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故) 이대준 씨 영결식 당일도 라운딩..기강 해이 ‘여실’

홍문표 국민의힘 의원. 자료사진.
홍문표 국민의힘 의원. 자료사진.

[류재민 기자] 해양경찰청(해경) 직원들이 동료 순직과 서해 피살 공무원 고(故) 이대준 씨 영결식과 역대급 태풍이 불어 닥친 ‘힌남노’ 비상 상황에서 골프를 친 것으로 드러났다.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 홍문표 의원(국민의힘. 홍성·예산)이 12일 해경으로부터 받은 ‘해양경찰교육원 골프장 이용현황’에 따르면 지난 4월 타이완 해역에서 예인선 조난과 관련해 구조 지원에 나섰다가 헬기가 추락해 해경 대원 3명이 순직하는 사고가 발생했다. 

유가족과 국민들이 애도하며 대원들의 숭고한 희생을 기리는 가운데, 동료 공무원들은 골프를 즐긴 것으로 나타났다.

해경 소속 공무원들은 추락사고 실종자 수색이 진행되던 4월 9일, 합동분향소가 설치된 10일 뿐만 아니라 영결식 다음 날까지 26명이 전남 여수의 해경교육원 골프장을 찾았다.

이 가운데 경위 이상 중간급 이상 간부가 70%에 달하는 것으로 확인, 해경의 기강 해이를 여실히 드러냈다. 뿐만아니라 서해상에서 북한군에 피살된 해양수산부 고(故) 이대준 씨 영결식이 거행 당일에도 11명이 골프를 즐겼다.

특히 올여름 역대급 태풍으로 49년 만에 최초로 포항제철소 가동이 전면 중단되는 등 막대한 피해를 가져온 ‘힌남노’를 대비해 4일간 비상 근무체제에 돌입했음에도 불구하고, 21명의 해경이 국민 혈세로 지원되는 골프장에서 골프를 즐긴 것으로 조사됐다.

해양경찰교육원 자료에 의하면 해경 공무원들은 평일·공휴일 관계없이 2만원에 골프장 이용이 가능하다. 최근 골프장 수요가 급증해 대중 골프장 평균 그린 피가 주중 17만 3,5000원, 주말 22만 1,100원으로 상승한 것에 비해 해경 소유 골프장은 매우 저렴한 편이다.

홍문표 의원은 “동료가 순직하고, 역대급 태풍이 불어 큰 피해가 예상되는 비상 상황에도 본분을 망각한 채 해경 임직원이 골프를 즐겼다는 사실은 절대로 용납할 수 없는 일”이라고 비판했다. 

한편 지난 2014년 총사업비 145억원으로 지어진 해경교육원 골프장은 민간 골프장보다 저렴하게 운영되면서, 지난 5년간 운영비 32억원 매출액 15억원을 기록하며 심각한 적자난을 겪고 있다.

저작권자 © 디트NEWS24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