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정권의 '야구에 산다!'] 외국인 투수 기대, 선발과 불펜 제 역할하면 반등 성공

2023 시즌 한화이글스 선발 3명. 페냐와 스미스, 김민우. 이들의 활약 여부에 따라 한화 성적이 판가름될 가능성이 크다는 점에서 에이스다운 모습을 기대한다.
2023 시즌 한화이글스 선발 3명. 페냐와 스미스, 김민우. 이들의 활약 여부에 따라 한화 성적이 판가름될 가능성이 크다는 점에서 에이스다운 모습을 기대한다.

프로야구 선수에게 1월은 휴식 기간이다. 구단마다 전지훈련을 앞두고 프런트는 준비에 여념이 없고 프로야구 선수들은 몸만들기에 돌입하는 시기이다.

특히, 최근에는 프로야구 선수들이 과거와는 다르게 본인의 몸이 곧 재산이라는 인식이 심어지면서 너도나도 몸 관리에 최선의 노력을 한다.

FA 제도가 정착하고 활성화되면서 선수 생활을 오래 하면 큰돈을 만질 수 있는 기회가 얼마든지 찾아올 수 있기에 많은 선수가 본인의 몸 관리에 신경을 쓰고 있다.

앞서 언급한 ‘비활동기간’인 휴식 기간도 마찬가지다. 과거에는 이 기간에 많은 시간을 가족들과 보내거나 그동안 하지 못했던 개인의 취미 활동을 하거나 즐기는 데 투자하는 경우가 많았다.

하지만, 시대가 변했다. 이제는 선수 스스로가 ‘비활동기간’을 활용해 본인의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 부단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체력 관리 뿐 아니라 자신의 부족한 부분을 채우기 위해 개인 훈련에 열을 올린다. 때론, 훈련의 능률을 높이기 위해 선, 후배들이 삼삼오오 함께 운동하기도 한다.

아직 프로에 적응하기 어려운 신인 선수들은 구단의 보살핌이 필요하다. 프로에 적응하는 단계를 거치면서 함께 훈련하는 프로그램을 구단이 만들어 제공하기도 한다. 이때, 지도자의 역할이나 강압은 없다. ‘비활동기간’이기 때문이다. 프로선수답게 철저하게 스스로 운동을 하는 것이다.

이런 자율적인 분위기가 결국 본인의 밝은 미래 뿐 아니라 팀의 경쟁력도 강화될 것이고 이런 문화가 정착이 된다면, 정말 프로선수다운 경기력을 선보일 수 있게 될 것이다.

한화이글스 선수들도 본격적인 전지훈련에 앞서 개인 훈련에 여념이 없다. 신인 선수들은 구단의 프로그램에 따라 프로에 적응하는 한편, 기존의 선수들은 본인의 상태에 맞게 맞춤형 훈련을 하면서 전지훈련 합류 시기를 기다리고 있다.

한화이글스는 이번 시즌 반드시 반등이 필요하다. 야구는 ‘투수 놀음’이라는 표현이 있을 정도로 투수의 역량이 승부에 큰 영향을 준다. 그만큼 투수력이 강하면 강팀으로 군림하고 우승할 가능성이 커진다. 물론, 투, 타의 밸런스가 중요하지만, 투수력이 중요하다는 것을 의미한다.

그런 의미에서, 이번 시즌 반등을 노리는 한화이글스에게 투수력은 매우 중요한 전력이다. 2023시즌 한화이글스의 투수진 전력을 들여다보는 시간을 가지려 한다. ‘변수’를 최소화하고 ‘상수’를 최대한 만들어내야 하는 것이 한화이글스의 최대 목표가 될 것이다.

외국인 원, 투 펀치와 토종 에이스의 활약 그리고 4, 5선발의 분전 필요

한 시즌을 치르기 위해서는 기본적으로 다섯 명의 선발로 로테이션을 가져간다. 때론, 6선발을 활용하는 경우가 있지만, 흔한 상황은 아니다. 모든 구단이 그리는 최상의 시나리오는 한 시즌을 다섯 명의 선발 투수로 운영하는 것이다.

하지만, 144경기를 치르면서 수많은 ‘변수’가 도래하기 때문에 감독은 선발로 뛸 수 있는 자원은 최대 8명까지도 준비시키는 경우가 많다. 약한 전력의 팀은 한 시즌에 10명 이상의 선발 자원이 투입되는 경우도 있다. 바로 한화이글스가 그랬다. 그만큼 선발 전력이 안정적이지 못했다는 방증이다.

한화이글스가 반등하기 위해서는 첫 번째로 선발 로테이션이 안정화가 이루어져야 한다. 다섯 명의 선발이 30경기씩 등판한다면 150경기가 된다. 한 시즌은 144경기, 즉, 29-30경기를 다섯 명이 차례대로 등판할 수 있다면 최상의 그림이 된다. 하지만, 불가능에 가깝다.

에이스를 포함해 다섯 명의 선발 중 세 자리에서 30경기 출장이 된다면 현실적인 최상의 시나리오가 될 것이다. 여기에 4, 5선발 자리에서 50경기 정도를 책임져 주면 한 시즌 선발 로테이션은 완벽하게 운영할 수 있게 된다.

5선발 체제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외국인 투수가 맡아줘야 하는 원, 투 펀치이다. 외국인 투수 두 명이 30경기 정도 책임지면서 최소 10승, 최대 15승, 170이닝 이상을 던져주면 그 어떤 팀과 승부를 겨뤄도 밀지지 않을 것이다.

여기에 토종 에이스가 원, 투 펀치에 조금 못 미치는 활약을 해주면서 10승을 거둘 수 있다면 충분한 경쟁력이 생기고, 4, 5선발을 3-4명이 책임지면서 15승 정도 거둔다면 선발진으로서는 최고의 퍼포먼스가 될 수 있는 계산이 나온다.

이를 한화이글스에 적용해본다면, 1선발이 확실한 버치 스미스와 2선발 펠릭스 페냐가 15승에 가까운 성적을 올려주고 토종 에이스로 3선발이 확정적인 김민우가 2021시즌처럼 14승은 아니더라도 10승 이상의 성적을 올리는 피칭을 해준다면 선발 싸움이 가능해진다.

여기에 지난 시즌 팀 내 최다승을 기록한 장민재와 트레이드로 이적해 온 ‘파이어볼러’ 한승혁이 선발 자리에서 10승 언저리, 첫 번째 선발 풀시즌에 도전하는 남지민과 아직은 관리가 필요한 문동주 역시, 둘이 합쳐서 10승 언저리를 해줄 수 있다면, 선발이 60승에 가까운 승수를 기록하게 된다.

꿈같은 이야기일 수 있으나, 가을야구에 진출하고 우승을 다투는 강팀으로 올라서기 위해서는 선발진이 이 정도의 퍼포먼스는 보여주면서 계산이 서는 야구를 할 수 있게 해줘야 한다.

불안감은 있다. 아쉬움도 있다. 다섯 명의 선발 자리에 나설 일곱 명의 선수를 나열했지만, ‘상수’로 인정할만한 선수가 없기 때문이다. 아직은 모든 선수를 ‘변수’로 봐야 한다. 전지훈련을 통해 이 ‘변수’를 얼마나 ‘상수’로 바꿀 수 있느냐가 한화이글스 반등의 열쇠가 될 것이다.

양적으로 풍부해진 불펜진, 질적으로 얼마나 경쟁력을 선보이느냐가 관건

한화이글스의 불펜진은 그나마 경쟁력이 있다. 선발진이 워낙 약했기 때문에 불펜진에 과부하가 걸리면서 최고의 경기력을 보이지 못한 부분이 있다. 여기에 보직이 고정되지 않으면서 원활한 로테이션이 이루어지지 않은 측면도 있었다.

하지만, 2023시즌에는 불펜진의 경쟁력이 지난 시즌보다는 나아질 것으로 보인다. 양적으로는 확실히 좋아졌고, 과연 얼마나 ‘질’적으로 얼마나 경쟁력을 보여줄 수 있느냐가 관건이 될 것이다.

불펜진의 핵심은 젊은 선수들이다. 지난 시즌 기복은 있었지만, 팀 내 최다 홀드 신기록을 세우면서 커리어하이 시즌을 보낸 좌완 김범수가 선두주자다. 여기에 데뷔 2년 동안 솔리드한 모습을 보였지만 지난 시즌 주춤했던 사이드암 강재민이 항저우 아시안게임 대표팀 승선을 노리면서 절치부심하고 있다.

올 시즌을 기대하게 만드는 천군만마는 군에서 돌아온 박상원이다. 신인 시절부터 불펜에서 핵심 역할을 해냈던 박상원이 더욱 강해져 돌아왔다. 복귀 후, 무거웠던 어깨가 가벼워지면서 더 빠른 공을 던졌고 올 시즌에 대한 기대를 크게 했다.

이 세 선수가 2023시즌 불펜의 핵심이다. 좌완, 사이드, 우완으로 유형의 다양함도 갖췄다.

여기에 베테랑과 젊은 유망주들의 힘이 보태질 수 있다. 베테랑은 바로 정우람과 장시환 그리고 이태양이다. 한화이글스의 수호신 정우람은 부상과 에이징커브로 부진한 모습을 보였지만, 올 시즌 부활을 노린다. 수베로 감독이 정우람을 좌완 불펜으로 보직 변경해 적재적소에 활용한다면 아직은 충분한 경쟁력을 가질 수 있을 것이다. 또한, FA 계약에 성공한 장시환도 빠른 공과 낙차 큰 변화구를 앞세워 불펜에서 좋은 역할을 해줄 수 있을 것이다.

한편, 선발로도 활용이 가능한 이태양은 롱맨으로 충분한 경쟁력을 보여줄 것으로 보인다. 아마도, 수베로 감독이 불펜에서 가장 활용이 수월한 선수가 이태양일지도 모른다. 그만큼 상황에 맞게 다양한 경험을 보유한 선수가 바로 이태양이기 때문이다.

여기에 젊은 유망주들이 불펜에서 힘을 보탠다. 바로, 지난 시즌 혜성과 같이 나타난 독립리그 출신의 윤산흠과 국가대표로 좋은 성장세를 보인 김규연이 주인공이다. 140km/h 후반의 빠른 공을 던지는 두 우완 ‘파이어볼러’는 아직 경험이 부족하지만, 충분히 1군 무대에서 통할 수 있음을 지난 시즌 보여주었기 때문에 이번 시즌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2023시즌 한화이글스 불펜의 ‘키플레이어’는 고졸 신인 김서현이 될 전망이다. 드래프트 전체 1순위를 자랑하는 김서현은 본인 스스로가 불펜을 선호하고 있고 코칭스태프도 아직 최종 결정을 내리지는 못했지만, 선수의 의견을 최대한 반영하기로 결정한 듯한 분위기다.

150km/h 이상의 빠른 공을 던지는 김서현이 프로 무대에 빠르게 적응해 연착륙할 수 있다면 한화이글스의 불펜은 강해지면서 지각변동을 일으킬 수 있게 된다. 바로 마무리를 누가 맡을 것인가에 대한 해답을 내릴 수 있게 되기 때문이다.

당장 김서현이 마무리를 맡기는 어렵겠지만, 적응과 활약 여부에 따라 충분히 기존의 마무리 후보인 선배들에게 도전장을 던질 수 있을 것이다. 이런 상황이 되면 한화이글스의 불펜은 더욱 강해질 수밖에 없을 것이다.

그동안 한화이글스의 불펜을 지켰던 김종수, 주현상도 빠질 수 없는 자원들이다. 여기에 지난 시즌 선발로 아쉬움을 남겼던 윤대경이 다시 불펜으로 복귀하면서 한화이글스의 불펜 자원은 더욱 풍성해졌다. 지난 2년간 불펜에서 좋은 모습을 보였던 윤호솔이 채은성의 보상선수로 LG로 떠났지만, 큰 타격을 줄 정도는 아니라는 생각이다.

김범수, 강재민, 박상원, 정우람, 장시환, 이태양, 김서현, 김종수, 주현상, 윤대경까지 언급한 선수만 10명이다. 여기에 선발 다섯 명이 포함되고 선발에서 이탈한 두 명까지 염두해둔다면, 당장 1군에서 활약이 가능한 선수가 17명이라는 계산이다.

수베로 감독은 지난 시즌 투수 엔트리를 13-14명 정도로 운영했다. 위에 언급한 선수 중 3-4명은 1군에서 뛸 수 없다는 이야기다. 그만큼 경쟁이 심해진 한화이글스의 투수진이고 이런 경쟁은 좋은 경기력으로 이어질 것이 자명하다.

여기에 퓨쳐스에서 호시탐탐 1군 무대를 노리는 박윤철, 한승주 등의 젊은 유망주들까지 포함하면 한화이글스의 투수진은 확실히 양적으로 풍부해졌음을 확인할 수 있다. 이제 관건은 실전에서 얼마나 수준 높은 경기력을 보여주며 질적인 성장까지 함께 이루어질 수 있느냐는 것이다. 이제는 그럴 시기가 됐다.

1군의 로사도 코치를 중심으로 새롭게 영입된 박승민 코치와 이동걸 코칭 퍼포먼스 코치 그리고 최원호 퓨쳐스 감독까지 투수 육성에 일가견이 있는 지도자들의 역량이 빛을 발할 시점이 바로 이번 전지훈련과 2023시즌이 되기를 기대한다. 여기에 손혁 단장의 영향력도 무시할 수 없을 전망이기에 한화이글스 투수들의 성장에 더 큰 기대를 하게 된다.

한화이글스 투수진의 성장과 안정은 한화이글스가 가을야구에 진출하고 강팀으로 가는 데 가장 큰 원동력이 될 것이다.

여정권 대전MBC 프로야구 해설위원(이학박사).
여정권 대전MBC 프로야구 해설위원(이학박사).

카를로스 수베로 감독의 두 번째 시즌인 2022년. 한화이글스는 도약하지 못하고 제자리걸음을 했다. 2023시즌을 위해 한화이글스의 젊은 선수들은 피나는 준비를 시작한다. 2023시즌을 위한 준비과정에서 한화이글스의 선수들은 부상 없이 자신들의 부족함을 채우기 위한 부단한 노력을 하게 될 것이다. 2023시즌의 대반전을 이루기 위한 그들의 노력에 응원을 보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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