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정권의 '야구에 산다!'] 외국인 선수의 활약 저조, 젊은 선수들의 성장 정체

2022 시즌 전반기가 완료된 현재 한화이글스는 역대 최악의 성적을 우려해야 하는 상황에 처해있다. 외국인 용병 투수 2명을 교체하면서 반전을 노리고 있는 한화가 후반기에 어떤 성적을 거둘지 관심이 모아진다.
2022 시즌 전반기가 완료된 현재 한화이글스는 역대 최악의 성적을 우려해야 하는 상황에 처해있다. 외국인 용병 투수 2명을 교체하면서 반전을 노리고 있는 한화가 후반기에 어떤 성적을 거둘지 관심이 모아진다.

2022 한국프로야구가 전반기를 마무리했다. 하지만, 전반기라고 하기에는 팀당 치른 경기 수는 90경기에 육박한다. 후반기 첫 주간만 보내면 90경기를 넘어서는 팀이 여럿 나오게 되기에 리그는 중반부를 훌쩍 넘었다고 이야기할 수 있겠다.

선두 SSG랜더스의 거침없는 행보는 전반기 마지막까지 이어졌다. 말 그대로 ‘퍼펙트 우승’을 향한 발걸음을 가볍게 하고 있다. 시즌 개막 후, 단 한 번도 1위 자리를 내주지 않은 대단한 페이스를 선보이고 있는 SSG랜더스다.

SSG는 전반기 막판 강력한 대항마로 등장한 키움에게 1.5경기 차이까지 쫓기는 상황이었지만 전반기 마지막 시리즈를 6연승으로 마감하면서 2위 키움과의 승차를 4.5경기 차이로 벌리는 데 성공했다.

깜짝 2위에 등극한 키움은 선두 SSG 추격에는 실패했지만, 예상을 뒤엎은 반전으로 LG와 치열한 2위 싸움에서 살아남았다. 시즌 개막 후, 꾸준하게 선두 추격에 나섰던 LG는 2, 3위권에서 자신들의 페이스를 유지하면서 3위로 전반기를 마감했다.

시즌 개막 후, 하위권에 처져있던 디펜딩 챔피언 KT는 언제 그랬냐는 듯 챔피언의 위용을 되찾으며 4위 자리에 위치하는 데 성공했다. 아직 3위권과의 차이는 있지만 4위권 경쟁에서는 우위를 점하고 있고 후반기 선두권을 흔들 가장 강력한 다크호스로 여겨진다.

기아는 5위 자리를 지키는 데 성공한 전반기고, 시즌 개막 후, 중위권에서 가을야구 경쟁을 벌인 롯데, 두산, 삼성은 결국 5위 자리를 내주고 후반기에 재도약을 위한 준비를 하고 있다. 특히, 삼성은 전반기 막판 팀 창단 최다 연패인 11연패를 당하면서 9위 NC에게도 추격을 허용한 상황으로 후반기 반등에 사활을 걸 것으로 예상된다.

최하위 한화이글스는 전반기 막판 또다시 6연패를 당하면서 승률 0.298로 3할에 못 미친 성적으로 전반기를 마감했다. 1위 SSG와의 승차는 무려 32.5경기, 9위 NC와도 8.5경기 차이에 달할 정도로 극도의 부진을 안은 전반기 성적표를 받아들었다.

두 외국인 투수의 교체와 믿었던 외국인 타자 터크먼의 활약 저조

한화이글스의 전력은 10개 구단 중 최하위로 평가됐다. 2년 연속 최하위를 기록한 가운데 별다른 전력 보강이 없었기 때문이다. 그렇기에 한화이글스는 외국인 선수들의 활약이 무엇보다 중요할 수밖에 없었다.

재계약에 성공한 카펜터와 킹험은 지난 시즌의 활약을 발판으로 이번 시즌 팀의 도약을 이끌어줄 것으로 기대했다. 하지만, 그 기대는 여지없이 무너지고 말았다. 공교롭게도 두 선수 모두 부상에 신음하면서 제대로 된 피칭을 해주지 못했다.

두 선수가 전력에서 이탈하면서 한화이글스 국내 선발진의 ‘고난의 행군’은 시작되었고 이는 결국 중간 불펜들의 과부하로 이어졌다. 한 달 이상을 외국인 선수들의 재활과 복귀를 기다린 구단도 결국 외국인 투수 교체를 단행하게 되었는데 조금 더 빠른 판단으로 조기에 교체 카드를 꺼냈으면 어땠을까 하는 아쉬움이 가득 남아 있다.

교체로 이글스의 유니폼을 입은 라미레즈와 페냐. 후반기에 본격적으로 가동이 되겠지만, 전반기 막판에 보여준 두 선수의 퍼포먼스는 ‘온도 차이’가 분명하다. 라미레즈는 빠르게 한국 리그에 적응하면서 에이스급 활약을 펼쳐 준 반면, 페냐는 기대만큼의 활약을 보여주지 못하면서 후반기 활약에 대한 기대감이 적어진 상태이다.

만약, 라미레즈와 페냐가 기대만큼의 활약을 해준다면 전반기보다는 나은 전력을 보여주겠지만 그렇지 않다면 한화이글스의 후반기는 역대 최악의 시즌이 될 수도 있을 것이다. 이미 전반기 성적이 그렇기 때문이다.

한화이글스의 타선은 잠재력 있는 젊은 선수들의 성장과 외국인 타자 터크먼의 대활약에 초점이 맞춰졌다. 특히, 2018시즌 보여줬던 제라드 호잉의 퍼포먼스를 기억하고 있는 많은 팬이 터크먼의 기대 이상 활약에 큰 기대를 보였다.

하지만, 터크먼은 한화이글스 팬의 기대에 부응하지 못했다. 시즌 초반부터 중심 타선에 배치된 터크먼은 장타 생산을 하지 못하고 결정적인 순간에 결정타를 때려내지 못하면서 팀이 점수를 만들어내는 데 애를 먹게 했다.

전반기 중반 이후, 터크먼의 타순을 1번으로 조정하며 변화에 나서면서 중심 타선에서보다는 좋은 활약을 보였지만 한화이글스가 터크먼에게 기대했던 모습은 1번 타자가 아니었다.

전력 자체가 약했던 한화이글스였기에 외국인 세 선수의 대활약이 있었으면 어느 정도의 성적은 올렸을 것이라는 기대가 클 수는 없었지만, 외국인 선수가 투, 타에서 중심을 잡고 팀을 이끌었다면 지금보다는 훨씬 좋은 경기력은 보여줄 수 있었을 것이다. 아쉬움이 가득한 외국인 선수의 전반기 활약상이었다.

리빌딩의 핵심이었던 젊은 선수들의 성장은 기대만큼 크지 않았다.

한화이글스는 지난 시즌을 기점으로 내야 리빌딩은 완성이 되었다고 자부했다. 하주석을 중심으로 정은원, 노시환이 좋은 모습을 보이면서 2022시즌에 대한 기대를 크게 만들었다. 1루에는 지난 시즌 트레이드 후, 좋은 모습을 보였던 이성곤과 군에서 복귀한 변우혁이 치열하게 자리를 다툴 것으로 보였다.

하지만, 완성되고 그 이상의 모습을 보여주리라 예상했던 내야 라인업은 제자리걸음을 하고 말았다. 하주석은 주장의 무게를 이기지 못했고 정은원은 스트라이크 존에 적응하는 데 애를 먹었으며 그나마 준수한 활약을 하던 노시환은 부상의 굴레를 벗지 못했다. 특히, 하주석과 정은원은 수비에서도 지난 시즌보다 집중력 잃은 플레이를 연발하면서 팀 패배를 쌓이게 만들었다. 그나마 선전했던 노시환의 복귀는 후반기에나 겨우 이뤄질 전망이다.

이성곤은 삼성에서 보여줬던 한계를 바로 드러냈으며 변우혁은 부상으로 전반기 막판에야 1군에 합류했지만 큰 임팩트를 보여주지 못했다. 다만, 군에서 복귀 후, 뒤늦게 1군에 합류한 김인환이 ‘갑툭튀’의 대활약을 보여주며 ‘신인왕’ 레이스에서 앞서 나가는 반전을 일으키고 있다. 김인환이 1루를 지키는 시간과 중심 타선 배치가 늘어나면서 좋은 모습은 계속 이어지고 있다.

노시환의 부상 이후, 내야로 복귀한 김태연의 끝없는 부진과 이도윤, 박정현의 백업 라인도 지난 시즌에 비해 나은 퍼포먼스를 보여주지 못하면서 그나마 계산이 설 것으로 보였던 내야진도 온통 변수투성이로 남고 말았다.

결과적으로 부진했지만 기대가 컸던 내야진에 비해, 외야는 여전히 오리무중인 상태에서 터크먼이 중심을 잡고 노수광이 반등을 하며 젊은 선수들의 성장이 이루어지기를 기대했다. 하지만 그 누구도 외야의 비어있는 두 자리를 차지하지 못했다. 한편, 부족한 공격력을 살리기 위해 단행된 김태연의 외야 포지션 전환은 결국 실패로 돌아갔다.

기대주 임종찬은 시즌 초 기회를 받았지만 지난 시즌과 비슷한 퍼포먼스 속에 군복무를 선택하며 입대했고 이시원으로 개명한 이동훈은 트레이드를 통해 KT로 이적했다.

노수광의 반등이 이루어지지 않은 상황에서 기대주 유로결은 부상으로 전반기 막판 1군에 올라왔고 해외 유턴파지만 신인인 권광민도 그 한계를 드러내는 데 오래 걸리지 않았다. 다만, 기아와의 트레이드로 이글스의 유니폼을 입은 이진영이 장타를 생산해내며 깜짝 활약을 펼쳤지만, 그 활약이 꾸준하기에는 아직 시간이 필요했다.

준수한 활약이 이어질 것으로 보였던 내야진의 부진과 성장이 이루어지리라 기대했던 외야진의 성장 정체는 한화이글스 공, 수에서의 경기력 저하로 이어질 수밖에 없었다.

지난 시즌 토종 에이스로 자리매김한 김민우의 활약도 기대 이하였다. 전반기 막판 좋은 페이스를 보여줬지만, 종합적으로 적어도 한화이글스가 기대한 김민우의 모습은 아니었다. 특히, 두 외국인 투수가 빠진 상황에서 김민우의 기복 있는 피칭은 전체 선발진을 흔들리게 할 수밖에 없었다.

윤대경의 선발 전환은 실패로 돌아갔고 군에서 복귀한 김재영, 박윤철을 비롯해 김이환(개명 후 김도현), 슈퍼 루키 문동주 등, 기회를 받았던 젊은 선수 중 그 누구도 선발에 안착한 선수는 나타나지 않았다. 최근, 부상에서 회복한 3년 차 남지민이 꾸준하게 선발로 기회를 받으며 자신의 역량을 발휘하고 있는 것이 유일한 희망이라고 할 정도이다.

여기에 연패 스토퍼로 불리는 베테랑 장민재의 눈물 나는 역투는 한화이글스의 젊은 선수들이 배워야 할 장면으로 여겨진다.

없는 전력에서 그나마 한화이글스가 다른 구단과 견줄 수 있는 파트가 ‘불펜진’이었다. 하지만 불펜진도 꾸준한 모습을 보이지 못하면서 기복 있는 피칭으로 승리를 날리는 경기가 많았다. 김종수와 김범수가 성장했지만 꾸준하게 안정적이지는 못했고 부상으로 동계훈련이 부족했던 강재민의 공은 위력이 떨어졌다. 윤호솔은 부상으로 꾸준하지 못했고 정우람은 부상으로 전력에서 이탈했으며 장시환이 마무리로서 좋은 모습을 보였지만 역시나 기복이 문제였다.

독립리그 출신의 윤산흠의 발견은 야수진의 김인환 발견만큼이나 불펜에 큰 힘이 되었다. 조금 더 가다듬기만 하면 좋은 불펜 자원으로 팀에 보탬이 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선발에서 실패한 윤대경이 불펜에 복귀했고 전반기에 많은 경기를 뛰고 이닝을 소화했던 선수들의 과부하를 막기 위한 수베로 감독의 불펜 운영이 제대로 이루어진다면 불펜은 어느 정도 견적이 나올 것이다. 투구 수에 상관없이 1이닝씩 끊어가는 수베로 감독의 불펜 운영이 성공적이었지만 이제는 단점으로 부각이 되고 있다. 수베로 감독의 불펜 운영 변화가 필요한 시점이다.

한화이글스의 전반기 성적은 최악에 가깝다. 도저히 반등의 여지를 찾을 수 없을 정도이다. 하지만, 프로는 성적으로 말하듯이 한화이글스 선수들은 그라운드에서 좋은 플레이를 보여줘야 할 책임과 의무가 있다.

한화이글스의 전반기 투, 타 기록 지표는 10개 구단 중 모든 부분에서 최하위권에 머물러 있다. 한화이글스의 순위가 당연히 최하위일 수밖에 없는 이유이다.

경험이 적다는 것은 핑계가 될 수밖에 없다. 언제까지 경험 타령을 할 것인가. 다른 구단의 비슷한 연령대 선수들의 활약을 보면 더욱 마음이 무거워진다.

조금 더 집중하고 조금 더 강한 의지로 경기장에서 모든 것을 쏟아 내줘야만 이길 수 있다. 여기에 수베로 감독은 선수들이 경험을 쌓고 차근차근 성장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그 가운데 승리할 수 있는 운영을 해줘야만 선수들의 승리 경험도 쌓아지게 된다. 지는 것이 습관화되면 이길 수 있는 경기도 놓치게 되는 법이다.

한화이글스가 역대 최악의 팀이 되지 않기 위해서는 후반기의 반등이 반드시 이루어져야 한다. 한국프로야구사에 최악의 팀으로 기록되지 않기 위해서 말이다.

더 이상의 연습은 없다. 이제는 실전이다.
더 이상의 패배는 없다. 이제는 승리를 위해서 뛰어야 한다.
더 이상의 실패할 자유는 없다. 이제는 실패에 대한 책임을 져야 한다.

여정권 대전MBC 프로야구 해설위원(이학박사).
여정권 대전MBC 프로야구 해설위원(이학박사).

카를로스 수베로 감독의 두 번째 시즌인 2022년. 한화이글스의 젊은 선수들은 동계훈련을 통해 많은 성장을 이뤄냈고 이제는 시즌에 들어가서 보여줘야 하는 일만 남았다. 지난 2년 동안의 아쉬움을 뒤로하고 2022시즌에 반등의 모습을 보여줘야 한다. 반드시 “최약체”라는 오명을 벗고 올 시즌에는 “반전의 반전”을 만들어서 화려하게 비상(飛上)하는 독수리로 거듭나길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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