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서재국 법무법인 충청우산 대표변호사
"제 의뢰인이 억울하게 당하는 일이 없도록 하겠다"

22년간 법관 생활을 마치고 새출발하는 서재국 변호사. 서 변호사는 의뢰인을 위한 변호사가 되도록 노력한다는 계획이다. 지상현 기자
22년간 법관 생활을 마치고 새출발하는 서재국 변호사. 서 변호사는 의뢰인을 위한 변호사가 되도록 노력한다는 계획이다. 지상현 기자

[지상현 기자]"제가 놓쳐서 의뢰인이 억울하게 당하는 일이 없도록 철저히 분석하고 증거들이 무엇인지 고민하는 등 사건을 두껍게 볼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

지난 18일자로 22년간의 법관(판사) 생활을 마치고 변호사로 새출발하는 서재국 변호사(50, 법무법인 충청우산 대표변호사)의 각오다. 

1972년 전남 광주에서 태어나 고려고등학교를 졸업한 뒤 성균관대에 입학한 그는 천직인 법조인이 되기 위해 사법시험(39회)과 사법연수원(29기)을 거쳐 2000년 청주지법 판사로 부임했다. 지난 18일 퇴직할 때까지 청주와 전주, 충주, 부산에서 근무했으며, 최근까지 대전지법에서 부장판사(제4형사부)를 맡아 왔다.

그가 법조인의 길을 걷게 된 것은 선친의 영향이 컸다. 세무공무원으로 퇴직한 서 변호사의 아버지는 사시 1차에 4번씩이나 합격할 정도로 법조인에 대한 동경이 있었다. 때문에 서 변호사도 어려서부터 자연스럽게 법조인의 꿈을 키웠고 법조인으로의 미래를 의심하지 않았다. 법조인이 되기위해 공부도 열심히 했다. 사법연수원을 수료할 당시 판사와 검사를 두고 고민하다 아버지의 권유에 따라 법원으로 결정할 정도의 그의 인생에서 선친의 영향은 그 누구보다도 중요했다.

그렇게 해서 들어온 법원. 서 변호사는 22년간 법원에서 근무하면서 형사부와 민사부, 행정부를 두루 섭렵했다. 굳이 가장 적성에 맞는 사건을 꼽자면 아무래도 14년 동안 담당했던 형사사건이다. 최근에는 대전지법에서 신청합의 재판부를 맡았던 것도 기억에 남는다고 한다.

대전법원 내에서 야근과 주말 근무를 가장 많이하는 판사 중 한명으로 꼽혔던 그는 "법원에서의 삶에 후회는 없다"며 "승소해야 할 사건은 승소하도록 했고, 패소해야 할 사건은 패소시켰다. 누구보다 야근이나 주말 근무를 많이 하면서 사건의 진실을 파헤치려 노력했다"고 너털웃음을 지었다.

가장 기억에 남는 판결을 묻는 질문에 서 변호사는 최근 항소심 판결이 선고된 유전자 가위 사건을 꼽았다. 유전자 가위 특허를 빼돌리는 등 사기와 업무상 배임 혐의로 기소된 김진수 전 기초과학연구원 단장에 대해 서 변호사는 재판장으로서 사건의 실체를 파악하기 위해 집중했고 그 결과 무죄를 선고한 원심을 파기하고 일부 유죄와 함께 징역형의 선고유예를 판결했다.

서 변호사는 "하루를 판사로 살더라도 진실의 눈을 감으면 안된다는 생각으로 일부 유죄를 선고하면서도 우리나라에서 연구를 계속할 수 있도록 선고유예 판결했다"면서 "과학자의 윤리와 학문의 자유, 미래 산업에 대한 고민없이 법률이 만들어졌는데 그러다보니 연구자들이 불법에 개입했다. 판사로서 눈감아 줄 수 없었다"고 설명했다.

그는 "사건을 흔들어보면 사건 안에 다른 면이 숨어 있다는 것을 알게 된다. 기록 순서를 바꿔보거나 상대방 입장으로 생각해 보고 이벤트를 중심으로 사건을 살펴보면 진실을 알수 있다"며 "사건을 두껍게 읽으려고 노력하면서 변호인들이 캐치하지 못한 것을 밝혀내기도 했다"고 강조했다.

특히 "제가 놓쳐서 의뢰인이 억울하게 당하는 일이 없도록 사건을 철저히 분석하고 찾아내면서 두껍게 보려고 최대한 노력하겠다"면서 "의뢰인 마음에 평화를 주고 편안하고 안정감을 줄 수 있는 변호인들이 되겠다"고 자신감을 드러냈다.

서 변호사는 퇴직을 결심하고 행선지를 고민하지 않았다. 이미 오래전부터 함께 근무하면서 존경의 대상인 신귀섭 변호사(전 청주지법원장, 현 충청우산 대표변호사)와 함께하고 싶었기 때문이다. 그래서 고민없이 대전지역 유명 로펌 중 하나인 충청우산에 대표변호사로 둥지를 틀게 됐다.

서 변호사는 로펌내 7명 변호사와 함께 토탈서비스를 계획 중이다. 신귀섭 변호사와 서 변호사 본인, 그리고 나머지 변호사들이 함께 보완을 통한 완벽을 추구한다는 게 서 변호사의 복안이다.

자신이 그랬던 것처럼 아들이 법조인의 길을 걷길 원하는 서 변호사는 법원에서 퇴직한 뒤 현재 대전지방변호사회에 변호사 등록을 신청한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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