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경은의 힐링에세이]

가득이심리상담센터 박경은 철학박사(심리학 전공)
가득이심리상담센터 박경은 철학박사(심리학 전공)

‘마음아! 나랑 놀래?’, ‘나랑 논다’는 것은 결국 ‘홀로서기’라고 생각한다. ‘홀로서기’ 이전에 자신과 노는 것이 무엇이며 어떻게 놀아야 하는지를 배우고 익히는 과정도 중요하다. 함께 친해지고 놀기 위해서는 그 사람의 입장에서의 마음을 공감해 보려고 노력해야 한다. 자신의 말보다 다른 사람이 어떤 말을 하고자 하는지를 잘 알기 위해서 경청이 최고다. 또한 자신의 마음이나 감정을 살피는 일은 어떤 장난감을 가지고 놀지를 선택할 수 있다. 즉 상황과 여건에 따라 세분화시키는 훈련을 하다보면 자신의 마음을 다스릴 수 있게 된다는 의미다.

연약한 우리는 매순간 불안하고 방황한다. 그래서 신경을 곤두세우게 되고, 그냥 넘길 수 있는 말에도 의절할 만큼의 감정소모를 할 때도 있다. 서로의 입장을 몰라서가 아닌데도 불구하고 늘 불 화산처럼 용암은 끓고 있다는 사실은 부정할 수가 없다. 불 화산이 자신으로 인하여 터지든, 상대방으로 인하여 터지든 간에 아픈 것은 사실이다. ‘애쓰고 싶지 않다’라고 말을 하는 것은 애써봤던 경험으로 인한 불만족에서 오는 깨달음이다. 또한 ‘애쓰고 싶지 않다’라는 것은 에너지를 충전해야 한다는 의미를 포함한다. 충분히 애쓰지 않아야 애쓰고 싶을 때 또 다시 열정을 쏟을 수 있게 된다. 

중요한 것은 그 어느 누구도 애쓰면서 살아달라고 말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이것은 자신의 욕구 충족을 위한 자신의 선택이라도 해도 과언이 아니다. 우리는 스스로 선택했음에도 불구하고 후회하고 절망하는 경우가 종종 있다. 그것은 자신에 대한 기대치를 높이 평가했기 때문이다. 좌절과 절망이 찾아올 때마다, 어쩌면 그들이 찾아오기 이전부터 우리는 늘 깨어있어야 한다. 깨어있다는 것은 자신의 욕구를 충족시키려고 하지 않고, 있는 그대로 볼 수 있는 눈을 가질 수 있기 때문이다. 즉 ‘무조건 감사’하게 되면, 그 ‘감사’로 평온함이 마음 밭에 퍼지게 되어 자리를 잡게 된다. 결국 ‘세상의 것 중 나의 것’은 ‘그 어떤 것도 없다’라는 것을 인정하게 된다.

매일 해는 변함없이 떠오른다. 그러나 항상 그 자리에 떠 있는 것이 아니다. 대자연의 움직임에는 쉼도 없고 게으름도 없다. 우리의 삶 또한 쉼도 없고 게으름도 없지만 환경과 상황에 따라 다른 선택을 함으로써 쉼과 게으름이 일상이 되는 경우도 있다. 때론 준비없이 봄을 맞이하는 자신이 민망할 때도 있다. 1년이라는 주기가 있다는 사실은 참으로 희망적이다. 1년 365일 안에는 24절기가 있고, 24절기에 맞는 계절이 있다. 일신우일신(날마다 새롭다) 하다보면 ‘감사’가 아닌 것은 그 어디에도 없다. 어쩌면 아주 사사로운 감정의 갈등도 자신의 욕구에 대한 불만족은 아니었는지를 돌이켜보는 시간들을 가져보길 소망한다. 

문득 매일 다른 공기를 마시며, 매일 다른 날을 맞이하는데 ‘심리적 나는 어떠한가?’를 생각하게 된다. 우리 주변을 살펴보면, 어제 우울했는데 오늘도 우울한 날을 보내기도 하고, 과거의 좋지 않는 생각으로 현재를 제대로 볼 수 없게 되는 안타까운 일들이 너무나 허다하게 일어나고 있다. 어제의 나는 오늘의 내가 아니고, 내일의 나는 분명 아니다. 

자신의 심리적 변화상태를 자신이 알아차리지 못하면 어느 장소에든 갈등이 생겨나고 때로는 분노를 조절하지 못하는 사태까지 온다는 것을 자주 확인한 바 있다. 주체할 수 없는 자신의 부정적인 감정으로 극단적 선택을 시도하는 사람들도 있었고, 친구와 단절되거나 지인들과의 서먹해지거나 동료들 사이에서의 ‘은따(은근히 따돌림)’가 되는 경우도 종종 찾아볼 수가 있다. 어떤 삶은 옳고, 어떤 삶은 틀렸다는 것은 존재하지 않는다. 다만, 선택에 따라서 그에 따른 이유와 방법이 다르기에 그 결과에 대한 책임 또한 자신의 몫이라는 것을 잘 알아야 하며 실수를 줄이도록 노력해야 한다. 

우리는 여러 부분에 중독 또는 집착되어 있다. 특히 물질적인 것 말고도 생각, 행동, 마음, 그리고 관계에 집착하며 살아가는 경우도 많다. 말로는 행복을 추구하지만 이러한 집착이 실제로는 행복과 거리가 먼 삶을 선택하며 살고 있다는 증거들이다. 하루를 살더라도 자신의 우울과 상처의 딱지가 떨어져서 ‘이젠 살 것 같다’는 마음으로 살아가길 원한다. 그것이 진정한 자신과 잘 노는 것이다. 마음아! 이제 너랑 잘 놀게! 

저작권자 © 디트NEWS24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