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 대표 빵 부재로 인한 고민에서 출발... 2021년, 2023년 각각 첫 선
조치원 복숭아, 세종 쌀 등 지역 특산물 활용... 금남면과 보람동서 판매
'경주 황금십원 빵, 통영 꿀 빵, 울진 대게 빵' 등 전국 대표 빵 대열에 오를 지 주목

세종시에서만 살 수 있는 ‘복숭아 빵’(왼쪽)과 ‘한글 빵’이 최근 방문 필수 기념품으로 주목받고 있다.유솔아 기자.
세종시에서만 살 수 있는 ‘복숭아 빵’(왼쪽)과 ‘한글 빵’이 최근 방문 필수 기념품으로 주목받고 있다.유솔아 기자.

[유솔아 기자] 전국 어디서나 각 지역을 상징하는 '대표 빵' 개발이 하나의 트렌드로 자리잡고 있다. 

과거형 기념품을 대체하는가 하면, 지역 관광산업 활성화 매개체로 톡톡한 역할을 하고 있어서다.  

전국 17번째 광역자치단체인 세종특별자치시에는 그동안 마땅한 기념품이 없었다.

이 때문에 방문객들은 주변 지역에 들러 '공주 알밤 빵', '대전 성심당 튀김소보로', '천안 호두과자' 등의 대체 상품을 사가곤 했다. 

출범 11년 차인 2023년 세종시에 변화의 물결이 일고 있다.

세종시에서만 살 수 있는 ‘복숭아 빵’과 ‘한글 빵’이 출시되며 최근 방문 필수 기념품으로 급부상하고 있다. 

금남면 그랜드제빵소에서 만나는 '복숭아 빵'

먼저 조치원 특산품인 복숭아를 본 따 만든 '복숭아 빵'은 금남면 그랜드제빵소의 대표메뉴다. 

지난 2021년 7월 대중에게 처음 선보였고, 지금은 매장 매출액의 30% 가량을 차지할 정도로 인기가 좋다. 

빵 속에는 복숭아 크림이 들어있으며, 그랜드제빵소는 오는 6월 세종시 맞춤형 상품을 새로 선보일 예정이다.

크림에 들어가는 복숭아를 조치원산으로 바꾸고, 복숭아를 활용한 다양한 제빵 제품군도 준비 중이다. 

김소영 그랜드제빵소 대표는 이날 <디트뉴스>와 만나 “대전을 대표하는 빵으로 성심당이 있지만 세종시에는 마땅히 없다”며 “시 대표 상품을 기획하던 중 복숭아를 선택했다. 앞으로 많은 사람들이 지역에 놀러와 복숭아 빵을 사가고, 다른 사람들에게 소개시켜줬으면 한다”고 말했다. 

김소영 그랜드제빵소 대표(왼쪽)와 서영석 세종시한글빵 대표. 유솔아 기자.
김소영 그랜드제빵소 대표(왼쪽)와 서영석 세종시 한글 빵 대표. 유솔아 기자.

한글과 세종대왕 상징 '한글 빵'도 보람동 매장서 첫 선

한글 빵에는 말 그대로 한글이 적혀있다.

앞면에는 ‘세종’을 이루고 있는 한글 자음(ㅅ·ㅈ·ㅇ)과 모음(ㅔ·ㅗ)이, 뒷면에는 세종시 출범 연도를 뜻하는 숫자 ‘2012’가 새겨져있다. 

세종시에서 생산된 쌀로 빵을 만들고, 안에는 조치원 복숭아와 팥, 체다치즈, 슈크림을 넣었다.

지역에서 사진작가 활동하고 있는 서영석 세종시 한글빵 대표는 세종을 대중에게 알리는 방법 중 하나로 특색을 담은 빵 개발을 택했다. 

지난해 11월 기획을 시작해 이달 4일 세종시 보람동 일대 가게를 개업했다. 현재 입소문을 타고 세종시 공직자들과 타지 관광객들이 선물용으로 많이 찾는다.

서 대표는 “각 지역을 다니다보면 특산물이 있지만 세종은 그런 게 없었다”며 “지역을 대표하는 상품을 고민하던 중 세종 쌀과 복숭아, 한글을 활용한 빵을 개발했다. 추후 이응다리(보행교)를 모티브로 한 빵을 선보이겠다”고 밝혔다. 

세종시 '한글 빵과 복숭아 빵'... 전국 각지 명물 빵 대열 합류할까

전국 각지를 가보면, 해당 지역을 상징하는 명물 빵이 하나, 둘 방문객들에게 각인되고 있다. 

경상권에선 '울진 대게 빵'과 '안동 하회 탈빵', '포항 독도 빵', '진해 벚꽃 빵', '경주 신라미소 빵과 황금십원 빵', '울산 고래 빵 및 간절곶해 빵', '통영 꿀 빵', '대구 아프리카 빵', '울릉도 오징어먹물 빵', '안동 사과 빵', '성주 참외 빵' 등이 이름을 올리고 있다. 

전라·제주권에선 '완도 전복 빵', '제주 귤하르방 빵과 갈치 빵, 문어 빵', '고성 공룡 빵', '전주 비빔 빵 및 한옥 빵', '여수 동백 빵', '해남 고구마 빵', '광주 펭귄 빵' 등이 존재감을 보여주고 있다. 

강원권에선 '속초 아바이 오징어 빵 및 치즈단풍 빵, 마늘빵', '인제 황태 빵', '원주 복숭아 빵', '강릉 육쪽마늘 빵', '춘천 감자 빵' 등이 회자되고 있다. 

충청권에선 '논산 딸기빵', '횡성 한우 빵', 경기권에선 '강화 쑥타르트', '양평 연핫도그' 등이 자리잡고 있다. 

세종시 '한글 빵, 복숭아 빵'이 이 같은 틈바구니에서 시그니처 빵으로 자리잡을 수 있을 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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