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정권의 '야구에 산다!'] 강팀으로 가기 위해 ‘전력 보강’을 위한 과감한 투자

한화이글스는 2022 시즌 초반에도 최하위에 머무르면서 최근 몇해 동안의 부진에서 빠져나오지 못하고 있다. 이는 구단의 과감한 투자 부재에서 기인한 것으로 밖에 볼 수 없다.
한화이글스는 2022 시즌 초반에도 최하위에 머무르면서 최근 몇해 동안의 부진에서 빠져나오지 못하고 있다. 이는 구단의 과감한 투자 부재에서 기인한 것으로 밖에 볼 수 없다. 사진은 박찬혁 대표이사와 정민철 단장.

출범 40년을 맞이한 2022시즌 한국프로야구 시즌 초반 순위 경쟁이 그 어느 때보다 치열하게 전개되고 있다.

특히, SSG가 역대급 페이스를 선보이며 만나는 팀들을 압살하고 있다. 14경기에서 단 1패만 당하며 압도적인 전력을 보여주고 있다. 과연 SSG의 시즌 초반 상승세가 언제까지 이어질지가 야구팬의 관심거리로 등장한 가운데, 김광현의 복귀, 노장 노경은의 호투 그리고 예비 FA로 다년 계약을 맺은 한유섬의 대활약이 SSG의 상승세를 이끈 원동력이 되고 있다.

반면, 디펜딩 챔피언 KT는 시즌 초반 수난을 겪고 있다. 지난 시즌 전력에 박병호까지 영입하면서 더 좋은 전력을 구축했으나 강백호의 공백이 크게 느껴진다. 13경기에서 3승 밖에 수확하지 못하면서 8위에 처진 성적이 언제 반등할지 지켜봐야 할 것 같다.

나성범을 내주고 박건우와 손아섭을 영입한 NC도 예전의 모습을 되찾지 못하고 있다. 시즌 초반이지만 3승 11패로 한화이글스와 최하위 경쟁(?)을 벌이고 있다. 지난 시즌 징계를 받았던 주축 선수들이 아직 복귀하지 못했고 양의지도 제 컨디션이 아니기 때문으로 해석된다.

한편, 한화이글스는 시즌 초반의 부진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지난주 치러진 6경기에서 1승에 그치며 최하위 탈출은 요원한 상황이 됐다.

특히, 불펜의 엇박자로 인해 역전패가 쌓이고 있고 믿었던 주전 야수들이 타석에서의 집중력 부족, 수비에서의 어이없는 실책과 기록되지 않은 실책성 플레이들이 연이어 나오고 있다. 이런 본헤드 플레이들이 결국엔 실점과 연결되면서 투수진에 부담을 주고 있는 것이 가장 큰 원인으로 나타나고 있다.

시즌 초반이지만 수베로 감독의 불펜 운영에 있어서 투수들과의 엇박자에 따른 역전패, 성장한 모습을 보여줘야 하는 젊은 주전 야수들의 제 컨디션이 공격과 수비에서 빠르게 회복되지 않는다면, 2022시즌 한화이글스는 상당히 어려운 시즌을 보낼 수밖에 없을 것이다.

특히, 지난 시즌을 통해 한화이글스의 중심으로 올라선 김민우, 강재민, 하주석, 정은원, 노시환이 한 단계 더 성장한 성숙한 플레이를 선보이고 키플레이어 김범수와 김태연이 기대만큼의 퍼포먼스를 보여줘야 할 것으로 보인다. 아울러, 수베로 감독의 불펜 운영에 있어 마운드에 올라오는 투수들과 궁합이 맞아 들어갈 때 승리를 지켜내고 하위권 탈출이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강팀으로 가기 위해 ‘전력 보강을 위한 과감한 투자’ 반드시 필요

한화이글스는 2010년대 이후로 강팀이었던 적이 없다. 오죽했으면 2018시즌 가을야구 진출이 2007년 이후 무려 11년 만의 가을야구 초대였다. 그것도 한 시즌으로 끝이 났다.

1986년 리그에 참여한 한화이글스(당시, 빙그레이글스)는 1980년 후반과 1990년대 초반에 이르기까지 리그를 호령하는 강팀으로 자리를 잡았다. 김영덕 감독 체제에서 이상군, 한희민의 쌍두마차와 이정훈, 이중화, 이강돈, 고원부, 강정길, 장종훈 등의 ‘다이너마이트 타선’을 앞세워 해태타이거즈와 자웅을 겨뤘다. 물론, 우승은 한 번도 차지하지 못했지만 그렇다고 이글스를 강팀으로 분류하지 않을 수는 없었다.

1990년대 중반의 부침을 거쳐 1999년에 구단 역사상 처음으로 우승컵을 들어 올렸다. 하지만, 이게 ‘마지막 우승’일 줄이야 당시에는 아무도 몰랐을 것이다. 현재 리그 10개 구단 중 우승을 단 한 번 차지한 구단은 신생팀으로 2020시즌 우승을 한 NC다이노스와 디펜딩챔피언 KT위즈 그리고 한화이글스 세 팀뿐이다.

2000년대 중반 김인식 감독이 영입되면서 ‘믿음의 야구’를 바탕으로 3년 연속 가을야구에 진출하면서 강세를 보였지만 이내 암흑기에 빠져들었다. 김인식 감독 체제인 2006시즌 한국시리즈 진출은 한화이글스의 마지막 한국시리즈 경험으로 남아있다. 2018년 가을야구 경험은 11년 만의 것이었다.

한화이글스가 성적을 위해서 ‘투자’를 하지 않은 것은 아니다. 프로야구 3대 감독이라 칭할 수 있는 김인식, 김응룡, 김성근 감독을 차례로 영입했으며, 연고 지역의 스타플레이어 출신 한대화 감독 그리고 프랜차이즈 출신의 한용덕 감독까지 명망 있고 능력 있는 지도자들을 사령탑에 앉혀 팀을 이끌게 했다. 하지만 결과는 좋지 않았다.

메이저리거 류현진이 팀을 떠나면서 안긴 거액을 퓨처스 시설에 투자하고 외부 FA 영입을 통해 전력 보강에도 힘을 쏟았다. 하지만 결과는 좋지 않았다.

퓨처스 시설은 다른 구단에 비해 너무 늦은 출발이었고 다른 구단이 한발 앞서 나갈 때 항상 뒤따라가는 모양새였기에 젊은 선수들의 성장은 더디기만 했다. 김응룡, 김성근 감독 시절에 감행했던 ‘성적을 위한 외부 FA 영입’은 성공적이지 못했다. 송신영, 심수창, 정근우, 권혁, 송은범, 이용규, 정우람 등은 나름 좋은 활약을 펼쳤으나 결국 한화이글스를 강팀으로 이끌지 못했다.

복합적인 요소가 있겠으나 A급 선수의 영입으로 팀의 체질을 변화시키기보다는 눈앞의 성적에 급급해 리그의 판도를 바꿀만한 선수의 영입이 이루어지지 않았으며 오히려 보상 선수로 유망주의 유출이 더 큰 측면이 있었다. 물론, 당시 감독의 팀 운영에도 문제가 있었고 원래 갖춰진 전력 자체도 강하지 않았던 점 등의 여러 가지 요소가 작용한 것도 분명하다.

즉, 미래를 위한 퓨처스에 대한 투자는 다른 구단에 비해 많이 늦었으며, 팀의 전력 보강을 위한 외부 영입은 팀의 체질과 리그의 판도를 바꿀만한 임팩트는 없었던 게 가장 큰 이유이다.

이제 한화이글스는 이런 시행착오 끝에 제대로 된 강팀으로 가기 위한 발판을 외국인 감독에서 마련하고 한다. 지난 시즌 카를로스 수베로 감독을 영입하면서 베테랑을 대거 정리하고 젊은 선수들에게 전폭적인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반드시 선결되어야 하는 과제가 바로 ‘투자’이다. ‘투자’는 두 가지로 나눌 수 있겠다. 앞서 언급한 ‘퓨처스에 대한 무한 투자’ 그리고 ‘전력 보강을 위한 영입’이 핵심이다.

최원호 감독을 퓨처스 감독으로 영입하면서 젊은 선수들에 대한 투자를 아끼지 않고 있다. 다른 구단에 비해 늦었고 뒤처진 ‘퓨처스에 대한 투자’를 더 과감하게 진행할 필요가 있다. 퓨처스의 시설 뿐 아니라 선수들의 역량을 최대치로 끌어올릴 수 있는 다양한 시스템을 도입해야 한다. 손혁 전력 코디네이터를 영입한 것도 그 이유일 것이다.

하지만, 한화이글스만이 퓨처스에 대한 투자를 하는 것은 아니다. 한화이글스 구단이 명확하게 인지해야 하는 것은 ‘과거의 우리’보다 ‘현재의 우리’가 미래를 위해 더 나은, 많은 투자를 하고 있다고 자부할 것이 아니라, ‘현재의 우리’가 ‘다른 구단’의 투자와 비교해 어느 정도의 수준에 올랐는지를 냉정하게 진단하고 분석할 필요가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뒤늦게 시작한 ‘퓨처스에 대한 투자’이기 때문에 몇 단계 뒤처진 ‘현재’를 따라잡기 위해서는 다양한 시스템에 있어서 과감한 투자가 뒤따라야 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또한, ‘현재의 우리’가 하는 것을 ‘다른 구단’에서는 이미 오래전부터 하고 있었기에 ‘현재의 우리’하고의 ‘차이’가 생겨났다는 것을 분명하게 짚고 넘어가야 한다.

수년 전 강팀으로 가기 위해 ‘외부 영입’을 통한 전력 보강을 꾀했으나 성공하지 못했다. 결과적으로 ‘선택과 집중’에 있어서 아쉬움이 남았다.

이제는 ‘외부 영입’에 있어서는 ‘선택과 집중’에 기반해서 과감하게 투자를 할 필요가 있다. 올 시즌을 앞두고 이런 투자가 이루어져야 했지만 그렇지 못했다. 현재 리그에서 과감하게 투자를 해서 팀의 체질을 바꾸고 리그 판도를 바꿀만한 특A급 선수는 당분간 나오지 않는다.

디펜딩 챔피언인 KT는 강백호의 아시안게임 공백을 예상하고 박병호를 영입했고 양현종이 돌아온 기아는 나성범을 잡으면서 최형우의 에이징커브에 대비했다. 나성범을 내준 NC는 손아섭과 박건우를 영입하면서 빈자리를 채웠고 LG는 넓은 외야를 책임질 박해민을 영입하면서 채은성의 포지션 변경을 꾀했다.

김광현을 메이저리그에서 컴백 시킨 SSG는 예비 FA였던 한유섬, 박종훈, 문승원을 다년 계약으로 주저앉혔고 삼성도 역시 구자욱을 같은 방법으로 잔류시키는 데 성공했다.

올 시즌에 내부 자원이었던 최재훈을 잔류시킨 것에서 끝낸 한화이글스는 당분간 ‘외부 영입을 통한 투자’는 어렵게 된 상황이다. 메이저리거 류현진의 복귀만이 유일한 방법일 수 있으나 아직 류현진은 토론토와의 계약이 2년 남은 상황이다.

과연, 수베로 2년 차 시즌에 어느 정도의 경기력을 보여줄지 지켜봐야겠으나 중심을 잡아줄 핵심 선수의 영입은 중요한 전력 보강이 될 수밖에 없을 것이다. 하지만, 현재 시장 상황은 어두운 것이 분명하다.

여기에서 전력 보강을 위한 방법으로 ‘트레이드’를 고민해볼 수 있겠으나 세대교체를 하면서 리빌딩 버튼을 누른 팀에서 ‘트레이드’를 통해 유망주를 내주는 것은 굉장히 어려운 선택일 수 있기에 여러모로 전력 보강을 위한 방법이 제한적일 수밖에 없을 것이다.

더 이상의 연습은 없다. 이제는 실전이다.

더 이상의 패배는 없다. 이제는 승리를 위해서 뛰어야 한다.

더 이상의 실패할 자유는 없다. 이제는 실패에 대한 책임을 져야 한다.

여정권 대전MBC 프로야구 해설위원(이학박사).
여정권 대전MBC 프로야구 해설위원(이학박사).

카를로스 수베로 감독의 두 번째 시즌인 2022년. 한화이글스의 젊은 선수들은 동계훈련을 통해 많은 성장을 이뤄냈고 이제는 시즌에 들어가서 보여줘야 하는 일만 남았다. 지난 2년 동안의 아쉬움을 뒤로하고 2022시즌에 반등의 모습을 보여줘야 한다. 반드시 “최약체”라는 오명을 벗고 올 시즌에는 “반전의 반전”을 만들어서 화려하게 비상(飛上)하는 독수리로 거듭나길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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