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정권의 '야구에 산다!'] 4-5선발 및 롱맨 경쟁, 전 불펜의 필승진, 정우람의 분전 기대

투수 놀음이라 불리는 야구. 한화이글스가 2022 시즌 재도약을 위해서는 투수들의 활약은 절실하다. 그만큼 수베로 감독의 역할이 중요하다는 얘기다.
투수 놀음이라 불리는 야구. 한화이글스가 2022 시즌 재도약을 위해서는 투수들의 활약은 절실하다. 그만큼 수베로 감독의 역할이 중요하다는 얘기다.

오미크론의 여파로 코로나19 상황이 여전히 안갯속에 빠져든 상황이지만 2022시즌을 향한 선수들의 발걸음은 점점 빨라지고 있다.

2022시즌을 기다리는 팬들의 마음도 바쁘게 움직이고 있다. 동계훈련을 마무리하고 청백전과 팀 간 연습경기를 통해 실전 감각을 끌어올리고 있는 각 구단의 선수들.

이제는 시범경기를 통해 마지막 1군 엔트리 입성을 노리는 선수들을 확인하고 선택하는 일들이 2022시즌을 맞이하는 마지막 준비가 될 것이다.

각 팀의 주전 라인업은 대부분 정해졌다. 다만, 몇몇 자리에 새로운 얼굴들이 얼마나, 어떤 모습으로 나타날지가 결정되지 않았을 뿐이다.

시즌 개막을 앞두고 마지막까지 치열한 경쟁이 펼쳐질 것이고 각 팀의 감독들은 끝까지 옥석을 가려내기 위한 고민에 고민을 거듭할 수밖에 없을 것이다.

한화이글스는 동계훈련을 마무리하고 대전구장으로 돌아와 연습경기 일정을 소화하고 있다. 다만, 수베로 감독은 서산에서 훈련했던 젊은 선수 중에 가능성이 있는 선수들을 대전 훈련에 합류시켜 기회를 주면서 기량을 확인하고 있다.

한화이글스는 새로운 감독과 외부 영입으로 다시 비상을 위한 준비를 끝낸 기아, 푸이그를 영입하면서 타선의 강화를 꾀한 키움과의 연습경기에서 2연패 후 2연승을 따내며 2승 2패를 기록하고 있다.

시즌 개막을 앞두고 수베로 감독의 엔트리 결정이 어떻게 이루어질지 궁금해진다. 특히, 야수진보다는 투수진에서 어떻게 1군 라인업을 구상하고 있을지 지켜봐야 할 대목이다.

야구는 ‘투수 놀음’이라는 말이 있다. 그만큼 투수의 존재와 투수의 영향이 크다는 것을 의미한다. 한화이글스의 투수진은 평균 이하였다. 한화이글스의 비상을 위해서는 투수진의 분전과 활약이 굉장히 중요하다.

4-5선발 경쟁력 있어야 반등 가능, 주인공은 일단 윤대경과 김기중

한화이글스는 지난 시즌을 기점으로 내야진의 세대교체와 경기력은 어느 정도 완성 단계에 접어들었다는 평가를 받았다. 여기에 백업도 나름 이도윤, 정민규, 박정현 등의 젊은 선수들 위주로 좋은 선수들이 성장하고 있기에 충분히 계산이 서는 모습이다.

외야진이 숙제로 남아 있지만, 새로운 외국인 타자 터크먼을 중심으로 외야진의 최고참 노수광과 김태연이 중심을 잡고 이원석, 임종찬 등의 성장이 이루어지면 지난 시즌보다는 좋은 모습을 보여줄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큰 기대보다는 냉정하게 평균치만 해줘도 대성공이다.

결국, 한화이글스의 올 시즌 성패 여부는 투수진이 결정할 가능성이 매우 크다. 그중에서도 선발 로테이션의 안정화와 경쟁력은 가장 중요한 요소가 된다.

한화이글스는 지난 시즌 나란히 좋은 모습으로 선발 로테이션을 지켜줬던 킹험과 카펜터, 두 외국인 투수와 재계약을 맺으면서 올 시즌 준비를 시작했다. 여기에 시즌 14승과 데뷔 첫 규정이닝을 소화한 국가대표 김민우가 건재를 과시한다면 선발의 중심은 만들어진다.

문제는 이 세 명 이외에는 결정된 것이 아무것도 없다는 것이다. 선발 두 자리가 일단 주인을 찾지 못하고 있다. 최근 토종 선수로 선발에 안착한 선수가 김민우 하나이다. 그것도 지난 시즌 겨우 성공했다고 볼 수 있겠다. 그런 의미에서 올 시즌 김민우의 건재는 정말 중요하다.

최근 4-5선발로 기회를 받은 후보군은 많았다. 트레이드로 이글스 유니폼을 입은 장시환 같은 베테랑부터 시작해서 지난 시즌 고졸 신인 김기중까지 어림잡아 6-7명은 족히 된다. 하지만, 그 누구도 사령탑의 기대에 부응하지는 못했다.

하지만, 이번 시즌에는 조금 달라질 전망이다. 수베로 감독이 지난 시즌처럼 ‘텐덤’이나 ‘동등한 기회’보다는 ‘확실한 기회’를 주기로 결정한 듯 보이기 때문이다.

킹험, 카펜터, 김민우에 이은 4선발로 윤대경을, 5선발로 좌완 김기중을 중용할 뜻을 내비쳤다. 이는, 이 다섯 명의 투수로 시즌 초반에는 선발 로테이션을 돌리겠다는 것이다. 과연, 윤대경과 김기중에게 어느 정도의 기회를 줄지는 지켜봐야겠지만 부담 없이 선발로 안착할 수 있도록 기회를 주지 않을까 예상을 해본다.

지난 시즌 불펜에서 선발로 전향해 나름 선방한 윤대경은 이닝 소화에 아직은 의문이 있고 좌완 고졸 2년차 김기중은 풀타임 경험이 없고 아직 체격이나 체력적으로 완전하지 않기에 관리가 필요하다는 것이 단점으로 지적될 수 있으나 충분한 경쟁력은 갖고 있다고 판단한 것이다.

여기 6선발이나 롱맨으로 대기하는 선수들도 많다. 벌써 4년 차 시즌에 접어드는 우완 김이환과 3년 차지만 신인이나 진배없는 우완 남지민이 가장 앞선 후보들이다. 여기에 군에서 복귀한 사이드암 김재영과 우완 박윤철도 호시탐탐 선발 로테이션을 노릴 것으로 보인다.

특히, 사이드암 김재영의 경우, 나름, 선발 경험도 풍부하고 옆구리 계열의 희소성도 충분히 어필할 수 있는 부분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 선발의 다양성 부분에서 김재영의 합류도 괜찮을 것으로 보인다.

여기에 최근 강력한 도전자가 나타났다. 바로 특급 신인 문동주다. 뒤늦게 훈련을 시작한 문동주는 최근 대전 훈련에서 본인의 강력한 피칭을 선보이며 선발 투쟁에 나서고 있는 모습이다. 만약, 문동주가 선발로 나서게 된다면 시즌이 시작되고 컨디션이 오르고 있는 시점에서 김기중과 로테이션으로 이닝 관리를 받으며 선발 마운드에 설 가능성이 크다.

킹험, 카펜터, 김민우, 윤대경, 김기중으로 시작해 문동주까지 연착륙에 성공한다면 김이환, 남지민, 김재영, 박윤철은 롱맨이나 퓨처스에서 선발로 컨디션을 유지할 수밖에 없을 것이다.

불펜진의 업그레이드 굉장히 중요, 정우람 존재감 여부, 좌완 불펜은 고민

한화이글스는 지난 2018년 ‘강력한 불펜’의 힘으로 암흑기를 깨고 가을야구에 참전한 바 있다. 하지만 이내 불펜진이 해체되면서 지난 3년간 바닥을 헤매는 신세가 됐다.

선발이 강력하지 않은 상황에서 한화이글스가 승리할 수 있는 원동력은 불펜진의 강화밖에 없다. 하지만, 이글스에서 꺼낼 수 있는 가장 강력한 불펜 카드는 단 두 장에 불과하다. 바로 좌완 파이어볼러 김범수와 강력 사이드암 강재민이다.

고관절 부상으로 오랜 시간 고생한 김범수는 고관절 문제를 해결하고 이번 시즌에 나서고 지난 시즌 아픔이 있었던 강재민은 절치부심하면서 다시 국가대표 승선을 노린다. 이런 의미에서 두 선수는 올 시즌에 변함없는 활약을 해줄 것이다.

투수조 조장까지 맡았던 우완 김진영의 이탈이 너무 아쉽고 윤대경의 선발 전환으로 불펜이 크게 헐거워진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역시나 후보군이 있다. 다만, 아직은 믿음을 주기에는 아쉬움이 있기에 이번 시즌 진일보한 모습을 보여주기를 기대해야 하는 상황이다.

가장 좋은 활약을 펼쳐줘야 하는 선수는 1994년 듀오, 윤호솔과 김종수다. 두 선수는 어느덧 10년 차에 접어들었고 2012년 청소년대표로 태극마크를 함께 달았던 사이이기도 하다.

우선, 지난 시즌 55경기에 출장하며 풀타임을 경험했고 데뷔 첫 승과 더불어 3승, 8개의 홀드를 수확한 풍운아 윤호솔. 부상의 늪에 허덕이다 고향 팀에 돌아와 비로소 본인의 진가를 보여주기 시작했다. 지난 시즌 막바지에는 체력이 부치는 모습을 보이면서 아쉬운 모습이 있었지만, 그 경험을 이번 시즌에 잘 기억한다면 지난 시즌보다 더 좋은 성적을 거둘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김종수는 2019시즌부터 본격적으로 1군 무대에 올라와 불펜에서 좋은 활약을 펼쳐주고 있다. 2020시즌에 직구 스피드를 평균 140km/h 초, 중반, 최고 후반까지도 회복하고 좋은 구위를 선보이면서 2020시즌에 54경기, 지난 시즌에는 49경기에 출장하면서 핵심 불펜 역할을 해줬다. 올 시즌에는 전천후가 아닌 윤호솔과 더불어 필승진에 배치되어 승리를 연결하는 모습을 보여줘야만 한화이글스가 이기는 경기를 할 수 있을 것이다.

또 하나의 주목할 선수는 바로 주현상이다. 내야수로 입단해 지난 시즌부터 본격적으로 투수로 1군에 입성한 주현상. 초반에는 큰 위기가 없는 중, 후반에 기용되었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타이트한 상황에 투입이 됐고 좋은 모습을 계속 보여줬다. 투수로 전향한 첫 시즌이었지만 43경기에 출장해 50⅓이닝을 소화했고 2승 2패 4홀드는 덤이었다. 평균자책점은 팀 내 우완 불펜 중에 가장 좋은 3.58이었다.

여기에 마무리 정우람이 과연 어떤 모습을 보여줄지가 관건이다. 지난 시즌의 부진을 털어내고 예전의 모습을 보여준다면 강재민이나 김범수가 중간에서 마무리로 이어지는 역할을 해줄 수 있지만 그렇지 않았을 경우에는 두 선수가 뒷문을 책임져야 하는 도미노 현상이 일어날 수도 있기 때문이다.

기존의 규칙으로 돌아간다고 하지만 실질적으로 스트라이크 존의 확대가 예상되는 시즌이기 때문에 구위보다는 제구와 커맨드로 상대를 제압하는 정우람에게는 분명 긍정적인 영향을 줄 것으로 보인다. 정우람이 마무리에서 예전의 위력을 되찾는다면 한화이글스의 불펜진은 더욱 강력하고 탄탄해질 것이다.

한화이글스 불펜의 고민은 좌완 불펜이 될 전망이다. 김범수가 강력하게 버티고는 있지만, 좌타자가 많은 현시점에서 좌완 불펜의 쓰임새는 분명히 존재한다. 하지만, 마땅하게 믿고 맡길 좌완 불펜이 없다. 베테랑 임준섭과 송윤준 그리고 젊은 황영국, 김기탁 등이 얼굴을 내밀 것으로 보이는데 과연 어떤 선수가 1군 진입에 성공할 수 있을지는 가늠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그만큼 좌완 불펜진이 강력하지 않다는 것이다.

여정권 대전MBC 프로야구 해설위원(이학박사)
여정권 대전MBC 프로야구 해설위원(이학박사).

퓨처스 코치로 활약하고 있는 박정진 같은 좌완 불펜이 나타나기를 기대해본다.

아쉽게 2년 연속 최하위로 2021시즌을 마감한 한화이글스 선수들. 스프링캠프를 통해 카를로스 수베로 감독의 시즌2 2022시즌에는 많은 성장을 이뤄내며 많은 팬의 기대감을 만족시킬 수 있는 선수단이 되기를 희망해본다. 반드시 “최약체”라는 오명을 벗고 올 시즌에는 “반전의 반전”을 만들어서 화려하게 비상(飛上)하는 독수리로 거듭나길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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