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경은의 힐링에세이]

가득이심리상담센터 박경은 철학박사(심리학 전공)
가득이심리상담센터 박경은 철학박사(심리학 전공)

‘당연함’은 왜 욕망의 친정집인가? 당연함은 욕구를 충족시켜주는 것 이상으로 욕망을 꿈꾸게 한다. 그 욕망은 자신의 삶뿐만 아니라 타인의 삶까지도 피폐해지게 하는 ‘암흑의 연기’와 같다. 

남녀가 데이트를 하는 과정 중에 식당을 가거나 카페를 갈 때, 여행을 갈 때 돈을 지불하게 되는데 이것을 ‘데이트비용’이라고 흔히 말한다. 이때 사용되는 데이트비용은 보통 남성이 많이 지출하거나 비용의 많은 부분을 담당하는 경우가 많다. 때론 반대로 경제력이 여성에게 있다고 볼 때는 경우는 달라진다. 이것은 사회적인 흐름에 따라 조금은 변해가고 있다. 요즘에는 각각 반반 비용을 내는 경우들을 흔히 볼 수 있다. 때론 비용을 내는 것을 애정과 비례하고도 말한다. 즉 애정을 더 많은 갖고 있는 사람이 더 많이 지불하는 경우가 많다. 이런 과정에서도 받는 것을 당연하게 여기다 보면 그 관계는 오래 지속하기는 어렵게 된다. 

현재 50대, 60대 세대인 경우엔 보통 남성들이 데이트비용을 거의 냈었다. 때론 돈을 내지 못하는 상황에서는 자존심이 상하여 만나는 것조차도 거부하거나 카드빚을 지는 경우까지 있었다. 남성이 돈을 내는 것이 당연시되는 그런 생각보다 때론 여성도 낼 수 있다는 사실을 알아야 하고, 그것이 당연시되는 문제가 아니여야 한다. 

<당연하다>고 말했던 것들에 대해서 나열해 보자. 

부모는 자녀 뒷바라지를 위해 희생한 것은 당연해. 돈이 없어도 자녀가 원한다면 부모가 뭐든 해 주는 것은 당연해. 그렇지 않다면 왜 낳은거야. 월급을 받았으면 회사를 위해서 충성해야 하는 것은 당연해. 생일날이고 결혼기념일이면 선물도 주고 여행도 가는 것은 당연해. 돈을 좀 더 버는 사람이 밥을 사는 것은 당연해. 그동안 도움을 받았으면 이 정도는 봉사해주는 것은 당연해. 당연하다고 생각하는 것들을 나열하면 끝이 없다. 

<당연함과 반대>되는 ‘감사함’에 대해 나열해 보자.
부모가 이렇게까지 해 준 것만 해도 넘치고 고마운 일이지. 월급을 줬지만 성실하게 일해주니 정말 감사한 일이지. 생일날 잊고 있었는데 기억해 주니 참 고마운 일지. 등 넘치고 넘친 것도 감사할 일이다. 

‘당연함’은 때론 자신이 이미 형성되어 있는 생활양식 속에서의 패턴일 경우도 있고 때로는 상대방으로부터 애정을 통한 배려를 받으면서 당연함에 익숙해지는 경우도 있다. ‘당연함’이 존재하게 된 동기가 전자이든 후자이든 상관없이 당연함은 욕망을 키우게 된다. 

자신 안의 욕망이 있다고 생각한다면 ‘당연함’이란 집을 살펴보고 보수할 필요가 있다. 필요해 따라서는 없애는 것도 방법이다. 자신의 욕망 안에는 자신의 결핍으로 인하여 채워지지 못한 부분들을 타인으로부터 채우고 싶어하는지도 모른다. 마음이 악하게 사용하는 사람은 그것을 알면서 악용하기도 하지만 대부분은 ‘타인을 통해 자신의 결핍을 채워야지’라는 생각을 하면서 행하지는 않는다. 이것은 자신의 결핍을 모르기 때문에 오히려 타인에게 상처를 입히게 된다는 것을 의미한다. 상처를 주고 싶어서 주는 것이 아니기에, 그러지 않기 위해서는 자신의 결핍을 탐색하고 주어진 매 순간을 감사함으로 삶의 생활양식을 바꿔야만 한다. 

 

저작권자 © 디트NEWS24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