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톡톡: 백 열세번째 이야기] 유권자는 투표로 말한다

충청남도선거관리위원회 제공.
충청남도선거관리위원회 제공.

“누가 이길 것 같습니까?” 정치부 기자를 하면서 이번 선거처럼 답하기 곤란한 질문을 받아본 적이 있던가. 대답은 “당신 생각과 같습니다”라는 말로 대신했다. 이제 그런 질문과 답변을 할 시간도 얼마 안 남았다. 

누가 대통령이 될 것인가. 다수의 짐작대로라면 ‘이재명’이나 ‘윤석열’일 것이다. 그러나 국민은 혼란스럽다. 차악(次惡)을 가려내기 어려운 까닭이다. 네거티브와 진영싸움이 선거 기간 내내 이어졌다. 이러다 정말 지는 쪽은 ‘감옥에 갈지도’ 모르겠다. 

누구를 찍을 것인가. 후보들을 둘러싼 각종 의혹은 수사를 통해 밝힐 일이다. 다만, 인물 됨됨이와 도덕적 허물은 덮을 수 있는 성질이 아니다. 자리가 사람을 만든다는 말에 일말의 기대를 걸어야 하나. 별수 없다. 이렇게 된 이상 우리가 ‘국민의 대통령’을 만드는 수밖에. 

헌법이 보장한 참정권만은 포기해선 안 된다. 후회해도 투표는 하자. 선거공보물 한 번 더 꼼꼼히 들여다보고 투표하러 가자. 후보는 최악이라도, 대통령까지 최악으로 만들 순 없기 때문이다. 우리네 금쪽같은 5년 삶을 최악의 정부에 송두리째 맡길 순 없다. 권력은 군림하는 게 아니며, 통치는 국민이 하는 것이다. 

여론조사를 보면, 이번 대선은 이전과 달리 ‘지역주의’가 힘을 쓰지 못할 것 같다. 이재명은 사상 첫 TK 출신 민주당 후보가 됐고, 윤석열도 호남에서 선전하고 있기 때문이다. 충청도 마찬가지다. 이나 윤이나 ‘아들’이니 ‘사위’를 애타게 찾지만, 떡 줄 사람은 생각도 없다. 

지역주의 완화 여론은 한국 정치의 고질병을 고쳐야 한다는 국민의 정치의식과 수준이 높아진 결과일 것이다. 따라서 이번 대선은 지역구도 보다 지역 내 ‘세대 표심’이 향배를 가를 공산이 커 보인다. 

국민은 판단할 것이다. 누가 소신 있는 국정철학과 비전을 펼칠 국민의 지도자감인지. 그리고 선택할 것이다. 시대와 세대와 지역을 뛰어넘어 '국민을 위한' 후보를. 그다음 명령할 것이다. 국민의, 국민에 의한, 국민을 위한 대통령과 정부를. 

영화《킹메이커》는 김대중(DJ) 전 대통령 실화를 그렸다. 극 주인공 김운범은 “자기 목소리 내는데 겁먹지 않고, 국가한테 희생을 강요받지 않는 세상. 그런 세상을 만드는 것이 내 대의”라고 말한다. DJ는 ‘동서화합’과 ‘국민통합’의 정치로 당대 분열과 갈등을 극복하고자 ‘포용의 리더십’을 발휘했다.

역대 정부에 대한 평가는 각자 다를 것이다. 그러나 김대중, 노무현 이후 정권의 모습은 어땠나. 국민의 목소리에 크게 귀를 기울이지 않았다. 대의는 없고, 정치를 오염시키는 모리배만 득세했다. 그래서 국가로부터 희생을 강요받는 국민이 여전히 차고 넘친다. 이제는 좀 바꿔야 하지 않겠나. 토론은 끝났고, 투표만 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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