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기천의 확대경

가기천 전 서산시 부시장, 수필가
가기천 전 서산시 부시장, 수필가

코로나19로 온 세계가 몸살을 앓고 있다. 변이바이러스까지 번져 확산속도가 빨라지고 있어 걱정이 더 크다. 언제 끝을 볼 수 있을지 안개 속에서 모두 전전긍긍하는 모습이다. 그나마 긍정적인 변화를 찾는다면 일상생활에서 위생에 관심이 커지고 실천하고 있다는 점이다.

관계 당국과 언론에서도 ‘개인위생’을 끊임없이 강조하고 있다. 마스크 쓰기, 손 씻기, 거리두기가 생활화되었다. 하여 눈병환자, 호흡기 환자가 크게 줄었다는 조사결과가 있다. 음식점에서도 덜어먹기, 술잔 돌리지 않기, 찌개 휘젓지 않기 등이 정착되고 있다. 한 번 길들인 습관은 코로나19가 종식되더라도 예전으로 되돌아가지는 않으려니 싶기도 하고, 희망이기도 하다.

개인위생에서 첫째는 손 씻기다. 대부분의 공공기관, 지하철 역, 병원, 접객업소에는 물비누, 화장비누와 소독제까지 갖춰져 있다. 씻고 난 후에 손에 붙은 세균의 증식을 막자면 마른 상태를 유지하여야 한다고 한다. 물기가 없도록 제대로 말리지 않으면 오히려 세균 감염이 쉽다는 것이다.

그러나 여러 사람이 사용하는 장소에서 씻고 말리는 일이 간단치 않다. 말리지 않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오히려 자연스럽게 마르도록 해야 좋다고 하는 사람도 있는데, 전혀 그렇지 않다고 한다. 젖은 손에는 세균이 더 달라붙기 쉬운 조건이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화장실에 수건을 걸어 둔 곳도 적지 않은데 후줄근하거나 언제 세탁했는지 모를 만큼 더러운 것도 적잖게 볼 수 있다. 그런 수건을 보면 선뜻 손이 가지 않는다. 그러한 수건에 손의 물기를 말리고 나와 다시 주방으로 들어가는 음식점 종업원을 보면 ‘차라리 안 보았더라면’ 하면서 도로 나오고 싶기도 하다.

요즘에는 종이수건(paper towel)이나 전기손건조기(electric hand dryer)를 마련한 곳이 많다. 전기손건조기는 천으로 된 수건이나 종이수건처럼 때때로 교체하거나 보충해야하는 번거로움이 없고 일단 설치하면 관리가 편리하기 때문일 것이다.

하지만 전기손건조기는 바람이 1~2m까지 날아가 이때 세균까지 날아가 손에는 물론이고 얼굴과 옷에까지 달라붙게 된다고 한다. 그러다보니 건조기를 쓰는 것은 오히려 나쁠 수도 있다는 것이다. 더구나 화장실은 좁고 창문이 없는 곳이 많으니 환기가 잘 되지 않아 더욱 좋지 않게 된다.

또한 전기손건조기는 강한 온풍을 내뿜는 순간 소비되는 전력은 최대 2Kw가 되는데 이는 약 20㎡의 공간을 시원하게 만드는 에어컨의 소비전력과 맞먹는 수준이라는 연구결과도 있다. 대기전력도 만만치 않은데 일일이 플러그를 뽑거나 관리하기가 어려워 그대로 두는 경우가 많아 전력낭비를 가져 온다고도 한다.

따라서 세균이 날리는 위험성을 예방하고 전력낭비를 방지하기 위하여 전기건조기 사용을 억제하고 되도록 종이수건을 마련하여야 할 것이다. 이런 일은 우선 공공기관, 지하철, 병원에서부터 실행했으면 한다. 아울러 손수건을 사용하도록 하는 캠페인을 벌였으면 좋겠다. 제대로 씻는 것 못지않게 잘 말리는 일에도 관심을 갖고 주의를 기울여야 하는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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