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정권의 '야구에 산다!'] 기본에 충실한 플레이 선결, 수베로 운영 변화 필요

시범경기 1위를 기록하며 큰 기대를 걸고 시작한 2023 시즌 개막전에서 한화이글스는 마무리 투수가 무너지며 이틀 연속 끝내기 패배를 당했다. 사진은 수베로 감독.
시범경기 1위를 기록하며 큰 기대를 걸고 시작한 2023 시즌 개막전에서 한화이글스는 마무리 투수가 무너지며 이틀 연속 끝내기 패배를 당했다. 사진은 수베로 감독.

2023년 4월 1일(토), 전국 5개 구장에서 팀당 144경기의 2023시즌 페넌트레이스가 일제히 시작을 알렸다. 대망의 2023시즌이 시작된 것이다.

기대했던 월드베이스볼클래식에서의 아쉬운 결과로 2023시즌에 대한 흥행이 저조할 수 있을 것이란 일반적인 예상과는 달리 전국의 야구장에는 만원 관중이 줄을 이었다.

이제는 프로야구 선수들이 자신들의 기량을 그라운드에서 맘껏 발휘하며 겨우내 기다렸던 많은 야구팬을 경기장으로 끌어들일 수 있는 경기력을 보여주는 일만 남았다.

2023시즌 개막전에서, 지난 시즌 완벽한 우승을 쟁취한 SSG가 김광현을 앞세워 기아를 제압하며 깔끔한 시작을 알렸고, 2차전에서는 기아가 설욕하며 1승 1패를 기록했다.

명장 김태형 감독을 대신해 슈퍼스타 출신의 이승엽 감독을 선임한 두산은 연장 접전 끝에 롯데를 12:10으로 꺾으며 서전을 장식했다. 2차전에서는 서튼 감독이 반격에 나서 2:0으로 승리하며 양 팀은 1승씩을 가져갔다.

한편, 시범경기 2위를 기록하며 명가 재건에 나선 삼성은 박진만 신임 감독의 첫 승을 뒤로하며 NC에게 0:8의 완패를 당하며 쓴맛을 보며 시즌을 시작했지만 2차전에서 바로 설욕하며 감독으로서 첫 승을 기록했다.

우승에 도전하는 LG와 KT가 맞붙은 경기에서는 연이틀 난타전 끝에 1차전은 KT가 11:6으로 2차전에서는 LG가 10:9로 승리하며 사이좋게 1승씩을 나눠 가졌다.

3년 연속 최하위를 기록한 한화이글스는 지난 시즌 2위를 기록한 키움과 연장까지 가는 접전 끝에 끝내기 안타를 허용하며 아쉬운 개막전 패배를 당하며 시즌을 시작했고 2차전에서는 역전에 재역전의 대접전 속에 끝내기 볼넷을 허용하고 6:7의 역전패를 당하며, 두 경기 연속 끝내기 패배로 시즌을 2연패로 시작하게 됐다.

3년 연속 최하위 확인한 개막전, 기본 충실한 플레이 선결과 수베로 운영 변화 필요!!

한화이글스는 3년 연속 최하위를 기록했다. 과정 또한 완벽한 최하위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다른 팀과의 차이가 컸다.

하지만, 젊은 선수들의 성장이 있었고 이번 시즌을 앞두고 대대적인 전력 보강에 나서며 3년 연속 최하위의 수모에서 벗어나기 위한 노력을 기울였고 스프링캠프와 시범경기를 지나면서 예년과는 다른 경쟁력을 보여주는 데 성공했다.

하지만, 이런 과정과 결과들이 시즌에 들어가서 완벽하게 나타난다는 보장은 없다. 그럼에도 한화이글스 선수들의 경기력은 예년과는 확실히 다르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그렇기에 시범경기 1위를 달성한 한화이글스 선수들에 대한 기대는 커질 수밖에 없었다.

개막전에서 키움과 만난 한화이글스. 한화이글스의 선발은 에이스 역할을 기대하는 외국인 투수 스미스였다. 스미스는 부상 전력으로 철저한 메디컬 테스트를 통과한 선수였지만, 부상에 대한 위험을 안고 있는 선수였다.

하지만, 스미스는 스프링캠프 평가전과 시범경기를 거치면서 부상에 대한 부담을 떨쳐내고 에이스로서의 역할을 충분히 할 수 있을 것이란 기대감을 높였으나 개막전에서 몸에 부담을 느끼면서 스스로 교체를 요구하면서 부상에 대한 위험을 고스란히 드러냈다.

1선발이자 에이스로서 스미스의 활약에 큰 기대를 걸었던 한화이글스 입장에서 과연 어떤 해결책을 내놓을지, 그 결과가 어떻게 나타날지 궁금해지는 대목이다.

스미스와 페냐 그리고 김민우, 장민재, 문동주로 선발 로테이션을 구상한 수베로 감독이 어떤 결정을 내릴지 지켜봐야겠지만, 남지민, 한승주가 후보군에 있는 가운데, 스미스의 상태와 후보군의 컨디션에 따라 시즌 초 선발 로테이션 변화를 줄 수밖에 없게 되었다.

스미스의 이른 강판에도 한화이글스의 불펜은 제 몫을 다했다. 부랴부랴 마운드에 오른 이태양이 실점을 허용하긴 했지만, 정우람, 윤산흠, 강재민, 김범수, 주현상까지 키움의 타선을 무실점으로 잠재우면서 접전 상황을 만들었다. 한승혁, 박상원까지 가세한 불펜진은 시즌 내내 충분히 좋은 경쟁력을 보여줄 것으로 예상된다.

물론, 연장 10회말에 장시환이 끝내기 안타를 허용하며 팀은 아쉽게 패했지만 한화이글스 불펜의 역량은 충분히 확인할 수 있었던 경기였다. 하지만, 마지막 상황에서 브레이킹볼에 능한 장시환인데 단순하게 직구로 대결하다가 끝내기를 허용한 최재훈의 볼 배합은 아쉬움으로 남았다.

결과적이지만, 이태양이 아닌, 한승혁이나 윤산흠처럼 구위로 윽박지르는 투수였으면 어땠을까 하는 생각이 들지만, 갑자기 마운드에 오르는 상황에서 베테랑 이태양의 선택은 좋은 선택이었다는 판단이다. 결과가 아쉬웠을 뿐이다.

한편, 7회초 0:2로 뒤진 상황에서 고졸 신인 문현빈의 데뷔 첫 안타가 3루타로 만들어지면서 무사 3루의 기회를 만들었으나, 박정현 대신 유상빈을 대타로 기용한 장면은 이해가 가지 않았다. 결과도 삼진. 고졸 신인이 3루타로 포문을 열었고 대타를 기용할 타이밍이라면 더 강한 타자를 기용했어야 하지 않았을까 하는 판단이다. 수베로의 승부수가 아쉬운 장면이었다.

이어, 나온 상황에서는 정은원의 짧은 3루 땅볼에 문현빈의 홈 질주가 무위로 끝났는데, 선수 개인의 경험 미숙으로 인한 선택으로 볼 수 있으나, 경험이 부족한 문현빈에게 3루 코치나 벤치의 확실한 사인이 있어야 하지 않았나 하는 아쉬움이 남았다.

8회초 2:2 상황에서 수베로 감독의 선택은 이번 시즌 운용의 묘를 반드시 살리지 않으면 안 된다는 것을 보여준 장면이었다. 무사 2루 상황에서 이명기를 대주자 이원석으로 교체하고 최재훈에게 강공을 지시하며 내야 플라이로 물러났다. 대주자를 기용할 정도면 확실하게 점수를 내는 작전을 구사했어야 했는데 그렇지 못하면서 결국 점수를 뽑지 못했고 팀은 연장 접전 끝에 개막전 패배를 맛봐야 했다.

2차전에서는 1회부터 한화이글스의 기본적인 플레이가 이루어지지 않는 장면이 연이어 나왔다. 2루수 정은원이 첫 타자 김태진의 평범한 라이너성 타구를 놓치면서 출루를 허용했고 다음 타자 김혜성의 중견수 뜬 공도 정은원과 중견수 이원석의 콜플레이 미스로 인해 1루 출루가 이루어졌다. 결국 러셀에게 2타점 적시타를 맞으며 선취점을 내줬고 이형종의 중견수 방향 타구에 이원석의 아쉬운 펜스 플레이가 이어지며 순식간에 3실점이 만들어졌다.

한화이글스는 재역전을 만들어낸 8회말 수비에서도 6:4 리드 상황에서 이용규의 우익수 뜬 공을 채은성이 놓치면서 1타점 적시 3루타로 만들어줬고 이는 6:6 동점의 빌미를 제공했고 결국, 팀은 6:7로 패하며 연패를 당했다. 2차전 결승점은 투수 주현상의 연속 볼넷으로 허용한 밀어내기 실점이었다. 개막 연패하는 과정이 석연치 않았고 마지막은 결국 볼넷이었다.

한화이글스가 3년 연속 최하위를 기록한 이유는 다양하다. 젊은 선수들의 성장이 더뎌서, 선수층이 얇아서, 결정적인 역할을 하는 중심 선수가 없어서 등 매우 다양한 원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하면서 이런 결과가 있었다.

하지만, 가장 중요한 것은 기본적인 플레이가 이루어지지 않았다는 것이다. 투수는 볼넷 허용이 가장 많았고, 타자는 삼진이 많았으며, 수비에서는 실책이 가장 많았다. 기록되지 않은 실책성 플레이는 셀 수 없었다. 여기에 수베로 감독의 ‘이기는 야구’를 위한 운용도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았다.

이제는 달라져야 한다. 젊은 선수들의 성장이 이루어지면서 가능성을 확인했고 전력 보강을 위한 외부 영입으로 선수층도 한층 나아졌으며, 결정적인 역할을 할 베테랑도 영입했다. 이제는 결과를 보여줘야 한다.

하지만, 개막전에서 보여준 기본적인 플레이를 망각한 아쉬운 모습들, 수베로 감독의 ‘이기는 야구’를 위한 아쉬운 운용이 이어졌다. 결코 이길 수 없는 경기 상황들이었던 셈이다.

한화이글스가 3년 연속 최하위 수모를 벗고 가을야구로 도약하기 위해서는 개막전에서 보여준 아쉬운 장면들을 최소화해야 한다. 선수들이 경기에서의 집중력을 높임과 동시에 수베로 감독도 적재적소에 경기 개입을 하고 작전을 구사하며, ‘이기는 야구’를 위한 운용을 해줘야 한다.

여정권 대전MBC 프로야구 해설위원(이학박사).
여정권 대전MBC 프로야구 해설위원(이학박사).

카를로스 수베로 감독의 세 번째 시즌인 2023년. 한화이글스는 대도약을 위한 대대적인 전력 보강을 했다. 젊은 선수들의 성장이 이루어지고 외부 영입된 선수들이 시너지 효과를 낸다면 충분히 좋은 경기력을 선보일 수 있을 것이다. 2023시즌 대반전을 이루기 위한 한화이글스 선수들의 노력에 응원의 박수를 보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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