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득이심리상담센터 박경은 철학박사(심리학 전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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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길동은 자주 과거에 자신이 잘못 결정한 것에 대한 후회를 하고 자책을 자주 한다. 그런 일상이 결국 자신을 힘들게 만들었고, 우울증과 무기력증을 유발하게 되었다. 충분히 잘 살아왔는데, 홍길동은 그렇게 살지 못했던 과거가 자신을 괴롭히고 있는 것을 알면서도 생각이 멈춰지지 않는다고 했다. 과거 일로 속상해 하는 사람에게 이렇게 말한다. “과거 일은 과거의 홍길동에게 물어보라. 그리고 현재 일은 현재의 홍길동에게 물어보라.” 이 말은 과거와 현재 그리고 내일의 ‘나’는 똑같지 않음을 의미한다.  

쉬운 예로, 「10년 동안 A는 B를 너무 좋아했고, B도 자신을 좋아해 주는 A를 좋아했다. 그래서 A와 B는 누가 어떤 의견을 내거나 설령 기분 나쁜 말을 하더라도 무조건 좋다고 했다. 10년 지난 후, 둘 사이에서 삐그덕 소리가 내기 시작했다. B가 A를 조정하고 통제당하고 있다는 것을 다른 사람을 통해서 알게 되었다. A는 도무지 믿을 수가 없어서 힘든 날들을 보냈고, 그 뒤로 B가 보낸 문자들을 재확인하는 과정에서 명령조의 언어, 지시어 등 모든 일정을 B가 결정을 내렸고, A는 그저 너무 좋아서 따르기만 했다는 것을 알았다. B는 다른 단체에서 조정하고 통제하려다가 자기 맘대로 되지 않아서 모임에서 탈퇴당한 경우가 여러 번 있었다고 했다. A와 B는 감정싸움이 시작되었고, 진실을 의심하는 불신덩어리가 된 채로 결별을 했다. 그 후 10년이란 세월이 지나 우연히 만나게 되었고, A와 B는 서로 너무 기쁘고 반가워서 다시 연락을 주고받게 되었다. 그런 과정에서 B의 문자에서 강한 명령조의 언어를 접하면서 과거의 일이 떠올랐다. 그래서 A는 과거의 기억으로 스스로 고통을 받고 있다. 결국 A는 B에게 연락을 하지 않았다.」

A가 고통 받는 이유는 간단하다. 과거의 일이 소화되지 않았다는 것이다. B의 행동이 무엇이 진실인지도 확인하지 못한 채 그동안의 만남이 가식이라고 믿었고, 자신이 너무나 모욕적이고, 억울해서 용서가 되지 않았던 과거가 떠올라서 불면증에 시달리기 시작했다. 연락을 하지 않는 채 3년이란 세월이 지났는데도 A는 자주 후회하고 반성한다. 자신이 잘못 생각할 수도 있는데, B를 너무 나쁘게 말했다는 것에 무척이나 괴로워했다. 특히 끝까지 B를 믿지 못하고 욕을 한 것에 대해 죄책감으로 많이 시달려야 했다. 

우리는 자주 전체를 보지 못하면서 마치 전체를 알고 있는 것처럼 말을 한다. 그것을 마치 진실로 착각하는 것이다. 여기에는 편견, 선입견, 긍정·부정적 평가, 편협한 판단 등의 엄청난 오류가 있다. “과거 일은 과거의 홍길동에게 물어보라. 그리고 현재 일은 현재의 홍길동에게 물어보라.”라는 말의 의미는 그 때는 그 상황에 맞게 자신이 에너지를 쏟은 것이고, 지금은 지금 상황에 맞게 대처하는 기술적인 방법이 다를 뿐이다. 

A와 B의 사례처럼 더 다양한 일들은 너무나 많다. 하루에도 수십 번의 선택을 해야 하는 생활 속에서 우리는 언제든지 후회를 하게 된다. ‘그 때 이렇게만 하지 않았더라면.……’. 이제는 선택하지 못한 것에 후회나 자책에서 벗어나야 한다. 또한 그 선택이 잘못된 선택이었다고 믿지 않아야 한다. 그 상황에서 최선을 다했음을 스스로 인정해 줘야 하고 스스로 위로해 줘야 과거의 불편함에서 벗어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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