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정권의 '야구에 산다!'] 복귀와 성장 가능성 자원 그리고 새로 입단한 신인 유망주

2022 시즌을 앞두고 한화이글스나 수베로 감독 입장에서는 외부 수혈이 없는 상황을 감안해 내부 선수들의 이름값이 필요하다. 특히 연차가 많지 않은 선수들의 활약은 필수일 수밖에 없다.
2022 시즌을 앞두고 한화이글스나 수베로 감독 입장에서는 외부 수혈이 없는 상황을 감안해 내부 선수들의 이름값이 필요하다. 특히 연차가 많지 않은 선수들의 활약은 필수일 수밖에 없다.

첫 외국인 감독 영입. 리빌딩과 세대교체. 2년 연속 최하위. 전력 보강 없는 팀. 한화이글스의 최근 두 시즌을 요약하면 이렇게 정리가 될 듯싶다.

첫 외국인 카를로스 수베로 감독을 영입하면서 세대교체의 기치를 내걸고 리빌딩에 박차를 가한 첫 시즌에 나름의 성과를 거두었다. 여기에 이번 시즌이 끝나고 수베로 2년 차를 맡는 내년 시즌을 위해 더욱 성장할 수 있는 “핵심 선수”를 영입할 수 있는 절호의 기회가 왔다. 하지만 구단의 움직임은 없었고 “빈손”으로 스토브리그를 끝냈다.

올 시즌 한화이글스와 “심준석 리그”의 강력한 경쟁자였던 9위 기아는 NC의 거포 나성범을 영입하고 메이저리그에 진출했던 “대투수” 양현종을 복귀시키면서 전력 보강에 성공했다. 최원준이 상무에 입대했지만, 투, 타의 핵심 선수를 영입하면서 내년 시즌 반등을 예고했다.

“코로나 술판” 파장으로 주전 선수들이 대거 이탈하면서 디펜딩 챔피언에서 7위로 급락한 NC는 중심 타선의 나성범을 기아에 내주기는 했지만, 발빠르게 두산의 박건우와 롯데의 손아섭을 영입하면서 박민우, 양의지와 더불어 강력한 상위 타선을 갖추고 더 단단한 외야진을 구성하며 다시 챔피언을 향한 발걸음을 재촉했다.

주전 선수들의 연이은 큰 부상으로 아쉽게 6위로 시즌을 마감한 SSG는 비FA 선수들과의 다년 계약을 통해 큰 동기 부여를 선사하며 내년 시즌 반등의 기회를 마련하는 데 성공했다.

상위권 팀들의 우승을 향한 전력 보강은 더이상 이야기하기 귀찮을 정도로 진행이 되었다. 가을야구에 5위로 턱걸이했던 키움은 박병호를, 8위를 기록한 롯데가 외야수 손아섭을 놓치며 전력 유지에 실패했을 뿐이다.

이렇게 많은 팀이 전력 보강을 위해 노력하는 사이, 2년 연속 최하위를 기록했던 한화이글스는 내부 FA 자원인 포수 최재훈만을 잔류시키는 데 만족하며 더 이상의 전력 보강 기회를 찾지 않았다. 팬들의 원성이 자자한 이유이다.

그렇다고 손을 놓고 있을 수는 없다. 내년 시즌에도 144경기의 야구를 해야 하기 때문이다. “우리의 방법”으로 전력 보강을 해내야 하고 현 상황에서 가을야구를 향한 발걸음도 재촉해야 한다. 현재 자원으로 최고의 경기력을 만들어낼 수 있도록 최선의 노력을 해야 한다. 온갖 변수만이 난무하는 상황이다. 이제는 “변수”를 “상수”로 만들어야 한다. 이는 온전히 수베로 감독을 비롯한 코칭스태프와 선수들의 몫이 되었다.

군에서 복귀한 자원의 활약과 성장 가능성 확인한 젊은 선수들의 약진 필요

내년 시즌을 앞두고 한화이글스 전력에 보탬이 될 수 있는 복귀 자원은 투, 타에서 세 명 정도로 압축된다. 상무에서 제대해 복귀한 투수 박윤철과 내야수 변우혁 그리고 투수 김재영이다. 박윤철은 퓨처스에서 다승왕을, 변우혁은 1차 지명자로서, 김재영은 1라운더 지명자로 선발 투수 경험이 장점으로 꼽힌다.

박윤철은 서울고 졸업을 앞두고 참여한 드래프트에서 한화이글스에 지명됐지만, 대학행을 선택했고 연세대 졸업을 앞두고 참여한 2019년 드래프트에서 다시 한화이글스에 지명되며 인연을 맺었다. 2019시즌 15경기에 출전한 박윤철은 바로 상무에 합격하며 군복무에 나섰고 퓨처스에서 선발 수업을 받으며 2021시즌에 다승왕을 차지하는 쾌거를 이뤘다.

박윤철의 장점은 무엇보다 퓨처스에서 꾸준하게 선발로 출장하면서 긴 이닝을 소화했고 승리를 거두면서 선발 투수로서의 준비가 되어 있다는 것이다. 김민우를 제외한 토종 선발진 찾기에 몰두하고 있는 수베로 감독 입장에서 박윤철의 가능성은 4, 5선발에 대한 갈증을 풀어줄 가능성이 크다고 볼 수 있겠다.

2016년 신인 드래프트에서 전체 2순위로 이글스의 유니폼을 입은 사이드암 김재영은 2017년과 2018년 선발 수업을 받으면서 각각 5승과 6승을 따냈으며 2018년에는 111⅓이닝 피칭을 소화하기도 했다. 그만큼 1군에서의 선발 경험이 풍부하다는 것이 장점이다.

하지만, 두 시즌을 지나면서 기대했던 기대치보다는 성장이 더딘 모습을 보여주면 아쉬움을 남긴 채 군복무에 나섰다. 내년 시즌을 앞두고 복귀한 김재영도 1군에서의 선발 경험을 토대로 4, 5선발의 강력한 후보군으로 부상하고 있다. 강재민을 제외하면 옆구리 계열의 투수가 부족한 한화이글스 특성상 중간 불펜으로도 분류될 수 있으나 선발 마운드에 더 어울리는 선수라는 판단이다.

마지막으로, 2019년 1차 지명자 변우혁은 당시 1라운더 노시환, 2라운드 유로결(개명 전 유장혁)과 더불어 “변노유” 트리오로 불리면서 한화이글스의 차세대 야수 유망주로 기대를 한 몸에 받았다. 1라운더 노시환은 이제 어엿한 팀의 주전으로 성장했고 유로결은 잦은 부상으로 자신의 가치를 다 발휘하지 못했지만 1군에서 경험을 쌓았다. 이에 반해, 변우혁은 전략적으로 빠르게 군문제 해결을 위해 상무로 향했고 상무에서 담금질을 통해 복귀하게 되었다.

1루와 3루를 소화할 수 있는 변우혁이지만 3루에 노시환이 버티고 있기 때문에 이성곤과 1루 주전 다툼을 벌일 것으로 보이는데 상무에서 본인의 장점인 타격에서의 성장이 더딘 모습을 보이면서 우려의 시선을 받고 있다.

고등학교 시절에는 “노시환보다 컨택이나 선구안은 더 좋다”라는 평가를 받았던 바 있기 때문에 1군 무대 적응을 위해 조금 더 담금질한다면 노시환과 더불어 양 코너를 책임지며 한화이글스의 미래로 자리 잡을 수 있을 것이다. 변우혁에게는 2022시즌이 매우 중요하다.

이 밖에도, 올 시즌 고졸 신인으로 선발 경험을 쌓은 좌완 김기중도 매력적인 선수로 4, 5선발 경쟁에 뛰어들었다. 좌완의 이점이 있고 소위 “싸울 줄” 아는 투수로 잠재력이 상당히 높은 선수로 경험만 더 쌓고 세기만 가다듬으면 좋은 선발 투수로 성장할 것으로 보인다.

앞서 언급한 유로결과 상무 입대에 실패한 임종찬과 박정현은 각각 외야 주전 경쟁과 내야 백업 경쟁에 힘을 실어줄 자원으로 분류된다. 이들은 이미 1군에서 나름의 경험치를 먹었기 때문에 내년 시즌의 성장은 이들에게도 팀에게도 매우 중요하게 다가올 것이다.

많은 관심 속에 입단한 유망한 신인 선수들의 적응과 활약은 보너스

한화이글스는 최근 드래프트에서 전략적으로 포지션 배분을 통해 신인들을 선발했다. 아직 그 결과는 완벽하지는 않지만, 현재 한화이글스의 뎁스를 강화하는 데 큰 역할을 한 것은 분명하다.

특히, 최근 5년간의 신인 드래프트에서 전략적으로 신인 선발에 공을 들였다. 2018년 성시헌, 이승관, 박주홍, 2019년 변우혁, 노시환, 유로결, 2020년 신지후, 남지민, 한승주, 2021년 정민규, 김기중, 송호정, 2022년 문동주, 박준영, 허인서를 1차 지명과 1라운드, 2라운드의 상위 지명에서 선택했다.

2018년에는 투수를, 2019년에는 야수를, 2020년에는 다시 투수를, 2021년에는 투수와 야수를, 2022년에는 투수와 포수를 지명하는 나름의 전략을 세웠고 예년과는 다르게 젊은 선수들에게 많은 기회를 주면서 1군 무대에 얼굴을 내밀고 경험치를 먹게 했다.

그 결과, 2018년 지명자 중 정은원이 주전으로, 이원석, 김진욱이 1군 무대에, 2019년에서는 노시환이 주전으로, 김이환, 오동욱, 조한민, 허관회, 박윤철 등이 얼굴을 내밀었다. 2020년 강재민을 건졌고 임종찬, 최인호, 박정현 등이 1군에서 기회를 받았다. 2021년에는 김기중과 배동현이 1군에서 많은 기간 기회를 받으며 성장했다.

지난 4년간의 신인 드래프트에서 지명받고 기회를 받은 선수들이 이제는 팀의 중심으로 올라서야 한다. 정은원과 노시환 그리고 강재민처럼 말이다. 이 선수 중 군문제 해결을 위해 군복무를 하는 선수도 있고 내년 시즌 다시 기회를 받을 선수도 있을 것이다. 이들의 성장이 한화이글스의 내년 시즌 경기력에 큰 영향을 줄 수밖에 없을 것이다.

그렇다면, 2022년 신인들은 어떠한가? 전국 지명으로 1차 지명한 문동주 그리고 드래프트 전체 1순위 박준영은 초고교급 투수로 인정받았다. 이들이 바로 1군 무대에서 활약을 펼친다면 한화이글스 마운드에 큰 보탬이 될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최근 고졸 신인 투수가 프로무대에서 입단 첫 시즌부터 두각을 나타낸 선수는 없었다. 프로의 벽이 높다는 것을 체험했을 뿐이다.

그럼에도 문동주와 박준영이 1군 무대에 얼굴을 내밀고 본인들의 역량을 발휘할 수 있다면 선발이든 불펜이든 한화이글스의 마운드가 높아질 수밖에 없을 것이고 이들의 활용도는 계속 검토될 것이다. 150km/h를 던지는 투수가 많지 않은 팀 구성도 한몫을 하고 있기 때문이다.

어쩌면 이들보다 3라운드와 5라운드에 각각 지명된 외야수 유민과 권광민이 더 빠르게 중용될 수도 있다. 팀 사정상 외야수가 빈약하기 때문에 이들이 스프링캠프에서 어떤 모습을 보여주느냐에 따라 1군 무대에 빠르게 입성할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키움에 지명된 박찬혁, 롯데 유니폼을 입은 조세진과 더불어 “고교 외야수 3대장”으로 거론됐던 유민이지만 박찬혁과 조세진에 비해 특출난 장점이 없다는 아쉬운 평가가 대부분이었다. 하지만 그만큼 유민은 박찬혁과 조세진과 비교해 오히려 다재다능한 역량을 갖췄다는 것에 점수를 받기도 했다. 유민이 외야의 전 포지션을 소화할 수 있는 능력과 수비와 주루에서의 장점을 살릴 수 있다면 오히려 박찬혁과 조세진보다 먼저 1군 무대에서 활약할 수 있을 것이다.

권광민은 장충고를 졸업하고 2016년에 시카고 컵스에 120만 달러에 스카우트 될 정도로 재능을 인정받은 선수다. 미국 무대에서 성공하지 못하고 한국 무대로 다시 돌아왔지만 그만큼 자질은 갖춘 선수라는 평이 대부분이다.

독립구단에서 야구를 이어가면서 한국 프로 무대에 입성했기 때문에 누구보다 동기 부여가 클 것으로 보인다. 권광민의 미국 경험과 절박함이 그의 재능과 합쳐진다면 한화이글스는 의외의 보물을 건질 수도 있을 것이다.

문동주와 박준영의 두 투수, 유민과 권광민의 두 외야수. 네 명의 신인들의 활약을 기대해본다.

빈손으로 이번 시즌 스토브리그를 끝냈지만 젊은 우량주들의 성장을 기대하며 내년 시즌에 대한 기대를 한껏 해보기로 하자. 한화이글스가 강팀으로 가는 유일한 방법은 젊은 선수들의 성장과 활약이 전부일 것이다.

여정권 대전MBC 프로야구 해설위원(이학박사).
여정권 대전MBC 프로야구 해설위원(이학박사).

아쉽게 2년 연속 최하위로 2021시즌을 마감한 한화이글스 선수들. 스프링캠프를 통해 카를로스 수베로 감독의 시즌2 2022시즌에는 많은 성장을 이뤄내며 많은 팬의 기대감을 만족시킬 수 있는 선수단이 되기를 희망해본다. 반드시 “최약체”라는 오명을 벗고 내년 시즌에는 “반전의 반전”을 만들어서 화려하게 비상(飛上)하는 독수리로 거듭나길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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