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정권의 '야구에 산다!'] 선수 기용의 일관성과 다양한 작전으로 시행착오 줄이는 게 관건

수베로 감독이 한화이글스 유니폼을 입은지 3년차를 맞는 2023 시즌은 어떤 식으로든 지난 2년과 비교할 때 나아지는 모습이 필요한 시점이다. 
수베로 감독이 한화이글스 유니폼을 입은지 3년차를 맞는 2023 시즌은 어떤 식으로든 지난 2년과 비교할 때 나아지는 모습이 필요한 시점이다. 

대한민국 야구 대표팀이 월드베이스볼클래식(이하 WBC)에서 아쉬운 경기력을 보이면서 2023시즌 흥행에 빨간불이 들어왔다.

대한민국 야구 대표팀을 비롯한 한국야구위원회 등 수많은 야구 관계자들은 아마도 2017년 이후 6년 만에 개최되는 WBC에서 4강 이상의 좋은 성적을 거두면 코로나19로 타격을 입었던 프로야구에, 2023시즌을 앞두고 많은 야구팬의 관심이 쏠릴 것이고 이를 계기로 다시 한번 프로야구의 ‘흥행 붐’을 일어날 수 있는 좋은 기회로 큰 기대를 했을 것이다.

하지만, 대한민국 야구 대표팀은 가장 중요했던 호주와의 첫 경기에서 난타전에 끝에 7:8의 패배를 당했고, 어려운 상황에서 만난 한 수 위의 일본에게는 4:13의 충격적인 완패를 당하면서 3회 연속 예선 탈락의 위기를 맞았다.

한 수 아래로 여겼던 체코전 승리로 일단 분위기는 바꿨지만, 오늘(13일) 중국과의 경기에서 승리하더라도 호주가 체코에 승리를 거두면 예선 탈락이 확정된다. 다만, 체코가 호주를 잡아준다면, 한 가닥 희망은 존재한다.

극적으로 8강에 진출하더라도, 쿠바, 대만, 파나마, 네덜란드가 혈전을 벌이고 있는 A조와의 경기에서 승리를 장담하기는 쉽지 않다. 현재 대표팀의 경기력이나 경기 운영 자체가 원활하지 않기 때문이다.

호주와의 안일한(?) 승부가 결국 패배로 연결되면서 최강 일본과의 경기에까지 영향을 주면서 3회 연속 예선 탈락의 위기에 선 대한민국 야구대표팀이다.

과연, 반전이 일어나 기적의 8강 진출이 이루어지고 경기력이 살아나면서 그 이상의 행보를 할 수 있을지 주목해 볼 필요가 있다.

이는 바로 2023 한국프로야구의 흥행과 직결될 수 있는 아주 중요한 문제이기 때문이다.

한화이글스는 미국 애리조나와 일본 오키나와에서 펼쳐진 동계 전지훈련을 마치고 시범경기에 돌입한다. 미국 애리조나에서의 훈련과 네덜란드 평가전 그리고 일본 오키나와에서 있었던 국내 구단과의 평가전을 통해 경기력을 끌어올렸고 좋은 경기 결과로 2023시즌에 대한 기대감을 크게 하고 있다.

한화이글스는 오늘, 3월 13일에 대전에서 기아를 상대로 첫 시범경기를 치르게 된다. 총 14경기를 치르게 되는데, 홈에서 10경기, 원정에서 4경기를 치르는 일정이다. 이동에 큰 부담이 없기 때문에 전지훈련을 통해 드러난 선수들의 기량을 점검하고 마지막 옥석을 가리는 데 초점을 맞출 것으로 보인다.

수베로 감독, ‘이기는 운영’을 위한 선수 기용의 일관성과 시행착오를 줄이는 것이 관건

3년 차에 접어든 수베로 감독은 이제 ‘결과물’을 내야 한다.

사실, 2년 차였던 지난 시즌 수베로 감독은 1년 차 시즌의 적응기를 거쳐 ‘이기는 야구’를 하겠다고 천명한 바 있었다. 하지만, 결과는 1년 차에 비해 더 떨어진 성적으로 최하위를 벗어나지 못했다.

외국인 투수들이 부상으로 연이어 낙마하면서 선발진이 무너졌고 믿었던 토종 에이스 김민우를 비롯한 선발진의 부진, 성장을 기대했던 젊은 선수들의 제자리걸음과 시즌 초반 주전들의 극도의 부진이 겹치면서 수베로 감독의 ‘이기는 야구’는 이루어지지 않았다.

하지만, 수베로 감독은 ‘배수의 진’을 치고 이번 시즌에는 최하위를 벗어나는 것은 물론이고 구단과 팬이 이해할 수 있을 수준의 ‘경기력과 결과물’을 내놔야 한다.

구단은 이를 위해, 단장은 바꿨지만 수베로 감독의 3년 차를 보장하면서 전력 보강에 힘을 썼고 소기의 성과를 거두었다.

경험이 풍부하고 유능한 지도자를 영입했고 취약 지점을 보강할 수 있는 전력을 팀에 보탰으며, 유능한 젊은 선수들의 성장을 위해서 다양한 시도로 경쟁력 있는 팀을 만들고 있다.

이제는 수베로 감독이 시즌에 들어서서 팀 전력을 잘 운영해야 하는 ‘몫’이 남게 됐다.

사실, 수베로 감독은 ‘젊은 유망주를 길러내는 육성전문가’로 인정을 받았으나, 팀을 ‘이기게 하는 운영’에 대한 검증은 딱히 받은 적이 없다. 지난 2년간 감독으로서의 수베로는 ‘전자’에 가까웠다. 하지만, 이번 시즌에는 반드시 ‘후자’가 되어야 한다.

수베로 감독이 승리를 위해, ‘이기는 야구’를 하기 위해서는 몇 가지 시행착오를 반복해서는 안 된다.

첫 번째, 투수진 운용에 있어서 ‘선발진 고정’과 ‘불펜의 로테이션 제한’은 매우 중요하다. 지난 시즌 외국인 투수의 부상으로 어려움을 겪었지만, 이번 시즌에는 외국인 투수 스미스와 페냐가 제대로 가동되고 김민우와 장민재, 남지민, 문동주 등이 나서는 선발진이 고정될 필요가 있다.

아직, 팀의 ‘4-5 선발’이 확정되지 않았다. 시범경기를 통해 수베로 감독이 선발 로테이션을 확정하겠지만, 무엇보다 젊은 선수들의 관리와 베테랑의 조화가 잘 이루어져야 할 것이다. 확정되면 그 선수들에게는 ‘전폭적인 신뢰와 믿음’이 필요할 것이다.

한편, 지난 2년간 수베로 감독의 불펜 운용은 ‘불펜의 로테이션’이었다. 하지만, 이는 경기에서 이기기 위한 불펜 운용이 아니었다. 많은 투수에게 다양한 상황에서의 경험을 하게 하고 크게 무리하지 않으면서 마운드를 이끌었다.

하지만, 이번 시즌에는 지난 2년보다 더 다양해진 불펜진을 ‘이기기 위해’ 활용하며 운용해야 할 것이다. 승부수를 던져야 할 때는 ‘로테이션’이 아닌 ‘강한 불펜’을 투입해서 승리를 쟁취해야 한다는 것이다. 물론, 혹사는 금물이다. 연투나 많은 투구 수를 기록한 투수에게는 충분한 휴식을 줘야 한다. 다만, 승부처에서 때론 연투나 많은 투구 수가 필요할 때도 있다는 이야기다. 수베로 감독의 ‘판단의 몫’이다.

두 번째는 ‘내야 백업’과 ‘외야 주전’의 결정이다. 올 시즌 한화이글스의 내야는 하주석의 이탈로 그야말로 시즌 초반 살얼음을 걷듯이 조심하게 운용될 가능성이 크다.

노시환의 3루, 정은원의 2루, 김인환의 1루와 오선진과 박정현이 지킬 유격수, 여기에 백업 자원의 활용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키플레이어 김태연과 고졸 신인 문현빈의 역할이 클 것으로 보인다. 과연, 수베로 감독이 ‘내야 백업’을 어떻게 활용할 것인지도 궁금해진다. 다만, 필자는 채은성의 영입이 되었기 때문에 젊은 내야 자원의 ‘지명타자 로테이션’은 고이 접어두기를 권고한다.

특히, 노시환과 정은원의 휴식을 위한 ‘지명타자’ 출전은 반대한다. 충분한 휴식을 주려면 확실하게 휴식을 주고 백업의 경험을 쌓게 하면 된다. 하지만 지난 2년은 그렇지 않았다.

채은성과 이명기의 영입으로 외야 경쟁은 더욱 치열해졌다. 하지만, 외국인 타자 오그레디가 지난 시즌의 터크먼처럼 ‘중견수’에 고정되지 않을 것으로 보이기에 과연, 어떻게 외야 자원을 활용할지 궁금해진다.

외야 전부를 커버할 수 있는 장진혁과 장운호가 있고, 중견수가 편한 유로결과 이원석이 있다. 여기에 좌익수가 익숙한 노수광과 이명기도 있다. 우익수는 채은성의 출장이 가능하다. 그렇다면, 오그레디와 채은성의 외야 출장 상황에 따라 외야 자원이 결정될 가능성이 크다.

너무 흔들지 않았으면 좋겠다. 선수들과도 어느 정도의 정보는 공유하면서 출장에 대한 의견도 나눌 필요가 있겠다. 분명한 것은 외야 경쟁에 뛰어든 선수 중 좋은 경기력을 보이는 선수가 반드시 나와야 한다는 것이다.

여기에 변수는, 내야에 있는 고졸 신인 문현빈이다. 문현빈이 외야 수비도 가능한 자원으로 중견수 쪽에서 출장을 타진하고 있는데 개인적으로 문현빈의 외야 출장이 이루어지면 한화이글스의 이번 시즌은 실패로 돌아갈 가능성이 매우 크다는 생각이다.

외야에 있는 자원들이 제대로 된 활약을 하지 못하면서 내야에 있는 문현빈에게까지 기회가 온 것이 분명하기 때문이다.

마지막으로, 전 선수의 경험을 위한 로테이션 출장은 지양해야 한다. 지난 시즌에도 앞선 경기에서 멀티안타를 치거나 홈런을 친 선수가 다음 날 경기에 제외되는 상황들이 종종 있었다. 물론 백업 선수들이라면 이런 상황이 비일비재할 것이다. 하지만, 주전 경쟁을 하는 선수라면 얘기가 달라진다. 좋은 컨디션을 유지할 수 있게 기회를 줘야 했지만, 항상 그렇게 출장이 이루어지지 않은 측면이 있었다.

좋은 흐름을 이어갈 수 있게 선수들의 동기부여에도 관심을 갖고 팀을 운영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또한, 지난 2년간 경기 중 다양한 작전을 비롯해 대타, 대주자, 대수비 등의 경기 개입을 최소화했던 수베로 감독이다. 이제는 이런 경기 개입도 승부처에서 때론 적극적으로 이루어져야 할 것으로 보인다.

2023시즌은 수베로 감독에게도 한화이글스에게도 매우 중요한 시즌이다. 팀 최초의 외국인 감독을 영입하고도 3년 연속 최하위에 머물렀다. 그것도 압도적인 최하위였다. 전력 보강을 이룬 2023시즌이지만 여전히 전력은 최하위권인 것이 분명하다.

하지만, 젊은 선수들의 성장은 그 누구도 가늠할 수 없고 이 선수들의 한계를 아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 지난 2년간의 경험과 시행착오가 이제는 좋은 결과물로 발현될 때가 왔다. 새롭게 영입된 베테랑들과의 조화 속에 젊은 유망주들의 재능이 녹아든다면 한화이글스는 충분히 도약할 수 있을 것이다. 다만, 수베로 감독의 유연한 경기 운영과 선수 운용이 기반이 되어야 할 것이다.

여정권 대전MBC 프로야구 해설위원(이학박사).
여정권 대전MBC 프로야구 해설위원(이학박사).

카를로스 수베로 감독의 두 번째 시즌인 2022년. 한화이글스는 도약하지 못하고 제자리걸음을 했다. 2023시즌을 위해 한화이글스의 젊은 선수들은 피나는 준비를 시작한다. 2023시즌을 위한 준비과정에서 한화이글스의 선수들은 부상 없이 자신들의 부족함을 채우기 위한 부단한 노력을 하게 될 것이다. 2023시즌의 대반전을 이루기 위한 그들의 노력에 응원을 보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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