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충남의 힐링고전]

김충남 강사.
김충남 강사.

▴ 정성, 변화의 힘이다
영화 ‘역린’의 명장면이 떠오른다. 정조 대왕이 물었다. “누가 중용 23장을 아느냐?”신하들이 대답 하지 못하고 있을 때 내관이 ‘중용 23장’을 서슴없이 읊었다. 이 영화로 잘 알려진 중용 23장에서 나와 세상을 변화시키는 힘이 무엇인지 그 답을 찾을 수 있겠다. 

‘중용 23장’을 인용하면, ‘보이지 않는 조그만 것에 성(정성)을 다하여야 한다, 성(정성)을 다하면 드러나게 되고, 드러나면 분명해지고, 분명해지면 밝아지고, 밝아지면 감동이 오고, 감동이 오면 변화 되고, 변화 되면 동화 되나니 오직 천하에 지극한 성(정성)만이 세상을 변화시키는 힘이니라’하였다. 

정성(誠)의 힘이 어떻게 나와 세상을 변화시키는지 중용 23장에서 제시한 다섯 과정을 살펴 보겠다. 

첫 번째, 드러나지 않는 사소한 일이라도 정성을 다 하다보면 그 정성의 싹이 트니 사소한 일에도 정성을 다 해야한다. 예를 들어  늦잠 자는 작은 습관도 정성을 다하여 고치다 보면 언젠가는 그 정성의 싹이 터서 고쳐지게 될 것이다. 또한 연탄배달 같은 작은 봉사 활동이라도 정성을 다 하다 보면 정성의 싹이 터서 보람을 얻게 될 것이다.

두 번째, 드러나지 않게 한 정성이었으나 언젠가는 저절로 드러나게 된다. 그것이 정성의 힘인 것이다. 드러나지 않게 한 연탄배달 봉사 활동이었으나 나도 모르게 저절로 주위에 알려져 드러나게 된다. 

세 번째, 정성을 다한 사람은 빛이 난다. 드러나지 않게 정성껏 연탄봉사 활동을 한 것이 자기도 모르게 저절로 주위에 알려지게 되었고 그로인해 언론에 소개되어 빛나게 되었다. 네 번째, 무슨 일이든 정성을 다하면 다른 사람에게 감동을 주어 마음을 움직이게 한다. 언론에 소개된 연탄봉사 활동의 정성은 다른 사람에게 감동을 주어 봉사의 마음을 갖게 한다.

다섯 번째, 정성을 다하면 나와 세상을 변화시키는 결과를 만들어 낸다. 정성을 다하여 늦잠 자는 습관을 고치니 결과적으로 부지런한 사람으로 변화시킨 원동력이 된 것이다. 

한 사람의 정성어린 연탄배달 봉사 활동은 다른 사람들에게 감동을 주게 되고 그러한 감동이 모여 결국 봉사의 사회를 만드는 원동력이 되는 것이다. 이처럼 사소한 정성, 드러나지 않은 정성이 쌓여 내 자신에게는 보람을 느끼게 하고, 많은 사람에게는 공감을 불러 일으켜 나와 세상을 변화시키는 원동력이 된다.
 
그래서 중용 23장에서는 지성능화(至誠能化), 즉 지극한 정성(至誠)만이 나와 세상을 변화시킬 수 있다 한 것이다. 

▴ 사회 변화, 한 사람의 정성에서
사회를 변화 시키는 힘은 거창한 정치, 권력의 힘에서 나오는 것이 아니다. 보통 사람의 지극한 정성에서 시작된다.

스웨덴 출생의 10대 소녀 환경운동가인 ‘그레타 툰베리’는 2018년 8월, 학교에 가는 대신 스웨덴 국회의사당 앞에서 기후 변화 대책 마련을 촉구하는 1인 시위를 벌였고, 이 시위는 전 세계 수백만 학생들이 참가하는 ‘미래를 위한 금요일’운동으로 이어졌다. 그레타 툰베리의 작은 정성은 전세계 사람들의 감동으로 어어졌고, 세계 각국 정상들로 하여금 지구 환경 정책의 시급함과 절실함을 각성하는 계기가 된 것이다. 

우리나라 천주교에서도 얼마 전 메이쿨파, 내 탓이오! 운동을 전개한 바 있는데 나 한 사람 한 사람이 ‘내 탓이오’ 라는 사회 의식을 갖는다면 우리 사회는 얼마나 감동과 아름다움의 사회가 될까.

요즈음 시내 버스를 타면 감동을 받는다. 학생들이 버스에 오르면서 운전 기사에게 ‘안녕하세요?’하고 가벼운 인사를 하는 모습을 보고 찐한 감동을 받는다. 그래서 꼰대 세대인 나도 버스에서 ‘수고하세요.’하고 인사를 하고 내린다. 승객 모두가 이런 감동으로 이어진다면 우리 사회는 한층 밝아지지 않을까.

사회 운동은 관공서나 단체에서 내거는 거창한 구호의 힘에 의해서 시작 되는 것이 아니다. 나 한 사람 한 사람의 작은 정성이 감동을 불러 일으키고, 그 감동이  사회 운동으로 번져 나가는 힘이 되는 것이다. 

▴ 정성, 꾸준함 이어야 한다
작은 정성이 나와 세상을 바꾸는 힘이 되려면 무엇이 필요 할까? 중용에서는 ‘지성무식(至誠無息), 즉 지극한 정성은 쉬지 않는 것’이라 하여 지극한 정성도 꾸준함이 없으면 안된다 하였다. 어떤 일이든 쉬지 않고 꾸준히 할 때 그 결과를 이룰 수 있는 것이다. 꾸준히 하는 사람 앞에는 누구도 못 당한다. 

모두들 아인슈타인을 세기적 천재라 부르지만 그는 정작 이렇게 말했다. ‘나는 똑똑한 것이 아니라 단지 문제를 쉬지 않고 꾸준히 연구할 뿐이다.’에디슨은 무려 2000번의 실패에도 꾸준히 연구하였기에 발명왕이 되었다. 그래서 최선보다 더 높은 덕목은 꾸준함이라 하겠다.

어떤 일의 계획을 세울 때 최선을 다할까를 고민하기 보다는 꾸준히 할 수 있을까를 고민해야 성공 확률이 높을 것이다.

▴ 그렇다. 하고자 하는 일에 정성을 다하라. 그리고 꾸준히 하라. 그러면 이룰 수 있지 않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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