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정권의 '야구에 산다!'] 완전체와 새 얼굴들의 활약, 수베로의 운영 변화 절실

한화이글스 수베로 감독에게는 후반기를 위해 운영 변화가 필요해 보인다. 사진은 수베로 감독 취임식 당시 모습.
한화이글스 수베로 감독에게는 후반기를 위해 운영 변화가 필요해 보인다. 사진은 수베로 감독 취임식 당시 모습.

100경기를 눈앞에 둔, 10개 구단은 2022시즌의 성공적 마무리를 위한 마지막 박차를 가하고 있다. 키움이 101경기를 소화하면서 가장 많은 경기를, SSG와 롯데가 딱 100경기를 채웠다. 나머지 7개 구단은 100경기를 코앞에 두고 있다.

이제는 말 그대로 ‘성공’적인 2022시즌을 위한 마무리에 들어간 시기라고 할 수 있겠다. 얼마 남지 않은 기간 어떤 결과물을 내느냐에 따라 올 시즌의 성패가 달려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겠다.

키움과 LG의 2위 경쟁이 치열하게 전개되고 있다. 키움의 2위 수성이 유리하게 전개될 것으로 보였으나 키움의 부진과 LG의 꾸준함이 2위 경쟁을 안갯속에 빠트리고 있다. LG가 2위를 탈환한 가운데, 과연 2위 자리의 최종 주인공은 누가 될는지 흥미로움이 계속될 전망이다.

일찍 마무리될 것으로 보였던 5위 경쟁에도 변화의 바람이 불고 있다. 4위 KT와 치열한 경쟁을 벌였던 5위 기아가 다시 부진에 빠지면서 6위에 위치한 두산에게 추격을 허용하며 가시권에 들었기 때문이다. 과연 ‘미라클’ 두산이 대반전의 서막을 울리는 8월이 될지 관심이 고조되고 있다.

선두 SSG는 2위권인 키움과 LG와의 차이를 점점 벌리면서 페넌트레이스 우승을 향한 브레이크 없는 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한편, 디펜딩 챔피언 KT는 기아와의 4위 싸움에서 우위를 점하면서 가을야구 안정권에 접어든 것으로 보인다. 과연 KT가 시즌 마지막까지 상승세를 이어가며 키움과 LG의 2위권 경쟁까지 흔들 수 있을지 초미의 관심사로 부각 되고 있다.

시즌 승률 3할을 갓 넘긴 최하위 한화이글스는 후반기 5할 승률을 목표로 항해하고 있으나 결정적인 순간에 힘을 내지 못하면서 좋은 경기력을 승리와 연결하지 못하고 있다. 전반기 막바지에 아쉬움을 나타냈던 수베로 감독의 경기 운영도 아직 별다른 변화를 보여주지 않고 있다.

한화이글스가 후반기 5할 승률을 달성하고 지난 시즌에 비해 좋은 결과를 남기기 위해서는 완전체가 만들어진 현재 전력에서 수베로 감독의 의미 있는 경기 운영이 곁들여져야 할 것으로 보인다.

대체 외국인 선발들의 활약, 각성한 하주석과 외야를 채워주는 장진혁과 장운호

한화이글스는 10개 구단 중 전력상 최약체인 것은 분명하다. 올 시즌 가장 중요한 요소였던 외국인 선발의 준수한 활약과 젊은 선수들의 성장은 한화이글스에게 가장 강력한 무기였다.

하지만, 두 외국인 투수는 부상에 신음하며 전력에 보탬이 되지 못했다. 그들은 결국 팀을 떠났고 젊은 선수들의 성장도 기대만큼 크지 않았다. 그런 사이 한화이글스는 투수진 뿐 아니라 모든 파트에서 어려움을 겪었고 팀은 최하위로 떨어졌다. 그 결과 후반기가 시작된 지금도 최하위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다행히, 전반기 막판 합류한 두 외국인 투수가 준수한 활약을 해주며 팀 전력에 큰 힘이 되고 있다. 라미레즈는 7경기에 등판해 2승 1패, 평균자책점 1.41로 에이스 역할을 해주고 있다. 퀄리티피칭은 5회를 기록하며 이닝이터로서의 역할도 충분히 해주고 있다. 남은 기간 지금처럼 활약해준다면 내년 시즌 이글스의 유니폼을 입지 않을 이유가 없을 것이다.

6경기에 나서고 있는 페냐 역시 2선발로서 좋은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라미레즈 만큼 빠른 적응은 아니지만 5경기 만에 퀄리티피칭과 첫 승리를 챙기며 앞으로의 기대감을 크게 하고 있다. 지난 6일 KT전의 6이닝 2실점(비자책)으로 연이은 호투를 이어갔다. 29⅔이닝을 소화하면서 31개의 탈삼진을 빼앗는 위력적인 피칭이 빛을 발하고 있다. 페냐 역시 지금과 같은 페이스를 시즌 마지막까지 유지할 수 있다면 라미레즈와 함께 내년 시즌에도 이글스와 함께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한화이글스의 후반기 상승세에는 누구보다 ‘주장 하주석’의 활약이 빛을 발하고 있다. 전반기 불미스러운 사건으로 퓨처스에서 강제적 ‘정비’를 가져야 했던 하주석에게, 그 시련의 시간이 오히려 ‘전화위복’이 된 듯하다.

복귀 후, 주장으로서의 리더십 뿐 아니라 본인의 경기력까지 상승하면서 팀 전체에 활력을 불어넣고 있기 때문이다. 이는 후반기 시작과 더불어 더 빛을 발하면서 한화이글스 전체에 좋은 영향력을 발휘하고 있다.

하주석은 최근 10경기에서 45타수 16안타, 타율 0.356를 기록하고 있다. 홈런은 1개지만 본인 커리어 첫 끝내기 홈런이었다. 타점은 8개로 클러치능력도 발휘하고 있다. 15경기 연속 안타를 기록하고 있고 7월 타율은 무려 0.406을 기록할 정도로 대활약을 팬들에게 보여줬다. 6월 타율이 0.135에 그쳤다는 것을 감안하면 놀라운 대반전의 모습이라고 볼 수 있겠다.

한화이글스의 외야는 올 시즌에도 무주공산이다. 하지만 후반기에는 주인을 찾은 듯싶다. 바로 장진혁과 장운호다. 장진혁은 군 복무 이후 복귀해 자신의 진가를, 장운호는 부상에서 회복해 시즌 초 보여줬던 자신의 가치를 다시 드높이고 있다.

후반기 13경기에 출장하며 타율 0.310을 기록하고 있는 장진혁은 공, 수, 주에서 모두 능한 선수로 수베로 감독이 야수 운영에 큰 보탬이 되고 있다. 시즌 마지막까지 지금처럼 활약해준다면 지난 시즌의 김태연의 모습을 재연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시즌 초 좋은 보이면서 수베로 감독의 눈에 들었던 장운호는 부상으로 전력에서 이탈한 후, 오랜 시간 재활을 거쳐 후반기 복귀에 성공했다. 오랜 공백에도 불구하고 장운호는 후반기 6경기에 출장하면서 15타수 7안타, 타율 0.467, 3타점(시즌 0.356)으로 하위타선에서 쏠쏠한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장진혁과 장운호가 터크먼과 함께 시즌 마지막까지 한화이글스의 외야를 지금과 같은 활약으로 지켜준다면 내년 시즌 한화이글스의 외야에도 청신호가 켜질 것으로 보인다.

전력은 완성됐다. 수베로 감독의 전략적 운영이 팀을 승리로 이끈다!

두 외국인 투수의 합류와 적응 그리고 4번 타자 노시환의 부상 복귀, 주장 하주석의 각성과 장진혁, 장운호의 합류로 한화이글스의 전력은 올 시즌을 통틀어 가장 좋은 상황이다.

남은 기간 수베로 감독은 현재의 전력을 전략적으로 운영해서 팀이 승리할 수 있도록, 젊은 선수들이 승리에 대한 경험을 할 수 있도록 팀 운영을 할 필요가 있겠다. 그동안 선수들에게 맡겨두는 운영이 주를 이뤘다면 이제는 감독이 경기에 냉정하게 관여할 필요성이 있다.

야수진의 운영은 거의 고정이라고 볼 수 있겠다. 포수 최재훈을 축으로 내야진에 김인환, 정은원, 하주석, 노시환 그리고 김태연, 외야진에 장운호, 터크먼, 장진혁이 중심을 잡고 있다. 여기에 노수광, 이원석, 박상언, 박정현을 적재적소에 백업으로 활용하고 있다.

하지만, ‘투수 운영’과 ‘선수들의 디테일한 플레이’에서는 아쉬움이 남는다. 불펜 운영은 결국 감독이 책임져야 하는 부분이고 세세한 플레이에서의 아쉬움은 선수들이 극복할 문제지만 이 역시 감독이 짚고 수정, 보완해줘야 하는 부분들이다. 반복되면 안 되는 플레이들이기 때문이다.

지난주 한화이글스의 경기에서는 이 두 부분에 있어서, 왜 한화이글스가 최하위를 달릴 수밖에 없는지를 극명하게 보여주었다.

시즌 9연패를 당한 기아와의 홈 경기. 반드시 연패를 끊어야 하는 한화이글스였다. 4대1로 앞선 7회초 기아 공격, 김범수가 상대 중심타선을 단 10개의 공으로 깔끔하게 마무리했다. 하지만 8회초 기아 공격에서 마운드에 오른 윤호솔은 난조에 빠지면서 결국 김종수로 교체됐고 김종수는 동점을 허용하고 말았다.

수베로 감독의 ‘1이닝 쪼개기 불펜 운영’이 또 실패한 장면이었다. 10개밖에 던지지 않았고 힘이 있던 김범수에게 조금 더 승부를 맡겼으면 어땠을까 하는 아쉬움이 남았다. 다행히 경기는 하주석의 9회말 끝내기 홈런으로 기아전 연패를 끊는 데 성공했다.

다음 날 경기에서도 아쉬움은 계속됐다. 2대0으로 앞선 6회초 기아 공격, 선두 1번 박찬호의 좌익수 플라이를 장운호의 타구 판단 미스로 안타 허용, 이어진 선발 남지민의 견제 실책, 소크라테스의 적시타가 터졌다. 남지민을 구원한 김범수는 2사를 잘 잡고 황대인을 고의사구로 내보내고 최형우와의 승부를 택했으나 볼넷을 내주면서 만루를 허용하고 말았다. 여기서 투수는 김종수로 교체, 하지만 최재훈의 블로킹 미스로 허무한 동점을 허용했다.

장운호와 남지민 그리고 최재훈의 아쉬운 플레이가 한 이닝에 연이어 나오면서 주지 않아도 되는 점수 두 점을 헌납하면서 좋은 분위기를 이어가지 못한 장면들이었다.

7회초 기아 공격에서 수베로 감독은 신정락을 올렸다. 하지만 박동원에서 솔로 홈런을 허용. 지난 이닝에서 공 3개밖에 던지지 않은 김종수를 바꾼 것이다. 2대2 상황에서 아직 승부는 안갯속, 최근 페이스가 좋은 신정락이었지만 김종수를 더 끌고 가는 게 불펜 부하를 막는 방법이었지만, 다시 ‘이닝 쪼개기’가 이어졌고 이는 결국 실패로 돌아갔다.

3대3 동점이었던 10회초 기아 공격, 지난 경기에서 실패를 맛봤던 윤호솔을 다시 올렸다. 결과는 또 실패였다. 유리한 볼카운트에서 소크라테스와의 무리한 승부로 안타, 나성범 타석에서 최재훈의 포구 미스로 한 베이스 헌납, 1루가 비워진 상황에서 굳이 나성범과 승부, 결과는 적시타 허용, 여기에 노수광의 홈 송구 미스로 홈 승부가 안 되는 등의 아쉬움 장면들이 연이어 나왔다. 결국 경기는 3대6의 역전패. 최재훈의 선택이 패배로 이어졌다.

목요일 경기에서는 터크먼이 우익수 포지션에서 아쉬운 수비 두 개가 나오면서 투수진을 어렵게 만들었고 8회초 4대1로 리드한 상황에서 요즘 페이스가 많이 떨어진 윤대경을 투입(필자가 언급한 불펜 로테이션)하면서 위기 자초, 결국 윤삼흠이 위기를 넘기면서 승리할 수 있었다.

9연패를 당하고 만난 기아와의 경기에서 2승 1패, 위닝시리즈를 가져가며 위기를 벗어났지만, 충분히 스윕도 가능했던 시리즈였기에 아쉬움이 남을 수밖에 없었다. 수베로 감독의 불펜 운영이 조금 더 세밀하고 냉정했으면 하는 바람과 함께 최재훈이 공, 수에서 경기력이 너무 저하되면서 부진한 것이 승부에 결정적 영향을 미친 시리즈라고 할 수 있겠다.

지난 5일 상승세의 KT전에서도 아쉬움은 계속 이어졌다. 0대5로 뒤진 상황에서 최재훈의 주루 미스가 나오면서 추격에 찬물을 끼얹었고 7회말 이민우가 12개로 이닝을 끝냈지만 8회말 김재영을 올렸다. 어차피 지고 있는 상황에서 이민우로 더 끌고 가며 불펜을 아낄 필요가 있었으나 수베로 감독의 ‘이닝 쪼개기’는 변함이 없었다.

반면, KT 이강철 감독은 8회초 주권이 무사 1, 2루의 위기를 자초한 후, 초구 볼을 던지자 투수를 교체하는 판단을 하면서 위기를 넘어갔다. 상황에 따라서 한 박자 빠르거나 호흡을 길게 가져가며 불펜 운영을 할 필요가 있는데, 수베로 감독은 언제나 같은 패턴의 불펜 운영을 선택하며 아쉬움을 남겼다.

6일 KT 경기에서는 선발 페냐가 6이닝 2실점의 퀄리티피칭을 기록했지만, 2실점은 비자책이었다. 바로 2사 후, 하주석의 실책이 나오고 2점 홈런을 허용했기 때문이다. 선수들의 집중력도 수베로의 불펜 운영만큼이나 아쉬움이 클 수밖에 없었다.

불과, 지난주만의 경기를 복기한 것이지만 이는 전반기 내내 이루어졌던 한화이글스의 경기 장면이었다. 남은 후반기에는 수베로 감독의 불펜 운영의 변화와 선수들의 경기 집중력 향상이 이루어졌으면 하는 바람이다. 특히, 야수진 최고참이자 FA 첫 시즌을 보내고 있는 최재훈이 공, 수에서 너무 아쉬운 장면들을 계속 보여주고 있는데 수비에서의 미스 플레이와 타석에서의 결정력 부족은 팀의 패배와 직결되고 있기에 경기 집중력을 높여주는 데 집중할 필요가 있겠다.

더 이상의 연습은 없다. 이제는 실전이다.
더 이상의 패배는 없다. 이제는 승리를 위해서 뛰어야 한다.
더 이상의 실패할 자유는 없다. 이제는 실패에 대한 책임을 져야 한다.

여정권 대전MBC 프로야구 해설위원(이학박사).
여정권 대전MBC 프로야구 해설위원(이학박사).

카를로스 수베로 감독의 두 번째 시즌인 2022년. 한화이글스의 젊은 선수들은 동계훈련을 통해 많은 성장을 이뤄냈고 이제는 시즌에 들어가서 보여줘야 하는 일만 남았다. 지난 2년 동안의 아쉬움을 뒤로하고 2022시즌에 반등의 모습을 보여줘야 한다. 반드시 “최약체”라는 오명을 벗고 올 시즌에는 “반전의 반전”을 만들어서 화려하게 비상(飛上)하는 독수리로 거듭나길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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