옛 백제 왕도 정체성 부각한 여행 코스부터 현지인 맛집까지 '총망라'
부여에 정착한 외지인들의 이야기 담아

‘당신의 발밑에는 피렌체보다 화려한 부여가 있다’ 책 표지. 김다소미 기자. 
‘당신의 발밑에는 피렌체보다 화려한 부여가 있다’ 책 표지. 김다소미 기자. 

[부여=디트뉴스 김다소미 기자] 백제 왕도와 궁남지, 세계유산, 굿뜨래, 카누 등 모두 부여군을 대표할 수 있는 단어들이다. 특히 고대 국가 백제의 옛 수도였다는 사실은 지역민들에겐 큰 자부심이다.

대도시처럼 화려한 야경도 없고, 탁 트인 바다가 없을지라도 ‘부여’를 와본 사람이라면 누구나 느낀다는 그 ‘고즈넉함’이 상당히 매력적으로 다가온다.

지역의 허리를 담당하는 드넓은 ‘백마강’을 중심으로 나름의 강남과 강북도 있는 부여.

이곳의 진짜 ‘찐’ 로컬들의 이야기를 담은 ‘당신의 발밑에는 피렌체보다 화려한 부여가 있다’가 출간됐다.

지난해 방송사 프로듀서 출신의 국제교류 전문가, 디자인 연구자, 예능작가, 사진작가 등이 모여 다섯 가지 관점의 부여 답사 가이드를 담은 책이다.

이 책은 오랜 세월 미의 정수를 이어온 고대 왕국의 마지막 수도이자 미래의 역사가 더욱 확장될 도시 부여가 이탈리아의 명소 피렌체에 견줘도 결코 뒤떨어지지 않는다고 평가한다.

특히 지역 소시민들의 삶을 조명하며 부여가 그들의 마음에 어떻게 자리잡고 있는지를 인터뷰했다. 그런 점에서 볼 때 단순 가이드 책이 아닌, 한 편의 소소한 일기 같은 느낌도 든다.

토박이 부여인들은 저마다 추억을 가지고 오랫동안 이곳에 뿌리내리며 살고 있다. 남들은 교과서에서만 봐온 정림사지, 부소산, 백제금동대향로를 어렸을 적 학교와 친구집을 오가며 소위 ‘발에 치이듯’ 봐온 사람들이다.

고개 들면 집 앞에 국보급 문화재를 볼 수 있는 사람들이 살아온 부여엔 그들의 이야기가 담긴 주막집과 현지인 맛집이 있다.

이 책에선 ‘작고 조용한 부여 안에 담긴 크고 찬란한 부여’라는 소제목을 통해 부여의 역사성을 주목할 뿐 아니라 외국인이나 가족 단위 관광객들에게 맞춤형 부여 여행 코스를 소개한다.

‘규암을 걷다’란 코너에선 작은 면 단위에 카페, 공방 등을 운영하며 터를 잡은 이들을 소개한다.

부여 농산물 브랜드 ‘굿뜨래’에 속한 특산품으로 소박한 밥을 짓는 청년, 오래된 구옥을 손수 고치고 꽃을 심어 명소 카페로 탈바꿈시킨 여사장님까지 외지에서 부여를 찾아 정착한 이들의 이야기도 담겨있다.

‘그곳에 가면 부여의 맛이 있다’ 코너에선 부여의 명물 연꽃빵과 대를 이은 유명 맛집인 ‘장원막국수’는 물론, 간판도 달지 않고 오랫동안 지역민들의 애환을 위로해준 할머니의 ‘주막’까지 ‘현지인’만 안다는 맛집들이 소개됐다. 

느림의 미학이 가득한 부여를 찾고자 한다면 이 책을 읽어보면 도움이 된다. 

저작권자 © 디트NEWS24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