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경은의 힐링에세이]

가득이심리상담센터 박경은 철학박사(심리학 전공)
가득이심리상담센터 박경은 철학박사(심리학 전공)

그리스 철학자 아리스토텔레스는 “인간은 반복적으로 행하는 것에 따라 판명되는 존재다. 따라서 탁월함은 단일 행동이 아니라 바로 습관에서 온다.” 라고 했다. 그렇다면 우리가 흔히 말하는 ‘습관은 무엇일까?’ 라는 의문을 가져본다. 

만약 회사를 다니는 사람이라면 아침에 눈을 뜨고 세수를 하고 몸단장을 한다. 그리고 늘 같은 버스를 타고 같은 곳에서 내린다. 그리고 출근 시간에 늦지 않기 위해서 시간을 조절한다. 처음에는 이러한 행동들도 익숙해 질 때까지는 반복을 거쳐 기억하는데 어느 정도의 노력이 필요하다. 어느 정도 익숙해지면 생각을 하면서 행동하는 것이 아니라, 이미 익숙해진 패턴을 무의식적으로 행동을 하게 된다. 

또 다른 예로, 항상 똑같은 길로 퇴근했다면 퇴근길에 잠시 다른 일정으로 다른 곳을 가야하는데도 불구하고 바로 집으로 오는 길로 가는 경우를 한번쯤은 경험했을 것이다. 즉 술 취한 사람이 집을 용케도 찾아오는 원리와 같다고 이해하면 된다. 이렇게 무의식중의 익숙해진 행동들을 ‘습관’이라고 한다. 이러한 무의식의 세계가 자신의 생활과 삶을 지배한다는 것을 너무나 잘 알기에 부모는 자녀에게 ‘교훈 아닌 잔소리’를 끊임없이 하는지도 모른다.

즉, ‘일찍 자야 한다. 그래야 키가 쑥쑥 자란다. 밖에서 집에 들어오면 손 먼저 씻어라. 준비물은 자기 전에 챙겨놓아야 한다. 하루 일정을 꼼꼼히 메모해 두어야 한다. 약속은 항상 늦지 않도록 해야 한다. 어른들을 보면 인사를 깍듯이 해야 한다.’ 등 이런 일상생활에서 지켜야 하는 것들은 너무도 다양하며 많다. 심지어 이러한 일상을 강압적으로 교육을 시킨다면 그것이 바로 강박이 된다. 익숙해진 강박은 자신도 모르게 불안한 상태를 안전한 상태로 착각하며 살기도 한다. 

일정량의 불안과 적정 수준의 습관은 필요하며 그렇게 형성된 습관을 루틴화 하는 것 또한 중요하다. ‘루틴화 한다’는 것은 무의식적 행동들을 의식적으로 지키려는 형태를 말하며 이것은 어느 정도의 노력을 요한다. 여기에는 (회사를 퇴사하더라도) 규칙적인 운동, 규칙적인 산행, 규칙적인 방청소 등이 있다. 청소년 자녀를 키우고 있는 부모로써, 부모 자신조차도 하나의 행동(규칙적인 일상 패턴) 등을 생활 속에서 습관화 하고, 루틴화 시킨다는 것이 그리 쉬운 일이었는가를 생각해 본다. 

너무 과분한 것을 부모는 자녀에게 하라고 무언의 압력을 주고 있는 것은 아닌지 돌아보게 된다. 아무리 좋은 교육이더라도 몇 십 년 걸린 습관을 청소년 자녀에게 강압 아닌 강압으로, 강박을 원치 않으면서 강박을 형성시킨 것은 아닌지, 강박을 넘어 죄책감을 심어주는 것은 아닌지 덜컥 두려움을 올라왔다. 그러나 다른 관점에서 그런 습관은 부모로써의 역할일 수도 있다는 생각을 해본다. 자녀가 바른 생활을 습관화 되도록 일정부분은 부모역할에 대한 책임이 있다고 본다. 이러한 부모의 고민이 청소년 입장에서 이해가 가능한 일인가? 자문을 해 본다.

청소년 자녀에게 이러한 ‘습관’이 어려운 이유는 무엇일까를 고심(苦心)해 보았다. 자아정체성을 형성하는 시기에 놓여 있기 때문이란 결론이 내려졌다. 즉 ① '나는 누구인가?', '나는 무엇을 할 수 있는가?', ‘나는 어떤 사람이 되려고 하는가?’ 등 자신에 대하여 의문을 가지고 자기를 찾아가는 노력의 과정에 있다. 그리고 ②부모로부터 독립하고 싶어하고 극단적인 정서적인 변화에서 감정 기복이 심해져 정서적 불안을 경험하는 시기이다. ③감수성이 예민하고 기분에 따라 충동적으로 행동하며 호기심은 많은 반면에 반항적인 행동을 하는 경우도 있다. 

④자신의 생각을 완강하게 주장하면서 부모의 생각을 전혀 고려하지 않을 때도 있으며, 자신의 의견을 펼쳐놓고 타협하기보다는 통보식의 대화를 한다. ⑤자신만의 고유한 특성을 가지고 있지만, 도움을 받지 않고 불합리적인 생각으로 자신의 신념을 형성해 가려고 한다. 이렇듯 ⑥부모와 적응하지 못하는 시기이기도 한다. ⑦때로는 청소년 자녀의 대화를 통해 점점 부모로부터 멀어지고 떨어지려고 하는 등 부정적으로 경험하는 것이 안타깝기도 하다. ⑧또래 친구들에 관심이 많으며 부모와 가족을 등한시하는 스스로 특별한 존재라고 믿고 있다. 이러한 현상은 ⑨자아중심적으로 모든 상황을 바라보며 타인에게 ‘자신이 어떻게 보여지는가’에 관심에 많은 시기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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