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정권의 '야구에 산다!'] 한화이글스 레전드 영구결번을 목표, 세 선수의 활약상 기대

한화이글스 하주석 정은원 노시환(왼쪽부터). 한화가 예전의 모습을 되찾기 위해서는 영구결번에 준하는 이들 3명의 활약이 필요하다.
한화이글스 하주석 정은원 노시환(왼쪽부터). 한화가 예전의 모습을 되찾기 위해서는 영구결번에 준하는 이들 3명의 활약이 필요하다.

2022시즌을 앞둔 10개 구단의 발걸음이 빨라지고 있다. 각 구단은 새로운 시즌을 앞두고 동계훈련에 여념이 없다. 아직 외국인 선수의 합류가 마무리되지 않은 구단은 걱정과 우려가 앞서고 코로나 상황으로 인해 확진자가 발생한 구단은 최선의 방역에 신경을 곤두세우고 있다.

대부분의 구단이 큰 무리 없이 동계훈련을 치러내고 있다. 하지만 언제 발생할지 모르는 코로나 확진자로 인해서 큰 부담감을 안은 채 훈련을 실시하고 있는 것 또한 사실이다.

만약, 외국인 선수를 비롯한 주축 선수가 자칫 코로나 확진 판정을 받고 격리에 들어가면서 훈련에 차질을 빚게 되면 그만큼 훈련의 질과 양이 떨어질 수밖에 없기 때문에 시즌을 준비하는 발걸음이 더뎌질 것이다.

거제에서 훈련을 진행하고 있는 한화이글스는 아직 수베로 감독의 입국이 마무리되지 않으면서 케네디 코치 체제에서 동계훈련을 이어가고 있다. 류현진의 합류로 젊은 선수들의 동기가 부여된 좋은 분위기에서 이루어지고 있다.

다행스러운 것은 코로나 확진으로 훈련 초반 합류하지 못한 외국인 선수가 큰 문제 없이 동계훈련에 참여해 훈련을 소화하고 있다는 것이다.

카를로스 수베로 감독의 합류만 빠르게 이루어진다면 한화이글스의 동계훈련에는 큰 문제가 없을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수베로 감독의 합류가 계속 늦어질 경우, 시범경기나 시즌 초반 사령탑이 없는 최악의 상황까지도 염두에 둘 필요성도 제기된다.

시즌 준비를 위한 수베로 감독의 입국 문제가 빨리 해결되기를 바란다.

내야의 핵심 하주석, 정은원, 노시환 ‘영구결번’을 목표로 뛰어라!

한화이글스의 내야진은 지난 시즌을 기점으로 세대교체에 완벽하게 성공했다고 볼 수 있다. 물론, 이 선수들이 기량의 정체나 부상 등의 사유로 인해 지속적인 활약을 펼치지 못한다면 또 다른 변수가 생기겠지만, 현재로서는 한화이글스의 내야진 리빌딩은 완성에 가깝다고 볼 수 있다.

그 주인공은 바로 하주석, 정은원, 노시환이다. 필자는 이 세 선수가 한 시즌 한 시즌 최선을 다해서 좋은 활약을 펼치는 것을 목표로 삼는 건 당연한 일이지만 조금 더 목표를 높고 멀리 보기를 추천한다. 바로 한화이글스의 레전드로 ‘영구결번’을 목표로 뛰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물론, 이 선수들도 ‘영구결번’의 무게를 알기 때문에 아마도 함부로 입에 올리지 못할 것이다. 하지만 현 상황에서 이 세 선수의 능력과 활약이라면 은퇴할 시점에 충분히 ‘영구결번’을 노려볼 수 있을 것으로 판단된다.

한화이글스의 ‘영구결번’은 네 명만이 누릴 수 있었다. 35번 장종훈, 21번 송진우, 23번 정민철, 52번 김태균이다. 공교롭게도 투수 2명, 타자 2명의 비율이다.

아마도 류현진이 어느 시점에 한국야구에 돌아와서 이글스의 유니폼을 입고 활약하느냐에 따라 류현진의 99번이 이글스 다섯 번째 ‘영구결번’이 될 수도 있지 않을까 하는 조심스럽게 즐거운 상상을 해본다.

‘영구결번’의 무게는 어마어마하다. 뛰어난 성적을 남겼다고 해서 모든 선수가 ‘영구결번’의 영광을 안는 것은 아니다. 오랜 선수 생활과 뛰어난 성적은 기본이고 팀을 위한 헌신과 야구를 대하는 태도 그리고 인성 등의 여러 부분에서 인정을 받아야 가능한 것이다.

가장 중요한 것은 구단의 의지도 있겠지만 그 선수를 바라보는 ‘팬’들의 잣대가 어떤 평가를 하느냐도 매우 중요한 요소가 될 수 있겠다.

장종훈, 송진우, 정민철은 이글스의 첫 번째 전성기를 이끌었고 한화이글스의 첫 우승이자 마지막 우승을 합작한 선수들이다. 여기에 김태균은 한화이글스의 암흑기를 홀로 버텨낸 전국구 타자였다. 그만큼 구단에서도 인정을, 팬들도 인정할 수밖에 없는 활약을 펼친 선수들이었다.

장종훈은 한 시대를 풍미한 ‘홈런타자’였다. 최초의 시즌 40홈런을 넘겼고 통산 340개의 홈런은 아직 이글스의 기록으로 남아있다. 송진우는 210승의 어마어마한 기록을 쌓았다. 한국프로야구 역대 기록이다. 정민철의 161승은 송진우에 못 미치지만, 역대 2위 기록이자 한국프로야구 우완 투수 최고 기록으로 남아있다. 김태균은 ‘출루머신’이라는 별명처럼 거포이면서도 출루에 특화된 선수로 정평이 났고 일본리그에 진출해서도 우승을 거머쥔 기록을 갖고 있다.

장종훈은 1987년 입단해 2005년까지 19년을 뛰었다. 송진우는 1989년 입단해 2009년까지 무려 21시즌을 이글스 유니폼을 입었다. 정민철은 16시즌을, 김태균은 19시즌을 이글스 유니폼을 입었고 두 선수는 나란히 일본에 진출해 두 시즌을 보냈다. 이는 그만큼 오랫동안 이글스 유니폼만을 입고 좋은 기량을 유지하면서 선수 생활을 했다는 것을 의미한다.

여기에 후배들에게 귀감이 되는 인성과 리더십으로 선수단을 이끌며 선배로서의 리더 역할도 충실히 했기 때문에 구단에서도 이들의 활약을 인정할 수 있었고 팬들도 이들의 ‘영구결번’ 선정에 이의를 제기할 수 없었을 것이다.

하주석, 정은원, 노시환은 아직 선배들에 비할 바가 아니다. 아직 부족한 점이 많고 이제 출발점에 선 신출내기에 불과하다. 하지만 빠르게 주전 자리에 오르고 리그 판도를 바꿀 수 있을 정도의 실력 성장을 가져오면서 한화이글스 팬의 마음을 훔치고 있다.

2012년 입단한 하주석은 어느덧 11년 차에 접어들었다. 군 문제 해결과 부상으로 인해 본격적으로 자리를 잡았다고 인정되는 시즌이 4시즌 정도에 불과하지만, 이제는 팀의 주장으로서 후배들을 이끌고 리빌딩과 세대교체의 핵심으로 자리 잡았다.

첫 번째 ‘영구결번’의 주인공인 장종훈 이후 프랜차이즈 유격수로 자리 잡은 첫 번째 선수인 하주석이기에 그 가치는 더 크다고 볼 수 있다. 그동안 한화이글스의 유격수 자리는 항상 아쉬움이 많았다. 하지만 하주석이 주전으로 자리를 잡으면서 다른 구단과 견줘도 부족함이 없는 포지션이 되었다.

하주석은 이제까지 661경기를 소화하고 608개의 안타와 43개의 홈런을 기록했다. 타율은 0.267에 불과하다. 하지만 11시즌을 뛰었음에도 아직 20대인 하주석이 향후 10년을 부상 없이 지금의 퍼포먼스를 유지하거나 더 성장한다면 더 많은 기록을 만들어낼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여기에 팀의 리더로서 후배들을 이끌고 팀 성적까지 올릴 수 있다면 ‘영구결번’의 확률은 더 높아지지 않을까 하는 상상을 해본다.

2018년에 입단해 불과 다섯 번째 시즌에 접어드는 정은원. 하지만 선배 하주석 보다 먼저 뜻깊은 기록을 만들었다. 바로 2020시즌에 무려(?) 2루수 ‘골든글러브’를 수상한 것이다. 프랜차이즈 골든글러브는 마지막 ‘영구결번’의 주인공 김태균 이후 처음이었다.

여기에 타격에 눈을 뜨면서 ‘선구안’이 급성장했고 톱타자로서 출루에 특화된 선수로 성장 가능성을 확인시켜줬다. 본인이 어떤 야구를 해야 되는지에 대한 “답”을 얻을 수 있었던 지난 시즌이었다.

물론 2루수로서 수비의 안정성은 당연한 것이고 공격적인 측면에서는 클러치 능력을 키우고 조금 더 날카로워질 필요가 있다. 그래야만 국가대표 반열에 오를 수 있기 때문이다.

3루를 맡고 있는 노시환은 이제 4년 차에 접어든다. 노시환은 ‘영구결번’의 주인공인 두 명의 타자 장종훈과 김태균의 대를 잇는 유형이기에 더 큰 기대가 된다. ‘영구결번’ 선배들의 뒤를 잇는 이글스의 4번타자로서의 기대감말이다.

노시환은 두 번째 시즌에 두 자릿수 홈런을 기록했고 세 번째 시즌인 지난 시즌에는 본인의 시즌 기록을 갈아치우면서 18개의 홈런을 때려냈다. 부상이 없었다면 아마도 20홈런을 넘겼을 가능성이 컸다. 하지만 부상이 가로막았다.

노시환은 아직 타격에서 보여줄 것이 많은 타자이다. 거포 부재에 시달리는 한국프로야구에서 리그를 대표할 수 있는 거포로 성장 가능성이 매우 크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그만큼 이글스를 떠나 한국프로야구에서 가치를 인정받을 수 있는 선수로 성장하고 있는 것이다.

수비에서의 안정감을 더 기르고 타석에서의 선구안과 컨택 능력을 기를 수 있다면 노시환은 이글스의 거포 후계자를 넘어 리그를 호령할 수 있는 대형 타자로 성장할 수 있을 것이다.

한국프로야구는 40년을 맞으면서 많은 성장을 했다. 신인 선수가 바로 리그에 적응해서 좋은 퍼포먼스를 보여줄 가능성은 그리 크지 않은 현실이다. 이 세 선수 역시 아직 성장 중이다. 하지만 이 세 선수는 팀 상황과 맞물렸지만, 본인들의 노력으로 이런 현실을 이겨내고 있다. 이는 가진 능력이 충분히 탁월하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제 출발점에 서 있는 세 선수이다. 이 선수들이 어떻게 성장할지는 아무도 모른다. 하지만 분명 떡잎은 확인했다. 이 선수들의 성장은 한화이글스의 성장과도 맥을 같이 할 것이다. 이 선수들의 성장과 활약에 많은 팬이 관심을 가질 필요가 있을 것이다.

여정권 대전MBC 프로야구 해설위원(이학박사).
여정권 대전MBC 프로야구 해설위원(이학박사).

하주석은 16번, 정은원 43번, 노시환은 8번을 백넘버로 쓰고 있다. 이 선수들이 과연 ‘영구결번’의 영광을 차지할 수 있을지 이들의 활약을 기대하고 이들의 백넘버를 기억해보자.

아쉽게 2년 연속 최하위로 2021시즌을 마감한 한화이글스 선수들. 스프링캠프를 통해 카를로스 수베로 감독의 시즌2 2022시즌에는 많은 성장을 이뤄내며 많은 팬의 기대감을 만족시킬 수 있는 선수단이 되기를 희망해본다. 반드시 “최약체”라는 오명을 벗고 내년 시즌에는 “반전의 반전”을 만들어서 화려하게 비상(飛上)하는 독수리로 거듭나길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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