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산품 애용!’ 예전에는 국민적 구호였다. 품질은 좀 떨어지더라도 국산품을 쓰는 것이 부족한 외화 유출을 막고 국내 산업을 육성하는 길이라 여겼다. ‘애국심’과 동의어였다. 요즘은 외제물품을 사용하는데 주위의 시선을 의식하지 않는다. 국산품의 품목이 다양하고 품질 또한 좋아졌기 때문이다. 오히려 ‘국산’임을 강조하는 경향이다.

이제 외제 물품을 자유롭게 구할 수 있고 구입통로도 다양하다. 필요한 외제 물품을 외국 여행 때나 인터넷을 활용하여 직접 구매하기도 한다. 더욱이 코로나19이후 외국여행이 줄어들고, 인터넷 활용이 활발함에 따라 해외직구는 늘어나는 추세다.

국내 소비자가 외국의 온라인 쇼핑몰을 통하여 물품을 해외에서 직접 구매하는 것을 ‘해외직구’라고 한다. 해외 직구는, 널리 물품을 고를 수 있고 국내에서 구입하는 것이 비하여 가격이 저렴하다는 인식에서 출발한다. 국내에서는 구하기 어려운 물건이나 최신 트렌드 제품을 찾을 때도 해외직구에 눈길이 가게 된다.

해외 직구방식에는 해외온라인쇼핑몰에서 직접 주문, 결제하고 국내로 배송 받는 방식인 ‘직접 배송’, 쇼핑몰에 소개된 해외제품을 바로 주문하는 방식인 ‘구매대행’이 있다. 이밖에 배송대행 서비스를 이용하여 배송 받는 방식인 ‘배송대행’이 있다.

해외직구는, 소비자가 필요한 물품을 편리하고 저렴하게 구입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반면 주의하여야 할 점도 없지 않다. 한국소비자원의 자료를 중심으로 알아본다.

먼저 자칫 위해식품을 구입하는 경우다. 해외직구 제품은 정식 수입 통관제품과 달리 안전기준 적합 여부 검사를 받지 않는다. 따라서 식품은 건강과 직접적인 관련이 있는 만큼 주의가 필요하다. 최근 외모 관리, 체중감량 등에 관한 관심이 커지면서 다이어트 식품의 인기가 높은 가운데, 우리나라에서는 식품에 사용 금지된 변비치료제 성분(센노사이드)이 함유된 제품이 구매대행으로 유통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인터넷 쇼핑몰에서 유통되는 다이어트 식품 중에 센나 잎을 원료로 사용한다고 표기한 22개 제품 중 19개 제품을 해외 구매대행으로 구입할 수 있었다는 것이다.

가기천 전 서산부시장, 수필가
가기천 전 서산부시장, 수필가

해외직구 할 때 주의하여야 할 식품을 알아보려면, ‘식품안전나라’-‘위해‧예방’-‘해외직구식품 올(ALL)바로’를 통해 확인할 수 있다. 해외직구 제품으로 피해를 본 경우, 판매 사이트의 주소가 국내이면 7일 이내에는 청약 철회(구매 취소)가 가능하고, 해결이 어려운 경우 1372소비자상담센터에서 상담 받을 수 있다.

해외직구로 물품을 구입하면 저렴한 가격으로 살 수 있을 것이라고 인식할 수 있으나 그렇지 않은 경우가 있다. 그 가운데 하나가 골프용품이다. 요즘 골프 인구가 급증하면서 해외직구로 골프용품을 구입하는 소비자가 늘고 있다. 한국소비자원의 조사에 따르면 주요 골프용품 5개 품목 중 소비자 선호도가 높은 13개 브랜드 24개 제품의 국내 가격과 해외직구 가격을 조사한 결과 18개 제품은 국내 구매가 더 저렴했다. 다만 품목별 브랜드 및 제품에 따라 해외 구매가 유리한 경우가 있으므로 구매 시 꼼꼼하게 비교할 필요가 있다.

해외 직구 제품을 구입할 때는 국내 A/S가 가능한지, 용이하게 할 수 있는지를 미리 살펴야 한다. 해외 브랜드 노트북 판매량이 늘어나면서 관련 소비자 피해도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소비자원에 접수된 피해구제 신청 중 제조사 확인이 가능한 796건을 분석한 결과 해외브랜드는 529건(66.5%), 국내 브랜드는 267건(33.5%)으로 해외제품 피해가 국내 제품보다 약 2배였다.

따라서 소비자는 구입하기 전에 A/S정책이나 품질 보증기간, 수리비용 등을 확인, 비교해 보고 구매하여야 하여야 한다. 제품 수령 시에는 주문한 제품이 맞는지 미리 확인하고 포장을 개봉하여야 하며, 제품이상으로 점검 또는 수리가 필요한 경우 근거를 확보하여 사업자에게 알린 후 공식 수리업체에서 수리 받을 것을 당부했다.

일반적으로 해외직구 물품 구매 시 주의사항을 단계별로 알아본다. 먼저 거래 전에는, 한정 수량, 한정 기간, 파격적인 가격 조건 등의 광고를 보고 성급히 구매하지 않아야 하고, 판매자의 사업자 정보, 교환‧반품‧환불 절차 등을 확인하며, 구매 후기 등을 검색하여 믿을 수 있는 판매자와 거래해야 한다.

거래 단계에서는, 원‧달러 환율을 고려하고 관세, 부가세, 배송대행료 등 추가 비용을 포함한 최종 구매가를 국내 구입가격과 꼼꼼히 비교하여야 한다. 배송현황을 수시로 확인하여 문제발생에 신속히 대응하여야 한다. 판매자에 의해 일방적으로 주문이 취소되는 경우가 있는데, 이때 발생하는 시간적, 금전적 기회비용은 보상받기 어려운 점도 알아둘 필요가 있다.

거래 대금 지불은 계좌이체나 송금을 하지 말고 꼭 신용카드나 체크카드를 사용해야 한다. 사업자 연락 두절, 오‧배송, 배송지연 등의 소비자 피해 발생 시 거래 내역, 사진 등 입증자료를 구비하여 결제 방법에 따라 신용카드사의 ‘차지백 서비스’ 또는 ‘페이팔 분쟁 해결센터’에 ‘분쟁 및 클레임’을 제기할 수 있기 때문이다.

해외 직구 물품 구입은 해외 브랜드 물품을 편리하고 저렴하게 구입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한편 이러한 이점을 최대한 살리되 예기치 않은 피해를 막으려면 미리 꼼꼼히 살피고 주의를 기울일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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