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정권의 '야구에 산다!'] 외국인 트리오 활약과 완전체 타선, 불안한 불펜과 수비

한화이글스의 2022 시즌 후반기는 기대와 우려가 공존한다. 조금씩 살아나고 있는 외국인 용병 3인방과 타선은 기대를 걸게 하고 있지만, 불펜들의 부진은 우려를 낳고 있다.
한화이글스의 2022 시즌 후반기는 기대와 우려가 공존한다. 조금씩 살아나고 있는 외국인 용병 3인방과 타선은 기대를 걸게 하고 있지만, 불펜들의 부진은 우려를 낳고 있다.

40주년을 맞이한 한국프로야구가 종반을 향해 치닫고 있다. 시즌 개막부터 단 한 번도 1위 자리를 내주지 않은 SSG랜더스가 여전히 압도적인 선두를 지키고 있는 가운데 2위와 4위 싸움이 치열하게 전개되고 있다.

전반기 막판부터 틈이 벌어진 중위권 경쟁은 예상보다 싱겁게 끝나가고 있는 느낌이다. 중위권에서 가을야구 경쟁을 벌였던 두산, 롯데, 삼성이 동반 부진하면서 5위 추격이 버거운 상황이다.

키움과 LG의 2위 싸움은 시즌 막바지까지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지난주 키움이 3연패를 당하면서 1위와의 간격을 줄이지 못하고 오히려 3위 LG에게 추격을 허용하면서 키움이 손쉽게 수성하리라 예상됐던 2위 자리가 다시 경쟁 체제로 돌입했다. 두 팀의 차이는 한 경기.

디펜딩 챔피언 KT는 4위 자리를 차지한 후, 지속적인 상승세로 4위 자리를 굳건히 하고 있으나 3위권 추격에는 어려움을 겪고 있다. 오히려 다시 상승세로 돌아선 기아와의 4위 경쟁이 더 현실적인 숙제가 될 것으로 보인다. 전반기 막판부터 힘을 내기 시작한 기아는 4위 자리를 차지하기 위한 가속도를 더 올리고 있지만, 4위 KT의 상승세도 만만치 않은 상황이다.

두산, 롯데, 삼성으로 이어진 5위권 경쟁은 이제 힘에 부치는 모습이다. 가을야구 진출을 위해선 6경기 차이를 극복해야 하는데 쉽지 않은 차이임에는 분명하다. 다만, 최대 53경기가 남은 일정상 불가능한 영역의 차이는 아니지만, 대역전 드라마를 쓰기 위해서는 KT나 기아가 급하락세를 타고 나머지 팀들이 믿지 못할 초상승세를 타야만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2022시즌 한국프로야구의 최하위는 한화이글스의 몫이 될 것으로 보인다. 3년 연속 최하위라는 불명예를 쓰게 될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9위로 떨어진 삼성과의 승차는 무려 9.5경기. 9위 추격이 사실상 어려워진 것으로 보이고 남은 경기에서 한화이글스의 현실적인 목표는 5할 승률을 거두는 것으로 잡는 게 가장 현실적으로 보인다.

52경기를 남겨둔 한화이글스는 남은 경기에서 5할 승률, 즉, 26승을 거두게 되면 최종 54승(현재 28승)을 거두며 시즌을 마무리할 수 있게 된다. 이 수치가 가능해진다면 3년 연속 최하위를 기록하더라도 지난 시즌 거둔 49승보다 많은 승리를 챙길 수 있게 된다.

외국인 트리오의 대활약 기대, 노시환 복귀와 하주석 각성으로 완전체 타선 구축

한화이글스는 재계약한 외국인 투수 킹험과 카펜터가 총 7경기만 소화하고 전력에서 이탈했고 결국 팀을 떠났다. 빠르게 대체 외국인 합류가 이뤄지지 않으면서 한화이글스는 토종 선발들이 그 구멍을 메우면서 고군분투했으나 역부족이었다. 연패는 자주 이어졌고 연승을 볼 기회는 많지 않았다.

전반기 막바지에야 한화이글스는 대체 외국인 투수를 가동할 수 있었다. 하지만, 새롭게 영입된 라미레즈와 페냐는 구단과 팬의 기대에 걸맞은 활약을 보여주고 있다.

에이스로 거듭난 라미레즈는 6경기에 출장해 1승밖에 거두지 못했지만 32⅓이닝을 소화하면서 이닝이터의 역할도 해주고 있다. 벌써 4회의 퀄리티피칭(세 경기 무실점, 한 경기 퀄리티피칭 플러스)과 평균자책점 1.39의 압도적인 퍼포먼스를 보여주고 있다.

피안타율이 0.177에 불과한 위력적인 라미레즈는 무엇보다 20개를 허용한 안타 중 2루타 1개, 홈런 1개, 단 두 개의 장타만을 허용하면서 ‘위기’ 자체를 만들지 않고 있기에 상대하는 타자들이 상당히 어려움을 겪고 있다.

라미레즈보다 조금 늦게 합류한 페냐는 5경기에서 1승 2패를 기록하면서 4.18의 평균자책점으로 라미레즈에 비해서 아직 적응이 덜 된 모습이기는 하다. 하지만, 최근 경기에서 첫 퀄리티피칭을 만들어내면서 리그 적응을 끝낸 피칭을 선보였다. 첫 승은 덤이었다. 무엇보다 페냐는 라미레즈보다 많은 탈삼진을 기록하면서 위력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기에 앞으로 더 큰 기대를 걸어볼 필요가 있겠다.

라미레즈와 페냐가 선발에서 안정적인 모습을 선보이는 동안 붙박이 1번으로 전환해 나름 좋은 모습을 보였던 터크먼도 타선에서 힘을 내고 있다. 한화이글스가 치른 93경기에 모두 출장하면서 고군분투하고 있다. 여전히 낮은 득점권 타율(0.221)이 터크먼의 가치를 떨어뜨리고 있지만, 최근 10경기에서 기록한 안타 10개 중 장타가 6개(2루타 4개, 홈런 2개)일 정도로 종반에 접어들수록 장타 생산이 늘어나는 긍정적인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후반기 시작과 함께 이뤄진 4번타자 노시환의 복귀는 한화이글스의 빈약한 타선에 불을 붙여주고 있다. 후반기 8경기에 출장한 노시환은 33타수 13안타, 타율 0.394를 기록하면서 2개의 홈런과 8개의 타점을 올렸다. 아직 시즌 홈런이 5개로 많이 부족하지만 몰아치기 능력이 있는 노시환의 현재의 컨디션을 유지한다면 장타 생산을 더 늘어날 것이고 한화이글스 타선의 힘은 더 강해질 수밖에 없을 것이다.

여기에 전반기 불미스러운 사건으로 ‘실망’을 안겼던 한화이글스의 중심 하주석이 복귀 후, 각성하면서 타선 뿐 아니라 팀 전체에 힘을 불어넣고 있다. 하주석은 후반기 8경기에서 포함 최근 10경기에서 41타수 16안타, 타율 390을 기록하면서 장타 4개(2루타 2개, 3루타 1개, 홈런 1개)를 곁들이며 10개의 타점을 쓸어 담았다. 볼넷, 삼진 비율은 여전히 아쉽지만, 어느덧 시즌 타율도 0.262까지 회복했고 득점권 타율도 0.304를 기록하고 있다.

터크먼의 고군분투, 최초의 2000년대생 올스타 MVP 정은원, 4번타자 노시환의 건강한 복귀와 주장 하주석의 각성으로 드디어 완전체 타선이 만들어진 한화이글스이다. 중고 신인상에 도전하는 늦깎이 김인환의 활약까지 곁들여진 한화이글스의 타선은 점점 강해질 것으로 예상이 된다.

체력적인 어려움 겪고 있는 불안한 불펜과 수비진의 각성 반드시 필요

필자는 지난 칼럼에서 후반기의 핵심 전력으로 ‘불펜’을 지목한 바 있다. 전반기 막바지 6연패를 당하는 과정에서 불안한 불펜을 확인할 수 있었고 시즌 내내 계속된 불펜진의 과부하에 ‘우려’를 나타내면서 불펜이 살아난다면 충분히 반등의 계기가 있을 것으로 판단했다.

하지만, 충분한 휴식 후 시작한 후반기에 ‘불안한 불펜’은 여전히 불안한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수베로 감독이 추구해 온 ‘1이닝 쪼개기’ 불펜 운영이 한계에 달한 것으로 분석한 필자는 불펜 운영의 변화가 필요함을 강조했으나 기존대로 불펜은 운영되고 있다.

두 외국인 투수가 안정화에 접어들었고 김민우와 장민재가 버텨주고 있는 상황 그리고 완전체 타선이 나름 좋은 모습을 보이는 상황에서 불펜만 버텨주면 충분히 경쟁력 있는 경기력을 선보일 수 있는데 안타깝게도 불펜에서의 좋은 모습이 나오지 않으면서 연이은 역전패가 이어지고 있다.

정우람의 이탈로 마무리를 맡아 좋은 모습을 보였던 장시환은 이제 한계에 다다른 모습이기에 수베로 감독은 마무리에서의 변화도 꾀할 필요성이 있을 것이다. 강재민이 다시 힘을 내는 상황에서 김종수, 김범수의 쓰임새를 전략적으로 가져가야 할 것이고 김인환과 더불어 올 시즌의 발견으로 손꼽을 수 있는 윤삼흠의 활용도도 높일 필요가 있겠다.

군에서 복귀하는 박상원의 활용을 어떻게 구상하고 있는지 아직 파악할 수 없으나 박상원의 역할도 종반전에 접어든 현시점에서 굉장히 중요할 것으로 예상된다. 불펜으로 복귀한 윤대경이 여전히 예전의 모습을 되찾지 못하고 있는 상황에서 신정락, 김재영, 이민우로 이어지는 롱맨 성격의 추격조 활용을 적극적으로 할 필요가 있겠다.

마지막으로, 극단적인 수비 시프트로 인해서 내야진의 수비 어려움은 충분히 인지하고 있다. 수베로 감독의 수비 포메이션은 내야진의 ‘포지션 파괴’가 이루어질 정도로 파격적이기에 내야진들에게 수비 집중력이 더 많이 요구될 수밖에 없을 것이다. 하지만, 그 어려움을 극복하지 못한다면 수베로 감독의 극단적 수비 시프트는 무용지물이 될 가능성이 농후하다.

특히, 한화이글스가 수비로 무너진 경기가 지난 시즌에 이어 올 시즌에도 연이어 나오고 있는 것은, 결국, 수비를 강조하는 수베로 감독의 야구 철학에 반하는 경기력이 나오고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하주석을 중심으로 내야진의 안정화가 필요하고 선수들이 수비하면서 당장 처리해야 하는 플레이, 다음에 처리해야 하는 플레이 등을 확실하게 구별하면서 경기를 펼쳐야 실책 없이 깔끔한 플레이를 할 수 있을 것이다.

더 이상의 연습은 없다. 이제는 실전이다.
더 이상의 패배는 없다. 이제는 승리를 위해서 뛰어야 한다.
더 이상의 실패할 자유는 없다. 이제는 실패에 대한 책임을 져야 한다.

여정권 대전MBC 프로야구 해설위원(이학박사).
여정권 대전MBC 프로야구 해설위원(이학박사).

카를로스 수베로 감독의 두 번째 시즌인 2022년. 한화이글스의 젊은 선수들은 동계훈련을 통해 많은 성장을 이뤄냈고 이제는 시즌에 들어가서 보여줘야 하는 일만 남았다. 지난 2년 동안의 아쉬움을 뒤로하고 2022시즌에 반등의 모습을 보여줘야 한다. 반드시 “최약체”라는 오명을 벗고 올 시즌에는 “반전의 반전”을 만들어서 화려하게 비상(飛上)하는 독수리로 거듭나길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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