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정권의 '야구에 산다!'] 젊은 선수들의 성장을 위한 지속적인 노력이 결실 맺어야

한화이글스 젊은 선수들이 연령별 국가대표에서 활약한 데 이어 질롱코리아에도 많은 선수들이 참가해 실전경험을 쌓는다. 한화이글스 제공
한화이글스 젊은 선수들이 연령별 국가대표에서 활약한 데 이어 질롱코리아에도 많은 선수들이 참가해 실전경험을 쌓는다. 한화이글스 제공

2023시즌을 향한 각 구단의 잰걸음이 시작됐다. 가을야구를 끝으로 본격적인 스토브리그가 시작됐는데, 각 구단은 마무리 훈련을 통해 젊은 선수들과 신인들의 기량을 점검하고 있을 뿐 아니라 새로운 지도자들의 영입과 선수단 정리 작업에 한창이다.

내년 시즌을 위한 전력 보강을 위해 각 구단이 방출한 선수를 다시 한번 살펴보고 본격적으로 열린 ‘FA 시장’에서 과연 우리 팀에 최적의 조합인 선수가 누구인지를 가늠하면서 경쟁 구단과의 눈치작전에 들어갔다.

내부 FA가 많은 팀은 우선 내부 FA 계약에 신경을 쓰고 본격적으로 외부에 눈을 돌릴 계획일 것이다. 과연, 올 스토브리그에서 어떤 ‘FA 행보’가 일어날지 궁금해지는 대목이다.

3년 연속 최하위를 기록한 한화이글스도 전력 보강을 위해 신임 손혁 단장이 바쁘게 움직이고 있는 가운데, FA 시장에도 반드시 참전해 좋은 선수를 영입하는 데 힘을 쏟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화이글스의 전력상, 투수와 외야진이 우선 보강해야 할 파트로 여겨진다. 투수에서는 키움의 한현희, SSG의 이태양을 노려볼만하고, 외야에서는 LG의 채은성을 주시하고 있을 것이다. 일각에서는 최대어로 평가받는 NC의 양의지 영입에도 뛰어들었다는 소식이 전해지고 있다.

한편, ‘퓨처스 FA’를 선언한 두 명의 LG 외야수인 이형종과 한석현. 외야진에 전력 보강이 필요한 한화이글스는 발 빠르게 두 선수와의 접촉도 필요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하지만, 지난 주말 한석현의 NC행이 확정되면서 과연, 이형종의 선택이 어떻게 이루어질지 관심이 간다.

과연, 내년 시즌 전력 보강을 위해 손혁 신임 단장이 어떤 발걸음을 옮길지가 궁금해지는 한화이글스의 스토브리그이다.

U-23 야구 월드컵을 통해 확인된 한화이글스의 유망주들의 성장 반드시 필요

한승주는 부산고를 졸업하고 2020 신인 드래프트 2라운드 전체 18번으로 지명됐다. 부산고 에이스 출신으로 촉망받는 유망주였으나 첫 시즌에 1경기 출장에 그친 한승주는 이내 당한 부상(팔꿈치)으로 첫 시즌을 재활로 보내야 했다.

수술과 재활 복귀 후, 사실상 첫 시즌이 된 2022시즌에 한승주는 퓨처스에서 선발로 12경기에 출장하며 선발 수업을 받았다. 54이닝 4승 3패, 평균자책점 4.50의 기록 자체는 뛰어나다고 볼 수는 없었으나 볼넷이 10개밖에 되지 않을 정도로 안정된 제구를 선보였다.

한승주는 U-23 대회에서 3경기(선발 1경기) 마운드에 올라, 9⅔이닝을 소화하며 9피안타 1볼넷 8탈삼진 2실점으로 평균자책점 1.45를 기록하며 호투했다. 특히, 예선 격인 오프닝 라운드 푸에르토리코와의 경기에 선발로 출장해 6이닝 1실점으로 승리의 발판을 마련했고 결승전이었던 일본과의 경기에서는 구원으로 2⅔이닝을 던지면서 무실점(3피안타 무사사구 3탈삼진)의 호투를 연이어 펼쳤다.

발전된 모습을 보인 한승주는 이미 군문제 해결을 위해 상무 입대를 준비했고 현재는 1차 합격자 명단에 포함되어 아쉽게도 1군 무대에서의 활약은 조금 더 시간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좌완 김기중은 유신고를 졸업하고 2021 신인 드래프트 1라운드 전체 2번으로 지명된 선수로 유신고 재학 시절, KT의 젊은 영건인 1년 선배 소형준과 원, 투 펀치로 팀을 이끈 유망주이다.

김기중은 지난달 대만에서 열린 U-23 야구 월드컵에서 핵심 투수로 활약하는 기염을 토했다. 예선 격인 오프닝 라운드 쿠바와의 경기에 구원으로 등판해 1이닝 무실점으로 활약의 시동을 걸었다. 호주와의 경기에서는 두 번째 투수로 마운드에 올라 4이닝을 던지면서 2안타, 2볼넷을 허용했지만 8개의 탈삼진을 빼앗는 호투로 승리를 안았다.

이어 벌어진 슈퍼 라운드(본선)에서 숙적 일본과의 경기에 선발로 등판했다. 역대로 대한민국은 일본과의 경기에서 좌완 투수들이 등판이 많았고 그 경기에서 보란 듯이 국가대표 좌완 에이스들이 일본 킬러 역할을 충실히 해내곤 했었다. 과거의 이선희, 구대성을 시작으로 최근의 김광현, 양현종이 대표적인 좌완 에이스 역할을 해낸 선수들이었다.

김기중은 일본과의 경기에서 4이닝 5안타 2볼넷 2탈삼진 1실점으로 호투를 펼쳤으나 타선의 지원을 받지 못하면서 패배를 지켜봐야 했다.

김기중은 이번 대회에서 3경기에 마운드에 올라, 9이닝 7피안타 4볼넷 10탈삼진 1실점으로 대한민국의 마운드를 든든하게 지켜내며 팀이 준우승을 차지하는 데 일조했을 뿐 아니라 올 시즌 리그에서 많은 경기에 출장하지 못하면서 기회를 얻지 못한 한을 풀었다고 할 수 있겠다. 어쩌면 잃었던 자신감을 다시 찾는 계기가 되었을지도 모른다.

김기중은 마운드에 오른 경기는 단 세 경기뿐이다. 하지만 그 상대는 결코 쉬운 상대가 아니었다. 세계 최강 쿠바를 시작으로 호주 그리고 일본이었던 것을 상기해보면 김기중의 활약은 인정받아 마땅하게 보인다.

김기중은 신인임에도 불구하고 좌완이라는 장점과 빠른 공을 던질 줄 아는 투수였기 때문에 수베로 감독의 신임 아래, 15경기(선발 12경기)에 출장해 53⅔이닝을 소화할 정도로 기회를 받았다. 물론 성적은 2승 4패, 평균자책점 4.70으로 아쉬움이 남았지만, 다음 시즌에 4-5선발에 대한 충분한 기대를 할 수 있는 가능성을 선보인 것은 분명했다.

하지만, 2년 차를 맞은 2022시즌의 김기중은 더 성장하지 못했다. 겨우 5경기 출장에 그쳤고 12이닝만을 소화했기 때문이다. 승리는 없었고 2패에 평균자책점은 6.00이었다. 하지만, 퓨처스에서 선발 수업을 받으며 좋은 성적(4승 1패, 3.54)을 거두었기 때문에 이번 U-23 대표팀에도 발탁될 수 있었다.

김기중은 우완 일색인 한화이글스의 젊은 선발진 사이에서 좌완 투수로 높은 가치를 유망주로 인정받고 있다. 3년 차가 되는 2023시즌에 선, 후배들과의 경쟁에서 이기고 선발 로테이션에 합류할 수 있다면, 한화이글스 선발진의 다양함이 한층 배가 될 것이다.

김규연은 이번 대회에서 5경기 모두 구원으로 나서 4⅔이닝 1피안타 무사사구 8탈삼진의 그야말로 위력적인 투구를 선보였다. 특히, 일본과의 결승전에서는 6회에 등판해, 세 타자 연속 삼진으로 한 이닝을 지워버리는 위력을 발휘했다. 경기는 일본의 승리로 끝나며 준우승에 그쳤지만, 김규연은 인상 깊은 피칭을 선보였다.

특히, 150km/h에 육박하는 포심을 중심으로 슬라이더와 스플리터 구사가 시즌 때보다 더 완벽해지면서 일본 타자를 비롯한 해외 선수들의 방망이를 돌려세울 수 있었다.

사실, 김규연은 2021 신인 드래프트에서 8라운드 72순위로 지명될 정도로 무명에 가까운 선수지만, 공주고 시절 내야수에서 투수로 전환하고 얼마 되지 않아 어깨가 싱싱한 것이 장점으로 꼽혔다. 프로에 오면서 구력이 늘고 경험이 쌓이면서 점점 위력적인 공을 던지게 되었다.

데뷔 시즌 퓨처스에서 22경기 3패 1세이브, 평균자책점 6.65로 눈에 띄는 성적은 아니었지만, 투수 경력이 짧기에 가능성은 인정받았던 상황이었다. 이번 시즌에는 개막 엔트리에 이름을 올리며 1군 무대 데뷔까지 이루어내면서 한 단계 성장한 모습을 보였다. 물론, 1군에서 12경기 1홀드, 평균자책점 5.27로 평범한 성적을 남겼지만, 의미 있는 한 시즌을 보냈고 국가대표에도 선발되어 활약하는 모습을 선보이며 내년 시즌에 대한 기대를 크게 했다.

김규연이 지금처럼 성장세를 유지한다면, 내년 시즌 한화이글스의 불펜진에 큰 보탬이 될 것으로 보인다. 올 시즌의 윤산흠처럼 김규연이 불펜에서 전력에 도움이 된다면, 기존의 불펜진과 시너지 효과를 내면서 든든한 불펜으로 성장할 가능성이 크다.

필자가 여러 차례, 포스트 최재훈으로 지목하면서 소개했던 고졸 신인 포수 허인서는 이번 대회에서 손성빈, 윤준호 등의 선배들에 밀려 많은 경기에 출장하지 못했지만, 고등학교 3학년 시절인 작년 U-18 대표팀에 이어 이번 대표팀에서의 훈련과 현지에서의 경험을 바탕으로 한 단계 성장했을 것이다. 한승주, 정민규와 상무 입대를 위해 준비 중인 허인서는 상무에서의 담금질을 통해 한화이글스의 미래 안방마님으로 자리매김할 가능성이 클 것으로 기대된다.

실전 경험을 바탕으로 한화이글스의 전력 상승에 도움이 될 질롱코리아

한화이글스는 동계훈련 기간에 펼쳐지는 호주리그 질롱코리아에 8명의 선수를 파견하기로 결정했다. 처음으로 질롱코리아에 선수를 보내는 것인데, 가장 많은 선수단을 파견하는 것은 그만큼 질롱코리아에 거는 기대가 크다는 것을 의미한다.

김재영을 비롯해 이승관, 정이황의 투수 3명, 포수 박상언, 내야수 박정현, 외야수 장진혁, 이원석, 유상빈의 3명으로 구성되었다. 이들은 한화이글스 전력에서 매우 중요한, 반드시 성장이 필요한 선수들이라고 할 수 있겠다.

김재영은 군복무 이후, 복귀한 시즌에서 기대만큼의 활약을 펼치지 못했다. 절치부심의 심정으로 질롱코리아 합류에 응했을 것이다. 1군 경험이 많기에 팀의 1선발을 맡으면서 개막전에서 6이닝 무실점으로 승리투수가 되면서 첫 스타트를 잘 끊었다. 김재영은 선발이든 불펜이든 제 컨디션만 찾으면 요긴하게 활용 가능한 자원이다.

반면, 이승관과 정이황은 초반 부진한 모습인데, 2018 신인 드래프트 1라운더인 좌완 이승관은 이제는 좌완이 부족한 한화이글스 투수진에 힘을 보태줘야 하는 선수이다. 과연, 질롱코리아에서 얼마나 변화된 모습을 보여줄 수 있을지가 관건이고 정이황은 질롱코리아에서 김재영과 더불어 선발진에 합류해 선발 투수로서의 가능성을 확인받을 수 있게 됐다. 이제 본격적으로 자신의 가치를 인정받을 기회를 받았기에 성장한 모습을 보여준다면 한화이글스 투수진 뎁스를 더 두텁게 해줄 것이다.

포수 박상언은 주전 최재훈의 뒤를 잇는 백업 포수로 이번 시즌을 보냈다. 이번 질롱코리아에서는 주전 포수로 경기에 출전하면서 많은 경험을 쌓을 것으로 보인다. 첫 경기에서 김재영과 호흡을 맞추면서 팀을 승리로 이끌었을 뿐 아니라, 타석에서도 결승 타점이 된 희생플라이로 제 몫을 다하고 있다.

한편, 한화이글스의 취약 지역인 외야수에 세 명의 선수가 파견됐는데, 지난 시즌 군에서 복귀 후, 깜짝 활약을 펼친 장진혁은 팀의 주장을 맡아 막중한 책임감을 갖게 되었다. 다행히 첫 경기에서 볼넷과 도루 등 자신이 펼칠 수 있는 플레이를 보여주면서 좋은 모습을 보여줬다. 장진혁에게는 꾸준함이 필요하다. 충분히 가능성이 있는 선수이기에 많은 경기 출장이 큰 도움이 될 것이다.

이원석은 빠른 발과 넓은 수비 범위를 자랑하는 선수로 치열한 외야 경쟁에서 살아남기 위해서는 이번 질롱코리아에서 자신의 가치를 보여줘야 하는 상황이고 지난 시즌 막바지에 좋은 활약을 펼치며 한화이글스 외야의 한 줄기 빛이 된 기대주 유상빈은 그 상승세를 계속 이어갈 필요가 있겠다. 특히, 유상빈은 톱타자로 출장을 하면서 팀 타선을 이끌고 있기에 많은 경험을 쌓고 좋은 결과를 보여준다면 내년 시즌 외야 한 자리는 유상빈이 맡을 가능성이 커질 수밖에 없을 것이다.

한화이글스는 적극적으로 젊은 선수들의 성장을 위해 다양한 방법으로 몸부림을 치고 있다. 질롱코리아에 많은 선수를 파견한 것도 그런 이유이다. 이 선수들이 조금이라도 성장세를 보이고 내년 시즌에 들어가서 자신들의 성장한 모습을 그라운드에서 보여줄 수 있다면 한화이글스의 반등은 반드시 이루어질 것으로 기대된다.

더 이상의 연습은 없다. 이제는 실전이다.
더 이상의 패배는 없다. 이제는 승리를 위해서 뛰어야 한다.
더 이상의 실패할 자유는 없다. 이제는 실패에 대한 책임을 져야 한다.

여정권 대전MBC 프로야구 해설위원(이학박사).
여정권 대전MBC 프로야구 해설위원(이학박사).

카를로스 수베로 감독의 두 번째 시즌인 2022년. 한화이글스는 도약하지 못하고 제자리걸음을 했다. 2023시즌을 위해 한화이글스의 젊은 선수들은 피나는 준비를 시작한다. 2023시즌을 위한 준비과정에서 한화이글스의 선수들은 부상 없이 자신들의 부족함을 채우기 위한 부단한 노력을 하게 될 것이다. 2023시즌의 대반전을 이루기 위한 그들의 노력에 응원을 보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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