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정권의 '야구에 산다!'] 김태연, 박정현, 문현빈의 성장과 안정적 활약 큰 기대

한화이글스가 2023 시즌을 위해 미국 애리조나에 이어 일본 오키나와에서 구슬땀을 흘리고 있다. 사진은 미국 애리조나 스프링캠프 당시 모습. 한화이글스 제공
한화이글스가 2023 시즌을 위해 미국 애리조나에 이어 일본 오키나와에서 구슬땀을 흘리고 있다. 사진은 미국 애리조나 스프링캠프 당시 모습. 한화이글스 제공

2023시즌을 맞이하는 야구팬의 자세는 사뭇 진지하다. 우선, 시즌 개막에 앞서 3월 9일 2023 월드베이스볼클래식을 통해 국가대표팀의 경기를 먼저 만나볼 수 있기 때문이다.

대한민국 대표팀은 고척에서의 국내 컨디션 점검을 뒤로 하고, 결전의 장소인 일본으로 떠났다. 일본에 도착한 대한민국 대표팀은 6일 오릭스, 7일 한신과의 평가전을 치른 뒤, 9일 호주와의 월드베이스볼클래식 첫 경기를 맞게 된다.

야수들의 컨디션은 전체적으로 괜찮으나, 투수진의 컨디션에 제 궤도에 오르지 않으면서 이강철 감독의 고심은 계속되고 있다.

한편, 마지막으로 대표팀에 합류한 에드먼도 짧은 훈련이었지만 동료들과 스스럼없이 친해지면서 ‘원팀’을 향한 마음을 고스란히 드러냈다.

2023시즌을 준비하는 한국프로야구 10개 구단은 월드베이스볼클래식을 주시하고 있다. 가장 큰 이유는 두 가지로 정리된다.

첫 번째는 대한민국 대표팀의 ‘경기력과 성적’이다. 국내의 최고 선수들과 메이저리거까지 합류한 상황에서 좋은 경기력으로 기대 이상의 성적을 기대한다. 바로, 2023시즌의 흥행과 직결될 수 있는 중요한 사안이기 때문이다.

두 번째는 대표팀에 합류한 각 구단의 소속 선수들의 ‘건강’이다. 국가대표 선수들은 소속 팀에서 당연히 없어서는 안 될 중요한 선수들이다. 그렇기에 각 구단은 소속 선수들의 일거수일투족에 신경을 쓰지 않을 수 없다. 자칫 부상이라도 당한다면 시즌 구상에 큰 차질을 빚을 수 있기 때문이다.

대한민국 대표팀의 건강과 선전을 기대해본다.

일본 오키나와에서 2차 스프링캠프를 치르고 있는 한화이글스는 1차 스프링캠프의 좋은 분위기를 계속 이어가고 있다. 특히, 국내 팀들과 치른 평가전에서 좋은 경기력으로 이번 시즌에 대한 기대를 점점 부풀리고 있다.

3월 2일 롯데전에서는 접전 끝에 7:8의 패배를 당했지만, 3월 3일에는 우승팀 SSG를 상대로 5:1의 승리를, 3월 5일에는 롯데를 다시 만나 6:4의 짜릿한 승기를 거두었다.

지난 시즌 우승팀 SSG와의 경기에서는 새로운 외국인 투수 스미스가 비공식 경기지만 첫 실전 등판에 나서 2이닝을 무안타 무실점을 기록했다. 투구 수는 13개에 불과했다.

한편, SNS 논란으로 ‘예방 주사’를 맞은 ‘슈퍼 루키’ 김서현도 이날 첫 실전 등판에 나서 1이닝 1안타 1탈삼진 무실점으로 좋은 인상을 남겼다. 투구 수는 10개였다.

3월 5일 롯데전에서는 노시환이 지난 경기에 이어 두 경기 연속 홈런을 기록하면서 지난 시즌 장타에 대한 갈증을 이번 시즌 얼마나 풀려는지 ‘장타 시위’를 이어갔다. 이적생 채은성도 손맛을 보면서 중심타선에서의 힘을 실어줄 기대감을 부풀리게 했다.

2년 차지만 신인왕에 도전하는 문동주는 2이닝 2실점 했지만, 최고 구속이 이미 154km/h에 달할 정도로 좋은 컨디션을 유지하면서 시즌에 대한 기대감을 크게 했다.

한화이글스는 3년 연속 최하위를 기록했다. 이번 시즌을 앞두고 대대적인 전력 보강이 이루어졌지만, 전체적인 뎁스는 상위권 구단에 아직 비할 바는 아니다. 하지만, 젊은 선수들의 성장과 보강된 전력의 조화가 잘 이루어진다면 충분히 좋은 경기력을 낼 가능성은 충분하다.

채은성과 이명기가 합류하면서 ‘변수’가 많이 줄어든 외야의 경우, 경쟁력이 좋아졌고 고만고만한 외야진의 경쟁에서 1-2명의 선수만 평균 이상을 유지해준다면 충분히 좋은 외야진이 갖춰질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하주석이 이탈했지만, 주전이 확실한 내야진은 백업의 중요성이 무엇보다 중요한 시즌이다. 특히, 내야진의 준주전급으로 1군에서 시즌 내내 중용될 가능성이 큰 김태연, 박정현, 문현빈의 성장과 활약은 2023시즌 한화이글스의 경기력에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김태연의 기대치 충족과 박정현의 성장 그리고 다크호스 고졸 신인 문현빈의 적응이 관건

이제 8년 차에 접어든 김태연의 임팩트는 강렬했다. 2016년 신인 드래프트에서 6라운드 전체 59번으로 지명된 김태연은 야탑고를 졸업하는 내야수였다. 6라운드 선발은 즉시 전력감보다는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미래를 위해 선발하는 경우가 많다.

김태연은 2017시즌에 1군 무대를 밟을 수 있었다. 데뷔 경기에서 김태연은 한화이글스의 미래로 점 찍히는 대형 사고를 치고 말았다. 바로 “KBO 역대 최초의 데뷔 첫 타석 초구 홈런”을 때린 것이다. 큰 기대를 걸지 않았던 선수의 반전이었다.

하지만, 그 홈런은 2017시즌 김태연의 첫 안타이자 홈런이었고 마지막 안타이자 홈런이기도 했다. 12경기에 출장했지만, 타율 0.048를 기록하면서 프로의 높은 벽을 실감했다.

더 이상의 성장세를 보이지 못한 김태연은 군 복무를 마치 2021년 후반기에 복귀하면서 본인의 가치를 높이는 대활약을 펼치면서 한화이글스의 내야진을 흔들 선수로 주목받았다.

하지만, 하주석을 중심으로 정은원이 2루에, 김태연의 주 포지션인 3루에는 차세대 거포로 성장시켜야 할 노시환이 기회를 받고 있었다. 김태연의 타격 재능을 아쉽게 생각한 수베로 감독은 김태연의 포지션 변경을 과감하게 추진하게 이른다.

공격력 강화를 위한 한화이글스의 키플레이어였던 김태연은 새로운 포지션인 외야수로 맞이한 2022시즌 지독한 슬럼프에 빠진다. 결국 포지션 변경이 ‘독’이 되면서 수비에서의 부담감이 타격에까지 영향을 주면서 장점마저 사라지고 말았다.

이내 김태연은 다시 내야수로 복귀했지만, 시즌 내내 기대했던 김태연의 모습은 아니었다. 반짝 활약하며 컨디션이 회복된 기간도 있었지만, 팀에게 큰 보탬이 되지는 않았다.

올 시즌 김태연은 지난 시즌 후반기처럼 내야수로 시작한다. 다만, 수베로 감독이 과연 김태연의 역할을 어떻게 한정할지는 지켜봐야 할 것이다.

채은성의 영입으로 노시환, 새롭게 영입된 외국인 타자 오그레디, 김인환으로 이어지는 중심타선이 팀의 타선을 주도할 것으로 보이기에 김태연은 조금 더 부담을 내려놓고 타격에서 자신의 가치를 살릴 기회를 잡아야 한다.

김태연은 주 포지션인 3루와 2루 그리고 간혹 1루를 커버한다. 그중 가장 편한 자리는 3루이다. 하지만, 3루에는 노시환이 버티고 있다. 그래서 김태연의 포지션 변경을 시도했던 것이다. 이번 시즌에도 김태연은 내야 백업 역할을 맡을 것이다. 다만, 어떤 경기력을 보여주느냐에 따라 수베로 감독의 활용 방법은 다양해질 것이다.

김태연의 존재로 거포 유망주 변우혁을 과감하게 기아로 트레이드 했을지도 모른다. 여기에 김태연의 이번 시즌이 중요한 이유는 2021시즌 1차 지명으로 선발한 정민규의 존재다. 정민규는 군 문제 해결을 위해 팀을 떠나 있다. 정민규의 복귀 전에 반드시 자신의 입지를 다져야만 한다. 그게 2023시즌이 되어야 한다.

박정현의 2023시즌은 성장의 갈림길이 될 것이다. 4년 차에 접어든 박정현은 데뷔 시즌인 2020년부터 1군에 얼굴을 내밀었다. 드래프트 8라운드 전체 78번에 뽑힌 박정현의 반전이었다. 2020시즌에 30경기, 2021시즌 33경기, 지난 시즌에는 81경기에 출장했다.

8라운드에 뽑힌 고졸 내야수가 데뷔 시즌부터 1군에서 활약하며 3년 차에는 준주전급으로 올라선 것은 분명 박정현이 가지고 있는 가능성에 지도자들이 화답한 것으로 해석이 될 수 있다. 하지만, 기대 이상의 모습은 분명 아니었다.

박정현은 유격수와 3루수 그리고 1루수 수비도 해낸다. 다재다능하다는 이야기다. 여기에 일발 장타 능력도 보유하고 있다. 하지만, 타격에서는 정확성이, 수비에서는 안정감이 떨어지면서 더 이상의 성장은 이루어지지 않고 있다.

4년 차를 맞는 박정현은 이번 시즌 많은 경기 출장이 예상된다. 하주석의 이탈로 유격수 자리가 공석이기 때문이다. 물론, 오선진으로 영입하면서 급한 불은 껐지만 오선진 하나만으로는 부족한 것이 현실이다. 박정현의 성장과 활약이 반드시 필요한 한화이글스 내야진이다.

박정현이 이번 시즌 일취월장한 모습을 보여준다면, 내야진의 안정과 하위 타선에서의 좋은 모습이 한화이글스의 성적과 직결될 것이다.

박정현의 동생은 KT의 차세대 마무리로 각광받는 투수 박영현이다. 그만큼 박정현은 동생의 존재에 대해서 뿌듯하면서도 형으로서 자존심을 지켜내야 하는 위치에 있다.

여기에 다음에 소개할 고졸 신인 문현빈의 무서운 성장세가 박정현의 자리를 위협하고 있기에 박정현은 이번 시즌 반드시 자신의 가치를 증명해야 한다.

천안북일고를 졸업하고 이번 시즌 합류한 신인 문현빈은 ‘천재’소리를 들었던 선수이다. 온양중학교 시절부터 야구 잘하기로 소문이 났던 선수이다. 북일고에서 기량을 갈고닦았고 청소년대표팀에도 선발이 되는 과정을 거치며 가능성 있는 선수로 거듭났다.

문현빈은 야구도 잘하지만 리더십도 뛰어나 청소년대표팀에서 주장으로 선임되기도 했다. 그만큼 야구를 진정성 있게 바라보고 동료들 사이에서도 신망이 두텁다는 것을 알 수 있는 대목이다.

문현빈은 ‘슈퍼 루키’라 불리는 투수 김서현과 ‘유이’하게 신인으로 미국 스프링캠프에 합류했을 정도로 팀에서 큰 기대를 하고 있다. 손혁 단장과 수베로 감독 그리고 베테랑 내야수 오선진까지 문현빈의 훈련 모습과 성장 과정에 대해서 긍정적인 인터뷰를 쏟아내고 있다.

분명한 것은, 고졸 신인 내야수지만 문현빈에게 ‘특별한 것’을 발견하고 있는 팀 구성원들의 모습이 보인다는 것이다. 문현빈은 유격수와 2루수를 커버할 수 있는데, 문현빈의 성장과 활약은 아마도 기존 내야진의 긴장감을 최고조로 만들 수 있는 가장 큰 요소가 될 것이다.

공, 수 겸장으로 평가받는 문현빈의 프로의 높은 벽을 넘어 1군 무대에 안착할 수 있다면, 한화이글스의 내야진은 강해질 수밖에 없을 것이고 수베로 감독의 선수 운용의 폭은 그만큼 넓어지고 다양해지게 될 것이다.

채은성, 이명기의 영입으로 외야진의 뎁스가 강해진 상황에서 유격수 하주석의 이탈로 믿었던 내야진의 뎁스는 약해지는 불균형이 발생했다.

하지만, 오선진의 영입으로 급한 불을 끈 상황에서 김태연, 박정현, 문현빈의 존재는 한화이글스 내야진이 다시 뎁스를 견고하게 하고 경기력에 보탬이 될 가능성을 높이게 하고 있다.

김태연은 공격력을 극대화해서 팀 공격에 보탬이, 박정현은 오선진과 함께 유격수 자리를 지키며 센터라인을 강하게, 문현빈은 선배들을 긴장시키면서 알토란 같은 활약을 해준다면 한화이글스의 2023시즌 내야 백업 걱정은 하지 않아도 될 것이다.

한화이글스 내야 백업 3인방의 성장과 활약을 기대해본다.

여정권 대전MBC 프로야구 해설위원(이학박사).
여정권 대전MBC 프로야구 해설위원(이학박사).

카를로스 수베로 감독의 두 번째 시즌인 2022년. 한화이글스는 도약하지 못하고 제자리걸음을 했다. 2023시즌을 위해 한화이글스의 젊은 선수들은 피나는 준비를 시작한다. 2023시즌을 위한 준비과정에서 한화이글스의 선수들은 부상 없이 자신들의 부족함을 채우기 위한 부단한 노력을 하게 될 것이다. 2023시즌의 대반전을 이루기 위한 그들의 노력에 응원을 보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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