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정권의 '야구에 산다!'] 4, 5선발과 좌완 불펜, 마무리 변화 필요

2022 시즌 준비에 들어간 한화이글스의 숙제는 투수진이다. 킹험과 카펜터에 대해 재계약을 체결했고 김민우까지 선발진은 구성됐지만 나머지는 미지수다.
2022 시즌 준비에 들어간 한화이글스의 숙제는 투수진이다. 킹험과 카펜터에 대해 재계약을 체결했고 김민우까지 선발진은 구성됐지만 나머지는 미지수다.

2022시즌을 향한 발걸음이 더뎌지고 있다. FA의 홍수 속에 “스토브리그”가 시끌벅적할 것으로 예상되었으나 최재훈만이 원소속팀인 한화이글스와 재계약하면서 별다른 움직임이 없는 상황이다.

FA와 더불어 “스토브리그”에서 가장 중요한 전력 강화책인 외국인 선수와의 계약은 각 팀별로 순조롭게 이루어지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다만, FA 영입과 전력 강화가 맞물려 있는 구단은 추이를 지켜보면서 상황을 관망하고 있는 듯 보인다.

SSG랜더스는 추신수의 잔류를 어렵지 않게 확정했으나 메이저리거 김광현의 거취는 아직 오리무중이다. 기아타이거즈는 신임 단장과 감독을 조금은 늦게 선임하면서 내년 시즌 준비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신임 단장에는 프런트와 현장을 두루 경험한 장정석 전 키움 감독을, 신임 감독에는 타이거즈 프랜차이즈 김종국 코치를 선임하면서 팀 체질 개선에 나섰다. 한국 무대 컴백이 유력해진 양현종과의 계약도 순조롭게 이어지고 있다는 소식이다.

한편, 키움은 외국인 타자로 토론토 류현진의 LA다저스 시절 동료였던 야시엘 푸이그를 선택하면서 야구계에 큰 이슈를 던져주고 있다. 과연 실력과 악동 사이에서 어떤 모습을 보일지 벌써부터 관심이 가는 대목이다.

각 팀 젊은 선수들의 군 복무 해결 방법인 상무에 모두 14명의 선수가 최종 합격하였다. 팀 별로 없어서는 안 될 중요 선수들이 포함되어 전력 공백을 메워야 하는 구단의 고민은 더욱 깊어 질 전망이다. 특히, 외야수 최원준이 입대하는 기아, 선발 요원 김민규가 빠지는 두산, 선발 투수 최채흥과 불펜 최지광이 합격한 삼성은 전력 공백이 큰 구단들이다.

반면, 한화이글스는 그동안의 설움을 쏟아내듯 네 명의 선수가 최종 합격자 명단에 들면서 기쁨의 환호성을 질렀다. 대졸 신인으로 선발과 불펜을 오갔던 배동현, 사이드암 유망주 오동욱, 멀티플레이어로 거듭난 조한민, 수베로 감독이 극찬한 외야수 최인호가 그 주인공들이다.

투, 타에서 가능성을 확인한 네 선수가 상무에서 많은 경기 경험을 쌓고 성장해서 팀에 복귀한다면 팀에 큰 보탬이 될 수 있을 것이다.

여기에 한화이글스는 손혁 전 키움 감독을 전력 강화를 위한 코디네이터로 영입하면서 리빌딩의 핵심인 젊은 선수들의 성장에 박차를 가하게 됐다. 손혁 “전력 강화 코디네이터”는 2009년 한화 인스트럭터로 인연을 맺은 바 있었고 해설위원과 코치 그리고 감독까지 역임하면서 다양한 경험을 쌓은 바 있는 인물로 데이터와 과학적 분석을 통해 선수들의 기량과 역량을 끌어올리는 데 일가견이 있는 지도자로 인정받고 있다.

정민철 단장과 함께 1군과 퓨처스의 가교역할을 하면서 많은 조언을 해줄 것으로 보인다. 정민철 단장과 손혁 코디네이터 그리고 최원호 퓨처스 감독의 “삼두마차”의 활약을 기대해본다. 한편, 손혁 전력강화 코디네이터의 영입은 이번 “스토브리그”에서 이지풍 코치의 영입과 더불어 내년 시즌을 위한 한화이글스의 전력 강화책으로 또다른 의미의 “신의 한 수”가 될 전망이라는 것이 필자의 판단이다.

2년 연속 최하위를 기록한 한화이글스의 약점은 수없이 많다. 내년 시즌 도약을 위해서는 이번 시즌에 부족했던 부분을 반드시 채워야 한다. 올 시즌 부족했던 부분을 확인하고 내년 시즌 어떻게 약점을 메울 수 있는지 가능성을 타진해볼 필요가 있겠다.

4, 5선발 찾기와 좌완 불펜 그리고 마무리까지, 투수진 전반적 검토와 성장 필요

2021시즌 한화이글스는 드디어 토종 에이스를 찾았다. 그 주인공은 바로 7년 차 우완 김민우였다. 김민우는 류현진의 뒤를 잇는 토종 에이스로 자리매김하며 14승을 수확했다. 개막전부터 수베로 감독의 신임 아래 선발 투수로 출장하며 쌓은 소중한 기록이었다.

내년 시즌도 변함없는 활약을 펼쳐줘야만 토종 에이스로 우뚝 설 수 있는 김민우지만 지난 시즌의 풀타임 적응, 올 시즌의 대활약을 되돌아보면 내년 시즌에 대한 기대는 충분히 해볼 만한 가치가 있을 것으로 보인다.

이제는 김민우의 뒤를 잇는 4, 5선발을 찾아야 한다. 킹험과 카펜터 두 외국인 투수와의 재계약을 마무리 지었고 김민우가 버티는 1, 2, 3선발은 충분한 경쟁력을 갖추고 있다. 하지만 최근 2-3년 간 많은 기회를 받았던 국내 선발 투수들은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

기존의 장시환, 임준섭, 장민재를 비롯해서 외부에서 영입된 문동욱, 정인욱 그리고 젊은 투수들인 김이환, 배동현, 박주홍, 이승관 등 선발로 기회를 받았던 선수들은 많았다. 하지만 모두 한결같이 아쉬움만을 남겼다.

일단, 올 시즌 후반기에 선발 투수로서 경험을 쌓은 고졸 신인 김기중이 강력한 후보가 될 수 있다. 유신고를 졸업한 좌완 김기중은 직구 스피드가 140km대 초반에 머물렀지만, 공격적인 투구로 나름의 경쟁력을 보여줬다. 직구 스피드 상승과 경험이 쌓이면 충분히 좋은 선발 재목으로 성장할 것으로 보인다. 좌완이라는 이점도 김기중에게는 플러스가 될 것으로 판단된다.

부산정보고 출신의 고졸 2년 차 우완 남지민도 내년 시즌에는 기회를 줄 필요가 있는 자원이다. 지난 시즌 부상으로 신음하며 시즌아웃 됐지만 올 시즌 막판 선발로 기회를 받으며 자신의 가치를 보여줬다. 하지만 모든 것을 보여주기엔 기회가 부족했다. 부상에서 회복되고 자신의 컨디션을 찾기에는 시간이 부족했을 것이다. 완성형 투수로 불렸고 청소년대표팀에서도 에이스 역할을 했떤 남지민이기에 충분히 경쟁력이 있을 것이다.

여기에 상무에서 제대한 박윤철도 선발 경쟁에 뛰어들 재목이다. 한화이글스에 두 번이나 지명되면서 입단한 특이 케이스 박윤철은 올 시즌 퓨처스 리그 다승왕을 따낼 정도로 선발로 좋은 모습을 보였다. 전역하고 첫 시즌이 될 내년 시즌에 선발 마운드에 선 박윤철을 볼 가능성은 충분하다.

아울러, 사이드암 김재영도 선발 경쟁에 뛰어들 것으로 보인다. 1라운더 출신으로 사회복무 하기 전 선발 투수로 기회를 계속 받았으나 큰 임팩트가 없었던 김재영이기 때문에 절치부심의 마음으로 그라운드에서 큰 활약을 보여줄 것이다.

아직 섣부른 판단이지만 내년 시즌을 향한 신인 투수들의 발걸음은 가볍다. 전국 지명으로 1차 지명을 받은 광주진흥고 출신의 문동주와 전체 드래프트 1순위를 차지한 세광고 출신의 박준영의 시선은 1군으로 향하고 있다.

두 선수 모두 청소년대표 출신으로 150km를 상회하는 빠른 공을 던질 수 있는 우완 정통파 투수로 기대를 한 몸에 받고 있다. 최근 신인 투수 중 바로 프로 무대에서 활약한 선수는 거의 없지만, 이 두 선수의 가능성에 큰 기대를 걸고 있는 것은 분명하다.

이 두 선수가 빠르게 프로에 적응하고 전지훈련을 성공리에 끝마친다면 의외의 4, 5선발 경쟁이 펼쳐질 가능성도 크다. 이 두 선수가 1군 라인업에 빠르게 이름을 올린다면 그만큼 한화이글스의 투수진 경쟁력은 높아지는 것이라 볼 수 있겠다.

강재민, 윤대경, 주현상, 김종수, 윤호솔로 이어진 한화이글스의 필승 불펜진은 나름 좋은 모습을 보여줬다. 하지만 아쉬운 부분이 있다. 이 선수들이 모두 우완 투수라는 것이다. 한화이글스에 믿을만한 좌완 불펜은 없다. 파이어볼러 김범수가 있지만, 김범수는 전천후에 가깝다고 보는 것이 맞다. 물론 내년 시즌에 어떤 보직을 수행할지 모르겠지만 올 시즌처럼 활용될 가능성 크다.

김범수는 롱맨으로 멀티 이닝이 가능한 자원이기 때문에 중요한 순간에 언제든지 투입될 수 있다. 김범수를 제외하고 필승 불펜진에 포함될 수 있는 좌완 투수를 발굴해야 한다. 올 시즌에도 좌완 불펜은 많았다. 베테랑 임준섭을 비롯해서 송윤준, 황영국, 김기탁, 이충호 등이 마운드에 섰지만 믿음을 준 선수는 없었다.

황영국과 김기탁이 가능성을 보이기는 했지만 임팩트 있는 꾸준함은 없었다. 내년 시즌에도 이 선수들이 좌완 불펜으로 마운드에 설 가능성이 크다. 이 선수 중에서 좌완 불펜으로 믿음을 주는 선수가 나와야 한다. 성장이 가장 필요한 파트가 좌완 불펜이 될 것이다.

마무리는 누구? 정우람 강재민 등이 후보군...중간 계투도 관심

특히, 올 시즌에 성장한 모습을 보였던 황영국, 투박하지만 강한 공을 던져줬던 김기탁이 한 단계 성장해서 좌완 불펜진에 힘을 실어준다면 한화이글스 투수진의 짜임새가 굉장히 좋아질 가능성이 크다.

마지막으로 정우람이 지키던 마무리도 고민이 필요한 시점이다. 정우람의 “에이징 커브”가 계속된다면 내년 시즌 이글스의 뒷문을 지키는 마무리는 바뀔 가능성이 크다. 수베로 감독도 이 부분에 대해서 인지하고 내년 시즌을 위한 계획에 마무리도 포함 시켰을 것이다. 강재민, 김범수, 윤호솔 등이 후보군이 될 수 있겠다.

현재로서는 강재민이 가장 강력한 마무리 후보로 대두되고 있을 것이다. 김범수는 아직 제구에 대한 확신이 부족해 불안감이 있고 윤호솔도 부상에서 회복돼 첫 시즌을 치렀을 뿐이다. 강재민이 마무리로 간다면 정우람은 중간 불펜으로 보직이 변경될 가능성이 큰데 앞서 언급했듯이 부족한 좌완 불펜에 정우람이 합류한다면 오히려 더 큰 시너지 효과가 나올 수 있을 것이다.

만약 강재민이 마무리로 보직이 이동된다면 강재민의 빈자리를 채울 선수가 분명 나타나야 한다. 강력한 필승 불펜말이다. 내년 시즌 막판에는 필승 불펜진으로 자리매김했던 우완 박상원의 복귀가 가능하기 때문에 확실한 전력 보강이 될 것이지만 박상원이 돌아오기 전까지는 기존의 선수 또는 새로운 선수가 나타나야 한다.

선발진에서 밀려난 선수가 불펜진으로 합류할 가능성도 있지만, 기존의 윤대경, 김종수, 주현상, 윤호솔 등이 일단은 한 단계 더 강하고 안정된 모습을 보여줄 필요가 있다. 우완 김진영이 개인 사정으로 팀을 떠난 것이 못내 아쉬움으로 남는다.

김범수, 윤대경, 주현상, 김종수, 윤호솔, 정우람, 강재민이 지키는 한화이글스의 불펜진은 충분한 경쟁력을 가질 수 있을 것이다.

여정권 대전MBC 프로야구 해설위원(이학박사).
여정권 대전MBC 프로야구 해설위원(이학박사).

아쉽게 2년 연속 최하위로 2021시즌을 마감한 한화이글스 선수들. “최약체”라는 오명을 벗기 위해 최선의 노력을 다했지만 아직은 부족함이 있었다. 하지만 많은 성장을 이뤄내며 내년 시즌에 대한 기대감을 크게 했다. 내년 시즌을 위한 준비 과정에서 본인들의 가치를 높이고 역량을 극대화하는 모습을 보여 내년 시즌에는 반드시 “반전의 반전”을 만들어서 화려하게 비상(飛上)하는 독수리로 거듭나길 기대해본다. 올 시즌 구단과 그라운드에서 최선을 다해준 카를로스 수베로 감독 이하 많은 코칭스태프 그리고 주장 하주석 선수를 비롯한 한화이글스 선수들에게 큰 박수를 보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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