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격적인 순위 경쟁이 시작됐다. 특히, 연승과 연패를 오가면서 순위 싸움이 치열하게 전개되고 있다.

자칫, 시즌 초반 연패에 빠져 순위 경쟁에서 뒤처질 경우, 더 이상의 추격이 버거울 수 있고 반대로 연승 분위기를 타면 순위 상승을 가져오면서 시즌 초반 순위표 상단에 위치하면서 시즌 운영이 수월해지는 시기가 지금이다.

절치부심의 마음으로 염경엽 감독을 영입해 대권 도전에 나선 LG는 주말 한화와의 원정 경기에서 위닝시리즈를 만들었지만, 4연승의 SSG에게 승차 없는 선두를 내주고 말았다. 하지만, 시즌 출발이 아주 좋은 LG다.

지난 시즌 완벽한 우승을 차지한 SSG도 키움과의 주말 3연전을 싹쓸이하면서 4연승의 신바람으로 선두 LG를 승차 없이 2위로 끌어내리면서 다시 선두에 올랐다.

이승엽 감독을 영입하면서 분위기 쇄신에 나선 두산도 연승의 분위기 속에 LG와 SSG를 추격하면서 상위권을 차지하고 있다.

한때 선두까지 차지했던 NC는 5연패를 당하면서 5할 승률에 턱걸이한 상태고 5할 이상의 승률로 좋은 분위기를 탔던 KT는 3연패에 빠지면서 5할 승률 밑으로 떨어졌다. 키움과 삼성도 각각 3연패와 4연패에 빠지면서 상위권 추격은커녕 중위권 유지도 어려운 상황이다.

한편, 최하위로 떨어진 한화이글스는 홈 6연전에서 주중 두산에 1승 2패, 주말 LG에는 스윕패 위기에서 8회말 상대 실책을 틈타 극적인 재역전승을 거두면서 3연패 탈출과 동시에 주간 2승 4패를 기록했다. 연패를 끊었지만, 지난주의 상승세를 잇지 못하면서 시즌 초반 여전히 최하위 자리를 지키게 됐다.

믿었던 선수들의 부진, 수베로 감독 시즌 계획 빠른 수정 필요..‘운영의 묘’ 살려야

수베로 감독은 외국인 투수 스미스와 페냐 그리고 김민우, 장민재, 남지민, 문동주를 선발 로테이션으로 계획하고 시즌을 시작했다.

하지만, 개막전에서 에이스 역할을 해줄 것으로 기대했던 스미스가 부상으로 이탈하면서 지난 시즌의 악몽을 떠오르게 했고 그 악몽은 현실이 됐다. 부상으로 이탈한 스미스는 결국 퇴출 수순을 밟게 되었고 지난 시즌과는 다르게 한화이글스의 프런트는 빠르게 움직여 베네수엘라 출신의 좌완 산체스를 영입하는 빠른 움직임을 보였다.

과연 산체스가 얼마나 활약해 줄지 모르겠지만, 스미스를 에이스로 생각하면서 시즌을 구상한 수베로의 계획은 전면 수정할 수밖에 없게 되었다.

여기에, 토종 에이스로 부활을 기대했던 김민우가 시즌 초반 고전하면서 선발 싸움을 전혀 해주지 못하고 있는 것도 수베로 감독 입장에서는 전혀 예상치 못한 모습이다.

선발 두 자리가 부진하면서 장민재가 분전하고 기대주 남지민과 문동주가 선발 로테이션을 지키고 있으나 또 다른 외국인 투수 페냐도 완벽한 모습은 아니기에 상당히 어려운 시즌 초반을 보내고 있다.

시즌 초반, 최하위에 처진 한화이글스의 문제는 불펜에서 더욱 컸다. 마무리를 맡겼던 베테랑 장시환이 부진하면서 승리를 지켜내지 못했고 마무리를 이어받은 좌완 파이어볼러 김범수도 마무리의 부담을 이겨내지 못했다.

만약, 시즌 초반, 마무리에서 문제가 발생하지 않았다면, 한화이글스는 중위권 싸움을 하고 있었을지도 모를 일이다. 현재는 전지훈련 때 입은 부상으로 1군 합류가 늦어진 박상원이 마무리를 맡고 있으나 얼마나 좋은 모습을 보일지 지켜볼 필요가 있겠다.

최하위에 처진 한화이글스가 그리는 최상의 시나리오는 대체 외국인 투수 산체스가 좋은 모습을 보여주고 페냐가 지난 시즌 좋았던 시기의 피칭을 해준다면 선발 싸움에서는 밀리지 않는 ‘플랜 B’가 작동될 수 있을 것이다. 김민우의 반등도 반드시 이루어져야 할 시점이다.

한편, 수베로 감독은 빈약한 공격력을 채우기 위해 채은성이라는 큰 선물을 받았다. 준수한 활약을 펼친 외국인 타자 터크먼을 버리고 과감하게 장타를 칠 수 있는 오그레디를 선택하면서 노시환, 채은성, 오그레디, 김인환으로 이어지는 중심타선을 구상했다.

하지만, 노시환과 채은성의 뛰어난 활약에도 불구하고 외국인 타자 오그레디는 역대 최악의 외국인 타자를 넘볼 정도로 팀에 전혀 도움을 주지 못한 채, 결국 23일(일) LG와의 경기를 앞두고 1군 엔트리에서 제외됐다.

지난 시즌 팀 최다 16개의 홈런을 때려내며 최고령 신인왕에 도전했던 김인환도 지난 시즌의 감각을 전혀 찾지 못하면서 중심타선의 몫을 해주지 못한 채, 오그레디와 함께 23일(일) LG와의 경기를 앞두고 퓨처스로 내려갔다.

과연, 두 자리가 빈 중심타선 자리를 수베로 감독을 어떻게 채워야 할지 고민이 클 것이다. 새롭게 합류한 이성곤에게 기회가 갈 가능성이 크지만, 어떤 활약을 펼칠지는 미지수다.

한편, 오그레디가 내려간 외야 한 자리는 치열한 경쟁이 예상되는 가운데, 공격에서 좋은 모습을 보이는 노수광과 이원석에게 풀래툰이 아닌 테이블세터의 기회를 주고 고졸 신인 문현빈은 내야에서 경쟁하는 모습이 좋아 보인다. 하지만, 수베로 감독은 문현빈 선수를 계속 외야로 출장하게 하는 무리수를 감행하고 있다.

정은원과 박정현의 키스톤이 공, 수에서 부진한 상황에서 문현빈의 존재는 충분히 긴장감을 줄 수 있다고 판단되는데, 수베로 감독의 선택은 그렇지 않다는 것이 아쉬움으로 남는다.

노시환과 채은성이 좋은 모습을 보여주고 있을 때, 다른 선수들의 활약이 동반돼야 한화이글스의 공격이 제대로 풀리는데, 지금은 노시환과 채은성이 막히는 날에는 전혀 공격이 이루어지지 않는 답답함을 이어가고 있다.

10개 구단 중 팀 타율이 최하위인 것은 어쩔 수 없으나, 득점권 타율까지 다른 팀과 비교되지 않을 정도로 최하위로 처지면서 득점이 되지 않은 모습이 시즌 초반 계속 이어지고 있다. 수베로 감독은 이제 시즌 초반의 부진을 벗어나기 위해 새롭게 합류한 이성곤, 유로결 등을 잘 활용할 필요가 있을 것이다.

여기에 공, 수에서 불안한 모습을 보이며 부진에 빠진 베테랑 최재훈과 골든글러버 정은원이 각성하지 않으면 한화이글스의 답답함은 계속될 수밖에 없을 것이다. 수베로 감독은 백업 포수 박상언과 내야 백업 김태연, 문현빈을 적절하게 활용해서 최재훈과 정은원에게 긴장감을 줄 필요가 있을 것이다.

수베로 감독이 시즌 초반 위기를 타개하기 위해서는 선발 라인업을 컨디션 좋은 선수 위주로 고정시켜 충분한 기회를 주고 부진한 주전들에게는 적절한 긴장감을 주기 위한 선수 운용이 필요할 것이다.

여기에 퓨처스에 내려간 오그레디와 김인환의 컨디션 회복이 빠르게 이루어질 수 있도록 퓨처스 코칭스태프와 긴밀한 소통을 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카를로스 수베로 감독의 세 번째 시즌인 2023년. 한화이글스는 대도약을 위한 대대적인 전력 보강을 했다. 젊은 선수들의 성장이 이루어지고 외부 영입된 선수들이 시너지 효과를 낸다면 충분히 좋은 경기력을 선보일 수 있을 것이다. 2023시즌 대반전을 이루기 위한 한화이글스 선수들의 노력에 응원의 박수를 보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