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정권의 '야구에 산다!] 류현진이 갖는 가치 충분히 활용, 류현진과 꿈꾸는 미래 비전

한화이글스 출신 메이저리거 류현진.
한화이글스 출신 메이저리거 류현진.

코로나19 관련 확진자가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하면서 대한민국을 강타하고 있다. 새로운 시즌을 준비하는 프로야구에도 ‘오미크론’의 영향력이 강력하게 미치고 있다.

지난 주말부터 각 구단은 동계훈련을 마무리하고 본격적으로 시즌 준비에 앞서 시범경기 일정에 들어갔다. 하지만, 코로나의 영향으로 인해 시범경기 운영에 애를 먹고 있다.

한국야구위원회는 4월 2일에 개막하는 2022시즌에는 모든 관중의 입장과 경기장 내 음식 취식을 허용하는 것을 목표로 시즌 개막을 준비하고 있다.

하지만, 정점을 달리고 있는 코로나 상황의 여파에 따라 한국야구위원회가 준비한 개막 계획이 어그러질 수도 있기에 현 상황에 신경을 곤두세우고 있다.

철저한 방역과 계획으로 경기에 참여하는 선수들과 코칭스태프 그리고 경기를 참관하는 관중들의 건강에 최우선 순위를 두고 철저한 준비를 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한화이글스는 지난 12일(토)에 삼성과의 경기를 시작으로 시범경기 일정에 들어갔다. 이번 시범경기는 지난 시즌보다 두 배 증가한 각 팀 16경기씩, 총 80경기를 치르게 된다.

상위권 경쟁이 예상되는 삼성과의 첫 시범경기에서 한화이글스는 9:7의 기분 좋은 재역전 승리를 거두었다. 특히, 3회말 역전을 허용한 실점 후, 4회초 재역전을 하는 과정에서의 집중력이 돋보였다. 하지만, 아쉽게도 7회말 추가 실점으로 7:7 동점을 허용하면서 승리를 지켜내지 못하는 듯 보였으나 9회초 임종찬, 장지승, 이해창의 연타가 터지면서 9:7의 짜릿한 승리를 가져왔다.

수베로 감독은 시범경기를 통해 외야 주전을 확정하고 내, 외야 백업 경쟁을 지켜보면서 젊은 선수들의 성장을 도모할 것으로 보인다. 아울러, 타선의 최적 조합을 찾기 위해 다양한 실험을 계속할 것으로 예상된다.

'괴물'에서 '명품'으로 진화한 메이저리거 류현진의 미래 가치를 품는 한화이글스

메이저리그의 직장 폐쇄로 인해 한화이글스와 동계훈련을 함께한 류현진이 드디어 미국으로 간다. 지난 11일 메이저리그 노사가 그동안 좁혀지지 않던 의견에 극적 합의를 이루어내면서 14일(월) 출국하게 됐다.

이로 인해, 지난 시즌 후 국내에 머물던 류현진은 미국에서의 훈련이 어렵게 되자 제주도 개인 훈련을 끝내고 ‘친정팀’ 한화이글스의 배려로 동계훈련 캠프에 합류해 올 시즌을 위한 훈련을 이어갈 수 있었다.

토론토와 4년 8,000만 달러에 계약을 체결했던 류현진은 이제 3년 차를 맞이한다. 류현진에게는 이번 시즌이 누구보다 중요한 시즌이다. 지난 시즌 14승을 수확했지만 10패를 떠안으며 평균자책점 4.37로 아쉬운 마무리를 했기 때문이다. 첫 시즌은 5승과 평균자책점 2.69를 기록했었다.

지난 시즌 후반기에 부진했던 모습을 올 시즌 털어내지 못한다면 30대 중반의 나이에 접어든 류현진의 입지는 점점 줄어들 가능성이 크다. 그만큼 이번 시즌을 위한 준비를 누구보다 철저하게 한 류현진이었다.

2006년 인천동산고를 졸업하고 한화이글스의 유니폼을 입은 류현진은 한화이글스의 에이스를 넘어 한국야구를 대표하는 선수로 성장했다. 한국프로야구를 평정하고 미국 메이저리그로 떠나 세계 정상급 선수들과 어깨를 나란히 하는 선수로 인정받았다.

류현진은 데뷔 시즌인 2006년 신인왕과 최우수선수상을 석권하면서 ‘괴물’로 불렸다. 고졸 3년 차에 불과했던 2008년 베이징 올림픽에서는 대표팀의 에이스로 9전 전승의 신화를 달성하며 ‘괴물’의 진가를 발휘했다. 특히, 쿠바와의 결승전 선발이 류현진이었고 류현진의 호투를 발판삼아 대한민국 대표팀은 금메달을 목에 걸 수 있었다.

2006년에 데뷔한 류현진은 한국프로야구에서는 2012년까지 불과 7년밖에 뛰지 않았다. 2013년부터 활약한 메이저리그에서의 경력이 10년 차에 접어든다. 이제는 한국보다 미국에서 뛴 시간이 더 길다는 얘기가 된다.

류현진은 한국 무대에서 190경기에 출장해 98승 52패 1세이브, 1269이닝을 소화하면서 2.80의 평균자책점을 기록했다. 하위 팀의 ‘고독한 에이스’, ‘소년 가장’의 역할을 했기 때문에 출장 경기에 비해 승수는 많지 않았다. 그렇다고 류현진의 피칭이 과소평가 되지는 않는다. 오히려 약팀에 있었기 때문에 류현진의 경기력이 더 높게 평가되는 측면이 많았다.

2013년부터 시작한 메이저리그에서는 지난 시즌까지 169경기에 출장해 73승 45패 1세이브, 976⅓이닝을 소화하면서 평균자책점 3.20을 기록하고 있다. 대단한 기록이 아닐 수 없다. 한국야구와 메이저리그의 경기력 차이를 감안하면 말이다. 그만큼 류현진은 계속해서 진화하고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제는 ‘괴물’에서 ‘명품’이라는 표현을 해도 아깝지 않을 정도로 류현진의 경력은 ‘대단함’을 전제로 하고 있다. 한국 무대에서의 성적, 태극마크를 달고 뛴 국제대회에서의 활약 그리고 세계 최고의 무대인 메이저리그에서의 정상급 경기력을 보고 있자면 이제는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최고의 선수로 불릴 수 있을 정도의 ‘명품’이 되지 않았나 생각한다.

토론토에서의 남은 2년 동안 어떤 기록을 남기고, 메이저리그에서 얼마나 더 선수 생활을 이어갈지 모르겠지만, 그가 한국과 미국에서 기록한 통산 171승은 단순하게 팀 선배였던 정민철 단장의 164승(일본 3승 포함)을 넘어 역시 팀 선배였던 송진우 전 코치의 최다 210승에 이은 통산 다승 2위 기록이 될 수 있다. 아직 선수 생활이 남은 류현진이기에 송진우 선배의 기록도 충분히 넘어설 수 있을 것이다.

이번 시즌을 앞두고 한국 무대에 나란히 돌아온 기아 양현종은 147승(미국 0승)을 기록하고 있고 SSG의 김광현은 146승(미국 10승 포함)을 챙겼다. 이 두 선수가 한국 무대에서 앞으로 얼마나 많은 승수를 기록할지 모르겠지만 무대가 다른 류현진과의 통산 승수 경쟁도 흥미로울 것으로 보인다.

류현진은 이번 동계훈련을 통해 메이저리그에서 경험한 본인의 노하우를 ‘친정팀’의 후배들에게 아낌없이 전달하는 데 애를 썼다. 그만큼 팀에 대한 애정 뿐 아니라 한 번도 보지 못한 선수가 대다수였던 한화이글스 젊은 후배들의 성장에 도움이 되고 싶은 마음이 컸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과연, 메이저리그 ‘명품’ 선배다운 모습이었다. 이는 본인의 어려운 처지를 이해하며 배려한 한화이글스 구단에 대한 고마움의 인사였을 수도 있지만, 한편으로 선수 생활 막바지에 함께할 후배들의 성장을 도모하고 그들에게 동기 부여를 심어주면서 경기력 향상에 도움을 주고 싶은 마음이 더 컸을 가능성이 있다.

아마 메이저리그 노사 합의가 이루어지지 않았다면, 시범경기에 선수단과 동행하면서 훈련을 이어갈 계획이었을 정도로 본인의 루틴을 위한 훈련이 우선이었겠지만 한화이글스라는 팀에 대한 애정과 후배들을 향한 관심 그리고 사랑이 없었다면 아마 불가능했을 일이었을 것이다.

류현진은 항상 낯선 후배들에게 스스럼없이 다가갈 수 있는 ‘인화력’ 좋은 선배의 모습을 보여줬다. 본인이 이글스 유니폼을 처음 입었을 때 송진우, 구대성, 정민철, 문동환 등의 대선배들이 그랬던 것처럼 말이다.

필자는 류현진이 비시즌에 예능 프로그램에 출연하는 모습을 보면서 ‘참 스스럼이 없다.’라는 생각을 많이 한다. 많은 카메라를 앞에 두고 연예인들과 웃고 즐기며 스스럼없이 프로그램에 참여한다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결국, 류현진이 가지고 있는 ‘사람과 잘 어울릴 수 있는 인화력’이 한몫할 수밖에 없었다는 것을 강조하고 싶다. 이를 바탕으로 류현진은 본인을 어렵게 대할 수밖에 없는 후배들에게 먼저 다가가는 스스럼 없는 모습을 보여준 것이다.

류현진이 토론토에서의 2년 활약 후, 본인의 거취에 대해 어떤 결정을 내릴지는 한화이글스 팬 뿐 아니라 한국 팬의 관심사가 될 것이다. 메이저리그에서 경력을 이어갈 수도, 전격적으로 한국 무대로 돌아올 수도 있다. 어떤 결정이 내려질지라도 류현진은 이미 ‘명품’이다.

35, 21, 23, 52. 한화이글스의 영구결번이다. 장종훈, 송진우, 정민철, 김태균. 한시대를 풍미한 이글스의 전설들이다. 아마 한화이글스의 다섯 번째 영구결번은 류현진의 차지가 될 가능성이 크다. 류현진은 그럴 자격이 충분하다. 이미 류현진의 99번은 2013년부터 비어있었다. 류현진이 한국 무대로 돌아오면 다시 99번을 달고 한화이글스의 마운드에 서게 될 것이다.

류현진과 함께한 이번 동계훈련에서 한화이글스의 젊은 선수들은 많은 것을 보고 배웠을 것이다. 특히, 투수진은 선, 후배 가릴 것 없이 류현진과의 동행에서 많은 것을 얻었을 것이다. 류현진이 캠프를 떠나면서 한화이글스의 5강을 기원했다. 그만큼 젊은 선수들의 하고자 하는 의욕과 의지가 크다는 것을 느꼈고 성장할 수 있도록 옆에서 도움을 줬고 지켜봤기 때문이다.

이 글을 빌어, 류현진이 메이저리그에서 ‘성공적인 2022시즌’을 보내기를 기원한다. 건강한 모습으로 대한민국의 ‘명품’ 야구 선수로서의 가치를 전 세계 야구팬에게 보여주기를 바란다.

여정권 대전MBC 프로야구 해설위원(이학박사).
여정권 대전MBC 프로야구 해설위원(이학박사).

카를로스 수베로 감독의 두 번째 시즌인 2022년. 한화이글스의 젊은 선수들은 동계훈련을 통해 많은 성장을 이뤄냈고 이제는 시즌에 들어가서 보여줘야 하는 일만 남았다. 지난 2년 동안의 아쉬움을 뒤로하고 2022시즌에 반등의 모습을 보여줘야 한다. 반드시 “최약체”라는 오명을 벗고 올 시즌에는 “반전의 반전”을 만들어서 화려하게 비상(飛上)하는 독수리로 거듭나길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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