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한방병원 이강욱 교수.
대전한방병원 이강욱 교수.

대한당뇨병학회에서 발간된 ‘Diabetes Fact Sheet 2020’에 따르면 대한민국 30대 이상 성인 중 당뇨병을 가진 사람은 494만 명으로 추정되며, 공복혈당장애(IFG, Impaired Fasting Glucose)를 가진 사람은 948만 명으로 추정된다고 한다. 

공복혈당장애는 당뇨 전 단계의 일종으로, 공복혈당이 100~125mg/dL이면서 당화혈색소는 6.5 미만인 경우를 말한다. 

즉 공복혈당장애를 가진 사람이 당뇨병 인구의 두 배에 육박한다는 것인데 그만큼 공복혈당에 대한 정확한 이해와 적극적인 관리가 요구되고 있다. 

공복혈당은 높지만 오히려 식후혈당은 정상인 경우 원인에 대해 의아해하는데 공복혈당이 왜 상승하는지를 이해하면 그에 대한 솔루션을 얻을 수 있다.

우리가 밤에 자는 동안 공복 상태가 유지되면서 혈당이 낮아지고, 이에 따라 췌장은 필요 없는 인슐린 분비를 줄이게 된다. 다만 기본적으로 낮은 농도의 인슐린을 꾸준히 분비하는데, 이를 기저인슐린이라고 한다. 

즉 야간에는 혈당이 오를 일이 없고 기저인슐린이 혈당 상승을 억제하기 때문에 아침에 일어나게 되면 공복혈당이 정상 범위로 나오게 되는 것이다. 

하지만 불면으로 뇌가 휴식하지 못하면 신체가 이를 스트레스로 받아들여 코티졸과 아드레날린이 분비되고 공복혈당이 상승하며, 지방간으로 인해 인슐린 저항성이 생기면 기저인슐린이 간에 작용을 못 해 혈중에 포도당이 분비돼 공복혈당이 올라간다. 

또 지방간이 형성되려면 대개 복부 내장지방이 먼저 쌓이는데 이것이 야간에 분해되어 혈액을 타고 간으로 가 공복혈당을 올리는 재료가 된다. 

정리하면 내장지방이 과하게 껴있거나, 지방간이 있거나, 야간에 숙면을 못하는 경우 공복혈당이 올라간다. 이외에도 드물지만 밤에 과도한 운동을 하여 근육에서 생성된 젖산으로 인해 다음날 아침 공복혈당이 상승하는 경우도 있다.

공복혈당이상을 개선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위에서 살펴본 원인을 제거해주면 된다. 내장지방을 감량해서 지방간을 정상간으로 회복시키고, 숙면에 방해가 되는 요인(불면증, 코골이, 수면무호흡증, 야간뇨, 스트레스 등)을 해결하고, 수면 전에 몸을 혹사하는 과도한 운동은 피하는 것이다. 

내장지방감량을 위해서는 체중감량과 식습관개선 및 운동이 중요하다. 우선 현재 체중의 5~10%정도를 초반 3~6개월 동안 감량하면 지방간 개선과 혈당 관리에 큰 도움이 된다. 

식이요법으로는 단순 당류, 정제탄수화물이나 과도한 포화지방 섭취를 피하고 충분한 식이섬유와 양질의 단백질이 포함된 균형 잡힌 식단을 구성해야 한다. 

이와 더불어 중강도 이상의 유산소운동(자전거, 조깅, 계단 오르기 등)을 주 5~6회, 하루 30분 이상 수행해주어야 하며 이틀을 연속으로 쉬지 말아야 한다. 

만약 본인이 비만이 아닌 마른 당뇨라면 탄수화물 섭취를 너무 제한하는 것보다는 양질의 복합탄수화물을 전체 칼로리의 50~60%로 구성하여 충분히 에너지를 섭취하는 것이 좋으며, 다음날 근육통이 올 정도의 근력운동을 통해 하체근육을 키우는 것이 중요하다. 

또 숙면을 위해서는 스마트폰을 멀리하고 침실은 최대한 어둡고 고요하게 조성하며, 방의 온도는 약간 서늘하게 하는 것이 도움이 된다. 

스트레스가 많다면 이를 완화하는 명상이나 복식호흡을 매일 해주는 것이 좋으며 비염, 축농증으로 인한 코골이나 방광, 전립선으로 인한 야간뇨가 있다면 이를 치료받아 수면의 질을 개선하는 것이 좋다. 

이렇듯 솔루션은 명확하기 때문에 본인이 어떤 원인으로 공복혈당이 올랐는지 파악하는 것이 중요하다. 전문적인 의료기관을 방문해 필요한 검사를 받고 원인에 따른 생활습관 개선과 치료를 병행한다면 공복혈당에 대한 막연한 공포에서 벗어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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