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충남의 고전인생학]

김충남 강사.
김충남 강사.

요즘 대통령을 비롯한 많은 정치인들이 설화(舌禍)를 당하고 있는 것을 보면 말의 독(毒)이 얼마나 무서운지를 실감케 하네요. 그래서 정치인들에게 있어서의 말은 살리기도 하고 죽이기도 하는 언생언사(言生言死)인가봅니다. 살리기도 하고 죽이기도 하니 말은 제2의 생명아니겠습니까 제일의 생명인 목숨 다루듯이 제2의 생명인 말을 잘 다스려야 화(禍)를 당하지 않게되지요.

말을 다스리는 지혜와 방법을 찾아보기로 하겠습니다.

▲ 병마개와 입, 열어 놓지 마라.

수구여병(守口如甁)이라 했습니다. 입 지키기를 병처럼 하라는 거지요. 병과 입(口)의 공통점이 3가지 있어요.

하나는, 병마개와 입은 열어두지 말고 닫아 두어야 한다는 겁니다. 병마개를 열어두면 물이 쏟아지고 입을 함부로 열면 화를 당하지요.

중국 오대(五代) 시절에 풍도(馮道)라는 사람은 무려 열한 명의 천자를 아무 탈 없이 잇따라 섬긴 이름난 재상이었는데 그 비결은‘말(言)의 다스림’이었지요. 그는 이렇게 말했습니다.

‘입은 재앙이 들어오는 문이요. 혀는 제 몸을 베는 칼이니. 입을 닫고 혀를 깊이 감추어 두면 가는 곳마다 몸이 편안하리라.’하였지요.

물고기는 입에 낚싯바늘이 걸리고 사람의 입에는 재앙이 걸린다고 하였습니다.

말로 인한 재앙을 피하기 위해서는 귀로 말하는 경청(傾聽)과 마음으로 말하는 침묵의 지혜가 필요하지요. 삶의 지혜는 듣는 데서 비롯되고 삶의 후회는 말하는 데서 비롯된다 하였습니다.

▲ 속마음의 말, 비밀의 말 간직하라.

둘, 병의 입을 몸보다 좁게 하여 병에 담긴 물이 한꺼번에 쏟아지지 않도록 하였고 사람의 입을 가슴보다는 작게 하여 가슴에 담은 말을 다 쏟다 내지 않도록 하였지요.

성대를 통해 그대로 입 밖으로 나가는 것은 소리이고 머리와 가슴에서 걸러져 나가는 것은 말이지요. 가슴보다 입이 작은 것은 가슴에 담은 모든 것들 중에 거른 것 만을 입밖으로 내보내라는 뜻이 아니겠어요. 어떤 말을 걸러서 내보내야 할까요. 속마음의 말과 겉마음의 말 중에서 속마음의 말은 걸려서 함부로 내뱉지 말아야 합니다. 왜냐하면 인간은 속물이라 누구나 사랑의 대상은 될 수 있을지언정 믿음의 대상은 될 수 없으니까요. 상대를 믿고 한 흉중(胸中)의 말이 자칫 화(禍)의 씨가 되어 나에게 되돌아 올 수 있지요. 그러므로 속마음의 말은 가슴에 담아 두어서 후회나 화(禍) 되는 일이 없도록 해야 합니다.

옛 사람은 이렇게 말했습니다.‘사람을 만나거든 하고 싶은 말의 십 분의 삼만 말하고 자기의 한 조각 마음까지 다 보이지 말아야 할 것이니, 호랑이의 세 개의 입을 두려워하지 말고 사람의 두 마음을 두려워해야 하니라.’하였죠. 남의 비밀이나 험담의 말은 가슴에 담아두기는 하여도 절대 입 밖으로 내뱉지 말아야 합니다. 믿고 말하였다지만 비밀은 지켜지지 않는 법이어서 도리어 자기에게 화가 돌아오고 상대로부터 신뢰를 잃게 되지요. 무엇보다도‘과연 남의 허물을 말할 만큼 내자신은 떳떳한가’입니다.

▲ 화풀이의 막말, 상처의 말 내뱉지 마라.

셋, 한번 엎지른 병의 물, 다시 주워 담을 수 없듯이 한번 내뱉은 말, 다시 주워 담을 수 없습니다. 엎지른 물 다시 주워 담을 수 없고, 시위 떠난 화살, 다시 돌아오게 할 수 없듯이 한 번 내뱉은 말, 다시 주워 담을 수 없습니다. 자기가 뱉은 말 중에 가장 후회되는 말은 화풀이로 한 막말 입니다. 다시 주워 담을 수도 없지요. 화풀이로 막말을 하고 나면 속은 시원할지는 몰라도 감당할 수 없는 화를 초래합니다. 벌이 성이 나면 침을 쏘지만, 벌은 죽는 것과 같은 것이지요. 그래서 화풀이 막말에도 머리, 가슴으로 거르는 지혜가 필요합니다. 분노가 치밀어 오를 때마다 심호흡을 하고 속으로 하나, 둘, 셋 세면서 자신의 분노를 머리와 가슴으로 거르는 습관을 길러두어야 급박한 상황에서 자기도 모르게 내뱉게 되는 화풀이 막말을 막을 수 있지요.

아무리 화가 나도 상처 주는 막말은 하지 말아야 합니다. 칼에 베인 상처는 아물지만, 말에 베인 상처는 평생 가고, 입술의 30초가 가슴의 30년이 된다 하였지요. 부부간의 막말은 화해를 했다 해도 그 막말은 평생 상처로 남으니 부부간에 평소 말의 예절은 절대 필요합니다.

▲ 말하기 전 걸러야 할 3가지.

삼사일언(三思一言)이라 했습니다. 내가 어떤 말을 하려 할 때 먼저 머리와 가슴에 3가지를 물어본 다음에 하라는 것이죠.

하나, 내가 할 말이 진실의 말인지

둘, 행함과 일치 할 수 있는 말인지

셋, 상대를 배려하는 말인지를 먼저 내 자신에게 물어본 다음 해야 진심 어린 말이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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