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정권의 '야구에 산다!'] 장시환, 장민재, 임준섭 역할 필요, 노수광 반등 가장 중요

한화이글스가 2022 시즌 재도약하기 위해서는 베테랑급 선수들의 활약이 필요하다. 만약 기대 이하의 활약을 펼친다면 신인급 선수들에게 밀릴 수밖에 없는 현실이다.
한화이글스가 2022 시즌 재도약하기 위해서는 베테랑급 선수들의 활약이 필요하다. 만약 기대 이하의 활약을 펼친다면 신인급 선수들에게 밀릴 수밖에 없는 현실이다.

2022시즌을 앞두고 동계훈련에 여념이 없는 10개 구단의 ‘개막 시계’가 더 빠르게 돌아가고 있다. 막바지로 치닫고 있는 동계훈련에서 옥석을 가려내기 위한 노력이 계속되고 있다.

아직 외국인 선수의 합류가 완전히 이루어지지 않은 구단과 뒤늦은 합류로 이제 적응을 시작한 구단은 마음이 급할 수밖에 없을 것이다. 예년과는 다르게 따뜻한 해외에서의 훈련이 아니라 국내에서 훈련이기 때문에 더 그럴 것이다.

코로나19 상황에서 ‘오미크론’의 확산력이 점차 확대되면서 훈련지에도 코로나 확진자가 연이어 나오고 있다. 선수 뿐 아니라 프런트를 비롯해서 관계자들까지 그 범위가 넓어지고 있는 것이 자칫 훈련에 영향을 주지 않을까, 각 팀에서 전전긍긍 하고 있는 상황이다. 특히, 한화이글스는 동계훈련에서 젊은 선수들에게 확실한 ‘동기부여’를 해줬던 류현진 선수가 확진 판정으로 훈련에서 이탈하면서 아쉬움을 남기고 있다.

하지만, 각 구단에서는 최선의 방역을 통해 최소의 충격으로 현 상황을 이겨내기 위한 노력을 하면서 동계훈련은 큰 탈 없이 진행되고 있는 모습이다.

그동안 팀의 사령탑 없이 동계훈련을 진행 중이던 한화이글스는 드디어 카를로스 수베로 감독이 입국에 성공하면서 한시름 덜게 되었다. 수베로 감독은 지난 17일에 입국하면서 자가격리에 들어갔고 해제 이후에 바로 동계훈련에 합류할 것으로 알려졌다.

최악의 경우, 수베로 감독 없이 시범경기나 시즌 초반 경기도 치를 수 있다는 전망도 나왔으나 다행히 수베로 감독의 입국 문제가 잘 해결되면서 예상보다는 늦었지만, 한화이글스의 남은 동계훈련은 비로소 정상적으로 돌아갈 수 있게 되었다.

이제까지 동계훈련을 지휘한 코칭스태프와 수베로 감독과의 적극적인 소통으로 옥석 가리기와 젊은 선수들의 성장을 이끌어 시범경기와 시즌 준비에 최선을 다해주길 바란다.

부활이 필요한 ‘위기의 베테랑들!’ 신정락, 장시환, 이해창, 임준섭, 장민재, 노수광

한화이글스는 지난 2021시즌을 앞두고 대규모의 선수단 정리를 단행했다. 가장 큰 이슈는 바로 베테랑들과의 이별이었다.

그동안 팀의 주축이었던 김태균을 비롯해 송광민, 안영명, 윤규진, 이용규, 최진행 등이 그 대상이었고 안영명은 KT로, 이용규는 키움에 터를 잡았지만, 나머지 선수는 유니폼을 벗었다.

카를로스 수베로 감독을 영입하면서 전면적인 세대교체 및 리빌딩에 들어간 2021시즌을 지내면서 남아있던 베테랑들인 이성열, 정진호, 김민하 등과도 이별도 선택했다.

2021시즌을 기점으로 이제는 ‘베테랑’이라고 칭할 수 있는 선수가 선수단 내에 많지 않다. 그만큼 ‘베테랑’의 입지가 줄었고 점점 고참 선수들의 설 자리가 없어지고 있다. 하지만, 분명 베테랑들의 가치는 존재한다. “신, 구의 조화”가 괜히 나온 말은 아니다.

아직, 한화이글스에는 ‘베테랑’이라고 불릴만한 선수들이 있다. 물론 다른 팀에 비해서는 연령이나 연차가 젊을 수 있지만, 팀 내에서 충분히 젊은 선수들을 이끌고 본인들의 역량을 발휘하면서 팀 성적을 끌어올리는 데 힘을 보탤 ‘베테랑들’이 있다.

가장 우선 꼽을 수 있는 선수들은 신정락, 장시환, 이해창의 1987년생 3인방이다. 팀 내 최고참인 정우람에 이은 ‘넘버 2’인 선수들이다.

이 선수들의 공통점은 선수 생활의 막바지에 이글스의 유니폼을 입었다는 것이다. 신정락은 북일고, 고려대를 졸업하고 2010년 LG트윈스에 드래프트 전체 1번으로 지명될 정도의 유망주로 큰 기대를 받았다. LG에서 선발, 중간, 마무리를 모두 경험하면서 전천후로 활용된 신정락은 구위는 좋으나 마운드에서 안정성이 떨어진다는 평가를 받으며 2019시즌에 송은범과의 트레이드를 통해 고향 팀인 한화이글스의 유니폼을 입었다.

장시환은 2007년 북일고를 졸업하고 현대에 입단해 넥센(우리, 히어로즈 포함)을 거쳐 KT, 롯데에서 선수 생활을 했고 2019시즌이 끝나고 2:2 트레이드를 통해 고향 팀인 한화이글스 유니폼을 입었다. 그때 트레이드 대상 중 한 명이 바로 이글스 안방을 책임질 차세대 포수 지시완(개명 전 지성준)이었다. 그만큼 한화이글스가 장시환에게 거는 기대는 컸다는 것을 알 수 있는 대목이다.

포수 이해창은 경기고, 한양대를 졸업하고 넥센에서 선수 생활을 시작해 KT를 거쳐 2020시즌을 앞두고 2차 드래프트를 통해 한화이글스의 유니폼을 입었다.

이 세 선수의 부활은 절실하다. 신정락은 앞서 언급했듯이 선발로, 불펜으로 어느 보직이든 팀에 필요한 자원이다. 소위 ‘긁히는 날’에는 타자들이 건드리지 못하는 ‘마구’ 같은 공을 던질 정도로 무서운 투수지만 해당 경기 안에서도 ‘큰 기복’이 있을 정도로 안정성이 떨어지는 단점이 있다. 하지만, 신정락이 불펜 쪽에서의 경험을 바탕으로 사이드암의 장점을 살린다면 한화이글스의 불펜은 상당히 탄탄해질 가능성이 크다.

한편, 장시환은 2020시즌에는 승리와는 큰 인연이 없었지만, 선발로서 로테이션을 지키면서 마운드 운용에 큰 힘을 실어주었다. 하지만, 재활 후 복귀한 2021시즌에는 이렇다 할 활약을 보여주지 못했다. 신정락과 더불어 불펜 경험도 있기에 팀이 부족한 부분에 힘을 보탤 수 있다면 역시나 큰 전력이 될 수 있을 것이다.

이해창은 FA계약에 성공한 최재훈과 더불어 안방을 지키는 백업 포수로 요긴한 활약을 해줬다. 하지만 부상으로 신음하면서 기아로부터 백용환의 영입이 이루어졌고 이번 시즌을 앞두고 대형 포수로의 자질이 보이는 고졸 신인 허인서, 박상언과 허관회의 젊은 포수진과 치열한 경쟁을 벌여야 하는 처지에 있다. 하지만 1군에서의 풀타임 경험으로 후배들에게 좋은 본보기를 보여주면서 본인의 역량을 발휘한다면 한화이글스의 안방은 더욱 탄탄해질 수밖에 없을 것이다.

좌완 임준섭은 1989년생으로 2012년 개성고, 경성대를 거쳐 기아에 입단했다. 기아에서 2013년과 2014년에 좌완 선발로 인정을 받으면서 100이닝 이상을 소화하는 활약을 펼쳤다. 김성근 감독 시절인 2015시즌에 4:3 트레이드를 통해 한화이글스의 유니폼을 입었다. 이때 기아로 넘어간 선수 중에 노수광 선수가 포함되어 있었다. 하지만 이글스의 유니폼을 입고 좌완 선발로서의 가능성만 확인한 채 많은 시간이 흘렀다.

선발에는 고졸 2년 차 좌완 김기중이 중용될 것으로 보이나 불펜 쪽에는 김범수 말고는 아직 특출난 선수가 보이지 않는 한화이글스 투수진이다. 임준섭이 좌완의 희소성을 살려 투수진에 힘을 실어준다면 투수 운용이 한결 수월해질 수 있을 것이다. 이번 동계훈련 전에 팀 선배 정우람과 메이저리거 류현진, 김광현과의 훈련이 보약이 되었기를 기대해본다.

오늘 소개하는 선수 중에 유일하게 프랜차이즈인 장민재. 1990년생으로 2009년 한화이글스의 유니폼을 입고 벌써 14번째 시즌을 맞이한다. 하지만 장민재는 만년 유망주에 그치고 있다. 선발로, 불펜으로 기회를 받고 경험을 쌓았으나 제대로 본인의 역량을 보여준 시즌은 2016년과 2019년, 두 시즌 정도였다. 그것도 냉정하게 평가하면 기대와는 다른 아쉬운 성적이었다.

20대 시절에 함께 유니폼을 입고 한화이글스의 미래로 평가를 받았던 김혁민, 이태양, 안승민 등은 모두 팀을 떠났다. 장민재 혼자만 남았다. 하지만, 그의 자리는 확고하지 않다. 이제는 정말 선배로서 보여줘야 할 일만 남았다. 이번 시즌에도 류현진과 함께 훈련에 임했다.

마지막으로, 어쩌면 오늘 소개한 선수 중에 올 시즌 부활이 가장 절실한 선수, 바로 노수광이다. 한화이글스의 전력 중 가장 약한 포지션이 바로 외야수이다. 외야수는 변수만이 가득하다. 여기에 노수광이 ‘변수’가 아닌 ‘상수’로 자리를 잡는다면 한화이글스의 올 시즌 전력은 상승할 여지가 매우 크다. 노수광은 보여준 게 있는 선수이기 때문이다.

노수광은 1990년생으로 청주고, 건국대를 졸업하고 2013년에 한화이글스의 유니폼을 입었다. 장민재와 동갑내기이다. 고향 팀 한화이글스에 지명을 받고 입단을 했으나 이렇다 할 주목을 받지 못한 채 2015시즌에 앞서 언급한 임준섭이 포함된 4:3 트레이드로 기아 유니폼을 입었다. 2016년에 반짝 활약하며 가능성을 보여준 노수광은 2017시즌 초 SK로 유니폼을 갈아입는 4:4 트레이드에 포함이 되었다.

2017년과 2018년은 노수광에게 최고의 2년이었다. SK에서 풀타임 외야수로 뛰면서 자신의 진가를 발휘했고 ‘노토바이’라는 별명을 얻을 정도로 큰 활약을 펼쳐 보이며 올스타에도 선정되는 영광까지 안을 수 있었다. 하지만, 부상으로 자신의 제 컨디션을 찾지 못한 채 경기력이 떨어졌고 2020시즌 중반에 외야수가 부족한 친정팀 한화이글스에 세 번째 트레이드를 통해 다시 넘어오게 되었다. 그때 상대가 투수 이태양이었다.

이태양은 지금 SSG에서 부활의 날개를 펴고 있다. 노수광이 이번 시즌에 반드시 재기에 성공해야 하는 이유이다. 노수광은 외야수로서 수비 센스가 그리 뛰어난 편은 아니지만, 짐승 같은 운동 능력으로 커버하는 스타일이다. 일단 발이 빠르기 때문에 수비와 주루에서 한화에 큰 힘이 될 수 있는 유형의 선수이다. 그리고 무엇보다 경험이 부족한 한화이글스의 외야진에 풀타임 경험을 한 노수광의 경력은 소중한 자산이라고 할 수 있겠다.

새로운 외국인 타자 터크먼이 외야 한 자리를 차지하고 노수광과 내야에서 외야로 포지션 변경을 꾀하는 김태연이 자리를 잡는다면, 노수광, 터크먼, 김태연의 외야 라인이 구성된다. 여기에 장운호, 이시원(개명 전 이동훈), 이원석, 임종찬, 장지승에 신인 권광민, 유민까지 무한 경쟁이 펼쳐지게 된다. 자연적으로 시너지 효과가 나올 수 있는 구조가 된다.

가장 중요한 것은 노수광이 예전의 기량을 되찾아 외야의 한 자리를 맡아주는 것이다. 그럴 경우, 한화이글스는 정은원과 새로운 테이블세터진을 구성할 수도 있고 노수광을 9번에 배치해 상위 타선과의 연결고리 역할을 맡길 수도 있게 된다. 자연스럽게 타선의 다양함이 살아날 수 있게 된다.

투수진의 정우람, 야수진의 포수 최재훈은 FA선수답게 좋은 활약을 해줄 것이다. 젊은 선수들의 성장 속에 베테랑 선수들의 활약이 절실해진다. 그래야 신, 구의 조화가 제대로 이루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투수진의 신정락, 장시환, 임준섭, 장민재 그리고 야수진의 포수 이해창과 외야수 노수광. 이 6명의 활약은 한화이글스의 전력을 더욱 탄탄하게 해줄 뿐만 아니라 팀 분위기와 리빌딩에 소금과 같은 역할을 해줄 것이다. 아마 이 선수들도 충분히 알고 있을 것이다.

여정권 대전MBC 프로야구 해설위원(이학박사).
여정권 대전MBC 프로야구 해설위원(이학박사).

이제는 벼랑 끝에 몰린 심정으로 올 시즌을 준비하고 있을 6명의 고참 선수들. 이들의 활약에 큰 기대를 담아 응원의 박수를 보낸다.

아쉽게 2년 연속 최하위로 2021시즌을 마감한 한화이글스 선수들. 스프링캠프를 통해 카를로스 수베로 감독의 시즌2 2022시즌에는 많은 성장을 이뤄내며 많은 팬의 기대감을 만족시킬 수 있는 선수단이 되기를 희망해본다. 반드시 “최약체”라는 오명을 벗고 올 시즌에는 “반전의 반전”을 만들어서 화려하게 비상(飛上)하는 독수리로 거듭나길 기대해본다.

저작권자 © 디트NEWS24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