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정권의 '야구에 산다!'] 변우혁, 정민규의 1군 엔트리 도전, 문동주의 화려한 데뷔 기대

한화이글스 변우혁 정민규 문동주 선수. 이들은 1차 지명으로 한화이글스 유니폼을 입었다는 특징이 있는데 과연 2022 시즌 주전으로 도약할지 주목된다. 한화이글스 제공
한화이글스 변우혁 정민규 문동주 선수. 이들은 1차 지명으로 한화이글스 유니폼을 입었다는 특징이 있는데 과연 2022 시즌 주전으로 도약할지 주목된다. 한화이글스 제공

한국프로야구 40주년을 맞이하는 2022시즌은 과연 온전하게 운영될 수 있을 것인가? 코로나19 상황이 점점 악화되고 있다. 말 그대로 손을 댈 수 없을 정도로 확진자가 매일 최대치를 경신하면서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하고 있다.

지난주부터 시작된 시범경기를 소화하고 있는 각 구단은 ‘오미크론’의 여파로 코칭스태프와 선수들이 돌아가면서 확진되면서 온전한 전력을 꾸리지 못한 채 시즌 준비를 하고 있다.

이 와중에 다행스러운 것은 ‘오미크론’의 증상이 그리 강력하지 않아서 건강한 선수들은 7일간의 격리를 끝내면 바로 복귀하고 있다는 것이다.

하지만, 시즌을 준비하면서 마지막까지 방역에 최선을 다해서 선수단의 건강 뿐 아니라 개막 후 경기장을 찾게 되는 야구팬의 안전 관람도 명확하게 실천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시범경기를 통해 마지막 옥석 가리기에 바쁜 각 팀 감독들은 주전 선수들의 컨디션 조절과 외국인 선수의 경기력 확인 그리고 젊은 선수들의 성장을 통한 경쟁 유발을 최우선으로 하면서 시즌을 준비하고 있다.

특히, 각 팀 감독들은 개막 1군 엔트리 구성을 위한 막바지 고민의 시간을 보내고 있는데, 아직 확정되지 않은 몇몇 자리에 대한 후보군을 추려 최종적으로 경기력을 확인하는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한화이글스의 수베로 감독은 내야 백업 요원과 외야수들의 엔트리 확정을 위해 시범경기에서 젊은 선수들에게 많은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 과연 어떤 선수들이 수베로 감독의 눈에 들어 1군 엔트리 입성에 성공할 수 있을지 기대가 된다.

한화이글스는 최근 2년 동안 신인 선수를 선발하는 1차 지명에서 연고 지역 출신의 선수가 아닌 전국 지명을 통해 1차 지명자를 선발했다. 하위권 성적을 거둔 한화이글스가 누릴 수 있었던 혜택이었다. 그만큼 연고 지역에서 1차 지명으로 선발할 특출난 선수가 발굴되지 않았고 전력 보강을 위해 많은 고민의 시간을 보냈다는 것을 의미한다.

한화이글스는 2010년대에 들어서 1차 지명 또는 전면 드래프트 1라운드 지명에서 선발한 선수들의 성장을 도모하지 못했다. 이는 스카우트와 육성의 문제로 귀결될 수 있지만 선발된 선수들의 이면을 살펴보면, 지역 연고에서의 선수팜에 대한 아쉬움이 많이 남는 것도 사실이다.

전력 보강을 위해 가장 쉬운 방법의 하나인 첫 번째 유망주를 선발하는 기회에서 특출난 유망주를 선발하지 못했고 선발했더라도 그 결과가 좋지 않았다는 것을 의미한다. 다른 팀의 경우, 최고 유망주를 선발해서 잘 육성해 팀의 근간을 세우고 전력 보강을 위한 가장 손쉬운 방법으로 활용되었다.

이제는 이런 흑역사를 끊어야 한다. 다행히, 이런 어두운 전통을 끊어낼 유망주 삼총사가 올 시즌을 벼르고 있다.

주전 도약을 위한 변우혁, 정민규의 도전!

2019년 1차 지명으로 한화이글스의 유니폼을 입은 천안북일고 출신의 변우혁. 지명 당시 변우혁은 실로 오랜만에 지역에서 나온 유망주 타자로 평가받았다. 타고난 파워를 바탕으로 타격에 재능을 보여 당당하게 한화이글스에 1차 지명을 받을 수 있었다.

하지만, 변우혁의 1군 적응은 쉽지 않았다. 같은 포지션에 비슷한 유형의 동기 노시환에 밀려 1군에서 많은 기회를 얻지 못했고 2년 차인 2020년에 구단의 장기적인 운영 관점에 의해 군 복무 해결을 위해 상무 입대를 선택했다.

그동안 젊은 선수들의 군 문제 해결에 있어 많은 문제점을 드러냈던 한화이글스였기에 유망주 변우혁의 빠른 군 문제 해결은 장기적인 관점에서 필요한 절차였다. 다행인 것은 같은 해 입단한 노시환이 빠르게 전폭적인 기회를 받으면서 1군에 안착을 했기에 변우혁의 상무행은 큰 문제가 없었다.

하지만, 변우혁은 상무에서 기대했던 성장의 모습을 보여주지 못한 채, 시간은 흘렀고 전역을 하고 다시 팀에 복귀했다. 무궁무진한 가능성을 가졌다던 변우혁은 프로 입단 3년 동안 아무것도 보여주지 못한 채 시간만 보낸 셈이 되었다. 그사이 동기 노시환은 팀을 넘어 리그에서 내노라하는 젊은 타자로 성장해 있었다.

변우혁은 2022시즌에 반드시 1군 무대에 입성해야 한다. 빠르게 군 문제를 해결했기 때문에 이제는 물러날 곳도 없고 야구에 전념할 수 있는 분위기는 만들어졌다. 하지만 변우혁의 자리는 없다. 본인 스스로 자신의 가치를 확인시켜 본인의 자리를 만들어야 한다.

변우혁이 노리는 자리는 1루수. 지난 시즌 트레이드로 이글스의 유니폼을 입은 이성곤이 한발 앞서 있는 것은 분명하나, 변우혁은 이성곤에 비해 코너 내야수가 가져야 하는 파워를 가지고 있다. 그 점을 수베로 감독에게 확실하게 보여줘야 하는 숙제가 남았고 그 숙제를 잘 해낸다면 충분히 1군 무대에서 본인의 가치를 확인할 기회를 가질 수 있을 것이다.

변우혁이 노시환과 더불어 장타를 터뜨리며 양 코너를 지킬 수 있다면 한화이글스의 타선 파괴력은 다른 팀이 두려워할 수준이 될 수 있고 완벽한 내야 리빌딩이 완성된다. 변우혁이 꼭 이번 시즌에 1군 무대에서 자신의 가치를 증명해야 하는 이유이다.

3루도 커버할 수 있는 변우혁은 멀티 포지션을 소화하면서 타격에 장점이 있는 선배 김태연과 다음에 소개될 후배 정민규와의 겹치는 포지션 경쟁에서 이겨내야 하는 관문이 남아 있다.

2021시즌을 맞아 한화이글스의 1차 지명에 선택된 정민규는 연고 지역 출신이 아니다. 부산고 출신의 내야수이다. 지역 내에 이렇다 할 유망주가 없었기 때문에 전국 지명을 통해 부산고의 정민규를 택하게 된 한화이글스였다.

하주석을 중심으로 정은원, 노시환 등이 있는 내야에 겹칠 수 있는 자원인 정민규의 선택은 그만큼 정민규가 가지고 있는 재능이 뛰어나다는 것을 의미했다. 정민규는 부산고 시절 유격수를 맡았으나 타격 재능이 워낙 뛰어나기 때문에 공격력을 키우기 위해 코너 내야수로 성장시키는 중이다. 하지만 앞서 언급했듯이 3루에는 노시환이 버티고 있고 변우혁도 군 문제를 해결하고 돌아온 상황이기에 정민규가 들어갈 틈이 많지 않은 것이 사실이다. 치열한 경쟁이 벌어지고 있다.

하지만, 정민규는 2년 차에 불과한 경험이 부족한 선수지만 전국 지명을 통한 1차 지명자로서 충분한 재능을 가지고 있고 본인의 가치를 보여줄 수 있는 유망한 선수임이 분명하다. 이번 동계훈련과 시범경기를 통해 수베로 감독이 정민규를 눈여겨보고 있다는 것은 정민규의 다양한 쓰임새에서 확인할 수 있다.

정민규는 시범경기에서 자신의 장점인 타격에서 한층 성장한 모습을 보이면서 클러치 능력과 함께 장타를 생산하면서 자신의 가치를 뽐내고 있다. 3루, 유격수, 1루에 이르기까지 거의 내야 전 포지션을 소화하고 있는 것도 수베로 감독이 과연 정민규를 어떻게 활용할 것인가에 대한 고민을 안겨주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수비에 특화된 선수는 아니기에 공격적인 측면에 가중치를 두고 평가를 받게 될 것이다.

최상의 시나리오는 변우혁과 정민규 모두 1군 무대에 입성하는 것이다. 변우혁은 3루, 정민규는 내야 전 포지션을 커버할 수 있기에 지명타자 자리를 활용해 하주석, 정은원, 노시환의 휴식도 보장할 수 있게 된다. 타격에 재능이 있는 두 선수를 활용해 지명타자와 우타 대타로의 활용도 가능하다. 만약 이 두 선수의 1군 입성이 성공적으로 이루어지면 한화이글스의 부족한 공격력은 충분히 채워질 수 있을 것이다.

전국 랭킹 1위의 자존심을 세워야 하는 문동주!

아마도 2022시즌을 앞두고 야구팬에게 2021년 후반기 최대 관심사 중 하나는 기아타이거즈였을 것이다. 역대급 재능을 가진 두 명의 고등학생이 기아의 연고 지역에서 동시에 출현하면서 과연 기아가 어떤 선수를 선택하느냐가 전국적인 관심사로 대두되었다. 기아의 선택에 따라 한화이글스의 선택이 달라질 수밖에 없었기에 관심도는 최고조에 다다랐다.

투수와 타자. 150km/h 이상을 손쉽게 던지는 우완 정통파 투수와 제2의 이종범으로 불리는 천재형 내야수. 주인공은 바로 광주진흥고의 문동주와 광주동성고의 김도영이었다.

많은 팬의 갑론을박이 이어진 가운데 기아의 최종 선택은 천재형 내야수 김도영이었다. 자연스럽게 한화이글스는 전국 지명을 통해 전국 랭킹 1위 투수인 문동주를 선택할 수 있었다. 사실, 기아가 문동주를 선택했다면 한화이글스가 김도영을 선택했었을 경우, 앞서 언급한 변우혁, 정민규 등의 유망주들과 교통정리가 상당히 복잡했을 수도 있었다. 하지만, 한화이글스는 문동주를 얻으면서 기존의 타자 유망주들도 살릴 기회를 마련하게 되었다.

문동주는 뛰어난 재능을 가진 투수임에 틀림이 없다. 구단에서도 역대급으로 성장할 가능성을 지닌 선수이기에 특별 관리에 들어갔고 충분히 몸을 회복하고 만들 수 있는 시간을 부여했다. 그 결과, 시범경기 직전에 아쉽게 부상으로 시범경기 등판이 좌절되고 짧은 재활에 들어갔지만 손쉽게 150km/h 이상의 공을 던졌다. 그것도 메이저리거 ‘명품 류현진’ 앞에서 말이다.

수베로 감독은 문동주의 등판을 철저하게 관리할 것으로 알려졌다. 부상으로 어려움을 겪었던 선수이고 아직 어린 선수이기 때문에 결코 무리시킬 이유가 없다는 것이다. 필자도 이에 동의한다. KT의 소형준처럼 한 시즌을 꾸준하게 선발로 등판시키면서 기회를 주는 것도 방법이지만 LG의 이민호처럼 철저한 관리를 통해 기회를 주는 것도 또다른 성장의 방법이다.

과연 문동주가 프로 무대에서 어느 정도의 퍼포먼스를 보여줄지 아직 아무도 모른다. 하지만 문동주가 프로 무대에 연착륙한다면 한화이글스의 투수진은 강해질 수밖에 없게 된다. 킹험, 카펜터, 김민우, 윤대경, 김기중으로 시작하는 선발 로테이션에 문동주가 가세한다면 김기중과 선발 한 자리를 나눠 맡을 가능성이 크다. 두 선수 모두 철저한 관리 속에 성장을 도모하게 되는 것이다.

지난 2010년 이후 한화이글스에서 1차 지명 또는 전면 드래프트 1라운드 지명 선수 중에 1군 무대에서 확실하게 자리를 잡은 선수는 단 두 명에 불과하다. 이글스의 주장 하주석과 좌완 파이어볼러 김범수가 주인공이다.

변우혁과 정민규 그리고 문동주. 이 세 명의 1차 지명 선수의 1군 무대 입성과 성공은 한화이글스의 1차 지명 잔혹사를 끊는 좋은 기회가 될 것이다. 올 시즌 변우혁, 정민규, 문동주에게 큰 기대를 걸어야 하는 이유이다.

여정권 대전MBC 프로야구 해설위원(이학박사).
여정권 대전MBC 프로야구 해설위원(이학박사).

카를로스 수베로 감독의 두 번째 시즌인 2022년. 한화이글스의 젊은 선수들은 동계훈련을 통해 많은 성장을 이뤄냈고 이제는 시즌에 들어가서 보여줘야 하는 일만 남았다. 지난 2년 동안의 아쉬움을 뒤로하고 2022시즌에 반등의 모습을 보여줘야 한다. 반드시 “최약체”라는 오명을 벗고 올 시즌에는 “반전의 반전”을 만들어서 화려하게 비상(飛上)하는 독수리로 거듭나길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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