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정권의 '야구에 산다!'] 투수진 질적 성장과 양적 풍부, 내야 확정, 외야 무주공산

스프링캠프를 끝낸 한화이글스 선수들.
스프링캠프를 끝낸 한화이글스 선수들.

2023년 4월 1일. 대망의 한국프로야구 2023시즌이 개막된다. 개막에 앞서 10개 구단은 시범경기 일정을 소화하고 있다.

각 팀당 14경기를 소화하는 시범경기는 각 팀의 마지막 담금질이라고 할 수 있겠다. 주전 선수들의 컨디션을 점검하고 백업 선수들의 기량을 최종 점검하면서 1군 엔트리 경쟁이 치열하게 전개되고 있다.

신인이나 젊은 유망주들은 실전에서의 마지막 점검을 통해 1군에서의 활약 여부를 가늠하게 되는데, 시범경기에서의 경기력에 따라서 1군에서 활약이 가능한 부류와 퓨처스에서의 담금질이 필요한 부류로 나뉘게 되는 마지막 경연장이라고 할 수 있겠다.

3년 연속 최하위를 기록하면서 체면을 구긴 한화이글스는 절치부심하며 구단 최초의 외국인 감독인 수베로 체제의 3년 차에 비상을 꿈꾸고 있다.

지난 시즌 후, 단장의 교체를 시작으로 대대적인 팀 개선에 나선 한화이글스는 기대 이상의 전력 보강으로 다음 시즌에 대한 기대를 한층 높이는 데 성공했다.

미국 애리조나 전지훈련에서 일본 오키나와에 이르기까지 좋은 분위기에서 나름의 성과를 거두면서 이번 시즌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특히, 미국과 일본에서 치른 평가전을 통해 이번 시즌에는 최하위 탈출 뿐 아니라 그 이상의 비상도 꿈꿀 수 있는 토대를 마련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한화이글스는 지난 주에 여섯 번의 시범경기 일정을 소화했다. 결과는 4승 2패, 1위 LG가 5승 1패를 기록했고 삼성과 공동 2위의 성적을 보였다.

스프링캠프 때부터 이어온 좋은 경기력과 팀 분위기를 시범경기 첫 주에도 이어갔다는 것이 매우 중요하고, 수베로 감독이 이번 시즌에 전력으로 생각하는 선수들이 모두 자신의 몫을 해주고 있다는 것이 상당히 고무적이다.

아직 여덟 번의 시범경기가 남아 있지만, 지난 주 치른 여섯 경기를 통해 2023시즌 엔트리 예상이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투수진의 질적인 성장과 활용 가능한 투수들의 다양함은 최대 강점으로 작용할 듯

우선, 한화이글스의 여섯 경기 선발은 외국인 투수 페냐와 스미스 그리고 김민우, 장민재, 문동주로 이어졌다. 여기에 남지민도 3이닝을 소화하면 선발 로테이션 합류를 예고했다.

과연, 수베로 감독이 시즌 초반 선발 로테이션을 어떻게 운용할지 지켜볼 일이지만, 지난 주 6경기에 투입된 투수들이 선발 로테이션에 합류할 것으로 보인다. 외국인 투수 페냐와 스미스 그리고 김민우, 장민재, 문동주, 남지민이다.

다만, 6선발 체제로 운용이 되지는 않을 것이고 장민재, 남지민, 문동주, 이 세 선수 중 어떤 선수가 먼저 기회를 받을 것인가는 시범경기를 통해 결정될 전망이다.

여기에, 한화이글스는 불펜의 질적, 양적 성장을 통해 탄탄한 투수진을 구축하는 데 성공했다. 베테랑 정우람과 장시환을 필두로 외부에서 영입된 이태양과 한승혁, 중간 나이의 윤대경과 주현상 그리고 좌완 김범수가 버티고 있다. 군 문제를 해결한 김재영과 박상원, 젊은 유망주로 분류되는 윤산흠과 강재민에 슈퍼 루키 김서현까지 포함이 되면 그야말로 어떤 투수를 활용해야 할지 고민할 정도에 이르는 수준이라고 볼 수 있겠다.

지난 2018시즌에 한용덕 감독 체제에서 암흑기를 끝내고 가을야구에 참전했던 바 있는 경험이 있다. 이때 한화이글스의 핵심 전력은 바로 불펜진이었다. 물량 공세, 모든 불펜이 필승진이라고 불렸다.

베테랑 박정진, 권혁, 송은범, 안영명, 윤규진, 송창식, 정우람에 이태양, 장민재, 김범수, 박상원 등이 불펜에서 힘을 보탰다.

지난 2018시즌과 2023시즌의 불펜을 비교해도 양적으로는 크게 떨어지지 않는다. 다만, 아직 안정감에서는 못 미치는 게 사실이지만, 장시환을 시작으로 한승혁, 박상원, 윤산흠, 김서현 등은 150km/h를 던질 수 있는 빠른 공을 가졌다.

여기에 김재영과 강재민, 고졸 신인 김서현은 사이드암이다. 좌완 불펜이 부족하지만, 정우람이 마무리가 아닌 불펜에서 활약한다면 크게 뒤처질 게 없게 된다.

선발진만 제 몫을 해준다면, 중반 이후 충분히 경쟁이 가능한 불펜 자원이라는 평가를 내릴 수 있는 상황이다. 물론, 아직 정우람을 대신할 마무리를 확정하지 못한 것은 아쉽지만, 시범경기를 치르면서 수베로 감독의 최종 판단이 이루어질 것으로 보인다.

여기에 선발 후보군인 한승주가 롱맨으로 엔트리 합류가 가능하고 기존의 김종수, 올 시즌 도약을 노리는 영건 김규연까지 있으니 당장 활용 가능한 불펜진만 15명에 이른다.

마무리 포함 최대 9명까지 꾸리게 되는 불펜진의 경쟁률이 상당히 높아 보이고 불펜 뎁스가 좋아지면서 다양한 불펜 운용이 가능할 것으로 예상된다.

과연, 수베로 감독의 ‘시즌 3 불펜진 운용’은 어떻게 될지 지켜볼 대목이다. 분명한 것은 수베로 감독의 불펜 선택의 폭이 넓어진 만큼 로테이션이 아닌 승부수를 던지는, 이기는 야구를 위한 불펜 운용이 이루어졌으면 하는 바람이다. 불펜진에 부하가 걸렸을 때, 충분한 휴식이 가능한 자원들이 기다리고 있기 때문이다.

내야진 주전과 백업의 운용은 거의 확정적, 하지만 외야는 아직도 무주공산

한화이글스의 내야진 주전은 거의 확정적이다. 시범경기를 통해 수베로 감독은 1루수 김인환, 2루수 정은원, 3루수 노시환, 유격수에 박정현을 주로 주전으로 기용하고 있다. 내야 전 포지션을 안정적으로 커버할 수 있는 오선진의 존재는 한화이글스 내야진에 큰 보탬이 될 전망이다.

여기에 공격력이 좋은 김태연의 활용을 어떻게 할 것인가도 한화이글스가 가진 딜레마이자 키포인트가 될 것이다.

김태연은 3루를 주 포지션으로 하지만, 1루수와 2루수로도 활용이 되고 있다. 필자는 김태연의 공격력을 살리기 위해 시즌 초반 지명타자로 고정시켜 출장 기회를 주는 것도 김태연을 활용하는 하나의 방법이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해본다. 수비 부담을 줄여주고 공격에 전념한다면 충분히 좋은 생산력을 낼 수 있는 선수라는 판단이 있기 때문이다.

채은성이 지명타자 또는 1루수 그리고 우익수로 출장이 가능하지만, 우선은 우익수 출장이 한화이글스의 공격력에 가장 큰 시너지 효과가 생길 것으로 보인다.

시범경기에서 내야 백업으로 이도윤이 출장하고 있지만, 공격력에서는 심각한 문제점을 노출하고 있기에 과연 이도윤이 백업 역할을 제대로 수행하면서 팀에 도움이 될 것인가는 수베로 감독의 판단이 남아 있을 것이다.

다만, 내야진에 가장 큰 지각변동을 줄 수 있는 고졸 신인 문현빈을 어떻게 활용할지는 지켜볼 사안이다. 현재 문현빈은 2루 백업 자원으로 분류되고 있는데, 최근에는 중견수로 선발 출장하면서 외야로의 변신도 꾀하고 있다.

만약, 문현빈이 외야로 출장하면서 공격에서의 생산력을 뿜어내고 수비에서도 큰 무리가 없는 플레이가 이어진다면, 의외로 문현빈이 외야 주전 경쟁에 뛰어들 가능성도 배제하기 어려워진다. 이는 결국, 기존 외야 자원의 활약이 기대에 못 미쳤을 경우가 될 수밖에 없을 것이다.

과거, 한화이글스는 상무 시절의 하주석을 외야로 포지션 변경을 시도할 계획을 세운 바 있었으나, 시행하지는 않았다. 다만, 내야에서 외야로 포지션을 변경해 대성공을 거둔 키움의 이정후의 사례가 있듯이 문현빈의 재능이 어디까지일지는 확인해볼 필요는 있을 것이다.

결국, 이번 시즌 한화이글스의 내야진은 김인환, 정은원, 노시환, 박정현에 오선진과 김태연 그리고 문현빈의 존재감이 변수로 남아 있는 상황이다.

외야는 그야말로 무주공산이다. 채은성이 영입되면서 우익수로 출장 가능성이 크지만, 앞서 언급했듯이 상황에 따라서 지명타자와 1루수로의 출장이 이루어지면 외야 자리는 두 자리가 비게 된다. 그만큼 외야 자원들에게는 좋은 기회가 될 수밖에 없게 된다.

외국인 타자 오그레디가 좌익수로 주로 출장하면서 타격감을 조율하고 있는데, 중견수로의 출장도 가능한 만큼 마지막까지 나머지 외야 자원들의 1군 경쟁은 치열하게 전개될 것이다.

현재로서는 ‘FA로이드’가 기대되는 노수광이 한발 앞선 가운데, 지난 겨울, 질롱코리아에서 좋은 경험을 하고 온 장진혁이 시범경기에 좋은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여기에 장타를 앞세운 이진영과 빠른 발과 넓은 수비 범위가 장점인 이원석이 이름을 올리고 있다.

채은성, 오그레디, 노수광, 장진혁에 이진영, 이원석, 장운호, 유로결 등이 경쟁을 할 것으로 보이는데, 과연 수베로 감독이 몇 명의 외야 엔트리에, 누구를 염두에 두고 있는지 궁금해지는 대목이다.

최재훈이 버티는 포수 자리는 박상언과 허관회의 백업 구도이다. 현재로서는 수비가 조금 더 안정적인 박상언이 앞서가는 형국이다. 과연 박상언이 백업으로 얼마나 많은 기회를 받을지, 그 기회를 받았을 때 얼마나 좋은 경기력을 선보일지가 백업 경쟁의 결과를 결정지을 것이다.

여정권 대전MBC 프로야구 해설위원(이학박사).
여정권 대전MBC 프로야구 해설위원(이학박사).

카를로스 수베로 감독의 두 번째 시즌인 2022년. 한화이글스는 도약하지 못하고 제자리걸음을 했다. 2023시즌을 위해 한화이글스의 젊은 선수들은 피나는 준비를 시작한다. 2023시즌을 위한 준비과정에서 한화이글스의 선수들은 부상 없이 자신들의 부족함을 채우기 위한 부단한 노력을 하게 될 것이다. 2023시즌의 대반전을 이루기 위한 그들의 노력에 응원을 보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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