시각장애인이 색상을 통한 구별이 불가능한 상황에서 권면액을 손으로 인식할 수 있도록 ‘점자 적용 지역사랑상품권’을 고안했다.

실사용자들의 사용성을 가장 중요하게 생각한 방사원은 시각장애인연합회에 연락해 개발 방향을 설명하고 도움을 구했다. 실제 사용하게 될 시각장애인들이 촉지(손가락으로 점자를 읽는 것) 했을 때 효용성이 있어야 의미가 있다고 판단한 그는 준비 단계에서부터 한국시각장애인연합회와 ‘점자 적용 지역사랑상품권 개발 및 운영’에 대한 업무 협약을 체결하고, 수차례의 의견 청취 과정을 거쳐 점자 구현 방식, 점자 간격 및 적용 위치 등을 확정했다. 시각장애인연합회 첫 반응은 ‘의미 있는 시도’라며 적극적으로 돕겠다는 의사를 전달해왔다.

방연주 사원은 “점자 간격의 미세한 차이에도 시각장애인들이 읽을 때 느낌이 다르다고 하더라고요. 간격이 너무 넓으면 어색하게 띄어쓰기를 한 느낌이고, 너무 좁으면 이해하기가 어렵다고 해요. 그래서 처음 규격을 정하는 과정에서부터 시각장애인분들의 사용감과 의견을 반영하기 위해 다양한 형태의 시제품을 제조해 완성도를 높였다”라고 말했다. 

점자 적용 상품권 개발에는 공사의 기술 및 생산부서가 힘을 합쳤다. 새로운 제품을 개발하면서 돌파해야 할 난관이 한두 가지가 아니었다. 우선 현용 상품권 용지의 보안요소와 품질에 영향을 미치지 않으면서 점자를 구현하는 과정을 극복해야 했다. 압력을 줘서 점자가 볼록 튀어나오게 하는 형압인쇄를 통해 점자를 구현하는데 상품권 용지가 얇다 보니 문제가 발생했다. 압력을 세게 가하면 종이가 찢어지고, 압력을 적게 주면 점자 모양이 흐려져 시각장애인이 촉지 하는데 불편을 느꼈다고 한다. 

점자 규정을 준용하면서도 현용 상품권 용지에서 구현 가능한 적정선을 찾기 위한 수차례의 테스트를 거쳤다. ICT사업처 주관으로 기술처 및 생산부서와 수차례 미팅을 통해 점자적용 지류형 상품권 손율을 잡아 나갔다. 방 사원은 “기술처와 화폐본부 생산 부서의 도움이 없었으면 완성도를 높이기 어려웠지만 관련 부서 동료들이 전폭적으로 지원해줬기에 점자 적용 상품권이 나올 수 있었다”며 공을 동료들에게 돌렸다.

방연주 사원이 무엇보다 기쁜 것은 장애인들이 좀 편하게 상품권을 사용할 수 있게 됐다는 점이다.

방연주 사원은 “장애인들의 불편이 조금이나마 해소됐다는 점에서 보람을 느낍니다. 그분들에게 ‘점자 적용 지류’의 중요성을 느끼게 해준 게 뿌듯합니다. 디지털화 되는 세상에서 스마트 폰을 사용하지 못하는 노인 등을 위해 지류 상품권은 그 역할이 계속될 것”이라고 했다.

개발해 봤자 수요가 없으면 무용지물. 방사원은 지자체에 공문을 보내 수요 조사를 진행했다. 상당수 지자체에서 개발할 경우 구매하겠다는 의사를 밝혔다. 현재 점자 적용 지역사랑상품권은 29개 지자체와 진행하고 있으며, 장애인용 복지수당 등 다양한 정책성 금융지원책을 지급하는 데 적극 활용되고 있다. 

방연주 사원은 “점자로 세상을 읽는 시각장애인들에게 점자 적용 지역사랑상품권이 큰 도움이 되기를 바란다”며 “앞으로도 가치 있는 일들을 통해 공사의 사회적 책임을 넓혀 나가고 싶다”고 소감을 밝혔다. 

방 사원은 점자 적용 지류형 지역사랑상품권 개발 및 공급을 통한 사회적 가치 제고의 공로를 인정받아 CEO’s Choice로 선정돼 표창장을 받았다. CEO’s Choice는 반장식 사장이 부임 이후 작은 성공사례를 만든 주인공들을 표창하는 ‘信賞必賞’의 직원 격려 시스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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