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얼음 동동 동치미, 2021-12, 송선헌
살얼음 동동 동치미, 2021-12, 송선헌

오지 말래도 당연히 오는 겨울, 고드름처럼 굳은 8천개의 미각세포들로 구성된 미뢰(Taste bud)들을 깨우기 위해 첩첩산골 삼군리, 내가 가장 좋아하는 강원도 사투리인 동지미 막국수집으로 씽씽 4룬 휘발유 스키를 모는 나다. 
  
 동치미 너는 고춧가루를 넣지 않는 김치의 조상으로, 가장 위는 대나무 잎가지를 덮고, 시간이 지나면 톡 쏘는 재주를 부리는, 간도 최소한이라 그 차이가 간발(間髮)인, 맛을 내기가 의외로 어려운 너다.

 너는 찐 고구마와 단짝이고, 태초부터 그랬듯이 갑갑한 세상사에 체했거나 울화통이 치밀 때도 손이 먼저 가는 너지만, 색도 냄새도 없는 연탄가스를 마시고 혼절해 너를 마시고서도 저승으로 갔다는 이야기가,,, 바로 옆에 있는데,,, 가슴이 멘다.

 특히 나, 속 좁은 생명들이 바글바글 모여 사는 이 행성은 욕심들로 인해 점점 마그마처럼 부글부글 속 끓는 폭발의 횟수가 증가하고 메마른 이익만을 찾는다. 그러나 치열한 싸움판에서도 상처를 위한 상비약을 준비 하고 있듯이 육체적 영생만을 제외한다면 세상엔 꼭 맞는 처방이 풍문과 함께 돌아다니니 열 받았다면 동침(冬沈)의 파생어인 이 특효약을 마셔봐라. 

 너는 조선인들의 천연 소화제, 속-내장 청소기, 근심 제거기, 깔끔한 육수, 땅 속에 들어간 독, 뒷동산의 파란 대나무 잎, 들큼한 무 맛, 노란 배추 속의 시원함이 생각나게 하는 슴슴한 맛의 최고봉으로 돌아서면 배가 꺼지는 약효까지 발휘한다.
 그리고 떡 줄 사람은 생각도 않는데 김칫국, 즉 동치미부터 마시는 일일랑 버리고, 
그것도 걱정까지 확 풀어주는 매가톤급 사이다로
오늘도 “아! 하며 속 시원하게 살자”
머리까지! 


이름: 송선헌(宋瑄憲)
치과의사, 의학박사, 시인

대전 미소가있는치과® 대표원장

충남대학교 의학전문대학원 외래교수

UCLA 치과대학 교정과 Preceptor and Research Fellow

대한치과 교정학회 인정의

대한치과교정학회 대전 충남지부 감사

2013년 모범 납세자 기획재정부장관상

2019년 대한민국 현대미술대전 장려상과 입상 수상

저서: 임상 치과교정학 Vol. 1(웰 출판사)

전)대전광역시 체조협회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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