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드나무의 바람결, 2021-11, 송선헌
버드나무의 바람결, 2021-11, 송선헌

 흔히 보는 것은 그만큼 가볍게 지나간다. 그렇게 진화한 것이 생명체들이다. 그러다가도 어느 날 눈 속에 들어온다. 그렇게 심중은 가벼운 것이다. 강(江)멍 하러 금강 적하리(赤下里) 자갈밭으로 내려갔다. 물결이 비단처럼 소리 없이 북으로 흐르고 있었다.
 민물 특유의 냄새도 올라왔다. 시간이 지나면서 흐른다는 것은 그만큼 쌓이거나 줄어든다는 이야기가 맞다. 치런치런한 물결들이 춤을 추고 있었다. 얼마나 가벼운지 여긴 물꽃조차도 없다. 맑음, 그리고 맑음이다. 간들간들 흐르는 강을 건너가는 길, 빠름은 역시 중간이었다. 그 쎈 물속을 안전처로 삼아 사는 수초들, 그들과 순수 물빛들을 지나 그 물가엔 원시림처럼 밝은 녹색의 무직한 연륜이 가득한 숲들이다. 새파랗게 밝은 원시가 거기에 있었다. 버드나무들이 거기서 의젓하게 웃고 있었다.


 버드나무는 중년들의 거시기처럼 아래로 축 처진 가지가 대명사, ‘버들’은 가지가 ‘부들부들’하다에서 유래, 바오밥나무처럼 물을 좋아해서 빨리 성장하는, 새 버들가지의 색깔이 갈색일 경우는 수양버들이고 황록색일 경우는 능수버들, 은행나무처럼 짝이 필요한, 복숭아나무처럼 양기가 쎄 귀신을 쫓을 때 사람을 때리기도, 인골의 인(燐)처럼 썩은 원줄기는 도깨비불이고, 벚꽃처럼 꽃이 잎보다 먼저 피고, 보리피리처럼 버들피리를 만드는, 강아지풀처럼 뽀송뽀송해 버들강아지이고, 상록수처럼 12월까지도 잎이 파릇파릇하며, 진통제처럼 이순신 장군이 말에서 낙상했을 때 껍질을 벗겨 동여매었고, 징코민(Gingkomin)의 은행처럼 아스피린을 만들고(1899), 대나무 뿌리처럼 사랑의 매로 쓰이고, 연애편지처럼 왕건과 이성계에게 물 위에 버들잎을 띄웠고, 갯벌처럼 수질을 정화하는, 버들치는 버드나무 아래에 살아 이름이 그렇게 붙은, 개나리처럼 꺾어 심어도 잘 자라는, 일기예보처럼 기우(祈雨)의 주물로 사용했고, 엘로드(L-rod, 수맥 탐지봉)처럼 지관(地官)이 우물을 찾을 때 사용하는, 이끼처럼 말똥게와 공생관계로 살고 있다.

 그리고 나의 치과대학 때 하숙집 룸메이트가 문화류(柳, 버들 류)씨 류원장이다.   
안티프라민의 유한양행 버드나무 로고는 미국의사였던 서재필의 딸이 그렸다.
경상과 전라 가는 길의 분기점인 천안삼거리 능수버들이 유명했었다.. 
국내 최대의 버드나무 군락지는 장항습지다.
광주 충효동과 경북 성주에 천연기념물 왕버들나무가 있다.
대청호 로하스(LOHAS, Lifestyles Of Health And Sustainability) 둘레길에도 왕버들나무 군락지가 있다.
남간정사(南澗精舍)의 왕버들은 쓰러졌지만 강건하게 살고 있다. 


이름: 송선헌(宋瑄憲)
치과의사, 의학박사, 시인

대전 미소가있는치과® 대표원장

충남대학교 의학전문대학원 외래교수

UCLA 치과대학 교정과 Preceptor and Research Fellow

대한치과 교정학회 인정의

대한치과교정학회 대전 충남지부 감사

2013년 모범 납세자 기획재정부장관상

2019년 대한민국 현대미술대전 장려상과 입상 수상

저서: 임상 치과교정학 Vol. 1(웰 출판사)

전)대전광역시 체조협회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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