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정권의 '야구에 산다!'] 마운드 운영의 적극적 개입, 명확한 보직을 통한 안정화 필요

2022 시즌 개막 후 6연패를 당한 한화이글스가 홈 3연전에서 2승을 차지하면서 위닝시리즈를 기록했다. 
2022 시즌 개막 후 6연패를 당한 한화이글스가 홈 3연전에서 2승을 차지하면서 위닝시리즈를 기록했다. 

2022시즌 한국프로야구 첫 번째 주간이 끝이 났다. 그 어느 때보다 가을야구를 향한 순위 경쟁이 치열할 것으로 예상된 40번째 시즌이기에 많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디펜딩 챔피언 KT를 비롯해 준우승에 그친 전통의 명가 두산, 지난 시즌 좋은 성적을 거두었던 삼성과 LG, 전력 보강이 확실한 SSG와 NC 그리고 부활을 꿈꾸는 기아까지 대부분 팀이 가을야구 경쟁에 뛰어들 것으로 보인다.

김광현이 돌아오고 예비 FA(한유섬, 박종훈, 문승원)를 다년 계약으로 묶는데 성공한 SSG가 파죽의 개막 8연승을 달리면서 시즌 초반을 리드하고 있다.

지난 시즌에 이어 안정된 전력을 과시하고 있는 LG도 시즌 초반 상승세를 타면서 SSG와 함께 리그를 주름잡을 태세다.

반면, 디펜딩 챔피언인 KT는 초반 4연패를 당하면서 주춤하는 모습이었지만 빠르게 본인들의 본모습을 되찾으며 안정세를 찾아가는 모습이었다. 하지만 한화에 주말 연패를 당하며 험난한 시즌 초반을 보내고 있다.

한편, 2년 연속 최하위에 그친 절치부심의 한화이글스는 개막 6연패의 충격적인 성적을 받아들었다. 지난 시즌의 6연패 포함하면 12연패의 수렁에서 킹험의 호투를 발판으로 연패 탈출에 성공했고 불펜의 계투와 타선의 응집력으로 주말 연승을 거두며 도약의 시동을 걸었다.

하지만, 6연패로 시즌을 시작하며 8경기에서 2승 6패를 거두고 있기 때문에 시즌 초반 ‘이기는 야구’를 위한 경기 운영이 절실해 보인다.

마운드 운영의 적극적 개입 필요, 철저한 분석을 통한 마운드 운영 중요

카를로스 수베로 감독의 2년 차 시즌은 ‘이기는 야구’가 모토다. 하지만, 냉정하게 한화이글스의 전력은 최하위권이라고 볼 수 있다. 그렇다면 어떻게 ‘이기는 야구’를 구현해 낼 수 있는가!

시즌 시작 전 구상했던 마운드 운영이 차질을 빚고 있다. 5선발 후보로 거론되던 김기중, 남지민, 한승주 등의 젊은 선수들이 시범경기를 통해 안정된 피칭을 보여주지 못하면서 탈락한 것이 가장 큰 아쉬움이었다. 결국, 5선발에는 상무에서 복귀한 박윤철이 출전하고 있다.

여기에 불펜의 핵심인 강재민이 부상으로 시즌 초반에 합류하지 못하면서 김진영의 은퇴와 윤대경이 선발로 보직을 이동하면서 가뜩이나 헐거워진 불펜이 더욱 약한 불펜이 되었다.

불펜에는 젊은 선수들이 포진하고 있으나 경험이 전혀 없는 신인급 선수들이 아닌, 이제는 본인들의 가치를 보여줘야 하는 선수들로 구성되어 있다. 특히, 지난 시즌 불펜에서 경험을 쌓으면서 올 시즌에는 안정적인 피칭을 해줄 것으로 기대되는 선수들이 대부분이었다.

하지만, 시즌 초반 불펜진의 피칭은 안정적이지 못하다. 컨디션을 종잡을 수 없을 정도의 들쑥날쑥한 피칭으로 기복 있는 경기력을 보여주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감독이 불펜을 어떻게 운영해야 하는가’이다. 야구에서 가장 어려운 것이 ‘불펜 운영’ 즉, 불펜의 투수 교체 타이밍과 어떤 선수를 선택해야 하는 것이라고 한다. 하지만, 감독이라면 최대의 효과를 내기 위해서 냉정한 분석을 통해 불펜 운영을 해야될 의무가 있다. 그래야 성공적인 경기 운영을 할 수 있게 된다.

하지만, 없는 자원에서 한화이글스의 불펜 운영은 엇박자가 상당히 심각한 상황이다. 우려했던 선발 투수들이 나름 선전하고 있는 상황에서 불펜이 무너지면서 연패가 길어졌다. 결과론적이지만 불펜 운영이 잘 이루어졌다면 연패는 길어지지 않았을 것이고 성적도 시즌 초반이지만 중위권에 위치했을 가능성이 컸다.

특히, 기아와의 주중 3연전에서의 불펜 운영은 이상하게도 엇박자가 많았고 아쉬움의 연속이었다. 지난 화요일 경기에서 8회말 리드하고 있는 상황에서 선두 좌타자 최형우에 좌완 김범수를 고집하다 볼넷을 허용한 후, 장시환이 역전을 허용했고 목요일 경기에서는 상대 전적에서 절대적 강세를 보인 김선빈, 나성범에게 김범수를 선택하면서 대량 실점으로 이어진 장면은 많은 아쉬움으로 남는다.

불펜의 로테이션이 아닌, 승부수를 던질 필요가 있다. 그 장면이 바로 연패를 끊는 토요일 KT와의 경기에서 나왔다. 킹험이 호투를 펼친 상황에서 불안한 불펜진을 대신해 일요일 선발 로테이션이었던 윤대경을 조기에 투입하면서 연패를 끊어낸 모습이다.

강재민이 이탈했고 김범수가 부진한 상황에서 장시환, 신정락, 장민재의 베테랑 라인, 윤호솔, 김종수, 주현상의 중견 라인이 불펜의 핵심이다. 이 선수들의 조각을 수베로 감독이 잘 맞춰야 하고 단순한 로테이션이 아닌 승부수를 던지는 운영이 이루어져야 할 것이다.

멀티 포지션 선수들의 명확한 보직을 통한 안정화 필요, 기본에 충실한 모습 중요

올 시즌 한화이글스 야수진의 키플레이어는 단연 김태연이다. 지난 시즌 군에서 복귀해 후반기 좋은 모습을 보여줬기 때문에 올 시즌에 대한 기대치가 상당할 수밖에 없다. 여기에 다재다능한 모습으로 한화이글스의 취약 포지션인 외야에 힘을 보탤 수 있는 자원이기도 하다.

하지만, 시즌 초반 멀티 포지션이 오히려 독이 되는 모습이다. 토요일 경기에서 마수걸이 투런 홈런을 기록하긴 했지만, 전반적으로 컨디션이 떨어져 있고 집중력도 지난 시즌과 비교가 된다. 바로 우익수, 3루수, 2루수, 지명타자까지 소화해야 하는 부담감이 경기력에 영향을 주고 있는 게 아닌가 판단된다.

여기에 수베로 특유의 지명타자 활용을 통한 수비 휴식도 시즌 초반에 큰 효과를 보지 못하고 있다. 유격수 하주석의 수비 휴식에 백업 이도윤이 아닌 유격수 수비를 거의 맡지 않았던 정은원이 투입되면서 수비진의 연쇄 이동이 이루어지기도 했다.

4번타자 노시환도 수비에서는 1루와 3루, 백업 정민규도 1루와 3루, 앞서 언급한 정은원은 2루와 유격수에 투입되면서 상당히 혼란스러울 수 있음을 이해할 필요가 있다는 이야기다.

지난 시즌, 지명타자를 활용한 휴식을 위해 투입된 조한민, 박정현 등이 제대로 자리를 잡지 못하면서 경기력까지 떨어진 사례를 잘 기억할 필요가 있다. 만약 김태연이 그런 상황에 빠지게 된다면 올 시즌 한화이글스의 야수진은 상당한 어려움을 겪을 수밖에 없을 것이다.

지난 주말 시리즈에서 장타와 수비에서 좋은 모습을 보였던 고졸 3년 차 임종찬을 우익수에 고정시키고 김태연을 지명타자에 주로 투입하는 것도 타격을 살리는 좋은 방안이 될 것이다. 이런 라인업으로 주말 2연승에 성공했다.

한화이글스 선수들이 시즌 시작과 함께 연패에 빠지면서 공, 수에서 상당히 부담감을 가지고 있는 모습이다. 이럴수록 기본에 충실한 플레이를 해줘야 하는데 기본을 놓치는 모습들이 많이 나오고 있다. 특히, 실책으로 기록되지는 않았으나 평범한 수비를 놓치면서 상대에게 한 베이스를 더 내주는 상황들이 적지 않게 나오고 있다. 이는 투수들에게 부담감을 높이고 투구 수를 많게 하는 부정적 영향을 주는 요소가 된다.

타석에서는 좋은 공을 보내고 유인구에 배트가 나가면서 불리한 볼카운트에서 타격하는 경우가 많기에 본인이 원하는 좋은 타격을 하지 못하는 장면이 상당히 자주 연출되고 있다.

또한, 투 스크라이크 이후가 아니라면, 투수가 던진 ‘구석을 찌르는 제구가 아주 잘 된 공’은 굳이 타격할 필요가 없음에도 타격을 해서 범타로 물러나는 경우가 많다. 그만큼 타석에서 조급하다는 것을 방증하는 모습이다.

타격이 잘되지 않으니 욕심만 앞서는 타격을 하게 되는 것인데 냉정한 타격이 필요한 한화이글스가 타자들이다. 아울러, 상황에 맞는 타격도 중요하다. 풀스윙도 좋지만 컨택트가 더 중요한 상황이 있기에 정확한 판단을 해줄 필요가 있다.

이제 8경기를 했을 뿐이다. 빠르게 정비를 할 필요가 있다. 수베로 감독은 불펜 운영과 야수진의 기용에서 명확한 기준을 세울 필요가 있고 불펜 투수들은 본인이 등판한 상황을 명확하게 인지하고 자신의 역량을 다해야 한다. 아울러, 야수들은 수비에서는 기본에 충실한, 타석에서는 냉정함을 갖고 타격을 해줄 필요가 있을 것이다.

더 이상의 연습은 없다. 이제는 실전이다.
더 이상의 패배는 없다. 이제는 승리를 위해서 뛰어야 한다.
더 이상의 실패할 자유는 없다. 이제는 실패에 대한 책임을 져야 한다.

여정권 대전MBC 프로야구 해설위원(이학박사).
여정권 대전MBC 프로야구 해설위원(이학박사).

카를로스 수베로 감독의 두 번째 시즌인 2022년. 한화이글스의 젊은 선수들은 동계훈련을 통해 많은 성장을 이뤄냈고 이제는 시즌에 들어가서 보여줘야 하는 일만 남았다. 지난 2년 동안의 아쉬움을 뒤로하고 2022시즌에 반등의 모습을 보여줘야 한다. 반드시 “최약체”라는 오명을 벗고 올 시즌에는 “반전의 반전”을 만들어서 화려하게 비상(飛上)하는 독수리로 거듭나길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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