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응((順應)하며 사는 나사말, 2021-11, 송선헌
순응((順應)하며 사는 나사말, 2021-11, 송선헌

바람이 불지 않는 
물속으로 빨려 들어갔다.
희망봉 앞바다처럼 강한 파도는 아니지만
그래도 제법 쎈 곳으로 초대받았다.
강의 한중간이었다.
연인들이 타고 즐기던 카누도 좋지만 걸어서 갔다.
내가 아는 것이 전부가 아님을 알면서도 매번 잊는다.
눈길도 마찬가지다.
어느 날 다가오는 것은 사실 마음이 받아들인 결과다.
정을 주면 다른 것들도 보인다.
휙 하니 지나가는 인생처럼 차게 살면 보이지가 않는다. 

설마하지만 섭씨 450℃의 심해 열수공에도 내열(耐熱)새우들이 살듯이
그것도 창쟈오먀오족의 가체(加髢)처럼 긴 머리를 풀어헤치고 
뱀장어처럼 흔들리며  
제법 강한 물살에 자기 고집을 가볍게 버리고 
니쉬(niche)가 완전 물속인
그것도 온몸이 다 잠겨서만 사는 
악조건일수록 순응하며 사는 티베트 산악 마을의 주민들처럼
흔들리며 사는 너 
물풀인 나사말(螺絲藻).


이름: 송선헌(宋瑄憲)
치과의사, 의학박사, 시인

대전 미소가있는치과® 대표원장

충남대학교 의학전문대학원 외래교수

UCLA 치과대학 교정과 Preceptor and Research Fellow

대한치과 교정학회 인정의

대한치과교정학회 대전 충남지부 감사

2013년 모범 납세자 기획재정부장관상

2019년 대한민국 현대미술대전 장려상과 입상 수상

저서: 임상 치과교정학 Vol. 1(웰 출판사)

전)대전광역시 체조협회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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