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정권의 '야구에 산다!'] 외국인 선수 영입 마무리, 광폭 행보 벌인 스토브리그 효과는?

2023 시즌 한화이글스 유니폼을 입고 뛰게 될 선수들. 왼쪽부터 페냐, 스미스, 오그레디. 
2023 시즌 한화이글스 유니폼을 입고 뛰게 될 선수들. 왼쪽부터 페냐, 스미스, 오그레디. 

2022년도 이제는 1주일밖에 남지 않았다. 실질적으로 프로야구는 시즌이 빠르면 10월, 늦어도 11월 초에는 마무리가 되기 때문에 사실상 12월부터는 다음 시즌을 위한 본격적인 준비 기간으로 볼 수 있다. 어쩌면 벌써 2023년을 달리고 있는 프로야구 관계자들일 것이다.

2022년은 SSG랜더스의 완벽한 시즌이었다. 프로야구 최초의 ‘와이어 투 와이어’ 우승을 달성했기 때문이다. ‘언더독’으로 평가받은 키움의 투혼과 탄탄한 전력의 LG의 저력도 이번 시즌을 지켜보는 재미였다.

전통의 명가 두산 베어스의 몰락으로 선장 김태형 감독이 현장을 떠났으나 ‘라이언 킹’ 이승엽을 감독으로 영입하는 파격적인 행보 속에 반등을 준비하고 있다.

만년 하위권에 있는 롯데와 한화의 스토브리그 광폭 행보는 내년 시즌의 예측을 어렵게 하고 있다. 성민규 단장과 손혁 단장이라는 선수 출신 단장들의 적극적인 움직임이 과연 내년 시즌 어떤 결과를 만들어낼지 사뭇 궁금해진다.

양의지를 비롯한 박동원, 유강남, 박세혁 등의 포수 FA의 대대적인 이동이 있었고 알짜 FA들이 좋은 계약으로 새로운 팀에 입성했다.

좋은 활약을 보였던 외국인 선수들은 당연히 합당한 대우를 받으며 재계약의 환희를 맛봤고 팀에 부담을 안겼던 외국인 선수들은 집으로 향해야 했다. 반면, 새로운 외국인 선수들은 내년 시즌에 대한 희망찬 기대를 안고 한국행을 택했다.

3년 연속 최하위를 기록한 한화이글스는 그야말로 내년 시즌에 사활을 걸었다. 신임 단장 손혁의 진두지휘 아래, 적극적인 움직임을 보이면서 전력 보강에 전력을 쏟았다. 그 결과, 외부 FA 세 명을 영입하는 성과를 올렸고 두 명의 새로운 외국인 선수를 영입하는 결과가 있었다.

특히, 한화이글스는 리그에서 검증을 끝낸 베테랑 지도자들을 영입하면서 젊은 선수들의 성장을 돕기 위한 초석을 마련했다. 리빌딩 기조를 유지하면서 결과를 만들어내겠다는 의지의 표현이라고 할 수 있겠다. 이례적이자 파격적인 최원호 퓨처스 감독과의 3년 계약도 같은 맥락으로 해석할 수 있겠다.

롯데와 함께 가장 적극적인 행보를 보인 한화이글스의 스토브리그는 아직 끝나지 않았다. 하지만, 외국인 선수의 영입 마무리와 함께 내년 시즌을 향한 한화이글스의 스토브리그 결산을 해볼 필요가 있겠다.

과연, 외국인 선수의 영입을 포함한 한화이글스의 스토브리그 효과는 어느 정도의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을지 한번 검토해볼 가치가 있을 것이다.

‘파이어볼러’와 ‘파워히터’ 영입한 외국인 선수 조합, 전력에 큰 도움이 될 듯

한화이글스는 지난 시즌 모두 네 명의 외국인 투수를 영입했다. 하지만, 마지막까지 시즌을 함께 마무리한 외국이 투수는 한 명도 없었다. 모두 부상으로 전력에서 이탈했기 때문이다. 그만큼 한화이글스는 힘겨운 마운드 싸움을 할 수밖에 없었다.

3년 연속 최하위를 기록한 한화이글스에게 외국인 선발 투수 두 명의 활약은 매우 중요하다. 2021시즌의 준수한 활약을 바탕으로 한 단계 더 도약할 것으로 예상했던 킹험과 카펜터와의 재계약이 이를 말해준다.

하지만, 두 선수는 개막 한 달도 되지 않아 부상으로 전력에서 이탈했고 복귀까지는 오랜 시간이, 복귀 후에는 다시 부상이 재발하며 팀을 떠났다. 뒤늦게 팀에 합류한 라미레즈는 반짝 활약을 보였지만 이내 한계를 보였고 부상과 함께 팀에 보탬이 되지 못했다.

네 번째 외국인 투수였던 펠릭스 페냐는 처음에 적응에 애를 먹었으나 점점 리그에 적응하면서 본인의 장점을 잘 보여줬다. 하지만, 불의의 얼굴 부상으로 역시 팀을 떠나게 되었다. 페냐는 막판 활약으로 보류선수에 묶였고 한화이글스는 리그에 적응한 페냐와 재계약을 맺으면서 안전장치를 만들었다.

페냐와 재계약을 하면서 한화이글스는 1선발로 에이스 역할을 해줄 수 있는 선수가 필요했다. SSG의 폰트, LG의 켈리, 키움의 요키시, 삼성의 뷰캐넌, NC의 루친스키처럼 굳건한 1선발이자 에이스가 제일 필요한 한화이글스였다.

한화이글스의 선택은 버치 스미스였다. 일본 리그를 뛰면서 아시아 야구를 경험했다는 것과 최고 155km/h의 빠른 공을 기본적으로 던질 수 있다는 장점이 크게 부각 되었다. 잦은 부상에 대한 리스크를 안고 있다는 게 부담으로 작용했지만, 철저한 메디컬 테스트와 다양한 경로를 통한 확인으로 버치 스미스에 대한 계약이 이루어졌다.

‘하이 리스크 하이 리턴’이라는 뼈아픈 결과가 올 수도 있지만, 손혁 단장은 에이스 역할을 해줄 수 있는 선수가 필요한 팀 상황을 누구보다 잘 인지한 상황에서 철저한 검토를 거쳐 스미스에게 신규 외국인 선수 영입 최대 금액인 100만 달러를 안기며 영입을 최종 확정했다.

한편, 재계약의 기로에 섰던 외국인 타자 터크먼과는 계약이 불발되면서 총액 90만 달러 규모로 브라이언 오그레디를 새로운 외국인 타자로 영입했다.

전 경기에 출장하면서 외야를 지탱했던 터크먼과의 이별은 아쉽지만, 일본 무대에서 장타력을 선보였던 오그레디의 파괴력에 좋은 점수를 준 것으로 보인다. 스미스와 더불어 아시아 야구에 대한 적응도 충분할 것으로 보이는 것도 하나의 장점으로 볼 수 있겠다. 다만, 터크먼과 비교해서 수비나 주루에서는 떨어지는 수준으로 평가를 받고 있다.

한화이글스에게 외국인 선수 세 명의 활약은 절실하다. 그런 의미에서 100만 달러에 계약한 1선발 버치 스미스의 무난한 적응과 부상 없는 꾸준한 활약은 매우 중요하다. 페냐는 2선발로서 지난 시즌에 이은 활약이면 선발 마운드에 큰 보탬이 될 수 있을 것이다.

여기에 오그레디의 장타 본능은 파괴력 부족의 한화이글스 타선에 큰 힘이 될 것으로 보인다. 한화이글스에게는 컨택 보다는 장타와 결정타를 쳐줄 수 있는 외국인 타자가 필요하기 때문이다.

베테랑 지도자와 FA 영입 젊은 선수 성장 도모와 전력 보강, 외국인 선수 시너지 필요

한화이글스는 이번 시즌을 3년 연속 최하위로 끝내면서 수베로 감독의 거취에 많은 이목이 쏠렸다. 하지만, 수베로 감독의 3년 차 시즌을 보장하면서 새로운 지도자 영입에 열을 올렸다.

새로운 지도자들은 대부분 리그 내에서 검증을 마친 베테랑 지도자들이었다. 이대진 수석 코치를 비롯한 김성갑 잔류군 총괄 코치, 김정민 1군 베터리 코치, 박승민 1군 불펜 코치가 그 주인공들이다.

기존의 외국인 코치들과 시너지 효과를 기대해 볼 필요가 있겠고 경험이 부족한 젊은 코치들에게는 좋은 멘토가 돼서 선수들 지도에 큰 효과를 볼 것으로 기대가 된다.

아쉬움이 있다면, 워싱턴 코치가 떠난 타격 파트 쪽에 지도자 보강이 이루어지지 않았다는 것이다. 김남형, 박윤 코치 체제로 1군에서 지도가 이루어지고 있지만, 두 코치 모두 경험이 많지 않고 젊은 선수들도 아직 본인들의 확고한 타격 철학을 갖고 있지 않기 때문에 좋을 때는 상관없지만 좋지 않을 때 위기를 극복하는 부분에 있어서 어려움이 노출됐기 때문이다.

이제 2년 차에 접어드는 김남형, 박윤 타격 코치가 지난 1년을 거울삼아 각 선수의 장, 단점을 잘 파악해서 선수들의 타격 성장에 도움을 줄 수 있어야 한다. 장점은 살리고 단점은 최대한 지울 수 있는 그런 지도가 필요할 것이다.

장시환의 잔류, 채은성, 이태양, 오선진의 영입은 한화이글스의 내년 시즌을 기대하게 만드는 장면이다. 장시환은 불펜에서 위력적인 공을 던지고 베테랑으로 정우람과 함께 젊은 투수들을 이끌 수 있는 선수이기에 반드시 필요한 자원이었다.

채은성은 한화이글스의 가장 부족한 부분을 채워줄 수 있는 선수로서 부족함이 없는 자원이었는데 한화이글스의 적극적인 구애로 이글스의 유니폼을 입게 되었다. 이태양과 오선진은 친정팀으로의 복귀가 극적으로 이루어진 선수들이었다.

무엇보다 이 세 선수는 한화이글스의 가장 가려운 곳을 긁어줄 수 있는 카드로 맞춤형 영입으로 평가를 받는다. 채은성은 휑하디휑한 오디션 천국이었던 외야와 경험이 부족한 중심 타선에 든든한 버팀목이 될 줄 것으로 기대가 된다. 채은성에게 바라는 것은 신생팀 KT에서의 유한준과 같은 역할이다.

묵묵하게 후배들을 이끌면서 외야 한자리를 든든하게 지켜주고 중심 타선에서는 젊은 선수들에게 노하우를 전수하면서 클러치 능력을 보여주는 것, 바로 채은성의 역할이다.

어렵게 프로선수를 시작했고 소위 ‘눈물 젖은 빵’을 먹어본 채은성의 경험과 1군에서 꾸준함은 한화이글스 젊은 선수들에게 충분히 이식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터크먼 대신 오그레디를 선택한 한화이글스는 오그레디가 터크먼보다는 중견수 수비가 떨어진다는 평가가 나오는 상황에서 오그레디를 코너 외야수로 세우면서 수비에 대한 부담을 줄여주고 중견수에 국내 선수에게 기회를 줄 수도 있을 것이다.

채은성이 영입되면서 외야에 다양한 카드를 맞출 수 있는 상황이 된 것은 분명하다. 외야수에 기회를 받을 수 있는 자원은 많이 보유하고 있다. 베테랑 노수광을 비롯해서 질롱코리아에서 경험을 쌓은 장진혁과 이원석 그리고 유상빈, 여기에 이번 2차 선수단에 파견되는 이진영과 권광민도 후보군에 있고 기대주 유로결도 대기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태양은 SSG에서 선발과 불펜으로 활약했다. 물론, 한화이글스에서도 그랬다. 중요한 것은 SSG에서 우승을 경험했다는 것이다. 시즌 내내 강팀으로 군림하면서 어떻게 팀이 움직이고 승리를 어떻게 만들어내는 것인지에 대한 과정을 누구보다 가까이서 경험을 한 것은 매우 중요한 자신이 되었다.

하주석의 이탈로 무주공산이 된 유격수 자리를 메우기 위해 영입한 오선진은 입단 당시 기대했던 오선진의 모습을 이제 보여줘야 하지 않을까 하는 기대가 된다. 물론, 이도윤, 박정현의 젊은 후배들과의 경쟁을 이겨야 한다는 부담이 있겠으나 베테랑으로서의 책임감이 더 클 것으로 보인다.

여정권 대전MBC 프로야구 해설위원(이학박사).
여정권 대전MBC 프로야구 해설위원(이학박사).

카를로스 수베로 감독의 두 번째 시즌인 2022년. 한화이글스는 도약하지 못하고 제자리걸음을 했다. 2023시즌을 위해 한화이글스의 젊은 선수들은 피나는 준비를 시작한다. 2023시즌을 위한 준비과정에서 한화이글스의 선수들은 부상 없이 자신들의 부족함을 채우기 위한 부단한 노력을 하게 될 것이다. 2023시즌의 대반전을 이루기 위한 그들의 노력에 응원을 보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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