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장 선거 당시 당론 어기고 독자 출마해 당선
국힘 중구의원 및 당원들 불만 토로...이은권 고심

국민의힘 내부에서 윤양수 중구의회 의장에 대한 징계여론이 제기돼 그 결과에 관심이 모아진다. 사진은 윤 의장이 당선된 뒤 개원식하는 모습. 중구의회 제공
국민의힘 내부에서 윤양수 중구의회 의장에 대한 징계여론이 제기돼 그 결과에 관심이 모아진다. 사진은 윤 의장이 당선된 뒤 개원식하는 모습. 중구의회 제공

[지상현 기자]국민의힘이 지난 6월 1일 치러진 제8대 전국동시지방선거에서 압승하면서 대전지역 5개 기초의회 중 4곳에서 의장 자리를 꿰찰 것으로 전망되는 가운데 중구의회에서 심상치 않은 움직임이 포착돼 주목된다.

바로 의장 선거 과정에서 당론을 어기고 단독 출마한 윤양수 의장에 대해 불만의 목소리가 국민의힘 내부에서 터져 나오는 것으로 중구당협위원장이자 대전시당위원장으로 선출된 이은권 위원장의 고심이 깊어질 수밖에 없게 됐다.

10일 지역정가에 따르면 최근 국민의힘 중구의원 및 당원들이 윤 의장에 대해 당내 징계를 요구한 것으로 확인됐다. 국민의힘 내부에서 윤 의장에 대한 징계를 요구한 이유는 의장 선거 때문이다.

중구의회는 지난 달 7일 전체 의원 11명이 참석한 가운데 의장 선거를 통해 윤 의장을 선출했다. 당시 윤 의장은 6표를 얻어 5표에 그친 같은 당 이정수 의원을 누르고 제9대 중구의회 전반기 의장에 선출되는 기쁨을 맛봤다. 당내 다선 의원들을 물리치고 초선인 윤 의원이 의장에 당선된 것이다.

사실 지방선거가 끝난 뒤 6석을 확보하며 5석을 차지한 민주당을 제치고 원내 다수당 지위를 확보한 국민의힘은 3선인 이정수 의원을 다선 연장자 원칙에 따라 전반기 의장으로 사실상 추대했다. 이에 따라 이정수 의원이 의장이 될 것이라는 예상이 지배적이었지만, 갑자기 윤 의원이 의장 선거에 도전하면서 상황이 달라졌다.

국민의힘은 윤 의원에게 출마를 만류했지만, 윤 의원은 강행했고 민주당 의원들의 지지를 등에 업고 의장에 당선됐다. 의장 선거가 끝난 뒤 곧바로 국민의힘 내부에서 불만의 목소리가 나온 이유다. 사실상 당론을 저버리고 의장에 당선된 윤 의원을 징계해야 한다는 게 국민의힘 내부의 요구다.

국민의힘 소속 김석환 의원이 지난 달 21일 중구의회 본회의장에서 진행된 제243회 중구의회 임시회 제1차 본회의에서 5분 발언을 통해 "제가 생각하는 의회의 모든 절차와 진행과정은 대화와 타협, 상호간의 존중과 합의를 통해 이뤄져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마땅히 이번 원구성도 이러한 원칙과 상호존중을 전제로 이뤄져야 함에도 불구하고 매끄럽게 진행되지 못한 부분이 있어 대단히 유감스럽게 생각한다"고 주장한 이유가 이 때문이다.

국민의힘 한 관계자는 "의장 선거 결과에 대해 국민의힘 스스로 반성해야 한다"면서도 "중구의원들끼리 협의회를 통해 조정하는 과정에서 다선 연장자로 의장 후보를 결정했지만, 윤 의원은 결정을 받아들이지 않고 본인 소신이라며 출마를 강행했다"고 징계를 요구한 이유를 설명했다.

이처럼 국민의힘 내부에서 윤 의장에 대한 징계가 요구되자 고민에 빠진 사람은 이은권 대전시당위원장이다. 이 위원장은 윤 의장에게 사실상 공천장을 준 인물로, 중구당협에 이어 대전시당을 책임지는 자리까지 맡으면서 애매한 상황에 처했다.

내부의 요구대로 징계를 논의하기 위해서는 윤리위원회가 처리해야 하는데 이 위원장이 새로 시당위원장에 선출된 뒤 아직 당직 구성을 하지 못한 상황이다. 또 사실상 윤 의장이 당론을 저버렸다 해도 국민의힘이 의장 자리를 차지했기 때문에 굳이 징계까지 해야 하느냐는 반론도 부담스러운 부분이다.

국민의힘 내부 관계자는 "윤 의장이 의장 출마와 관련해 당 내부와 상의없이 출마했고, 사퇴를 요구했음에도 출마를 강행한 것에 대해 불만이 많아 징계를 요구하고 있는 것은 사실"이라며 "하지만 구체적으로 징계를 논의한 적은 없고 당직인선이 끝나봐야 징계 여부를 논의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와 관련 이은권 위원장은 "일단 윤리위원회를 비롯해 당직 인선을 마친 뒤 논의해 볼 계획"이라고 구체적인 언급은 자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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