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정권의 '야구에 산다!'] 외국인 투수 영입 완료, ‘파이어볼러’ 전성시대 열면 반등

2023 시즌 한화이글스 마운드를 책임지게 될 선발 투수들. 왼쪽부터 페냐 스미스 문동주.
2023 시즌 한화이글스 마운드를 책임지게 될 선발 투수들. 왼쪽부터 페냐 스미스 문동주.

‘스토브리그’가 시끄럽다. 이보다 더 완벽할 수 없었던 ‘와이어 투 와이어’ 우승을 차지한 SSG가 내년 시즌을 준비하는 가장 중요한 시점에, 가장 핵심 역할을 해야 하는 단장이 사퇴하면서 내홍에 휩싸였다.

완벽한 우승을 이끈 단장이 사퇴하면서 구단 내 불미스러운 일들이 ‘비선 실세’ 논란으로까지 확대되면서 많은 팬의 공분을 사고 있다. 전폭적인 지원과 지지로 ‘소통왕’으로 불리며 팀 우승에 혁혁한 공을 세웠던 구단주가 일방적 소통으로 일관하는 자세를 보이는 것도 논란을 증폭시키는 원인이 되고 있다.

이번 사안이 어떻게 마무리될지 지켜봐야겠지만, 더 이상의 논란으로 확대되지 않기를 바랄 뿐이다. 정상적인 구단 운영이 이루어질 때 선진구단으로 발돋움할 수 있다는 단순한 진리를 깨닫는 시간이 되기를 바란다.

한편, 한화이글스는 호주리그에 참여하고 있는 질롱코리아에 2차 선수단을 파견하기로 하고 젊은 선수들의 성장과 경험 쌓기를 이어나가고 있다.

1차로 파견되어 현재 활약하고 있는 김재영, 이승관, 정이황, 박상언, 박정현, 장진혁, 유상빈, 이원석은 이번 주까지 일정을 소화하고 돌아올 예정이고 2차 선수단은 다음 주 호주로 향할 것으로 보인다.

이번 2차 선수단에는 투수 박윤철, 오세훈, 양경모, 포수 허관회, 내야수 김태연, 외야수 이진영, 권광민 등 총 7명이 포함되었다. 특히, 오세훈과 양경모를 제외한 나머지 선수들은 내년 시즌 한화이글스에서 주전 경쟁을 벌일 수 있는 후보군으로 이번 기회를 바탕으로 많은 성장이 이루어져야 하는 선수들로 구성되었다.

광폭 행보를 벌이고 있는 이번 ‘스토브리그’의 주인공인 박찬혁 대표이사와 손혁 단장도 호주에서 선수들을 격려하는 한편, 젊은 선수들의 성장을 도모하기 위해 다양한 방법을 마련하는 데 많은 힘을 기울이고 있다.

한화이글스는 올 시즌 대체 선수로 유니폼을 입었던 투수 펠릭스 페냐와 재계약을 체결하고 에이스 역할을 맡길 수 있는 버치 스미스를 100만 달러에 영입하면서 외국인 투수 구성을 마무리했다.

‘파이어볼러’ 수집으로 반등 노리는 한화, 제 역할 해준다면 한화이글스 투수진 탄탄

‘파이어볼러’는 흔히 빠른 공을 던지는 투수를 일컫는다. 빠른 공이라 하면 적어도 150km/h 이상을 던져야 ‘파이어볼러’라는 칭호를 달 수 있을 것이다.

최근에는 젊은 선수들의 신체조건과 본인에 맞는 투구 매커니즘 연구로 인한 구속 상승으로 150km/h 이상을 던지는 투수도 나오곤 있으나, 현시점에서의 ‘파이어볼러’의 기준은 150km/h 정도면 충분할 것이다.

물론, 이 또한 ‘평속’과 ‘최고 구속’으로 구분한다면, 또 다른 기준점이 제시되겠지만, 우리가 흔히 말하는 ‘최고 구속’ 150km/h에 ‘평속’은 140km/h 후반대가 유지되면 충분히 ‘파이어볼러’라고 칭해도 큰 무리는 없을 것으로 보인다.

우리 야구 수준이 높아지고 앞서 언급한 젊은 선수들의 신체조건 성장과 과학적 연구 기반에 따른 구속 상승은 앞으로도 꾸준하게 이어질 것으로 보이는 가운데, 각 팀은 ‘파이어볼러’를 보유하는 데 애를 쓰고 있다. 빠른 공을 던질 수 있는 유망주에 대한 관리와 감독 그리고 지도도 빼놓지 않고 시도하고 있다.

흔히 현장에서는 ‘빠른 공’이 우선이냐, ‘제구력’이 먼저냐 하는 케케묵은 논란이 아직도 이어지고 있지만, ‘빠른 공’에 대한 기대감은 여전히 감출 수 없는 부분이다.

부상으로 주춤하지만, 당대 최고의 투수라고 볼 수 있는 토론토의 류현진도 최고 구속 150km/h에 달하는 강속구를 던졌고, 기아의 양현종, SSG의 김광현 등 국가대표로서 국제대회에서 좋은 성적과 함께 빅리그 경험을 쌓은 베테랑들도 ‘파이어볼러’에 포함될 수 있는 구속을 지녔었다. 여기에 이들은 ‘제구’까지 갖췄으니 최고의 선수 반열에 오를 수밖에 없었던 것은 어쩌면 당연한 일일 것이다.

한화이글스의 손혁 단장은 투수 파트에서 지도자로서 나름 경쟁력을 갖춘 인물이었다. 지난 1년 동안 전력강화코디네이터로서 ‘빠른 공’ 투수에 대한 경기력을 끌어올리기 위한 노력을 기울였으나, 눈에 띄는 성과는 아직 없었다.

하지만, 지난 시즌 문동주에 이어 이번 시즌을 앞두고 서울고 김서현을 지명하면서 한화이글스의 ‘파이어볼러’ 수집과 육성 그리고 성장은 점점 가시화되고 있다. 여기에 기아로부터 무려 변우혁이라는 우타 거포 유망주를 내주면서 ‘만년 유망주’인 ‘파이어볼러’ 한승혁을 영입하면서 그 기조를 이어가고 있다. 최근에는 LG에서 방출된 류원석을 테스트 끝에 영입하면서 ‘파이어볼러’ 모으기는 계속되고 있다.

한화이글스에는 전력에 보탬이 될 수 있는 투수 중 ‘파이어볼러’로 분류될 수 있는 선수들이 꽤 있다. 우선 이번 FA 시장에서 자신의 가치를 인정받고 팀에 잔류한 장시환도 베테랑이지만 ‘빠른 공’을 무기로 내세우는 투수다.

여기에 이번 시즌 후반기에 군에서 복귀한 우완 불펜 박상원도 ‘빠른 공’을 가진 투수로, 오히려 군 복귀 이후, 예전보다 구속 상승을 가져오면서 150km/h를 심심찮게 던지는 모습을 보이면서 내년 시즌에 대한 기대를 부풀려주었다.

앞서, 언급한 문동주, 김서현과 더불어 젊은 ‘영건 3인방’으로 칭할 수 있는 남지민은 올 시즌 구속 상승을 통해 선발 투수로서 자질을 보여주고 자신의 역량을 발휘하면서 차세대 선발 투수로 자리매김할 수 있는 토대를 마련하는 데 성공했다.

한화이글스는 문동주와 함께 전략적으로 선택했던 세광고 출신의 박준영도 ‘파이어볼러’의 범주 안에 드는 투수이기에 젊은 선수들의 성장만 이루어진다면 ‘파이어볼러’ 전성시대도 기대해볼 만한 상황이 됐다.

특히, 올 시즌 뒤늦게 1군 무대에서 자신의 가치를 보여준 문동주가 1군 무대에서 선발 투수로서 기대대로 연착륙할 수 있다면, 어느 구단과 비교해도 부러울 것이 없게 된다. 여기에 고졸 신인이지만 당찬 전체 1순위 김서현이 불펜이나 마무리 쪽에서 기대대로 자신의 역량을 보여준다면 그야말로 젊은 ‘파이어볼러’ 성공시대가 열리는 것도 시간문제일 것이다.

앞서 언급했듯이 ‘빠른 공’만이 능사는 아니다. 그에 따른 ‘제구’가 동반되지 않으면 큰 의미가 없다는 것을 수많은 ‘볼만 빠른 파이어볼러’들로 확인한 바 있다.

하지만, 문동주와 김서현은 또래 투수 중에 한 단계 높은 퍼포먼스를 보여준 유망주들이기 때문에 류현진, 김광현, 양현종 등의 베테랑 뒤를 이을 가능성이 누구보다 크다. 그렇기에 한화이글스의 희망은 커질 수밖에 없을 것이다. 올 시즌 선발 투수로 가능성을 보여준 남지민도 후배들과 함께 올 시즌 경험을 바탕으로 내년 시즌 한 단계 올라선 모습을 보여준다면 한화이글스의 마운드는 ‘젊고 빠름’이 넘쳐나게 될 것이다.

여기에, 기존의 장시환과 박상원이 자신들의 가치를 불펜에서 보여준다면 상당한 경쟁력을 가질 수 있게 될 것이다. 다만, 트레이드로 영입한 한승혁은 분명 ‘파이어볼러’로서의 가치가 충분한 선수지만, 아직은 ‘볼만 빠른 파이어볼러’라는 선입견이 강한 선수이다. 아직, 제구가 완벽하지 않고 기복이 심하기 때문에 이를 극복하는 게 가장 선결과제가 될 것이다. 이는 LG에서 방출 후, 영입한 류원석도 마찬가지가 될 것이다.

만약, 한승혁과 류원석이 투수 조련에 일가견이 있는 손혁 단장이나 최원호 퓨처스 감독 그리고 박승민 투수 코치의 영향을 받아 제대로 된 ‘파이어볼러’로 다시 태어난다면 한화이글스의 마운드는 말 그대로 ‘빠른 공’ 투수들이 대세를 이루고 팀을 이끌어 나갈 수 있게 될 것이다.

한승혁은 선발과 불펜, 류원석은 불펜에서 큰 역할도 감당할 수 있는 자원이기 때문에 전체적으로 투수 뎁스가 약한 한화이글스에게 이 두 선수의 온전한 활약은 큰 기대감을 갖게 만들고 있다.

이런 분위기에서, 한화이글스는 올 시즌 대체 선수로 활약한 페냐와 재계약을 체결했는데 페냐 역시 150km/h에 빠른 공을 가진 투수고, 에이스로 점찍고 영입한 버치 스미스는 최고 구속 155km/h에 달한다. 즉, 두 외국인 투수 또한 ‘파이어볼러’로서 기대치가 큰 선수를 영입한 것이다.

이들과 함께 남지민, 문동주가 선발에서 ‘파이어볼러’로서 좋은 모습을 보이고 140km/h대 중후반의 공을 꾸준히 던지는 김민우가 토종 에이스로 중심을 잡아주면 한화이글스의 선발진은 탄탄해질 수밖에 없을 것이다.

여기에, 장시환과 박상원의 기존 멤버에 한승혁, 류원석 그리고 김서현이 합류하는 불펜에도 ‘파이어볼러’들의 활약이 기대대로 이어진다면 수베로 감독의 불펜 운영은 한결 수월해질 수밖에 없을 것이다.

지금 필자가 언급하는 ‘파이어볼러’들은 공교롭게도 내년 시즌 한화이글스 투수진에 핵심 역할을 해줘야 하는 선수들이다. 단지, 볼이 빨라서 언급하는 게 아니라 이들의 활약이 기본적으로 이루어져야 한화이글스가 반등할 수 있는 여지가 생긴다는 것을 강조하고 싶다.

선발진에 영건 남지민과 문동주, 불펜에 베테랑 장시환을 축으로 박상원 그리고 실패를 맛봤던 한승혁, 신예 김서현의 활약이 반드시 필요한 한화이글스의 마운드 상황이다. 이들 ‘파이어볼러’가 투수진 각 파트에서 본인들의 역량을 발휘하고 가치를 높인다면 내년 시즌 한화이글스 반등의 시간이 올 확률은 점점 높아질 것이다.

더 이상의 연습은 없다. 이제는 실전이다.
더 이상의 패배는 없다. 이제는 승리를 위해서 뛰어야 한다.
더 이상의 실패할 자유는 없다. 이제는 실패에 대한 책임을 져야 한다.

여정권 대전MBC 프로야구 해설위원(이학박사).
여정권 대전MBC 프로야구 해설위원(이학박사).

카를로스 수베로 감독의 두 번째 시즌인 2022년. 한화이글스는 도약하지 못하고 제자리걸음을 했다. 2023시즌을 위해 한화이글스의 젊은 선수들은 피나는 준비를 시작한다. 2023시즌을 위한 준비과정에서 한화이글스의 선수들은 부상 없이 자신들의 부족함을 채우기 위한 부단한 노력을 하게 될 것이다. 2023시즌의 대반전을 이루기 위한 그들의 노력에 응원을 보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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