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광영의 손스피커]

대전 베이스볼드림파크가 건설될 한밭종합운동장 일대. 자료사진.
대전 베이스볼드림파크가 건설될 한밭종합운동장 일대. 자료사진.

이장우 대전시장이 돔 야구장 건설계획을 철회하고 개방형으로 짓겠다고 발표했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늦었지만 잘한 결정이다. 하지만 그에 앞서 공약 철회에 대한 사과가 우선되어야 했다.

새로운 야구장인 베이스볼드림파크는 민선7기 허태정 시장 시절에 한밭운동장 철거 후 그 자리에 개방형 야구장으로 짓기로 하고 행정절차가 진행 중이었다.

그런데 대전시장 선거가 한창이던 지난 5월 16일 당시 국민의힘 소속 이장우 시장 후보는 돔 야구장으로 짓겠다는 기자회견을 하며 선거 이슈를 만들었다. 당시 이장우 후보는 “대전 체육을 쑥대밭으로 만든 것이 허태정 시장의 체육정책”이라고 맹공을 퍼부으며 돔 야구장 추진을 정치적으로 이용했다.

그런데 정작 선거 공보물에는 돔 야구장에 대한 언급이 없었다. 이번 기자회견에서도 돔 야구장으로 변경할 경우 “공사비 700억 원 이상이 추가로 소요되고, 완공 시기도 3-4년 가량 지체가 불가피하다”고 철회 이유를 밝혔다.

개방형 야구장과 돔 야구장이 공사비와 공사 기간에서 엄청난 차이가 있다는 사실을 몰랐을 리 없을 텐데 왜 그랬을까? 돔 야구장 공약은 충분히 검토되지 않고 표를 얻기 위해 발표한 ‘부도가 예상된 공약’이었다.

이장우 시장 인수위원회는 “현재 설계된 개방형 야구장은 대규모 공연, 행사 등 시민들의 문화예술 향유를 위한 복합기능 부족”을 지적하며 개선방향으로 “복합문화공간 확보와 향후 시민들이 원하는 경우 돔구장 전환이 가능하도록 실시설계 변경 검토”를 권유하는 방식으로 테세를 전환했다.

오광영 전 대전시의원, 홍범도장군기념사업회 이사
오광영 전 대전시의원, 홍범도장군기념사업회 이사

향후 돔을 덮을 수 있는 방식으로 짓겠다는 방안은 허태정 시장 시절에 이미 발표한 내용이었기 때문에 새로울 것은 없는 내용이다. 당시도 돔으로 할지 개방형으로 할지를 놓고 갑론을박이 있었지만 재정 여건과 효율성 등을 두루 따져 내린 결론이었다.

공약은 유권자가 표를 결정하는데 가장 중요한 요소 중에 하나다. 많은 유권자가 후보가 낸 공약의 내용을 보고 투표할 후보를 결정한다. 그런데 이번 돔구장 건설 공약처럼 빌공자의 ‘空約’이 되는 경우가 허다하다.

허무맹랑한 공약을 밀어붙여서 국민의 혈세를 낭비하는 것도 문제지만 일단 되고 보자는 식으로 공약을 남발한 뒤 부도가 나는 경우 또한 심판받아 마땅하다. 이장우 시장은 돔 야구장 철회에 앞서 제대로 검토되지 않는 공약으로 유권자의 판단을 흐리게 한 점에 대해 정중히 사과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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