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정권의 '야구에 산다!'] 투, 타 코어 선수의 성장과 안정, 조성환, 김남형, 이지풍 기대

한화이글스 지휘봉을 잡은 카를로스 수베로 감독에게 2021 시즌은 도약을 위한 준비단계였다면 2022 시즌은 적어도 뭔가를 보여줘야 할 때다. 강한 팀으로 한 단계 업그레이드돼야 한다는 얘기다.
한화이글스 지휘봉을 잡은 카를로스 수베로 감독에게 2021 시즌은 도약을 위한 준비단계였다면 2022 시즌은 적어도 뭔가를 보여줘야 할 때다. 강한 팀으로 한 단계 업그레이드돼야 한다는 얘기다.

2022시즌을 향한 독수리들의 날갯짓은 내부FA 최재훈과의 계약으로 시작됐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어쩌면 가장 중요한 첫 단추를 잘 꿰었기 때문에 내년 시즌을 향한 이글스의 발걸음이 조금은 가벼워질 것으로 보인다.

향후 전력 보강을 위해 벌어질 일들에 대해선 하늘에 맡기는 수밖에 없을 것이다. 외부FA 영입을 향한 정민철 단장의 노력도, 외국인 투수 킹험과 카펜터와의 재계약도, 내년 시즌 코어 역할을 해줘야 하는 외국인 타자의 영입까지도 말이다.

물론, 정민철 단장을 비롯한 프런트에서 내년 시즌 비상을 위한 전력 보강을 위해 불철주야 노력하고 있을 것이다. 첫 고비였던 “최재훈 잡기”에 성공했기 때문에 큰 자신감과 동력을 얻었을 것이다. 이 분위기로 다음 고비를 향해 준비된 자세로 나아간다면 이번 스토브리그의 승자는 한화이글스가 될 수 있을 것이다.

한화이글스는 카를로스 수베로 체제에서 첫 시즌을 보냈다. 최하위를 기록했지만 얻은 것도 많았다. 젊은 선수들의 성장을 확인했고 성장을 넘어 안정적인 활약을 기대하는 수준까지 퍼포먼스를 보여준 선수들도 있었다.

내년 시즌에도 계속되는 리빌딩 기조에서 젊은 선수들의 발굴과 성장은 이어져야 할 것이고 한 단계 성장한 선수들은 주전급으로, 주전급에 오른 선수들은 리그 정상급으로 올라서야 이글스의 전력이 강해질 것이다.

여기에 선수들의 성장을 돕는 코칭스태프의 역할도 빠질 수 없는 영역이다. 이번 시즌 대대적인 코칭스태프 개편을 통해 인위적인 세대교체와 리빌딩의 초석을 마련했고 다음 시즌에도 이런 분위기에서 선수들이 발전할 수 있는 코칭스태프의 도움이 있어야 하는 것은 당연하다.

한화이글스가 수베로 체제 2년 차, “리빌딩 시즌2”가 완성이 되기 위해서 과연 어떤 것들이 핵심적으로 이루어져야 하는지 확인해 볼 필요가 있겠다. 가장 중요한 것은 “젊은 팀”이 아닌 “강한 팀”으로 가는 과정이 만들어져야 한다는 것이다.

투, 타 코어 선수들의 성장과 안정적 퍼포먼스 당연, 리그 정상급 성장하면 대박

한화이글스의 2021시즌은 의미가 있었다. 특히, 젊은 선수들의 폭풍 성장으로 미래에 대한 기대를 밝게 해준 것이 가장 큰 의미로 다가왔다.

투수진에서는 류현진 이후 목말라 있던 토종 에이스에 7년 차 우완 김민우가 14승을 거두며 드디어 류현진의 뒤를 잇는 토종 에이스로 거듭났기 때문이다. 좌완 김범수는 150km의 빠른 공을 주무기로 본인의 가치를 확인시켜줬다. 지난 시즌 신인으로 필승 불펜진에 혜성같이 나타난 강재민은 올 시즌에는 더 업그레이드된 모습으로 리그 최강 불펜진의 하나로 성장했다.

지난 시즌 불펜에서 좋은 모습을 보였던 윤대경은 보직에 부침이 있었지만 올 시즌에도 자신의 경쟁력을 보여줬고 야수에서 투수로 포지션을 변경한 주현상은 본격적인 투수 시즌 첫해부터 자신의 역량을 확인시켜줬다. “클래스는 영원하다.”를 상기시켜준 윤호솔은 첫 풀타임 시즌에서 자신의 가능성을 보여주었다.

한편, 야수진에서는 무엇보다 내야진의 안정부터 이야기할 수 있겠다. 유격수 하주석을 축으로 2루수 정은원, 3루수 노시환은 리그 정상급 선수로 성장했고 트레이드로 영입된 이성곤은 알을 깰 준비를 하는 모습을 보여주었다. 아쉬운 점은 외야진에서는 어떤 선수도 성장 가능성에 점수를 받지 못했다는 것이다. 항상 이야기하는 후보군은 많았다.

내년 시즌 한화이글스가 한 단계 도약하기 위해서는 앞서 언급한 선수들이 올 시즌보다 좋은 퍼포먼스를 보여줘야 한다는 전제가 깔린다. 토종 에이스로 첫 정규이닝 소화, 14승 수확을 한 김민우도 내년 시즌에는 올해보다 더 긴 이닝을 소화해주면서 15승에 도달할 수 있는 피칭을 해줘야 하며 4.00으로 마무리했던 평균자책점도 최소 3점대 초중반으로 유지할 수 있어야 토종 에이스로 더욱 굳건하게 자리매김할 수 있을 것이다.

내년 시즌에도 한화이글스 투수진의 키는 김범수다. 동기 김민우의 성공을 확인한 김범수의 동기부여는 하늘을 찌를 것이다. 여기에 고질적인 고관절 부상에 대한 수술도 감행했기 때문에 몸 상태만 완벽하다면 다시 본인의 가치를 증명할 수 있을 것이고 내년 시즌 그것을 증명해낼 수 있다면 한화이글스의 투수진은 상당히 강해질 수밖에 없게 된다.

필승 불펜진으로 완벽하게 자리 잡은 강재민은 이제 한화이글스의 뒷문을 잠궈야 할지도 모른다. 그동안 수호신으로 활약한 정우람의 에이징커브가 심상치 않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지금보다는 조금 더 안정적인 피칭을 통해 확실하게 경기를 매조지 할 수 있는 공을 던져줘야 경기 후반 불안한 승부가 이어지지 않을 것이다. 마무리 강재민을 기대해본다.

윤대경, 주현상, 윤호솔은 늦게 핀 꽃이라고 볼 수 있다. 그렇기 때문에 내년 시즌이 정말 중요하다. 윤대경은 보직 여부에 따라서 주현상은 불펜에서 확실한 믿음을 심어줄 수 있는 모습을 보여줘야 하고 윤호솔도 이제는 완급 조절을 통해 기복을 줄여야만 한다.

이 세 선수가 중간 불펜에서 올 시즌보다 진일보한 퍼포먼스를 보여준다면 강재민이 뒷문을 잠그러 마무리로 이동해도 큰 문제가 없을 것이다.

필자가 여러 차례 소개한 내야진의 코어 선수들은 이제 올스타급 수준으로 퍼포먼스를 유지해야 한다. 올 시즌이 자신들의 커리어하이 시즌으로 끝나면 절대 안 된다. 지금보다 더 우수한 선수로 인정받는 내년 시즌이 되어야 한다.

하주석은 부상을 조심하고 공격에서의 집중력을 조금 더 가질 필요가 있다. 이번 시즌 진일보한 선구안을 선보였지만, 아직도 부족한 부분이 있기 때문이다. 또한, 10개의 홈런을 기록했지만, 장타에 대한 고민도 필요하고 중심타선으로서 결정력도 키워야 할 필요가 있다.

정은원은 비약적인 선구안 개선으로 톱타자 역할을 완벽하게 수행했다. 내년 시즌에는 수비에서의 안정감을 더해야 하고 타석에서는 중거리 타자로의 변신도 필요해 보인다. 하위타선이 강해지면 상위타선에서의 결정력도 무엇보다 중요한 요인이 될 것이다.

노시환은 내년 시즌 그야말로 자신의 잠재력을 폭발시켜야 한다. 20홈런을 넘어서 30홈런에 100타점을 반드시 기록하면서 리그 탑 거포로서 성장해줘야 한다. 올 시즌 부상에 신음했기에 좋은 페이스를 유지하지 못했듯이 부상 방지에도 심혈을 기울여야 한다. 여기에 수비에서 지적되는 송구 동작에 대한 단점을 전지훈련에서 강한 훈련으로 보완해 씻어낼 필요가 있겠다.

젊은 선수들이 팀의 주축으로 올라서면 팀은 당연히 젊어지게 된다. 하지만 한화이글스의 목표는 “젊은 팀”을 만드는 게 아니라, “강한 팀”을 만드는 것이다. 따라서, 앞서 언급한 팀의 주축으로 올라설 “젊은 선수들”이 주전을 차지하는 데 그치지 않고 리그 내에서 경쟁력 있는 수준의 선수로 더 성장해야만 “강한 팀”으로 거듭날 수 있을 것이다.

수비 시프트 2기 조성환, 워싱턴의 재림 김남형, 새로운 바람 이지풍 기대해볼 필요

좋은 재료들은 많다. 요리사들이 어떻게 요리를 하느냐에 따라 좋고 맛있는 음식이 고객들에게 선보이게 된다.

한화이글스에는 젊은 유망주들이 많다. 지도자들이 어떻게 선수들을 지도하느냐에 따라 좋은 선수로 성장할 수 있을 것이다.

올 시즌에 수베로 감독의 수비 시프트는 한화이글스 뿐 아니라 리그 전체에 큰 파장을 일으켰고 지대한 영향을 끼쳤다. 내년 시즌에도 한화이글스 뿐 아니라 모든 팀이 이런 기조를 유지할 가능성이 크다. 그렇다면 수비 시프트의 선구자인 한화이글스는 또다른 또는 더 안정된 시프트를 통해 내년 시즌 팀의 전력을 업그레이드할 가능성이 크다.

롯데에서 선수 생활을 하고 두산에서 코치로 인정을 받은 조성환 수비 코치는 수베로 감독의 수제자나 다름없다. 수베로 감독의 수비 시프트를 진두지휘한 장본인이기 때문이다. 본인도 낯설었을 수비 시프트를 선수들에게 이해시키고 훈련을 시키며 얼마나 많은 고민과 노력을 기울였을지는 안 봐도 뻔하다.

하지만, 이제는 다르다. 1년 동안 적응을 했고 이제는 본격적인 수비 시프트가 완성될 것으로 보인다. 조성환 코치의 역량이 내년 시즌 한화이글스의 수비를 더욱 강력하게 만들어줄 것으로 보인다. 조성환 코치가 수비 코치로서의 역량을 다해낸다면 한화의 젊은 선수들의 성장 폭은 더욱 커질 수밖에 없을 것이다.

우려했던 대로 거물 코치였던 워싱턴 타격 코치는 다시 메이저리그로 떠났다. 물론 전반적인 타격 지표는 역시나 최하위권에 머물렀지만 젊은 선수들의 선구안을 비롯한 본인의 타격을 위한 자세들은 비약적인 발전을 이루었다. 바로 워싱턴 코치의 몫이었다. 하지만 워싱턴 코치는 더이상 이글스와 함께 하지 않는다. 수베로 감독은 이름값 있는 코치가 아닌 워싱턴 코치와 보조를 맞췄던 김남형 코치를 타격 코치로 선임했다.

김남형 코치는 프로 경력도 일천하고 스타플레이어 출신도 아니다. 지도자도 전력 분석과 수비 파트로 시작했다. 많은 우려가 있을 수 있다. 하지만 워싱턴 코치를 만나면서 워싱턴 코치의 타격 철학을 이어받았다. 아마도 워싱턴 코치의 철학대로 김남형 코치가 선수들을 지도할 수 있을 것이라 믿는 수베로 감독일 것이다. 김남형 코치가 워싱턴 코치에 이어 한화의 젊은 선수들의 성장을 이루어낸다면 촉망받는 젊은 지도자로 자리매김할 수 있을 것이다.

마지막으로, 이번 시즌이 끝나자마자 정민철 단장이 제일 먼저 한 일은 바로 이 지도자를 영입한 것이다. 그는 이지풍 코치이다. 트레이닝 파트에서 국내 지도자 중 으뜸으로 인정받는 코치이다. 넥센(전신 현대, 히어로즈 포함)과 KT, SK를 거치면서 타자들의 장타 본능을 깨운 지도자로 인정받았다.

체계적인 트레이닝을 통해 선수들이 그라운드에서 최적의 힘을 발휘해서 최고의 경기력을 낼 수 있도록 한다. 비시즌 뿐 아니라 시즌 중에도 선수들의 체력을 선수별 최적의 트레이닝을 통해 관리하는 연구하는 지도자이다.

이지풍 코치의 영입으로 체계적인 트레이닝을 통해 한화이글스의 젊은 선수들의 잠재력이 내년 시즌 폭발할 가능성이 크다. 한화이글스에 부족한 장타를, “장타 본능”을 깨우는 이지풍 코치를 통해 젊은 선수들이 터뜨려주길 기대해본다.

여정권 대전MBC 프로야구 해설위원(이학박사).
여정권 대전MBC 프로야구 해설위원(이학박사).

아쉽게 2년 연속 최하위로 2021시즌을 마감한 한화이글스 선수들. “최약체”라는 오명을 벗기 위해 최선의 노력을 다했지만 아직은 부족함이 있었다. 하지만 많은 성장을 이뤄내며 내년 시즌에 대한 기대감을 크게 했다. 내년 시즌을 위한 준비 과정에서 본인들의 가치를 높이고 역량을 극대화하는 모습을 보여 내년 시즌에는 반드시 “반전의 반전”을 만들어서 화려하게 비상(飛上)하는 독수리로 거듭나길 기대해본다. 올 시즌 구단과 그라운드에서 최선을 다해준 카를로수 수베로 감독 이하 많은 코칭스태프 그리고 주장 하주석 선수를 비롯한 한화이글스 선수들에게 큰 박수를 보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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