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열한 뻘밭, 2021-10, 송선헌
치열한 뻘밭, 2021-10, 송선헌

 할메는 살아온 본능으로
물이 빠지면 잔다르크처럼 나아가야 한다는 것을 잘 안다.
순전히 
자식들 멕여 살리려고 뻘배를 찬다.
배라고 해야 긴 판자 조각 하나다.
그것도 배라고 한 발은 판자에
다른 발은 뻘을 밀고 뻘밭으로 들어간다.
그곳에선 바지락도 파고 가끔은 몸 약한 남편 
탕탕이라도 멕이라고 덤으로 낙지도 줍는다.

하늘 한 번 못보고 개펄만 뒤지다보면
세월처럼 어김없이 밀려오는 짠물
그제야 매번 그랬듯이 욕심도 거기까지 놓아두고
빠져나오는 뻘배엔 땀으로 축축하다.

그렇게 삶은 
들고 나가는 바다처럼 
무거운 어깨인줄도 모르고
목숨 다할 때까지 질기게 이어지지만
기대어 사는 독수리의 위처럼 다 소화시키는 갯벌 
그 속도 자세히 들여다보면
할메의 뻘배만큼 치열하다는 것을 아시는지요?


이름: 송선헌(宋瑄憲)
치과의사, 의학박사, 시인

대전 미소가있는치과® 대표원장

충남대학교 의학전문대학원 외래교수

UCLA 치과대학 교정과 Preceptor and Research Fellow

대한치과 교정학회 인정의

대한치과교정학회 대전 충남지부 감사

2013년 모범 납세자 기획재정부장관상

2019년 대한민국 현대미술대전 장려상과 입상 수상

저서: 임상 치과교정학 Vol. 1(웰 출판사)

전)대전광역시 체조협회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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