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정권의 '야구에 산다!'] 일탈의 수많은 사례, 김서현의 자성과 진정성 매우 중요한 덕목

한화이글스 김서현.
한화이글스 김서현.

각 구단의 개막전을 향한 발걸음이 빨라지고 있다. 미국과 일본 그리고 호주 등에서 스프링캠프를 진행 중인 프로야구 10개 구단은 올 시즌 성공을 위해 세워진 계획대로 훈련을 소화하고 있다.

올 시즌에는 프로야구 개막 전에 월드베이스볼클래식(이하 WBC)이 개최되기 때문에 대표팀 선수들은 예년보다 빠르게 몸만들기에 들어갔고 컨디션 끌어올리는 시기도 앞당겨야 하기에 더욱 훈련에 매진하고 있다.

대표팀에 발탁된 선수들이 많은 구단은 선수들이 대표팀 합류 전에 체계적인 훈련을 통해 호흡을 맞춰야 하기에 전반적으로 예년에 비해 훈련 일정이 바빠진 상황이다.

최근 약체로 리그 하위권에 머물던 롯데와 한화가 스토브리그에서 전력 보강에 성공했고 7년 연속 한국시리즈 진출의 위업을 달성했던 명가 두산이 9위로 떨어진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라이언킹’ 이승엽을 감독으로 파격 선임하면서 반등을 노리고 있다.

1년 만에 성적이 급락한 삼성은 박진만 감독대행을 감독으로 승격시키면서 다시 도약을 다짐하고 있으며, 좋은 성적에도 불구하고 우승에 목마른 LG는 염경엽 감독을 영입하면서 다시 우승 도전에 나섰다.

2021시즌 우승팀 KT는 이강철 감독의 대표팀 감독 병행의 변수가 있지만, 여전히 우승에 도전할 수 있는 전력이고 지난 시즌 완벽한 우승을 만들어 낸 김원형 감독의 SSG는 2년 연속 우승에 도전한다.

각자의 목표를 가지고 이번 시즌을 준비하는 10개 구단을 바라보는 팬의 시선을 이미 개막전으로 향해 있다. 이런 과정에서 스프링캠프로부터 들려오는 소식들은 팬들의 가슴을 뛰게 할 것이다.

하지만, 스프링캠프에서 자신이 응원하는 팀의 소식이 마냥 팬들의 가슴을 뛰게만 하지는 않는 모양이다. 가슴을 쓸어내리는 소식도 들려오기 때문이다. 주전들의 뜻하지 않은 부상이라든가, 선수들의 예상치 못했던 돌발 행동들에 대한 소식들도 전해지기 때문이다.

3년 연속 최하위를 기록하고 이번 시즌 대대적인 전력 보강을 통해 반전을 노리는 한화이글스가 딱 그런 모습이다. 좋은 분위기에서 스프링캠프를 시작했지만, 이내 팬들의 가슴을 쓸어내리는 소식이 들려왔기 때문이다.

사회 환경 변화와 프로야구 선수의 일탈 행동 그리고 프로야구를 바라보는 시선

1982년 시작된 한국프로야구는 이제 40년을 넘어선 불혹의 나이이다. 그만큼 많은 사건, 사고를 겪으면서 많은 경험도 쌓였고 그에 따른 다양한 보완책도 만들어지면서 성장했다.

또한, 사회 환경이 변화되면서 프로야구 선수들의 세대도 변했고 프로야구 시장도 바뀌었으며, 프로야구를 바라보는 팬들의 시선 또한 많이 변한 것도 사실이다.

프로야구 선수들은 프로야구 팬 뿐 아니라 일반 대중들의 시선을 한 몸에 받는 ‘공인’이 되었으며, 선수들의 일거수일투족이 다양한 미디어를 통해 대중들에게 제공되는 시대가 되었다. 역으로, 구단과 선수들이 적극적으로 미디어를 활용해 자신들을 직접적으로 홍보하고 팬들과 소통하는 게 일반화되었을 정도로 미디어 노출은 피할 수 없는 대세가 된 것이다.

한국프로야구는 한 시즌 벌어지는 144경기, 전 경기가 5개 구장에서 텔레비전을 통해 생중계되고 그 경기를 요약한 하이라이트 프로그램도 이어진다. 각 구장에는 경기 중계를 위한 방송사의 카메라 뿐 아니라 다양한 미디어의 카메라가 선수들을 향하고 있다. 선수들의 행동 하나, 하나가 모두 기록될 수밖에 없는 현장에서 선수들은 뛰고 있다.

공식적인 인터뷰가 아니더라도 경기 중 선수들의 거친 말투, 행동들이 모두 대중에게 노출되기 때문에 선수들은 항상 자신들의 행동에 조심을 기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예상치 못한 비난의 대상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욕설이나 침을 뱉는 행위 등은 여전히 팬들의 시선에 부정적으로 비치고 있다.

프로야구 선수들의 일탈은 다양하게 이루어졌다. 법의 심판을 받는 위중한 일탈부터 팬들의 비난을 받는 조금은 작은 일탈까지 말이다. 과거의 승부조작, 병역비리 등은 프로야구의 근간을 흔들 정도의 위중한 일탈 행동이었다. 다시는 일어나지 않아야 하는 일탈로 프로야구 선수 뿐 아니라 관계자들이 예의주시하고 있는 범법 행위인 것이다.

여기에 음주와 관련된 사건, 사고는 여전히 우리의 주변에서 일어나고 있다. 수많은 사례와 그에 상응하는 징벌과 제재가 이어졌지만, 음주 관련 사건은 끊이지 않고 일어나고 있다. 이는 프로야구 선수들의 ‘책임 의식’ 부족과 사회적 일탈에 대한 무지에서 계속되고 있는 것이 아닌가 하는 판단이 든다.

최근에는 미디어 환경이 변하면서 ‘SNS’를 통한 일탈 행동이 빈번하게 벌어지고 있다. 앞서 언급했듯이 프로야구 선수는 많은 대중에게 노출된 ‘공인’이라는 인식을 가진 채 생활해야 하는데 아무리 개인의 사적인 공간이라고 하더라도 ‘공인’의 신분을 망각한 일탈이 빈번하게 벌어지고 있다.

이와 관련하여, 과거 두산의 투수 임태훈은 선수 생활을 그만두게 되었고, KT의 장성우는 법의 판단을 받아야 했다. 최근에는 삼성의 신동수가 개인의 SNS에 무차별적인 비난한 글이 발각되면서 방출되는 제재를 받았다.

한화이글스도 SNS와 관련하여 홍역을 앓았던 적이 있다. 지난 2017년 외야 유망주였던 김원석이 자신의 SNS에 무차별적인 비난의 글을 올린 것이 발각되면서 프로야구 전반에 큰 이슈를 던지면서 결국 방출의 철퇴를 맞은 바 있다. 그 이후로 각 구단은 이와 관련된 교육을 강화하고 선수들을 관리했지만, 한계가 있었고 크고 작은 사건들은 지속적으로 일어났다.

김서현의 ‘자성과 진정성’ 있는 자세 필요, ‘주홍글씨’, ‘문제아 낙인’은 신중해야

한화이글스의 고졸 신인 김서현은 2023시즌 신인 드래프트 전체 1순위로 한화이글스에 지명된 ‘슈퍼 루키’이다. 신인 중 ‘유이’하게 스프링캠프 명단에 포함되었으며, 2022시즌 1차 지명자인 문동주와 더불어 한화이글스의 부활을 이끌 선수로 많은 관심이 집중된 선수였다.

스프링캠프지인 애리조나에서 김서현에 대한 기대는 높아졌고 첫 실전 피칭에서 김서현은 그 기대를 만족하게 하는 모습을 보였다. 3년 연속 최하위를 기록했던 팀에서 대대적인 전력 보강을 한 후, 시작된 스프링캠프에서 고졸 신인 김서현의 좋은 모습은 분명 팀 분위기에 반전을 꾀할 수 있는 여지를 만들어 준 장면이었다.

하지만, ‘호사다마’라고 했을까, 희망과 칭찬 일색의 모습에서 한순간에 나락으로 떨어진 김서현이었다. 개인 SNS 부계정에 지난달 서산 신인 훈련 기간 올렸던 코치, 팬을 향한 욕설이 담긴 소위 ‘뒷담화’ 게시물이 공개되면서 논란이 된 것이다.

구단은 사실관계를 확인하고 즉시, 김서현을 훈련에서 배제했다. 김서현은 휴식을 제외하고 3일 동안 훈련에 참여할 수 없었으며, 벌금도 내는 제재를 받았다. 하지만, 이런 물리적인 제재보다 김서현에게 돌아간 가장 큰 제재는 ‘팬들의 실망과 미디어의 돌변한 모습’이었을 것이다.

칭찬 일색이었던 미디어는 김서현의 일탈 행동에 초점을 맞춰 수많은 기사를 양산했고 팬들은 팀을 구원할 ‘슈퍼 루키’에서 팀을 망치는 ‘배신자’, ‘문제아’로 인식하기 시작했다.

3일간의 ‘훈련 배제’ 제재를 끝내고 팀 훈련에 복귀하면서 김서현은 고개를 숙였다. 자신이 할 수 있는 모든 표현을 토해내며 사과와 용서를 구했다. 물론, 김서현의 일탈이 반인륜적이나 반사회적으로 지탄 받을만한 게시물은 아니었지만, 분명 그 게시물로 인해 실망, 배신 그리고 상처를 받은 대상이 있기에 김서현의 잘못은 분명하고 진정성 있는 사과와 용서의 과정은 매우 중요했다.

김서현은 그렇게 팀 훈련에 복귀할 수 있었다. 하지만, 어쩌면 김서현의 시련은 지금부터일지 모른다. 이제 갓 프로에 들어와 첫 스프링캠프에 참여한 고졸 신인 김서현이 현재 상황을 극복하는 게 쉽지 않을 수 있다.

김서현은 이제 그의 실력을 논외로 많은 대중의 관심을 받게 될 것이다. 일거수일투족에 더 많은 관심이 집중될 것이고 자칫 잘못된 행동이 나온다면 그 비난은 더 커질 것이다. 김서현에게 대중들이 들이대는 기준과 잣대는 더 높아졌을 것이기 때문이다. 김서현의 시련이 지금부터일지 모른다는 이유이다.

김서현은 프로에 갓 들어온 신인이다. 많은 선배와 구단 관계자들이 잘 보살펴 주면서 관리해줄 필요가 있다. 선수이기 전에 아직 ‘어린 어른’이기 때문이다. 또한, 지속적인 교육과 지도가 필요하고 인성을 다듬을 수 있는 프로그램도 도입해야 한다. 이는 비단, 김서현에게만 해당하는 것은 아니다. 전례가 있지만, 계속 사건, 사고들이 이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필자는 2016년 대전시티즌(현, 대전하나시티즌) 구단의 의뢰를 받아, 대전시티즌 산하 유스팀(유성중학교, 충남기계공업고등학교) 선수들에게 “리더십과 선수의 윤리(도덕) 그리고 필요성”이라는 주제로 강의를 한 경험이 있다.

필자는 이때 선수들에게 “이미 대중들에게 축구선수로 인식되어 있기에 지금부터 자기 관리를 철저하게 해야 함”을 강조했고 “‘공인’으로서의 삶 또한 준비해야 한다.”는 내용과 함께 ‘개인 SNS’의 위험성에 대한 조언을 한 바 있다.

이번 사건을 계기로, 한화이글스 뿐 아니라 다른 구단에서도 선수들 관리에 더 신경을 쓰게 될 것이다. 단발성의 교육과 지도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끊임없이 선수들 관리에 집중해야 할 필요가 있겠다. 단, 그럼에도 이런 사안이 발생한다면 그 책임은 선수 본인이 질 수밖에 없다. 그들은 ‘프로’니까.

김서현은 프로 데뷔도 하기 전에 큰 홍역을 치렀다. 김서현은 이를 계기로 성숙한 선수로 거듭날 필요가 있다. 본인의 실수에 대한 ‘사과’가 진정성 있게 대중에게 받아들여져야 많은 팬이 다시 김서현을 응원하게 될 것이다. 이는, 더 이상의 사건, 사고 없이 실력으로 증명을 하면 되는 것이다. 김서현 스스로 위기의식을 느끼고 변화되지 않으면 안 된다.

마지막으로, 한 번의 실수로 갓 데뷔하는 신인이 ‘문제아’로 낙인찍히거나 주홍글씨가 새겨진다면 너무 가혹한 일이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해본다. 다시 새롭게 시작한 김서현을 지켜보면서 응원을 하는 것도 우리가 해야 할 일이라는 생각이다.

여정권 대전MBC 프로야구 해설위원(이학박사).
여정권 대전MBC 프로야구 해설위원(이학박사).

카를로스 수베로 감독의 두 번째 시즌인 2022년. 한화이글스는 도약하지 못하고 제자리걸음을 했다. 2023시즌을 위해 한화이글스의 젊은 선수들은 피나는 준비를 시작한다. 2023시즌을 위한 준비과정에서 한화이글스의 선수들은 부상 없이 자신들의 부족함을 채우기 위한 부단한 노력을 하게 될 것이다. 2023시즌의 대반전을 이루기 위한 그들의 노력에 응원을 보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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