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경은 가득이심리상담센터 대표
박경은 가득이심리상담센터 대표

‘마음’을 생각할 때면 ‘신록예찬’이 제일 먼저 떠오른다. 그만큼 ‘나무’를 좋아하기 때문이기도 하다. 나에게 있어 ‘마음’은 ‘나무’를 닮았다. 이 말은 ‘나의 마음이 나무와 같다’라는 말은 전혀 아니다. 나무는 변함없이 그 자리에 있다. 어쩌면 나무는 누구의 도움 없이는 그 자리에 있을 수밖에 없기 때문일 수도 있다. 그것이 수동적이면서 능동적일 수 있다. 동화책 ‘아낌없이 주는 나무’에서도 나무는 끊임없이 내어준다. 그리고 걷어 들이지 못한다. 솔직히 걷어 들릴 마음이 없다는 표현이 맞을지도 모르겠다.

그러나 나무를 찾아오는 새나 사람들, 다양한 곤충들은 다르다. 그들은 내어주었던 마음의 일부를 금방 철수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랑곳 하지 않는 나무를 사랑한다. 어쩌면 자신이 그러지 못하는 마음을 ‘나무’에 투사한 격이다. 우리가 리비도를 철수하는 이유는 에너지를 써야할 합당한 이유가 사라졌기 때문이다. 여기서 ‘리비도’는 삶의 에너지를 의미한다. 즉 자신의 에너지를 써야 할 곳과 쓰지 말아야 할 곳을 정해서 스스로 ‘밀고 당기는’ 작용을 하게 된다. 그런 과정에서 합당한 이유가 있다면 에너지를 발산하게 되지만, 그럴 이유가 없다면 자신 안으로 철수를 하게 된다. ‘밀고 당기는’작용을 잘하는 사람이 있는가 반면에 잘 못하는 사람도 있다. 그래서 자신의 에너지를 정말 써야 할 곳에서 쓰지 못하고 무기력 속에서 허우적거리기도 한다. 반대로, 리비도(에너지)를 철수하지 못한 이유는 기질과 성향의 차이도 있고, 감정에 포함되는 애정, 애착정도가 남들과 다르기 때문이다. 그것을 결손이나 결핍으로 보기에는 한계적이고 억지스러울 수 있다.

그러나 저마다 에너지를 걷어 들이는 속도의 차이가 다르다. 일도 마찬가지다. 일할 때 에너지 조절은 상당히 중요하다. 사실 마음이나 일 즉, 보여 지는 부분과 보이지 않는 부분에서의 에너지 조절은 신체적 건강에까지 영향을 미친다.

조절의 어려움을 가지고 있다면 자신을 다부지게 하는 훈련을 매일 찾는다. 그 이유는 자주 흔들리기 때문이다. 자신 안의 단단함이 영향을 주는 요소이기도 하다. 

우리는 모두 관계를 잘하고 싶어 한다. 그 관계가 한명이든 다수이든 상관없다. 그러나 사람과의 관계에서 사람들은 버거워하며 많은 사람들과 관계를 잘 맺을 필요가 없다고 생각한다. 이것은 무엇을 의미하는가? 자신이 소화해 낼 수 있을 만큼의 관계만을 하고 싶다는 것이다. 더 깊이 자신이 정해놓은 자신만의 틀 속에 자유로울 수 있는 사람과 관계를 하겠다는 것이다.

관계를 맺기 위해 노력하거나 자신의 습성이나 틀을 버리는 데 전혀 무감각하다는 것이다. 결과적으로는 자신의 변화는 원치 않고, 타인이 맞추기만을 원하는 것이 밑바탕에 깔려 있음을 의미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관계’ 안에서 배움의 자세는 필요하다. 자신 안의 창조성과 잠재력을 충분히 발휘하고 타인과의 관계에서도 융통성과 유연함을 지니고 있기 때문이다.

선인장처럼 자기보호를 위한 가시를 곤두세우고 타인의 삶을 지켜보기만 한다면 우리는 관계 속에서 언제까지나 따뜻한 공감을 나누지도 못하고 결국 이방인으로 머물게 될 것이다.

관계 속의 인간의 특징은 ‘모든 경험과 결과는 나에게서 오는 것이 아니라 서로의 관계를 통해서 온다.’는 것이다. 자신이 타인과의 상호관계성을 가지기 위해서는 상대편이 어떠한 여건에 있던지 간에 그 사람이 가진 독특한 입장을 이해할 때 가능해진다. 

18세기 말 프랑스 남부에 위치한 한 작은 마을 아베롱에서는 산 속에서 혼자 살고 있던 12세 가량의 소년을 발견했다. 그는 말을 전혀 하지도 알아듣지도 못했다.

사람들이 서로의 생각을 전달하기 위해 언어를 사용한다는 이해조차 없었다. 오랜 훈련으로 인해 그는 혼자서 옷을 입고 세수를 하고 머리를 빗는 등 많이 문명화가 되었으나, 끝내 말은 배우지 못했다.

우리는 유전과 환경을 통해서 삶을 살아가는 기초적응에서부터 관계형성까지 경험을 한다. 부모로부터 관계를 배우고, 집을 벗어난 다른 환경에서 타인과의 관계를 통해서 사회를 경험하고 관계를 배운다. 배움을 통해 충분히 변화가능성을 체험하게 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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