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해 농가 A농협 영양제 의심…농업기술센터 “수분 과공급” 이견

충남 아산시 둔포면 염작리 배 재배 농가에서 심각한 갈라짐 피해가 발생한 가운데 원인 규명을 두고 농가와 관계 기관이 이견을 보이고 있다. 안성원 기자. 
충남 아산시 둔포면 염작리 배 재배 농가에서 심각한 갈라짐 피해가 발생한 가운데 원인 규명을 두고 농가와 관계 기관이 이견을 보이고 있다. 안성원 기자. 

[아산=안성원 기자] 충남 아산시 둔포지역 배 재배 농가에서 과일 표면이 심각하게 갈라지는 피해(열상)가 발생했다. 하지만 피해 원인을 놓고 농가와 관련 기관이 이견을 보이며 논란을 빚고 있다. 

22일 아산시농업기술센터와 둔포지역 배 재배 농가 등에 따르면, 최근 수확을 시작한 배의 표면이 칼로 그어놓은 것처럼 갈라지는 피해가 확인되고 있다.

둔포면 염작리에서 2만여m² 규모 농장에서 신고 배 18만 봉을 재배하는 A씨(65)의 경우, 전체의 30% 이상 열상 피해가 예상되는 상황. 금액으로 환산하면 3000~4000만 원에 이른다. 

배 25만 봉을 키우는 B씨(61)농가 역시 심각한 열상 피해를 입었다. 이곳도 전체의 약 30%(7000~8000만 원 수준)에 달하는 피해가 우려되고 있다.

현재 음봉·둔포 일원 6개 농가에서 이 같은 피해가 확인됐으며, 아직 확인하지 않은 농가를 감안하면 피해 규모는 더 클 것으로 예상된다. 

피해 농가들은 특별한 기후 변화 없이 발생한 피해라는 점에서, C농협이 공급한 영양제(비대제)에 의혹을 제기하고 있다. 

농진청 "가뭄 상태에서 내린 많은 비 때문" 
농가 "특별한 기후 변화 없었는데..납득 안 돼"  

피해가 발생한 농가는 30~40% 열상을 예상하고 있다. 아직 봉지를 벗기지 않아 피해를 확인하지 못한 농가를 감안하면, 피해 규모는 더 커질 것으로 우려되고 있다. 안성원 기자.  
피해가 발생한 농가는 30~40% 열상을 예상하고 있다. 아직 봉지를 벗기지 않아 피해를 확인하지 못한 농가를 감안하면, 피해 규모는 더 커질 것으로 우려되고 있다. 안성원 기자.  

A씨는 “45년 농사 지으면서 이렇게 심한 피해는 처음 이다. 태풍이나 가뭄 등 날씨와 기후 탓으로 보기도 어렵다”며 “A농협에서 쓴 비대제가 원인이 아닐까 싶은데 뚜렷한 원인은 밝혀지지 않았다”고 밝혔다.

실제 농촌진흥청이 A씨 요청으로 토양 조사를 진행한 결과, 영양제와 인과관계는 나오지 않았다. 진흥청은 가뭄이 지속된 상태에서 갑자기 많은 비가 내려 수분 과잉 공급으로 생긴 현상에 무게를 두고 있다. 

아산시농업기술센터 관계자는 “원인을 특정할 순 없지만, 현재로서는 수분 과다공급으로 인한 피해로 보고 있다. 피해 농가의 심정은 알겠지만, 원인이 달라질 가능성은 희박하다"고 전했다. 

피해 농가는 망연자실하고 있다. B씨는 “보험을 들긴 했는데, 보상가는 피해 금액의 10% 수준에 불과하다”며 “30년 농사 경험보다 전문가 분석이 정확하다고 하니, 어디다 하소연도 어렵다”고 탄식했다.

C농협 관계자는 “피해 농가 중에는 영양제를 사용하지 않은 곳도 있다”며 “그들도 조합원인 만큼 전체적인 피해 규모가 파악되면, 배 가공 등 소비할 방법을 찾으려고 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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