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정권의 '야구에 산다!'] 체계적이고 전략적인 젊은 선수 육성 중요

한화이글스가 2022 시즌 이후 최고의 성적을 내기위해서는 체계적인 선수 육성이 시급하다. 물론, 수베로 감독이 부임한 뒤 지속적으로 젊은 선수들을 육성하고 있지만, 1군 무대에서 제대로 뛸 수 있는 선수가 부족하다는 점에서 선수 육성은 과제로 남고 있다.
한화이글스가 2022 시즌 이후 최고의 성적을 내기위해서는 체계적인 선수 육성이 시급하다. 물론, 수베로 감독이 부임한 뒤 지속적으로 젊은 선수들을 육성하고 있지만, 1군 무대에서 제대로 뛸 수 있는 선수가 부족하다는 점에서 선수 육성은 과제로 남고 있다.

코로나19 3년 차를 맞이한 한국프로야구는 이제 예전의 모습으로 돌아가기 위한 준비를 끝낸듯하다.

아직 완벽하지는 않지만 많은 관중이 야구장을 찾고 있고 제한되었던 음식 섭취가 가능해지면서 먹거리에 대한 관심 또한 높아지고 있다. 마지막까지 제한되어 있던 육성 응원도 이제는 마스크를 착용한 채 가능해지는 상황이기에 예전의 야구장 풍경을 되찾을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아 보인다.

40주년을 맞이한 한국프로야구 2022시즌. 시즌 초반이지만 순위 경쟁이 매우 치열하게 전개되고 있다. 지난 시즌의 역대급 순위 경쟁을 올 시즌에도 재연하겠다는 의지를 10개 구단이 보여주고 있는 듯하다.

SSG랜더스의 어마어마한 페이스는 시즌 초반 리그 판도를 주도하고 있다. LG, 두산, 키움, 롯데가 상위권을 유지하고 있고 하위권에 처졌던 디펜딩 챔피언 KT가 5연승의 상승세를 타면서 중위권 도약에 나섰다.

특히, 전력 유출이 심한 두산은 전통의 명가다운 경기력을 선보이면서 여전히 좋은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상위권 후보로 여겨졌던 NC의 시즌 초반 행보가 불안한 가운데 한화와 최하위권을 다투고(?) 있는 모습이다.

한화이글스는 NC와 최하위 탈출 경쟁을 벌이면서 점점 안정세를 보이는 듯하지만 없는 전력에서 부상 이탈이 생겨 더 어려운 상황이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외국인 투수 카펜터와 킹험이 부상으로 휴식 차원에서 엔트리에서 제외되었고 마무리 정우람도 어깨에 미세한 부상이 생기면서 휴식에 들어갔다.

카펜터와 킹험의 대체 선발로서는 베테랑 장민재와 영건 남지민이 투입되었고 마무리 정우람의 대안으로는 마무리 경험이 있는 장시환이 뒷문을 걸어 잠글 것으로 보인다.

한편, 한화이글스는 선발과 불펜에서 많은 기회를 받았지만, 본인의 것으로 만들지 못했던 김도현(개명 전 김이환)을 기아에 내주고 기아에서 투수 이민우와 외야수 이진영을 영입하는 1:2 트레이드를 단행하면서 분위기 반전에 나섰다.

젊은 선수들의 성장만을 바라고 있는 한화이글스. 주전급으로 올라선 젊은 선수들의 스텝업을 기다리는 한화이글스. 과연, 한화이글스의 젊은 선수 육성은 제대로 되고 있는 것인가에 대한 의문을 제기할 수밖에 없을 것이다.

지난 시간에 언급한 “과감한 투자”에 이은 “체계적 육성”이 한화이글스가 강팀으로 가기 위한 조건임을 상기시켜 보고자 한다.

체계적이고 전략적인 젊은 선수의 스카우팅과 육성 절실

모든 구단의 젊은 선수 육성은 퓨처스에서 이루어진다(예전에는 2군이라 칭했으나 이제는 퓨처스라 부른다.). 한화이글스의 퓨처스는 서산구장에서 훈련이 진행된다. 하지만, 한화이글스의 서산구장의 시작은 다른 구단에 비해 많이 늦은 바 있다.

서산구장 이전 시절에는 젊은 선수들이 훈련에만 집중할 수 있는 환경이 되지 않았다. 마음 놓고 운동할 수 있는 여건이 되지 않았다는 것이다. 세대교체를 바탕으로, 강팀으로 가기 위한 가장 쉬운 방법인 젊은 선수의 성장이 막힐 수밖에 없었던 한화이글스의 시스템이었다.

서산구장이 조성되고 본격적으로 젊은 선수들의 육성에 나섰으나 다른 구단은 한발 앞서가는 시설을 구축하고 시스템을 정착시키면서 육성에 심혈을 기울였다. 한화이글스에게는 젊은 선수들의 육성을 위해, 다른 구단을 뛰어넘는 획기적인 시스템이 필요했으나 현재에 안주하며 다른 구단의 전례를 답습하는 정도에 그치고 말았다.

젊은 선수들의 성장과 육성의 답은 한 가지로 정의되지 않는다. 앞서 언급한 시설을 비롯한 운동환경의 문제, 스카우팅의 문제, 코칭의 문제, 선수의 문제 등 매우 다양한 요소들이 함축적으로 내포되어 있기 때문이다.

중요한 것은 이 모든 문제를 한화이글스만이 가지고 있지 않다는 것이다. 모든 구단이 같은 문제를 가지고 있고 이를 해결하기 위해 부단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는 것이다. 이런 다양한 문제들을 해결한 구단은 화수분같이 젊은 선수들이 끊임없이 나타나면서 강팀으로서 자리매김할 수 있게 되고 그렇지 않으면 한없이 전력이 약해지는 결과가 초래되는 악순환이 만들어지는 것이다.

현재 한화이글스가 기대하고 있는 젊은 선수들은 주장 하주석을 기준으로 2012년 이후에 입단한 선수들이 대부분이다. 최대 11년 차에서 신인에 이르기까지 거의 10년 주기의 선수들이다. 이 선수들 중 많은 선수가 현재 한화이글스의 1군 엔트리에 포함되어 있다. 하지만 아쉽게도 다른 구단에 가서도 주전으로 1군 라인업에서 활약할 수 있는 선수는 손에 꼽힌다.

이는 다른 구단과 비교해서 경쟁력 있고 내세울 만한 젊은 선수가 1군 라인업에서 활약하는 것이 아니라 1군에서 젊은 선수들이 경험을 쌓고 성장해주기를 바라면서 뛰고 있는 선수가 많다는 것을 의미한다.

성장과 육성은 퓨처스에서 이루어지고 “1군은 자신의 실력을 확인하고 증명”하는 자리가 되어야 한다. 하지만 아쉽게도 한화이글스에서는 해당이 되지 않는 모습이다.

신인을 선발하는 다양한 제도 안에서 한화이글스는 큰 이득을 보지 못한 측면이 있다. 제도의 변화 속에 엇갈림도 있었고 하위권을 전전하면서 좋은 선수를 선택할 수 있을 상황에서 연이은 신생팀의 창단으로 우수 신인 수급에도 적신호가 켜진 부분도 분명하게 있었다.

아쉬움은 있겠지만 한화이글스도 다른 구단과 마찬가지로 같은 시스템에서 최선을 다해 최고의 선수들을 뽑았을 것이다. 하지만 기대대로 성장한 선수는 많지 않았다.

신경현, 김태균, 정근우, 김경언, 송광민, 권혁, 송은범, 이성열, 이용규, 최진행, 정우람 등이 활약한 2000년대 후반과 2010년대 초, 중반에 젊은 선수들의 성장이 이루어지지 않았다. 그 시기에 입단한 젊은 선수들은 선배들과의 경쟁에서 이겨내지 못했다. 류현진 이후에 젊은 선수들의 성장과 주전 진입이 적었기 때문에 외부로 눈을 돌릴 수밖에 없었을 것이다.

특히, 포수 포지션에서는 신경현, 심광호 이후에 젊은 선수들이 주전급으로 성장한 선수는 없었다. 정범모, 최연오, 이희근, 한승택 등이 있었으나 어떤 선수도 자신의 기량을 보여주지 못했다. 그동안 한화이글스의 포수 마스크는 조인성, 차일목, 허도환 등 외부에서 영입된 베테랑들의 몫이었다.

내야 유망주 신성현을 두산에 내주고 2017년 최재훈을 영입하면서 한화이글스의 안방은 안정화되었지만, 최재훈도 내부 육성 선수는 아니었다. 결국, 신경현 이후 한화이글스에서 안방을 지킨 선수 중 내부적으로 성장한 선수는 단 한 명도 없었다는 것이다.

하지만, 이제 한화이글스의 안방에도 육성과 성장의 기운이 느껴진다. 최재훈이 FA 계약을 통해 5년 동안 안방을 지키는 가운데 젊은 선수들의 성장에 필요한 시간을 가질 수 있게 됐기 때문이다. 특히, 올 시즌 신인 드래프트에서 2차 2라운드에 지명된 고졸 신인 허인서는 신인답지 않은 안정감으로 차세대 안방마님 자리를 노리고 있다.

그 밖에도 허인서를 비롯해 최근 기회를 받았지만, 자신의 것으로 만들지 못했던 박상언, 허관회, 장규현 등도 호시탐탐 차세대 포수 마스크를 쓰기 위한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다. 여기에 군에서 전역한 거포 이성원까지 가세한다면 한화이글스의 차세대 안방 경쟁은 매우 치열하게 전개될 것이고 좋은 선수의 성장도 기대할 수 있을 것이다.

내야에서는 2012년 입단한 하주석을 기준으로 하주석이 본격적으로 주전으로 올라선 2018시즌 이전, 팀 내부적으로 육성에 의한 젊은 선수들의 내야 주전 진입은 없었다. 2000년대 이후로 넓혀도, 2003년 입단한 한상훈과 2006년 입단한 송광민 그리고 2009년 입단한 김회성이 겨우 이름을 올릴 수 있었을 뿐이다. 내야의 빈자리는 외부에서 영입된 김민재, 이대수, 정근우가 오랜 시간 내야 키스톤으로서 역할을 해야 했다. 기대했던 오선진, 강경학 등은 결국, 만개하지 못하고 후배들에게 밀려 다른 구단으로 팀을 옮겼다.

하지만, 하주석이 주전으로 올라선 2018시즌을 기점으로 내야에 젊은 선수들의 성장세가 눈에 띄고 있다. 2018시즌 고졸 신인이었던 정은원이 가능성을 보여주면서 2019시즌에 베테랑 정근우를 밀어내고 주전 자리에 입성했고 2019시즌 입단한 노시환도 경험을 쌓으면서 2021시즌에는 주전급 선수로 성장하는 데 성공했다. 여기에 2016년 입단한 김태연이 군복무를 끝내고 복귀하면서 가능성을 보여준 것이 내야를 더 풍성하게 해주고 있다.

여기에 이도윤, 박정현, 정민규 등이 가능성을 보이며 1군에서 경험을 쌓고 있다는 것이 한화이글스의 내야 선수층을 더욱 탄탄하게 해줄 것으로 보인다.

한화이글스에게 육성과 성장이라는 키워드에 가장 어려운 포지션은 외야이다. 2010년대 이후에 내부 육성을 통해 주전급으로 성장한 선수는 단 한 명도 없었다. 이용규가 영입되고 외국인 야수를 외야수로 뽑으면서 빈자리를 메우곤 했다.

2004년 입단한 최진행만이 중심타선으로서 역할을 해준 외야수 자원이었다. 한화이글스 팬에게는 익숙한 ‘김고추정이’라는 표현이 있다. 바로 주전으로는 부족하지만 한화이글스의 외야를 지켜줬던 선수들을 칭하는 표현이다. 김경언, 고동진, 추승우, 정현석, 이양기가 주인공들이다. 물론, 이 선수들이 서로의 단점을 커버하면서 한화이글스의 외야를 지켜줬던 것은 사실이나 다른 구단의 주전급 외야수들과의 비교에서는 많은 아쉬움이 따를 수밖에 없었다.

2013년에 입단한 장운호를 시작으로 2016년 이동훈, 강상원, 2018년 이원석, 2019년 유로결(개명 전 유장혁), 2020년 임종찬, 2021년 장지승 등이 현재에도 외야 주전을 향한 발걸음을 계속하고 있다. 2013년 입단한 노수광이 돌고돌아 투수 이태양을 내주고 다시 이글스의 유니폼을 입었을 정도로 확실한 선수가 없는 현실이다.

이용규가 떠나고 외국인 야수인 터크먼이 확실하게 자리를 잡은 외야에 이제는 젊은 선수들이 자리를 잡아야만 한다. 내야의 리빌딩 성공만큼이나 외야의 리빌딩이 절실한 한화이글스다. 한화이글스의 젊은 외야수들의 선전을 기대해본다.

더 이상의 연습은 없다. 이제는 실전이다.

더 이상의 패배는 없다. 이제는 승리를 위해서 뛰어야 한다.

더 이상의 실패할 자유는 없다. 이제는 실패에 대한 책임을 져야 한다.

여정권 대전MBC 프로야구 해설위원(이학박사).
여정권 대전MBC 프로야구 해설위원(이학박사).

카를로스 수베로 감독의 두 번째 시즌인 2022년. 한화이글스의 젊은 선수들은 동계훈련을 통해 많은 성장을 이뤄냈고 이제는 시즌에 들어가서 보여줘야 하는 일만 남았다. 지난 2년 동안의 아쉬움을 뒤로하고 2022시즌에 반등의 모습을 보여줘야 한다. 반드시 “최약체”라는 오명을 벗고 올 시즌에는 “반전의 반전”을 만들어서 화려하게 비상(飛上)하는 독수리로 거듭나길 기대해본다.

저작권자 © 디트NEWS24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