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우 속 논에 빠진 할머니 곁 40시간 지켜..구조에 큰 도움

빗속에서 90대 할머니 곁을 40시간 동안 머물며 목숨을 지켜낸 반려견 백구가 국내 첫 명예 119구조견에 임명됐다. 충남도 제공.
빗속에서 90대 할머니 곁을 40시간 동안 머물며 목숨을 지켜낸 반려견 백구가 국내 첫 명예 119구조견에 임명됐다. 충남도 제공.

빗속에서 90대 할머니 곁을 40시간 동안 머물며 목숨을 지켜낸 반려견 백구가 국내 첫 명예 119구조견에 임명됐다.

충남도는 6일 홍성군 홍성소방서에서 실종 할머니를 지켰던 백구(견령 4세)를 전국 1호 명예 119구조견으로 임명하고, 소방교 계급장을 수여했다고 밝혔다.

백구가 명예 119구조견으로 임명된 것은 치매환자인 90세 할머니가 길을 잃어 논둑에 쓰러졌을 때 곁을 떠나지 않고 구조에 결정적으로 기여한 공을 인정받았기 때문.

백구가 구조견으로 임명된 스토리는 이렇다. 지난달 24일 치매를 앓는 90대 할머니가 사라졌다는 신고가 경찰에 접수됐다. 경찰은 인근 CCTV로 마을 밖으로 벗어난 할머니를 확인하고 주민들과 함께 수색에 나섰지만, 이틀째 행방을 찾지 못했다.

26일 경찰과 소방은 합동수색에 나섰고, 오후 3시 30분께 경찰 열화상 탐지용 드론 화면에 작은 생체신호가 포착됐다. 논 가장자리 물속에 쓰러진 할머니 대신 곁을 지켰던 백구 체온이 감지된 것.

빗속에 쓰러진 할머니 체온은 정확히 포착되지 않았지만, 옆에 있던 백구 체온이 높아 빨리 발견할 수 있었던 것이다. 게다가 백구는 할머니 곁을지키면서 할머니 체온이 급격히 떨어지는 것을 막은 것으로 전해졌다.

발견 당시 저체온증을 호소한 할머니는 출동한 119구급대에 의해 가까운 병원으로 이송돼 현재 건강을 회복한 상태다.

양승조 충남지사는 “코로나19로 힘든 시기에 백구는 믿을 수 없는 기적을 만들어 모두를 감동시켰다”며 “백구가 보여준 것은 주인에 대한 충심이고 사랑을 넘어서 인간의 효와 다를 바 없다”고 말했다.

김석환 홍성군수는 “명예119구조견 임명식이 열린 홍성 역재방죽공원은 화재로부터 주인을 구하고 숨진 의견설화가 깃든 뜻 깊은 장소”라며 “홍성이 또 한 마리의 의견을 품게 돼 매우 감격스럽다”고 전했다.

저작권자 © 디트NEWS24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